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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21일 “부동산 자산이 56조 원, 가용예금은 15조4000억 원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재계 6위 롯데그룹이 이례적으로 자산 현황을 공개한 건 지난 주말 불거진 그룹 위기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위기설의 출발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약정 위반에서 시작됐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과거 발행한 2조450억 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회사채에는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등을 유지해야 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었다. 2021년 27.8배였던 롯데케미칼의 평균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지난해 말 2.2배까지 떨어졌다. 롯데그룹은 해당 비율 하락 사유로 “2018년 이후 화학 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됐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이를 근거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뿐만 아니라 그룹 해체설까지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 여파로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 주가가 한때 급락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연고점 대비 54.5% 하락한 6만6500원(21일 종가)에 장을 마쳤다. 롯데쇼핑과 롯데지주도 고점 대비 각각 36.0%, 36.7% 떨어진 상태다. 롯데그룹은 이날 설명자료에서 롯데케미칼의 재무약정 위반 사유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롯데지주는 “관련 조항은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으로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차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 및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룹은 앞으로도 계열사들과의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기준으로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으로 총 4조 원 상당을 확보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롯데그룹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중대한 재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등도 과거 재무약정 완화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의 유동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유동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100% 이상이면 안정적, 200% 이상이면 이상적으로 평가된다. 롯데케미칼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50%에서 올해 9월 말 111%까지 떨어졌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롯데쇼핑도 당장 유동성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이커머스 사업부 출범 이후 누적 적자가 5540억 원 규모인데, 롯데쇼핑 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EBITDA는 매년 1조3000억∼1조6000억 원으로 위기설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롯데그룹은 화학부문 실적 악화 등으로 그룹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고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건설부문의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도 부담”이라며 “가시적인 자구안 실행 성과가 나타나지 못할 경우 실적이 부진한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을 늘리는 데 초점을 뒀다면,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의 세계화를 통해 ‘관광보국’ 헤리티지를 확장시키고 있다. 호텔·리조트 외에도 대표적 내수 산업인 유통 사업으로도 세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몰은 개점 1년 만에 방문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점포는 신 회장이 아예 “베트남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작정하고 만든 곳이다. 신 회장은 7월 하반기(7∼12월) 사장단 회의(VCM)에서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달라”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랜드마크를 향한 집념으로 롯데는 호텔·리조트 사업에서 꾸준히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인수해 재개점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이 대표적. ‘제2의 백악관’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매년 유엔총회, 정상회담 등이 열릴 때 주요국 정상 및 관계자가 숙소와 회담 장소로 자주 찾는다. 1882년 지어진 이 건물은 뉴욕시 문화재로 지정된 도시 랜드마크 중 하나다. 철도왕 헨리 빌라드의 고급 주택인 ‘빌라드 하우스’가 뿌리로, 뉴욕 최고 부호였던 해리 헴슬리, 브루나이 국왕 등을 거쳐 롯데 품에 안겼다. 이 외에도 미국 시카고, 일본,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 잇달아 호텔과 리조트를 열고 있다. 롯데의 관광보국 헤리티지는 ‘K서비스 정신’을 해외에 알리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롯데는 롯데뉴욕팰리스 인수 이후 미국 현지의 프런트, 식음업장, 교육 담당 등을 국내로 초청해 한국식 서비스 노하우를 가르쳤다. 그 결과 최근 롯데뉴욕팰리스는 ‘호텔판 미쉐린 가이드’로 불리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로부터 서비스 경쟁력, 시설 등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3년 연속 5성 호텔로 선정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5일 555m 높이 123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옥상. 구름 사이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아래 122층 전망대엔 국내 방문객들은 물론 다양한 나라에서 온 듯한 해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탁 트인 시야에 연이어 감탄사가 터졌다. 롯데는 1987년 매입한 땅에 2011년에야 주춧돌을 놓았다고 했다. 주춧돌을 놓기까지 24년간 한국 최고층 건물의 청사진은 23번이나 변경됐다. 롯데월드타워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남긴 헤리티지 ‘관광보국(觀光報國)’을 상징한다. 신 창업주는 자신의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에서 “나에게 필생의 꿈은 관광한국의 랜드마크를 세우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외람되지만, 나는 남이 만든 과거의 문화재보다는 내가 미래에 남길 문화재를 창조하는 일에 더 몰두하고 싶었다”고도 했다.신 창업주의 30년짜리 숙원 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는 2017년 완공됐다. 