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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에서 규명되지 못한 의혹들을 수사할 ‘2차 종합 특검법’이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최대 251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되고 최장 170일간 수사할 수 있는 ‘매머드 특검’이 다시 가동되면서 6·3 지방선거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 특검법’(2차 특검법) 등 법률공포안 5건과 법률안 9건, 대통령안 13건, 일반 안건 3건 등을 심의, 의결했다. 2차 특검법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나흘 만으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 대통령에게 2차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차 특검법은 앞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지만 충분히 다루지 못했거나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진 의혹들을 담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는 물론이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선거 개입 및 각종 비리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게 된다. 수사 대상은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을 통한 ‘외환·군사 반란’ 혐의,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노상원 수첩’에 담긴 계엄 기획·준비 의혹 등 17개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2차 특검법이 관보에 게재돼 공포되는 날부터 국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최장 11일 이내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2차 특검의 수사 기간은 특검이 임명된 날부터 준비 기간 20일, 본수사 기간 90일, 30일의 연장 기간 2회 등을 합친 최장 170일로,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인력은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인 내란 특검 267명에 육박하는 최대 251명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에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률은 의무 비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27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1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공식 발표치(40.7%)보다 23.1%포인트 낮은 것은 물론이고 의무채용비율(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2024년에는 19.8%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정부 발표치(4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인재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127개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시 혁신도시법에 따라 해당 기관이 이전한 지역에 소재한 대학 및 고등학교 졸업자를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다만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인원이 5명 이하일 경우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규정을 활용해 지역인재 채용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2018년 경영 분야와 2021년 화공 분야에서 상·하반기 각각 4명을 채용하고도 ‘연 5명 이하’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지역인재 채용 의무를 피해갔다. 연간 기준으로는 8명을 채용한 셈이지만 상반기와 하반기 채용을 별도 채용으로 규정해 지역인재 채용 예외 규정을 적용한 것. 감사원에 따르면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2018∼2024년 연 모집인원이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에서 의무채용을 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정원외로 선발해야 하는 지역인재에게 가점을 줘 일반 정원으로 선발하면서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들이 탈락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2018∼2024년 이들 12개 기관의 채용 결과를 다시 분석한 결과 지역인재를 정원외로 선발했다면 합격할 수 있었던 일반 지원자 5418명이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역전으로 일선 팀장 및 부·차장 등 초급 간부로의 승진 기피 현상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는 초급 간부 승진시험 경쟁률이 2024년 기준 0.2 대 1에 그쳤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들이 규정 미비에 따른 문제라고 판단하고 혁신도시법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공공기관 인력운용 전반에서 지역인재 채용과 승진·보상 체계가 제도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전지역 인재 의무채용 비율은 예외 규정을 남발한 결과 실제 채용률이 정부 발표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초급간부 승진은 경쟁률이 0.2대 1까지 떨어질 정도로 MZ세대의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5명 이하’ 예외 규정, 상·하반기 쪼개기 적용 꼼수감사원은 19일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공기관 인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운용 효율성과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2024년 11월과 2025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등 3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법에 따라 신규 채용 인원의 30% 이상을 이전지역 인재로 의무 채용해야 한다. 그러나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 인원 5명 이하’ 등 6가지 예외규정이 과다하고 세부 기준이 미비해, 상당수 기관에서 의무채용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는 2018년 경영 분야와 2021년 화공 분야에서 상·하반기 각각 4명씩 채용하면서, 개별 시험을 기준으로 ‘연 5명 이하’ 예외를 적용해 이전지역 인재 의무채용을 적용하지 않았다.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할 당시에는 해당 분야에서 연 5명 이하 채용 계획을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수력원자력(2019년), 한국철도공사(2022년)도 유사하게 상·하반기 채용을 분리해 의무채용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이처럼 1년이 아닌 매회 시험을 기준으로 예외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해왔다. 