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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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6-01-25~2026-02-24
미국/북미23%
국제일반23%
국제정치11%
유럽/EU9%
일본9%
인사일반9%
중동6%
사회일반6%
국제정세3%
국제인물1%
  • 네덜란드, 39세 역대 최연소·첫 성소수자 총리 취임

    네덜란드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성소수자 총리인 롭 예턴 총리(39·사진)가 23일(현지 시간) 취임했다. 중도좌파 정당 ‘민주66(D66)’를 이끄는 예턴 총리는 이날 헤이그의 하위스텐보스 궁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앞에서 선서했다. 기존 최연소 총리는 1982년 43세로 취임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소속 루드 루버르스 전 총리다.1987년 네덜란드 남부 페이헐에서 태어난 예턴 총리는 라드바우드대에서 행정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하원의원으로 중앙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민주66의 원내대표가 됐고, 2022년부터 중도우파 자유민주국민당(VVD)이 이끄는 연립정부 내각에서 기후에너지정책부 장관을 맡았다. 지난해 1월 부총리에 올랐다.그는 2022년부터 니콜라스 키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하키 선수와 교제 중이다. 두 사람은 올해 스페인에서 결혼할 계획이다.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다.적극적인 기후 변화 대응, 저렴한 주택 공급을 강조하면서도 반(反)이민 또한 중시하는 D66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기독민주당, 우파 자유민주당 등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다만 세 당의 합계 의석은 하원 전체 150석 중 66석에 불과해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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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장난치는 국가엔 더 높은 관세”…상호관세 제동 ‘뒤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부과 위법 판결에 대해 “형편 없다”, “터무니 없다”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터무니 없는 대법원 판결을 두고 장난을 치려는 나라들은 그들이 최근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와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라고 경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연이어 게재하며 다시 한번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세 대한 ‘뒤끝”을 보였다. 그는 관세 정책 추진을 위해선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대통령으로서 나는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불만을 나타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대법원이 다음엔 중국을 위한 판결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핵심 정책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연방대법원이 적대국인 중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연방대법원을 영어 소문자인 ‘supreme court’‘로 표기하면서 “완전한 무례함에 근거해 당분간 소문자로 표기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에게 연방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장난을 치지 말라는 식의 경고를 한것을 두고는 기존에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 나라들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번복에 나서는 건을 사전에 막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필요시 보복성 관세를 더 적용할 방침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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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反정부 시위 재점화… 학생-시민들 다시 거리로

    지난해 12월 28일 발발 뒤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지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가 21일 재점화했다. 거듭된 시위에도 억압적인 신정일치 체제를 강요하며 강경 진압에 나선 당국과 고질적인 경제난 등에 대한 불만으로 대학생과 시민들이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란에 핵 포기 등을 압박하며 중동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미국의 군사 조치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테헤란의 샤리프공대와 아미르카비르공대 등에서는 학생들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같은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군주제 회귀를 주장하며 페르시아어로 왕을 뜻하는 “‘샤’ 만세”를 외쳤다. 현 이란 정부와 정치체제는 1979년 왕정을 붕괴시킨 뒤 구성됐다. 일부 학생들은 캠퍼스 밖에서 진압에 나선 바시즈 민병대원들과 충돌했고 이 여파로 부상자 또한 발생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통제를 받는 준(準)군사조직으로 이번 반정부 시위의 유혈 진압에도 투입됐다. 하메네이의 정치적 후계자로도 꼽히는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수장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위 재점화로 유혈 사태가 발생하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비난해 왔다. 그는 20일 이란 공습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 모즈타바 등을 포함한 이란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하메네이 부자를 제거하는 방안은 몇 주 전부터 제안된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현재 보유 중인 약 300kg의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희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 60%의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데 이를 20% 이하로 낮추는 식으로 미국과 합의를 모색하려 한다는 것. 다만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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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메네이에 죽음을” 이란 시위 재점화…美 군사개입 빨라지나