국내 최초의 독자 브랜드 호텔인 롯데호텔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으로 이어온 신 창업주의 헤리티지를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마무리한 것이다. 신 창업주는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연 지 3년 후인 2020년 눈을 감았다.●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건가”“외국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세계 최고의 그 무엇이 있어야 외국 사람들이 즐기러 올 것 아닙니까.” 신 창업주 회고록에 실린 문장이다. 롯데월드타워 5층에 자리한 ‘신격호 기념관’ 한쪽 벽면에는 ‘관광보국’이란 글귀가 큼지막하게 씌어 있다. 신 창업주는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1950∼1960년대 경공업, 1970년대 이후는 중공업 중심의 산업정책이 이뤄지면서 관광업은 뒤로 밀려 있던 상황이다. 그는 “상품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못지않게 관광레저 산업도 외화 획득의 중요한 재원이 될 수 있다. 관광업이나 유통업도 농업이나 제조업 못지않게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신 창업주의 이런 생각은 롯데그룹의 다양한 ‘랜드마크’ 건설의 모태가 됐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규모 실내 테마파크다. 신 창업주가 ‘롯데월드 사업’을 지시한 1984년 서울 잠실은 허허벌판이었다. 그는 “당시 잠실은 황량한 모래벌판” “석촌호수는 볼품없는 물웅덩이”로 회상했다. 임직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놀이시설을 이런 곳에 짓는 게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1989년 문을 연 롯데월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꼭 찾아야 하는 관광 명소 중 한 곳이 됐다. 미국 팝스타 고 마이클 잭슨과 홍콩 영화배우 류더화(劉德華)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앞다퉈 찾았고, 누적 방문객은 2억 명에 달한다. ● 관광 불모지에 세운 38층 특급 호텔롯데그룹의 관광보국 헤리티지의 시작점은 1973년 완공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이다. 단숨에 동양 최대의 특급 호텔에 등극하면서 ‘한국의 마천루’로 불렸다. 지하 3층, 지상 38층의 빌딩에는 1000여 객실을 갖췄다. 6년여 공사 기간 투입된 돈은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에 버금가는 1억5000만 달러였다. 당시만 해도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때 국내는 외국 손님을 불러올 국제 수준의 관광 상품이 개발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며 “호텔 사업 구상은 신 창업주와 롯데그룹 모두에 대단한 모험이었다”고 했다. 호텔을 짓는 동안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호텔 체인에 가입하라고 손을 내밀었다. 호텔 경영을 위한 노하우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롯데가 내린 결론은 독자적인 브랜드였다. 롯데는 스위스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전문 인력들을 영입해 고유한 호텔 문화를 창조해냈다. 롯데호텔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소공동 신관과 잠실 롯데호텔을 개관해 여러 국제 행사를 치러냈다. 롯데호텔은 1992년 업계 최초로 2억 달러 관광진흥탑을 받았다. 신 창업주는 1995년 관광산업 분야 최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독자 브랜드로 출발한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국 호텔로는 처음으로 해외 체인 호텔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아버지의 헤리티지 확장시킨 신동빈 회장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말한 아버님의 뜻에 따라 세워졌다”고 말하곤 했다. 최고의 랜드마크를 통해 관광보국의 헤리티지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빌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2017년 10월 그랜드오픈식을 연 롯데월드타워를 놓고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이 시작한 숙원 사업을 아들이 마침내 이뤄내자 신 창업주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나는 타지에서 번 돈으로 한국에 좋은 건축물, 국제적 명물로 한국이 자랑할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롯데월드타워는 이제 21세기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롯데의 헤리티지는 비단 한 기업의 성장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관광산업 전체를 선진화시키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한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관광산업은 당시엔 무모해 보였겠지만 신 창업주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했던 것”이라며 “롯데의 헤리티지가 된 관광산업이 지금은 K컬처, K푸드 등의 글로벌 확산과 어우러져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3분기(7∼9월) 국내 벤처 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을 발표하고 올해 1∼9월 국내 벤처 투자액이 8조6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2021년 이후 계속 감소세였던 벤처 투자액이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1∼9월 기준 벤처 투자액은 △2021년 10조8000억 원 △2022년 10조2000억 원 △2023년 7조7000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중기부는 “고금리 등 어려운 금융 환경 때문에 약세를 보였던 벤처 투자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업종별 투자 실적은 ‘ICT(정보통신기술)서비스’와 ‘전기·기계·장비’가 각각 46.8%, 24.4%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펀드 결성 규모는 총 8조2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1∼3월) 2조5446억 원, 2분기(4∼6월) 2조6040억 원, 3분기 3조538억 원으로 펀드 결성액이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 세계 벤처 투자 약세는 이어졌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벤처 투자 규모는 2051억 달러(약 288조4936억 원)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3분기(7~9월)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하고 올해 1~9월 국내 벤처투자액이 8조6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21년 이후 계속 감소세였던 벤처투자액이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1~9월 기준 벤처 투자액은 △2021년 10조8000억 원 △2022년 10조2000억 원 △2023년 7조7000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중기부는 “고금리 등 어려운 금융 환경 때문에 약세를 보였던 벤처 투자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업종별 투자 실적은 ‘ICT서비스’와 ‘전기·기계·장비’ 등이 각각 46.8%, 24.4% 증가했다.