그 결과 2018~2024년 기준 연 모집인원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가 의무채용 제도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 한국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은 시험 분야를 ‘직군’ 또는 ‘직렬’로 일관성 없이 나눠 의무채용 적용을 피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의 결과로 국토교통부는 2024년 기준 8개 권역 모두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 채용률이 41.5%로 의무 채용비율(30%)을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감사원이 신규채용 총정원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실제 이전지역 인재 채용률은 19.8%에 불과했다. 국토부 발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법정 의무 비율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 지역인재 의무채용과 가점제·할당제 중복 적용반면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지역인재 채용 목표제와 가점제·채용할당제를 중복운용해 비(非)지역 지원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 ‘역차별’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지역인재 합격자가 의무채용 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정원 외’로 선발하고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되는데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이 가점제·채용할당제를 배제한 후 채용결과를 모의 분석한 결과, 2021~2024년 4년간 한국관광공사 등 11개 기관에서 가점제로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4026명이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 563명은 탈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8~2024년 7년간 한국부동산원 등 4개 기관에서 할당제로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1392명이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 481명은 탈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감사원은 지역인재 채용률 미스매치에 대해 공공기관의 의도적 통계 왜곡이나 위법이라기보다 제도적 허점과 세부 규정 미비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고 판단했다. 가점제·채용할당제 중복 운용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 ● 초급간부 승진 기피 심각…한전KPS 경쟁률 ‘0.2대 1’조직 내부의 인력 정체와 활력 저하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직의 중추’인 일선 팀장 및 부·차장 등 초급간부 승진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는 초급간부 승진시험 경쟁률이 2020년 0.8대 1에서 매년 하락해 2024년에는 0.2대 1에 그쳤다. 5명이 승진할 수 있는 자리에 1명만 지원한 셈이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철도공사도 최근 2년 연속 승진시험 경쟁률 미달 상태였다. 감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이 승진을 꺼리는 이유로 △업무량 과중(61%) △보상 부족(52%) △거주지 이동 부담(42%) 등이 꼽혔다. 특히 지방 이전 기관의 경우, 승진 시 본사(나주 등) 근무가 강제되거나 노조원 자격 박탈로 인한 복지 축소 등이 MZ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임원승진 단계에서도 임금 역전, 성과급 의존 구조, 정년 미보장 등으로 승진 기피가 확인됐고, 임금피크제 역시 성과와 무관한 보수체계와 직무 부여 미흡으로 일부 기관에서 실적 저조 사례가 나타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감사원은 초급간부 기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인력 운용 비효율과 업무처리 부실, 조직 구조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업무량 조정과 권한 강화, 순환보직 기준 완화, 금전적·비금전적 보상 개선이 필요하다고 기획재정부 등 통보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서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아파트 이상거래를 겨냥해 고강도 단속에 나선다. 고가 부동산 현금거래에 대한 자금출처 검증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열고 관계기관과 올해 1분기(1~3월) 부동산 불법행위 집중 조사·수사 계획을 공유하며 각 기관 간 공조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경찰청, 금융위원회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 신고된 아파트 거래 중 편법증여, 업·다운 계약, 대출자금 유용 등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고강도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상반기(1~6월) 신고된 거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위법 의심거래 1308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및 기획부동산 의심거래에 대해서도 기획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올해 1분기 초고가 주택거래에 대한 전수검증을 지속하는 한편,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30대 이하 청년층의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거래도 점검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특히 ‘똘똘한 한 채’ 선호 흐름 속에 고가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증여거래에 대해 신고가 적정한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빠짐없이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또 최근 대출 규제 상황에서 늘고 있는 고가 부동산 현금거래와 사적채무를 이용한 거래 등에 대해서도 자금출처 검증을 강화하고, 저가 양도 등 특수관계자 간 변칙거래도 1분기에 집중적으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사기 등 부동산 8대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등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통해 844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은 향후 서울‧수도권 대도시에서 부정청약, 집값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등 시장 교란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기준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가 상위 20% 이내인 상호금융조합 166곳을 대상으로 대출심사·사후점검 등의 과정에서 심사 누락이나 자료 허위 작성 등 위규 사항이 있었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장인 김용수 국무2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서민과 청년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부동산 범죄에 무관용으로 엄정 대응하고, 부동산 불법행위의 근절을 위해 더욱 노력해줄 것”을 각 기관에 당부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된 세금을 탕감해 준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국세 체납액이 갈수록 늘어나자 체납액을 부실 