    지난해 12월 28일 발발 뒤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지다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가 21일 재점화했다. 거듭된 시위에도 억압적인 신정일치 체제를 강요하며 강경 진압에 나선 당국과 고질적인 경제난 등에 대한 불만으로 대학생과 시민들이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 대한 핵 포기 등을 강조하며 중동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미국의 군사 조치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테헤란의 샤리프공대와 아미르카비르공대 등 에서는 학생들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같은 국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군주제 회귀를 주장하며 페르시아어로 왕을 뜻하는 “‘샤’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현 이란 정부와 정치체제는 1979년 왕정을 붕괴시킨 뒤 구성됐다. 일부 학생들은 캠퍼스 밖에서 진압에 나선 바시즈 민병대원들과 충돌했고 이 여파로 부상자 또한 발생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통제를 받는 준(準)군사조직으로 이번 반정부 시위 의 유혈 진압에도 투입됐다. 하메네이의 정치적 후계자로도 꼽히는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수장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위 재점화로 유혈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비난해 왔다. 그는 20일 이란 공습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또 19일에도 이란이 핵 협상 합의를 하지 않으면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 모즈타바 등을 포함한 이란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하메네이 부자를 제거하는 방안은 몇 주 전부터 제안된 것”이라고 했다.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현재 보유중인 약 300kg의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희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 60%의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데 이를 20% 이하로 낮추는 식으로 미국과 합의를 모색하려 한다는 것. 다만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을 요구하다.미국의 공습이 개시되면 이란의 반격도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12일간 이란을 공습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망했다. 당시 이란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전 미국 측에 공습 계획을 알리는 등 충돌 수위를 조절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현재 중동 내 13개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최대 4만 명의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 사정권에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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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4명 배출한 탁신家… 부패 족벌정치 25년만에 저물다[글로벌 포커스]

    “탁신이 감옥 안에서 자신의 왕조가 저물어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미국 CNN방송이 21세기 태국 사회를 좌지우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77) 전 태국 총리를 두고 내린 평가다. 8일(현지 시간) 태국 총선에서 탁신 일가가 세운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프아타이당은 하원 전체 500석 중 불과 74석을 확보하며 참패했다. 특히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고향이며 그의 텃밭으로 꼽혔던 북부 치앙마이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왕실 지지 성향의 보수 정당 품짜이타이당이 193석으로 제1당 자리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프아타이당은 강경진보 성향의 국민의당(118석)에도 크게 밀리며 원내 제3당으로 전락했다. 화교계 통신 재벌인 탁신은 2001년 2월 총리에 오른 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06년 9월 그가 쿠데타로 실각했음에도 2008년 그의 매제 솜차이 웡사왓(79), 2011년 여동생 잉락 친나왓(59), 2024년 8월 딸 패통탄 친나왓(41)이 총리에 오르는 등 탁신 가문에서만 4명의 총리가 나왔다. 탁신은 가족의 집권 당시 막후에서 사실상 대리 통치를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네 사람은 빈민층에 사실상의 무상 의료 제공, 쌀값 보조금 지급 등 노골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통한 성장, 즉 ‘탁시노믹스(Thaksinomics)’를 추구했다. 