올해 1~3분기 펀드 결성 규모는 총 8조2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1~3월) 2조5446억 원, 2분기(4~6월) 2조6040억 원, 3분기 3조538억원으로 펀드 결성액이 증가세를 보였다.국내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 세계 벤처투자 약세는 이어졌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벤처투자 규모는 2051억 달러(약 288조 4936억 원)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기존의 ‘DIY(Do It Yourself·손수 제작)’를 넘어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라이프 핵(Life Hack)’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구 제작은 물론이고 인테리어까지 직접 시도하면서 관련 재료들의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 11일 다이소에 따르면 DIY에 쓰이는 대표적인 용품인 강력접착제, 실리콘접착제 등이 속한 접착제 카테고리의 9∼10월 매출은 1∼2월 대비 34% 늘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이소에서 파는 물품으로 가구·인테리어 용품 만들기’ 같은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직장인 이모 씨(34)는 이런 영상을 보고 지난 주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선반 2개와 나무접시를 접착제로 이어 붙여 협탁을 직접 만들었다. 이 씨는 “접착제 구입비까지 1만3000원으로 소파 옆에 둘 근사한 가구 하나를 마련했다”며 “가구 전문점에서 비싸게 주고 산 것만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다이소 테이블 만들기에 사용되는 ‘요리조리 벽 선반’(30cm×45cm), ‘아카시아 타원형 트레이’ 매출은 1∼2월 대비 9∼10월 46% 증가했다. 다이소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도 DIY 관련 제품 매출은 증가세다. 이마트는 올해 1∼10월 조립 책상과 전동드릴 등 공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 6% 늘었다. DIY에서 한발 더 나아간 라이프 핵은 미국 사전 출판사 메리엄 웹스터에 올라 있을 정도로 널리 확산됐다. 영미권에서 시작된 흐름이 이제 국내에도 상륙한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선반을 꼭 선반으로 쓰지 않고 협탁의 한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창의적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알뜰소비족의 활동 반경은 가구에만 그치지 않고 인테리어에까지 닿고 있다. 최근 이사한 주부 정모 씨(38)는 전셋집의 나무 바닥이 맘에 들지 않아 접착식 데코 타일을 24개 구매한 뒤 스스로 시공했다. 정 씨는 “전셋집인지라 이사 갈 때 다시 뜯으면 원상 복구할 수 있는 제품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데코타일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장판 공사 대신 적은 돈으로 3시간 정도 만에 거실 분위기를 바꿨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라이프 핵, DIY 등에 소비자들이 빠져든 배경에는 높은 물가 외에도 자신만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이나 자기효능감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제조업체가 제공한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재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이른바 ‘모디슈머’들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DIY 열풍을 이끄는 젊은 세대들은 모디슈머로서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교감한다”며 “비용도 아끼면서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 진취적인 소비자들이 주도하는 창조적인 소비 트렌드”라고 설명했다.라이프 핵(Life Hack)영미권에서 유행이 시작된 말로 ‘익숙한 작업을 더 쉽게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간단하고 영리한 팁 또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제품을 기존 용도와 다르게 활용하는 아이디어라는 개념에 가깝게 쓰인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기존의 ‘DIY(Do It Yourself·네 자신이 직접 하라)’를 넘어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라이프 핵(Life Hack)’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구 제작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직접 시도하면서 관련 재료들의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11일 다이소에 따르면 DIY에 쓰이는 대표적인 용품인 강력접착제, 실리콘접착제 등이 속한 접착제 카테고리의 9~10월 매출은 1~2월 대비 34% 늘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이소에서 파는 물품으로 가구·인테리어 용품 만들기’ 같은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직장인 이모 씨(34)는 이런 영상을 보고 지난 주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선반 두개와 나무 접시를 접착제로 이어붙여 협탁을 직접 만들었다. 이 씨는 “접착제 구입비까지 1만3000원으로 소파 옆에 둘 근사한 가구 하나를 마련했다”며 “가구 전문점에서 비싸게 주고 산 것만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다이소 테이블 만들기에 사용되는 ‘요리조리 벽 선반(30cm·45cm), ‘아카시아 타원형 트레이’ 매출은 1~2월 대비 9~10월 46% 증가했다. 다이소 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도 DIY 관련 제품 매출은 증가세다. 이마트는 올해 1~10월 조립 책상과 전동 드릴 등 공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 6% 늘었다.DIY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라이프 핵은 미국 사전 출판사 메리엄 웹스터에 올라 있을 정도로 널리 확산됐다. 영미권에서 시작된 흐름이 이제 국내에도 상륙한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선반을 꼭 선반으로 쓰지 않고 협탁의 한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창의적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알뜰소비족의 활동 반경은 가구에만 그치지 않고 인테리어에까지 닿고 있다. 최근 이사한 주부 정모 씨(38)는 전셋집의 나무 바닥이 맘에 들지 않아 접착식 데코 타일을 24개 구매한 뒤 스스로 시공했다. 정 씨는 “전셋집인지라 이사 갈 때 다시 뜯으면 원상복구할 수 있는 제품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데코타일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장판 공사 대신 적은 돈으로 3시간 정도 만에 거실 분위기를 바꿨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라이프 핵, DIY 등에 소비자들이 빠져든 배경에는 높은 물가 외에도 자신만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이나 자기효능감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제조업체가 제공한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재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이른바 ‘모디슈머’들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DIY 열풍을 이끄는 젊은 세대들은 모디슈머로서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교감한다”며 “비용도 아끼면서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 진취적인 소비자들이 주도하는 창조적인 소비 트렌드”라고 설명했다.