관리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액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된 장기 체납액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고액 체납자들을 중심으로 부당한 세금 탕감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납액 100조 맞추기’에 1조4000억 원 부당 탕감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이듬해부터 누적 체납액을 국세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우려해 2021년 6월까지 누적 체납액을 100조 원 미만으로 줄인 뒤 공개하기로 계획했다. 100조 원 목표는 합리적인 근거 없이 설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세청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누적 체납액 축소 목표 설정을 위한 (국세청장) 보고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120조 원, 110조 원, 100조 원, 90조 원 중 100조 원을 골랐다”고 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김대지 전 청장이었다. 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누적 체납액 축소 실적을 인사에 영향을 주는 직원 성과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각 지방청 및 일선 세무관서별 실적 순위를 공개했다.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선 세금을 받아내야 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장기 압류 재산 및 고액 체납자를 선별하고, 소멸시효 정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5억 원 이하는 5년, 5억 원 이상은 10년인 세금의 법정 소멸시효가 지나면 체납 세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납 세금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2021∼2023년 동안 1조4268억 원의 세금이 부당하게 탕감됐다. 이번 감사에선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에게 특혜를 준 사례도 드러났다. 체납액 감축 과정에서 서울지방국세청은 무기 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 체납자에게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 30점과 로마네콩티 등 고급 와인 1005병(시가 4억8000만 원 상당) 등의 압류를 해제해줬다.● 국세청 “체납 관리 미흡 때문에 발생한 일” 감사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해 “국세청장으로서 부당한 누적 체납액 축소 계획 및 목표 설정에 관여했다”면서 “무리하게 추진된 누적 체납액 축소 업무가 체납 징수 업무 담당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청장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은 2020년 임시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됐다고 밝혔다. 폐업했거나 체납자 재산이 부족해 당장 세금을 걷을 수 없으면 ‘정리 보류’(체납 세금 징수를 일시 보류하는 처분)를 해야 하는데, 이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누적 체납액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2020년 이전까지 체납 세금이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 왔다는 뜻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020년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고 요구받은 뒤 그동안 미흡했던 체납 관리 자료를 정리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번 문제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세금 체납 소멸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할당한 데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업무와 관리를 위해서는 지표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세청이 늘어난 세금 체납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고액·상습 체납자의 세금 약 1조4000억 원을 탕감해 줬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자체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이르자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김대지 전 청장 보고를 거쳐 이를 ‘100조 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 국회 요구에 따라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면 ‘세금 추징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서다. 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20%)를 일률적으로 할당하고 세무관서·지방청별 실적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체납액 감축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누적 체납액은 98조7000억 원으로 23조3000억 원 감축됐다. 문제는 국세청이 받아야 할 세금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체납 세금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이 체납자의 재산을 파악해 압류하면 세금 소멸 시효가 중단돼 체납자가 계속 납세 의무를 지게 되는데 애초에 체납자 재산 압류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조작해 세금을 탕감한 것이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부당하게 탕감된 세금은 총 1조4268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인사자료 통보 및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명백하게 잘못된 일처리였고,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있었다”면서도 “조직적으로 누적 체납액 통계를 줄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된 세금을 탕감해준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국세체납액이 갈수록 늘어나자 체납액을 부실 관리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감사원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액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된 장기 체납액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고액체납자들을 중심으로 부당한 세금 탕감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체납액 100조 맞추기’에 1조4000억 원 부당 탕감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이듬해부터 누적 체납액을 국세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우려해 2021년 6월까지 누적 체납액을 100조 원 미만으로 줄인 뒤 공개하기로 계획했다. 100조 원 목표는 합리적인 근거 없이 설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세청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누적 체납액 축소 목표 설정을 위한 (국세청장) 보고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120조 원, 110조 원, 100조 원, 90조 원 중 100조 원을 골랐다”고 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김대지 전 청장이었다.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누적 체납액 축소 실적을 인사에 영향을 주는 직원 성과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각 지방청 및 일선 세무관서별 실적 순위를 공개했다.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선 세금을 받아내야 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장기 압류 재산 및 고액체납자를 선별하고, 소멸시효 정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5억 원 이하는 5년, 5억 원 이상은 10년인 세금의 법정 소멸시효가 지나면 체납 세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납 세금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2021~2023년 동안 1조4268억 원의 세금이 부당하게 탕감됐다.이번 감사에선 국세청이 고액체납에게 특혜를 준 사례도 드러났다. 채납액 감축 과정에서 서울지방국세청은 무기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 체납자에게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 30점과 로마테콩티 등 고급 와인 1005병(시가 4억8000만 원 상당) 등의 압류를 해제해줬다.● 국세청 “체납 관리 미흡 때문에 발생한 일”감사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해 “국세청장으로서 부당한 누적 체납액 축소 계획 및 목표 설정에 관여했다”면서 “무리하게 추진된 누적 체납액 축소 업무가 체납 징수 업무 담당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청장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국세청은 2020년 임시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됐다고 밝혔다. 폐업했거나 체납자 재산이 부족해 당장 세금을 걷을 수 없으면 ‘정리 보류(체납세금 징수를 일시 보류하는 처분)’를 해야 하는데, 이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누적 체납액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2020년 이전까지 체납 세금이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 왔다는 뜻이다.국세청 관계자는 “2020년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고 요구받은 뒤, 그동안 미흡했던 체납 관리 자료를 정리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번 문제가 벌어졌다”며 “조직적으로 누적 체납액 통계를 줄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직원들에게 세금 체납 소멸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할당한 데 대해선 국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업무와 관리를 위해서는 지표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세청이 누적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 소멸시효 기산점을 임의로 적용해 국세징수권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가가 고액 체납자 등으로부터 받아야 할 세금 1조4000억 원이 시효 소멸로 사라졌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국세 체납징수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국회의 공개 요구에 따라 2021년부터 신규 체납액 외에 누적 체납액을 ‘국세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기준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으로 확인되자 부실 관리 비난이 우려된다며 ‘100조 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 문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세청이 국세기본법을 위반하며 누적 체납액을 축소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20%)를 일률적으로 할당한 뒤, 체납자의 부동산 등 재산 압류 해제 시 소멸시효 기산점을 법령에 따른 ‘압류해제일’이 아닌 ‘추심일’ 또는 ‘압류일’ 등으로 소급하도록 지시했다. 국세채권의 소멸시효는 체납자에 대한 압류해제 시 시효가 재개되기 때문에 재산 압류해제를 통한 체납액 감축은 불가능함에도 국세청이 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이다. 특히 고액 및 재산은닉혐의자는 중점 체납관리 대상인데도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점검을 지방청에 별도 지시해 고액체납자 1066명의 체납액 7222억 원을 임의로 소멸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했다. 이 중에는 명단공개, 출국금지, 추적조사 등 중점 관리대상 체납자 289명(체납액 2685억 원)이 포함돼 있었다. 이처럼 2021~2023년 3년간 총 1조4268억 원의 국세채권이 위법하게 소멸됐다. 즉, 정상적으로 징수해야 할 세금을 과세 당국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체납 징수 운영에서도 문제가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에서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위반해 시가 수억 원대의 와인, 명품 가방 등의 압류 자산을 임의로 해제하는가 하면, 국외도피 우려가 있는 체납자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사례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기산점을 임의 적용해 국세징수권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는 일이 없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또 체납액 축소를 목적으로 한 위법한 목표·방침 수립을 금지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인사자료 통보 및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가정보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김규현 전 국정원장(사진)을 출국 금지 조치하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2023년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국정원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달 초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영장을 집행하면서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보안 점검 때 작성된 자료들을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김 전 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 금지 조치를 했다. 김 전 원장 등은 2023년 10월 11일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본투표 하루 전인 10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부망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보안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선관위 내부망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김 전 원장 등 국정원 고위직의 주도로 보안 점검 결과를 바꿔 부정 선거 의혹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때였던 당시 ‘선관위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국정원의 보고를 대통령실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원장 등을 중심으로 “선관위 해킹이 가능하다”는 2차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것.