라이프 핵(Life Hack)영미권에서 유행이 시작된 단어로 ‘익숙한 작업을 더 쉽게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간단하고 영리한 팁 또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제품을 기존 용도와 다르게 활용하는 아이디어라는 개념에 가깝게 쓰인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46·사진)이 보유 주식 1500만 주를 판다. 쿠팡이 2021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첫 주식 매각이다. 6일 쿠팡 종가(24달러)와 원-달러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이번 매각 규모는 약 3억6000만 달러(약 5043억 원)다. 쿠팡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 개장 직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의장이 클래스A 보통주 1500만 주를 매도하고, 200만 주를 자선기금에 기부할 것”이라며 “김 의장이 보유한 쿠팡 주식의 10% 미만 규모”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의결권이 있는 쿠팡 클래스B 주식을 1억7480만2990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중 일부를 클래스A 보통주로 전환해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갖는 주식으로,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기부가 완료되면 김 의장 보유 주식은 클래스B 1억5780만2990주로 줄어든다. 막강한 차등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식 매각 이후에도 김 의장의 쿠팡 경영권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의장은 11일부터 내년 8월 29일까지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도할 예정이다. 쿠팡은 이번 주식 매각 배경으로 “납세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함”이라며 “2025년까지 추가 주식 거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46)이 보유주식 1500만 주를 판다. 쿠팡이 2021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첫 주식 매각이다. 6일 쿠팡 종가(24달러)와 원달러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이번 매각 규모는 약 3억6000만 달러(약 5043억 원)다.쿠팡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 개장 직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의장이 클래스A 보통주 1500만 주를 매도하고, 200만 주를 자선 기금에 기부할 것”이라며 “김 의장이 보유한 쿠팡 주식의 10% 미만 규모”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의결권이 있는 쿠팡 클래스B주식을 1억7480만2990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중 일부를 클래스A 보통주로 전환해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갖는 주식으로,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기부가 완료되면 김 의장 보유 주식은 클래스B 1억5780만2990주로 줄어든다. 막강한 차등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식 매각 이후에도 김 의장의 쿠팡 경영권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김 의장은 11일부터 내년 8월 29일까지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도할 예정이다. 쿠팡은 이번 주식 매각 배경으로 “세금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함”이라며 “2025년까지 추가 주식 거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쿠팡이 올해 3분기(7∼9월)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전 분기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8월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해 ‘탈쿠팡’ 전망이 있었으나 고객 수가 늘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미국 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6일(한국 시간) 올해 3분기 매출이 10조6900억 원(약 78억6600만 달러·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359.02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8조1028억 원·약 61억8355만 달러)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81억 원(약 1억9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869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 감소했다. 쿠팡의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 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250만 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2020만 명과 비교해 11% 늘었다. 올해 2분기(2170만 명)보다 80만 명 늘었다. 당초 업계에선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비를 인상하면 회원들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객 수도 늘고 1인당 매출도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1인당 매출은 43만2160원(약 318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며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에 앞으로 성장 기회가 상당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충성 고객의 지출이 늘어난 이유로 상품군 확대를 들었다. 쿠팡의 커머스 분야 매출은 9조3650억 원(약 68억91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대만, 쿠팡이츠, 파페치,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3250억 원(약 9억75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356% 증가했다. 3분기에 본격화된 전국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은 적자였다. 최근 쿠팡은 2026년까지 대전, 광주, 경북, 부산 등 9개 지역 물류센터를 건립해 1만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당국이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월 자체브랜드(PB) 상품 ‘검색순위 조작’ 등의 혐의로 쿠팡에 14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초 공정위는 쿠팡의 위법 행위 기간을 2019년 초부터 지난해 7월까지로 판단했지만 쿠팡이 그 이후에도 해당 행위를 지속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규모는 1628억 원까지 늘었다. 