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시 국정원의 이런 보고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근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국회 정보위원회 요청에 따라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이를 정보위에 보고했다”며 “경찰 조사에도 당연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감사 자료 등을 포함한 내부 자료를 경찰에 임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가정보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김규현 전 국정원장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2023년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국정원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달 초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영장을 집행하면서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보안점검 때 작성된 자료들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김 전 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김 전 원장 등은 2023년 10월 11일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본투표 하루 전인 10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부망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보안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선관위 내부망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김 전 원장 등 국정원 고위직의 주도로 보안점검 결과를 바꿔 부정선거 의혹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해당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때였던 당시 ‘선관위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국정원의 보고를 대통령실이 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원장 등을 중심으로 “선관위 해킹이 가능하다”는 2차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것.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시 국정원의 이런 보고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근거라는 지적도 나온다.이와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국회 정보위원회 요청에 따라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이를 정보위에 보고했다”며 “경찰 조사에도 당연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감사 자료 등을 포함한 내부 자료를 경찰에 임의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최근 5년간 집행된 군(軍) 기부금 300여억 원이 규정 미비로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보안사고 위반 사례도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 위반자가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8일 공개한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육·해·공군 및 해병대는 2020∼2024년 기부금 588억 원을 받았고, 이 중 546억 원을 집행했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각 군이 부대 특성 등을 고려하되 가급적 병사에게 기부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기부금 사용 대상을 점검한 결과 전체 집행 기부금의 절반 이상인 309억 원(57%)은 물품을 구매한 영수증만 있고 배분 내역이 없어 지급 대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소모성 기부품은 지급 대상을 기록해야 하지만, 기부금으로 물품을 구매한 뒤 배분하는 경우엔 이 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단기복무 장교·부사관·병사 등 의무복무자에게 쓰인 기부금은 44억 원(8%)에 불과했다. 기부금 지출 대상에 의무복무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경우는 66억 원(12%)이었고,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는 126억 원(23.1%)이었다.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에도 기부금으로 구매한 품목을 장교에게 우선 지급하거나 품목을 차등 지급했다. 부적절한 기부금 사용도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각 군 40개 기관을 표본으로 뽑아 점검한 결과 해당 기관에서 집행한 기부금 157억 원 중 26억 원이 장성급 장교 등의 개인 격려금, 해외 여행 경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 군 전반의 보안 및 부대 출입 관리 소홀도 지적됐다. 2024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1744명으로 2020년(492명) 대비 약 254% 증가했다. 육·해·공군 본부 및 해병대사령부에서 일과 이후 2·3급 군사비밀 문서를 잠금장치에 보관하지 않고 책상 위에 방치하거나, 암호 장비를 그대로 컴퓨터에 꽂아두고, 군사비밀 보관함을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됐다. 2020∼2024년 5년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3922명으로, 이 중 64%가 위관·영관급 장교들이었다. 40개 부대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전역 등으로 부대 출입 사유가 사라진 2686명 중 905명(33.7%)이 공무원증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접수된 기부금이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 않도록 사용 비율을 수립하는 등 기부금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설치했던 고정 구조물을 PMZ 밖으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한중 간 서해 경계 획정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PMZ 내에 중국이 심해 어업 양식장이라고 주장하는 부유식 구조물 ‘선란 1·2호’가 여전히 남는 데다 한중 간 서해 경계 획정에 대한 입장 차가 커 서해 구조물을 둘러싼 논란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서해 PMZ 내 중국 측) 관리플랫폼 이동에 관해선 (양측의) 양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동) 시기 등은 중국 측에서 준비하는 시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PMZ 내) 관리하는 시설은 (중국 측이) ‘철수할게’라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면서 서해 구조물 문제 해법으로 서해에 ‘중간선’을 긋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이동 가능성을 밝힌 구조물은 2022년 설치된 석유시추선 형태의 고정 구조물로 보인다. 