과징금이 반영된 영향으로 쿠팡은 지난 2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최근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에 쿠팡 로켓 배송, 쿠팡이츠 무료 배달, 쿠팡플레이 시청 등을 포함한 ‘끼워 팔기’를 하고 있다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쿠팡이 올해 3분기(7~9월)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을 냈던 전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8월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해 ‘탈 쿠팡’ 우려가 있었으나 이를 잠재웠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며,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에 앞으로 성장 기회가 상당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미국 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6일(한국 시각) 올해 3분기 매출이 10조6900억 원(78억6600만 달러·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359.02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8조1028억 원·61억8355만 달러)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81억 원(1억9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의 1146억 원(8748만 달러)과 비교해 2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869억 원(6400만 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1196억 원·9130만 달러)보다 27% 줄었다.쿠팡의 핵심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250만 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2020만 명과 비교해 11% 늘었다. 올해 2분기(2170만 명)보다 80만 명 늘었다. 당초 업계에선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비를 인상, 회원들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1인 당 매출은 43만2160원(318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충성 고객의 지출이 늘어난 이유로 상품군 확대를 들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9조3650억 원(68억91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3250억 원(9억75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356% 증가했다. 3분기 본격화된 전국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쿠팡의 잉여현금흐름은 적자였다. 최근 쿠팡은 2026년까지 대전·광주·경북·부산 등 9개 지역 물류센터를 건립, 1만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 당국이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자체브랜드(PB) 상품 ‘검색순위 조작’ 등의 혐의로 14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초 공정위는 쿠팡의 위법 행위 기간을 2019년 초부터 지난해 7월까지로 판단했지만, 쿠팡이 그 이후에도 해당 행위를 지속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규모는 1628억 원까지 늘었다. 이를 반영한 지난 2분기에 쿠팡은 영업적자를 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공정위는 와우 멤버십에 쿠팡 로켓 배송, 쿠팡이츠 무료 배달, 쿠팡플레이 시청 등을 포함하는 것이 ‘끼워 팔기’라는 혐의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끼워팔기로 결론이 날 경우 현재 형태의 와우 멤버십 체계는 이어질 수 없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올해 8월 커피 음료 가격을 올린 스타벅스에 이어 국내 인스턴트 커피 제조사 동서식품이 카누 등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 전량 수입하는 원두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언저리까지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지속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요인은 동서식품 한 곳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커피 업계 전반에서 가격이 오르는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서식품의 이번 가격 인상은 2022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 원두 및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했다”며 “커피 원두 및 주요 원재료는 전량 수입하고 있어 환율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2년 전 가격 인상 때도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식품업계에서는 그간 업계 1위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를 이어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당장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지만 원두 가격 상승은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중국이 8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9개국에 대해 내년 말까지 무비자 입국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1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자를 면제한 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3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번 비자 면제 조치는 한국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갑작스레 발표됐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무비자 시범 정책 적용 국가를 확대해 왔지만, 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 위주였다. 이번에 무비자 정책에 포함된 9개국도 한국을 제외하면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모두 유럽 국가다. 일단 이번 조치는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및 교류 증가 등 한중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한령(限韓令)의 전면 폐지 등 본격적인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이 한미일 협력 구도를 견제하고, 최근 경색됐던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를 이번 조치에 담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계기로 북한이 최근 분명한 친(親)러시아 행보를 걷고 있고,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 이후 동북아 정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미일 가운데 한국을 가장 먼저 무비자 대상 국가에 포함시켰다.“美中 갈등-北러 밀착속… 中, 한국에 ‘한시 무비자’ 손내밀어”주중 韓대사관도 모르게 깜짝 발표美-日보다 한국 먼저 비자 면제일각 “對中제재 한미일 공조 흔들기”여행업계선 “中관광상품 늘릴 것”중국 정부가 1일 한국을 포함시킨 비자 면제 정책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현지 외교가에선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발표 시기는 물론 형식도 기존 방식과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날 저녁 늦게 홈페이지에 올린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 게시물을 통해 무비자 정책 국가 확대 사실을 밝혔다. 