중국은 2018년과 2024년 서해 PMZ 내에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선란 1·2호를 설치한 뒤 관리 시설로 이 고정 구조물을 추가 설치했다. PMZ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구역으로 해상 경계가 획정되지 않은 사실상의 공동관리수역이다. 중국 측이 무단 구조물로 서해를 내해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우리 정부는 구조물 3개를 PMZ 밖으로 이동시킬 것을 요구해 왔다. 중국 측이 서해상 고정 구조물을 이동시키겠다는 뜻을 밝힐 것은 진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은 “관리시설로 들어와 있는 구조물이 혹시나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면서 “중국이 인근 해역에 반고정 시설물을 설치한 뒤 철수한 사례는 상당히 드문 만큼 전향적인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해 경계 획정을 두고는 이견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양국은 또 올해 서해 경계 획정 논의를 위한 차관급 회담 재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중은 2015년부터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고 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양국의 해안선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지점을 경계로 한 ‘등거리 중간선’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해안선 길이, 대륙붕, 영토 면적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일 서울국제법연구원 이사(전 코트디부아르 대사)는 “현재로선 양측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제법 원칙과 권리를 바탕으로 우리의 중간선 기준을 긴 호흡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최근 5년간 집행된 군(軍) 기부금 300여억 원이 규정 미비로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보안사고 위반 사례도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 위반자가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이 8일 공개한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육해공군 및 해병대는 2020~2024년 기부금 588억 원을 받았고, 이 중 546억 원을 집행했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각 군이 부대 특성 등을 고려하되 가급적 병사에게 기부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기부금 사용 대상을 점검한 결과 전체 집행 기부금의 절반 이상인 309억 원(57%)은 물품을 구매한 영수증만 있고 배분 내역이 없어 지급 대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소모성 기부품은 지급 대상을 기록해야 하지만, 기부금으로 물품을 구매한 뒤 배분하는 경우엔 이 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단기복무 장교·부사관·병사 등 의무복무자에게 쓰인 기부금은 44억 원(8%)에 불과했다. 기부금 지출 대상에 의무복무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경우는 66억 원(12%)이었고,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는 126억 원(23.1%)이었다.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에도 기부금으로 구매한 품목을 장교에게 우선 지급하거나 품목을 차등 지급했다.부적절한 기부금 사용도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각 군 40개 기관을 표본으로 뽑아 점검한 결과 해당 기관에서 집행한 기부금 157억 원 중 26억 원이 장성급 장교 등의 개인 격려금, 해외 여행 경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군 전반의 보안 및 부대 출입 관리 소홀도 지적됐다. 2024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1744명으로 2020년(492명) 대비 약 254% 증가했다. 육·해·공군 본부 및 해병대사령부에서 일과 이후 2·3급 군사비밀 문서를 잠금장치에 보관하지 않고 책상 위에 방치하거나, 암호 장비를 그대로 컴퓨터에 꽂아두고, 군사비밀 보관함을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됐다. 2020~2024년 5년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3922명으로, 이 중 64%가 위관·영관급 장교들이었다. 40개 부대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전역 등으로 부대 출입 사유가 사라진 2686명 중 905명(33.7%)이 공무원증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접수된 기부금이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 않도록 사용 비율을 수립하는 등 기부금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국방부는 국방 분야 전반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중일 갈등 중재에 거리를 뒀다. 이달 중순 일본 방문을 앞두고 있는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도 중국과의 관계만큼 중요하다”고도 했다. 중국 상하이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7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중일 갈등을 중재할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른들이 실제 이유가 있어서 다툴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고 실효적이며 의미 있을 때 역할을 하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나설 때 나서야지 안 나설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중국은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이유로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일본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문제가 되는 (중국의) 수출통제는 매우 복합적이고 뿌리가 깊다”며 “일단 원만하고 신속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수출통제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가공 수출에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속단하기 어렵다”며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을 직면하게 될지를 면밀히 점검하는 단계로,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관해 “우리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직간접적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도 중국과의 관계만큼 중요하다”며 중일 갈등 국면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7일 국빈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데 대해 북한 당국은 나흘째 북한 주민들에게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와 반미(反美) 성향의 권위주의 독재 정권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북한이 체제 위협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정보 확산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북한은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을 급습해 그와 부인을 체포한 뒤 미국 뉴욕으로 압송한 직후인 4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첫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렸으며,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보도됐다. 