당일 오후 브리핑에선 언급조차 나오지 않았던 내용을 뒤늦게 추가한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3일 “우리도 현지 보도를 통해 발표 사실을 알았다”며 “주말이라 아직까지 관련 공식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中, 美 대선 직전 비자 면제 발표중국 외교부는 1일 “한국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만 롄허보는 “최근 최고지도자가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한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과 달리, 한국이 포함된 건 놀랍다”고 평가했다.전문가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최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 중국이 한국 비자 면제를 깜짝 발표한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한 건 중국이 북한은 물론이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북한의 파병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북-중-러 대 한미일’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는 움직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으로선 5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동북아 지역 안보와 대(對)중 제재에 관한 새로운 판이 짜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정책으로 대결 구도를 흔들려 한다는 해석이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한미일 가운데 경제적으로 중국과 가장 밀접한 한국을 약한 고리로 여겼다”고 말했다.● 한국 비자 면제, 미일보다 앞서다만, 한국의 비자 면제와 관련된 분위기가 그간 서서히 조성되고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한 이후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는 시각이다. 올 9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베이징을 찾은 한중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중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자 정책 간소화’를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정부도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자, 한국을 대상 국가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를 중국에 의사 타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중 고위급 만남 등 이렇다 할 계기가 없는 시점에 미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한국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것은 한국 측으로선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앞으로 중국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비자 신청 절차와 비용이 사라지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겨울철 중국 인기 여행지인 샤먼, 쿤밍, 리장 등과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대도시(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여행 상품을 늘려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중국 관영 매체인 베이징일보도 2일 “팬데믹 이후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한중 양국은 서로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다”며 “비자 면제로 젊은이들의 상호 이해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과일 생육 지도가 바뀌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국산 열대 과일을 판매하거나 변덕스러운 날씨에 잘 살아남는 과일 품종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한반도에서 재배되던 과일 품종들이 수년째 진행 중인 온난화로 더 이상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 유통업계가 판매하는 과일 종류도 변하고 있다.● 국산 열대 과일 재배지 북상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판매하고 있는 국산 열대 과일이 외국산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산 열대 과일보다 신선하고, 유기농 재배를 했다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전북 고창군에서 재배한 유기농 바나나를 점포별로 조금씩 선보였는데 2만7000여 팩이 팔렸다. 고창 유기농 바나나는 1팩(3, 4개)당 약 6000원이다. 이마트가 대개 바나나 1팩(3, 4개)을 1300원가량에 할인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바나나는 아열대성 기후에서 자라 예전엔 국내 생산이 어려웠지만 최근 고창에서 외국산과 동일한 품질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어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제주산 애플망고도 과일 선물세트에 포함해 팔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던 작물들이 내륙에서도 자랄 수 있게 되면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열대 과수를 재배하는 국내 농가는 4741호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망고는 붉은색의 애플망고로 제주도와 전남 영광, 경남 통영, 충남 부여 등에서 재배하고 있다.● 신품종 포함 선물세트… 바이어는 연구소로 출근현대백화점은 지난 추석 선물세트에 사과 신(新)품종인 ‘이지플’을 선보였다. 이지플은 고온에서도 붉은빛 착색이 잘돼 최근 기후변화 대응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지플 사과 외에도 바이어들이 연구기관과 협업해 신품종을 대거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사과(스위티멜로디), 배(그린시스, 신화, 창조, 설원) 등과 경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에서 개발한 포도(골드스위트, 루비스위트) 등이 대표적인 신품종 과일들이다.그동안 주로 국내외 산지와 농산물 도매시장을 오가던 유통업계 청과 바이어들은 이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전국 곳곳의 과일 연구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에 예측하기 힘든 기상 현상이 반복되면서 농수산물 수급 불안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과일과 곡물을 함께 담당하던 청과 바이어들을 과일만 전담하도록 조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상 악조건에도 생육이 용이한 신품종을 발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특히 프리미엄 식품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시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과일 생육 지도가 바뀌면서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국산 열대 과일을 판매하거나 변덕스러운 날씨에 잘 살아남는 과일 품종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한반도에서 재배되던 과일 품종들이 수년 째 진행 중인 온난화로 더 이상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 하면서 유통업계가 판매하는 과일 종류도 변하고 있다.●국산 열대 과일 재배지 북상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판매하고 있는 국산 열대 과일이 수입산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산 열대 과일보다 신선하고, 유기농 재배를 했다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3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전북 고창에서 재배한 유기농 바나나를 점포별로 조금씩 선보였는데 2만7000여 팩이 팔렸다. 고창 유기농 바나나는 1팩(3∼4개)당 약 6000원이다. 이마트가 에콰도르산 바나나 한 송이(1㎏)를 약 2000원에 할인 판매하는 것에 비교하면 3배가량 비싼 가격이다.이마트 관계자는 “바나나는 아열대성 기후에서 자라 예전엔 국내 생산이 어려웠지만 최근 전북 고창에서 수입산과 동일한 품질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어서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제주산 애플망고도 과일 선물 세트에 포함해 팔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아열대작물 재배는 확산되고 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던 작물들이 내륙에서도 자랄 수 있게 되면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열대과수를 재배하는 국내 농가는 4741호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키위를 재배하는 농가가 가장 많았고 무화과, 석류, 망고 등도 재배하고 있다. ●선물세트에 신품종 포함…바이어는 연구소로 출근현대백화점은 지난 추석 선물세트에 사과 신(新)품종인 ‘이지플’을 선보였다. 이지플은 고온에서도 붉은빛 착색이 잘 돼 최근 기후변화 대응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지플 사과 외에도 바이어들이 연구기관과 협업해 신품종을 대거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사과(스위티멜로디), 배(그린시스‧신화‧창조‧설원) 등과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에서 개발한 포도(골드스위트‧루비스위트) 등이 대표적인 신품종 과일들이다.그동안 주로 국내외 산지와 농산물 도매시장을 오가던 유통업계 청과 바이어들은 이제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전국 곳곳의 과일 연구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에 예측하기 힘든 기상현상이 반복되면서 농수산물 수급 불안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과일과 곡물을 함께 담당하던 청과 바이어들을 과일만 전담하도록 조정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상 악조건에도 생육이 용이한 신품종을 발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특히 프리미엄 식품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시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50)이 14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형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52)과의 형제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정교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직을 겸직한다. 정교선 회장은 정몽근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정지선 회장의 동생이다. 2004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해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사장을 거쳤다.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 오다가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형과 함께 그룹을 이끌었다. 책임 경영 강화, 형제 경영 강화라는 설명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에서도 엿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지분 50%를 갖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형 정지선 회장이 지분 39.7%, 정교선 회장이 29.1%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 정지선·교선 회장들은 형제간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자 다른 차로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와 계열사를 찾았다가도 나중에는 한 차에 함께 타 경영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홈쇼핑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지선 그룹 회장과의 형제 경영 강화가 이번 회장 승진 배경”이라며 “계열 분리 계획은 아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날 정기 임원 인사와 함께 주요 계열사에 재무를 담당하는 전략실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 외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현대이지웰, 현대퓨처넷, 현대면세점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은 ‘재경 담당’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는 그룹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4조20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 줄었다. 영업이익은 3210억 원에서 3034억 원으로 5.5% 감소했다. 이날 임원 인사에서는 적자가 지속돼온 현대면세점을 비롯해 현대L&C,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 계열사 4곳의 대표가 교체됐다. 현대면세점은 박장서 영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고, 종합 건자재 기업인 현대L&C 신임 대표에는 이진원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지누스에는 현대L&C 대표를 맡고 있는 정백재 대표가 내정됐고, 토털 복지 솔루션 기업인 현대이지웰 대표로는 박종선 대표가 내부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된 만큼, 올해는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유임시켰다”며 “불황 속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혁신에 매진하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른바 미국 3대 햄버거 브랜드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를 배달로 시켜 먹을 수 있게 됐다. 파이브가이즈는 북미, 유럽 등 24개국에서 1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와 쿠팡은 배달 앱 쿠팡이츠에 파이브가이즈가 입점했다고 31일 밝혔다.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배달 앱에 입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료배달 서비스는 파이브가이즈 강남점과 서울역점부터 시작해 향후 여의도점, 판교점, 고속터미널점 등 전체 매장으로 확대된다. 강남점은 반포, 압구정, 역삼까지, 서울역점은 용산, 광화문, 신촌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을 시켜도 무료 토핑과 커스터마이징(맞춤) 서비스 등 매장에서 먹는 것과 똑같이 주문할 수 있다. 