북한은 7일 오전까지도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베네수엘라 사태 발생 직후인 4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한 자리에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사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자신들과 같은 반미 성향의 좌파 정권 수장을 미국이 공습해 납치한 건 북한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 사건을 북한 주민들이 알게 된다면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 정권이 아무리 미국을 비판하는 취지로 정보를 조작해 보도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미국의 군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과 미국이 무력으로 타국의 지도자를 교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북한 지도부로서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보도하면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북한은 2003년 3월 20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 대외 논평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 매체를 통해서 관련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외신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하는 듯하면서도 미국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부각했다. 그러나 북한은 독재자의 몰락이나 죽음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정보를 선별·왜곡하는 등 철저히 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은 2006년 12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을 때는 18일이나 지난 뒤에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을 통해 처형 사실을 간략히 전했다. 북한은 2011년 3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개시했을 때도 외무성 대변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반인륜 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과 정치·군사적으로 가까웠던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11년 10월 사망했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에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북한은 이후 리비아 정권 붕괴 과정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 없이 ‘리비아가 핵을 포기한 결과’라는 식으로 핵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북한이 리비아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 정권 붕괴 과정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면서 핵 고도화의 명분을 거듭 강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체제 위협을 느끼는 북한이 베네수엘라 사태 관련 정보를 내부적으로는 엄격히 통제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다르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발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라크, 리비아 사태 때와는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며 “북한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관한 메시지를 관리하면서도 군사적 도발 등 자신들의 달라진 지위를 보여주는 식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이 도발에 나서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지나치게 자극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로 적대적인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추가 핵실험 등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의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제작 딥페이크 음란물을 적발해 접속 차단 조치를 한 사이트 가운데 85% 이상이 여전히 접속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감사원이 공개한 ‘인공지능 대비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피해자 신고나 수사기관 이첩 등을 토대로 딥페이크 음란물이 게시된 사이트를 확인해 9개 통신사업자에게 접속 차단을 요구하고 있다. 각 통신사업자는 방미심위로부터 전달받은 차단 대상 인터넷주소(URL)를 자체 차단 시스템에 등재하고, 방미심위는 이행 여부를 사후 점검하는 구조다. 그러나 2024년 방미심위가 접속 차단을 요구한 딥페이크 음란물 게시 사이트 2만3000여 개 중 1000개를 감사원이 표본으로 뽑아 점검한 결과, 854개(85.4%)는 실제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73개는 차단 대상 URL이 담긴 이메일이 스팸 처리되거나 서버 오류 등으로 전달되지 않아 통신사업자의 차단 시스템에 등재조차 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또 방미심위가 2024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통신사업자 점검 과정에서 7250개 사이트의 접속 미차단 사실을 확인하고도 추가 차단 요구 없이 방치하는 등 관리·감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차단 대상 사이트 상당수는 해외 서버를 통한 우회접속으로 차단이 무력화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감사원은 방미심위가 차단 목록 송수신 절차를 개선하는 등 실효성 있는 행정·기술적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해외 서버를 통한 우회접속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식별·차단 기술 개발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 데 있다”며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설명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해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격 축출에 따른 대미(對美) 시위라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5일 “전날 평양 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들이 동해상 1000km 거리의 설정 목표들을 타격했다”며 김 위원장이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략적 공격 수단의 상시 동원성과 그 치명성을 적수들에게 부단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에 중요하고 효과 있는 한 가지 방식”이라며 “숨길 것 없이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적 사변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에 핵무력을 실용화·실전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군사적 수단, 특히 공격무기 체계들을 갱신해야 한다. 그것은 곧 자체 방위를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예정된 제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연일 군사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핵전쟁 억제력’과 ‘자체 방위’를 내세워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정당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를 핵 개발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핵 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분명하게 알린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베네수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전쟁 억제력,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약 두 달 만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군은 이번 발사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제작 딥페이크 음란물을 적발해 접속차단 조치를 한 사이트 가운데 85% 이상이 여전히 접속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5일 감사원이 공개한 ‘인공지능 대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통위)는 피해자 신고나 수사기관 이첩 등을 토대로 딥페이크 음란물이 게시된 사이트를 확인해 9개 통신사업자에게 접속차단을 요구하고 있다. 각 통신사업자는 방미통위로부터 전달받은 차단 대상 인터넷주소(URL)를 자체 차단 시스템에 등재하고, 방미통위는 이행 여부를 사후 점검하는 구조다.그러나 2024년 방미통위가 접속차단을 요구한 딥페이크 음란물 게시 사이트 2만3000여 개 중 1000개를 감사원이 표본으로 뽑아 점검한 결과, 854개(85.4%)는 실제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73개는 차단 대상 URL이 담긴 이메일이 스팸 처리되거나 서버 오류 등으로 전달되지 않아 통신사업자의 차단 시스템에 등재조차 되지 않았다.감사원은 또 방미통위가 2024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통신사업자 점검 과정에서 7250개 사이트의 접속 미차단 사실을 확인하고도 추가 차단 요구 없이 방치하는 등 관리·감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차단 대상 사이트 상당수는 해외 서버를 통한 우회접속으로 차단이 무력화 된 것으로도나타났다. 감사원은 방미통위가 차단 목록 송수신 절차를 개선하는 등 실효성 있는 행정·기술적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해외 서버를 통한 우회접속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식별·차단 기술 개발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의 이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데 있다”며 “그것이 왜 필요한가는 최근의 지정학적위기와 다단한 국제적사변들이 설명해주고있다”고 주장했다. 새해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격 축출에 따른 대미(對美) 시위라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5일 “전날 평양 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들이 동해상 1000㎞ 거리의 설정 목표들을 타격했다”며 김 위원장이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략적 공격 수단의 상시 동원성과 그 치명성을 적수들에게 부단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에 중요하고 효과 있는 한 가지 방식”이라며 “숨길 것 없이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핵전쟁 억제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통신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적 사변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에 핵무력을 실용화·실전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군사적 수단, 특히 공격무기체계들을 갱신해야 한다. 그것은 곧 자체방위를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예정된 제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연일 군사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핵전쟁 억제력’과 ‘자체방위’를 내세워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정당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를 핵개발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핵 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분명하게 알린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베네수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전쟁억제력,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약 두 달 만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군은 이번 발사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관련해 현지 교민 보호와 상황 악화에 대비한 철수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베네수엘라에 체류 중인 교민은 70여 명으로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은 3일 오후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폭발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외교부 등 관계 당국에 철저한 교민 보호와 상황 악화에 대비한 치밀한 철수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며 “필요시 이러한 계획이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외교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는 교민 70여 명이 체류 중으로, 이 중 50여 명이 공습이 이뤄진 수도 카라카스에 있다. 외교부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3일 김진아 2차관 주재로 외교부 본부와 정한욱 주베네수엘라 대사대리 등 현지 공관이 참여한 합동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의 공습 이후 현지 상황과 현지 교민에 대한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현재까지 현지 교민 70여 명 중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사태 발생 직후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가동하는 한편 현지 공관과 함께 교민 안전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향후 각종 소요사태 발생 등 치안이 극도로 불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지 교민들은 응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