무료 땅콩과 주류는 배달을 시킬 경우 제공되지 않는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이 14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홈쇼핑 업황 악화 속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형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의 형제 경영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31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교선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교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직은 유지한다. 정교선 회장은 정몽근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정지선 회장의 동생이다.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교선 회장 승진 배경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정지선 회장, 정교선 회장이 형제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란 설명이다.적자가 지속돼온 현대면세점을 비롯해 현대L&C,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 계열사 4곳 대표는 교체됐다. 현대면세점은 박장서 영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장서 신임대표는 1992년부터 33년간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면세점 영업을 담당했다. 2020년 현대면세점에 입사한 이후 영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종합 건자재 기업인 현대L&C 신임 대표에는 이진원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이 대표는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에서 재경총괄을 담당했다.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지누스에는 현대L&C 대표를 맡고 있는 정백재 대표가 내정됐다. 정백재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는 현대에버다임의 재경실장과 현대L&C의 경영전략본부장 및 대표를 역임했다. 토탈 복지 솔루션 기업인 현대이지웰 대표로 내정된 박종선 대표는 현대홈쇼핑 온라인사업부와 영업전략담당을 거쳐 2021년 현대이지웰로 자리를 옮겨 상품운영본부장을 맡다가 대표이사로 승진했다.현대백화점은 김창섭 영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사업개발담당 임원으로서 더현대 서울 출점을 주도한데 이어 부산 커넥트현대를 성공적으로 개점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ICT전문기업인 현대퓨처넷을 맡고있는 김성일 대표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IT&E 합병 이후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대바이오랜드 이희준 대표는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의 협업을 통해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재계 서열 11위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신세계는 30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백화점부문을 이끌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52)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이다. 신세계는 “그룹을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그룹 총괄회장(81) 아래 이마트부문은 정용진 그룹 회장(56)이, 백화점부문은 정유경 신임 회장이 맡아 ‘남매 경영’을 해왔다. 신세계는 경영전략실을 컨트롤타워로 놓고, 두 부문이 각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독자 경영’을 위한 계열분리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괄회장이 각각 10%씩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남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52)의 회장 승진은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81) 아래 남매 경영을 해왔던 그룹 리더십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6)은 이마트 부문을, 정유경 신임 회장은 백화점 부문을 각각 독립적으로 경영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 총괄회장도 백화점을 삼성에서 물려받아 독립경영을 했는데, 이 그룹이 3세 경영 시대에 또 한 번 둘로 나뉘어 승계가 이뤄지게 됐다.● 경영 능력 인정받아 깜짝 승진 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은 곧 계열 분리 작업을 준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그룹을 두 부문으로 나눈 뒤 지분 정리 등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을 18.6%,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을 18.6% 보유하고 있다.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 호텔, 편의점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워 왔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정유경 회장이 부회장을 건너뛰고 사장에서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어머니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예상했지만, 회장 승진은 파격적”이라며 “백화점 사업 부문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도 독자 생존·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쌓여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경영에 본격 뛰어든 2016년부터 신세계백화점은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서울 강남점·센텀시티·대구·대전·광주를 중심으로 해당 상권 대표 백화점을 키웠다”며 “주요 신사업에 투자해 2016년 대비 백화점 부문 전 계열사 매출과 손익 모두 2배 성장시켰다”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3조 원을 넘었다.● 이명희 회장 지분 정리는 남은 과제 계열 분리를 완성하려면 우선 이명희 총괄회장이 갖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신세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상 재계 11위의 대기업 집단이다.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및 그 친족이 지분을 가진 회사는 같은 그룹으로 묶이는 게 원칙이다. 예외적인 경우에만 친족 회사의 ‘독립경영’, 즉 계열 분리가 인정되는데 그러려면 상호 보유한 주식이 적고 임원 겸임이나 채무 보증, 자금 대차 등도 없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이 서로의 주식을 3% 미만(상장사 기준)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 보유하고 있다. 그룹에서 이마트를 분리하려면 이마트 지분을, 신세계를 분리하려면 신세계 지분을 7% 이상 정리해야 하는 셈이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각각 남매에게 상속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와인 전문 기업 나라셀러에서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고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 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