하지만 군부, 왕실 등과 내내 마찰을 빚었고 금권정치, 부정부패, 족벌정치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최근에는 핵심 지지층이던 농민, 대도시 서민 등에게서도 외면받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8일 총선 참패로 약 사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탁신 일가의 영향력 또한 상당 부분 쇠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탁신 전 총리는 누구이고, 그의 일가가 어떻게 태국 사회에 이토록 오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알아본다.● 총리가 된 화교 통신 재벌탁신 일가는 19세기 중국 광둥성에서 태국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이며 비단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1949년 치앙마이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탁신은 1973년 경찰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텍사스주 휴스턴주립대에서 형사 행정으로 석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화교 상인의 후손답게 탁신은 귀국 후 경찰로 일하면서도 각종 부업에 열심이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초창기이던 1980년대 그는 컴퓨터, 케이블TV, 비퍼(삐삐) 등 각종 통신 사업을 벌였다. 1987년 아예 경찰을 관두고 본격적인 사업가로 나섰다. 탁신 일가가 소유한 ‘친그룹’은 이미 1990년대 초 태국 최대 통신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탁신은 정치로 눈을 돌렸다. 1994∼1997년 외교장관, 부총리 등을 거친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이를 정치적 기회로 삼았다. 그는 1998년 프아타이당의 전신 ‘타이락타이(태국인은 태국을 사랑한다)’당을 창당했다. 30밧(약 1380원) 의료제, 농가 부채 탕감 및 저금리 대출 확대, 마을당 100만 밧(약 4600만 원) 지원, 서민들의 유학 지원 등 파격적인 무상복지 정책을 내세웠다. 탁신의 집권 전 6500만 명 태국 국민 중 절대 다수는 의료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정치 또한 수도 방콕 거주자를 중심으로 군부, 경찰, 고위 관료 등이 주도하는 전형적인 엘리트 체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탁신이 처음으로 농촌과 서민층을 정치의 전면에 내세우자 저소득층이 열광했다. 2001년 1월 총선에서 승리한 탁신은 한 달 후 총리에 취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그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등장한 억만장자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원조 격”이라고 논평했다. 탁신은 경찰 간부의 딸 포자만 나폼베지라와 결혼해 패통태(47), 핀통타(44), 패통탄 1남 2녀를 뒀다. 이재(理財)에 밝은 포자만은 남편을 재벌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남편의 집권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한때 ‘태국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렸다. 두 사람은 탁신의 실각 후 해외 도피 과정에서 이혼했다. 다만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위장이혼이라는 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포퓰리즘-부패-연고주의 비판 탁신의 집권 기간 외환위기 후유증에 시달리던 태국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당시 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4%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도 예정보다 2년 빠른 2003년 조기 상환했다. 이를 앞세워 탁신은 2005년 총선에서 하원 전체 500석의 75%인 377석을 쓸어 담는 대승을 거뒀다. 1932년 입헌군주제 수립 후 19번의 쿠데타가 발생할 정도로 정정 불안이 잦은 태국에서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친 총리, 선거라는 민주주의 방식으로 재선에 성공한 총리 또한 탁신이 처음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탁신은 태국 사회의 금기로 여겨지는 공화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동시에 그는 태국 사회를 깊이 분열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농민과 서민층은 그를 영웅 취급했지만 기득권 세력은 그의 포퓰리즘 정책, 부패, 친인척을 고위직에 중용하는 연고주의 등을 못마땅하게 여겼다.탁신의 형제자매는 잉락, 솜차이 웡사왓의 부인 야오와파를 비롯해 8명에 달한다. 이들은 물론 포자만의 형제자매들까지 탁신의 집권 기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고위직에 오르자 비판이 고조됐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을 탄압하는 통치 스타일도 문제를 키웠다. 2006년 1월 탁신 일가는 친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친코퍼레이션’의 지분 19억 달러(약 2조7550억 원)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매각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음에도 친그룹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민심이 등을 돌렸다. 결국 보수 세력과 군부가 반격에 나섰다. 2006년 9월 탁신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무는 사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타이락타이당의 해산을 명령했다. 쿠데타 후 해외를 떠돌던 탁신은 2008년 2월 잠시 귀국했다. 같은 해 8월 재판을 앞두고 다시 출국해 망명을 선언했다.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홍콩, 싱가포르 등에 머물던 탁신은 2023년 8월 귀국했다. 귀국 직후 법원에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8년 형을 선고받고 방콕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그는 수감 당일 건강 이상을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에어컨, 소파 등을 갖춘 VIP 병실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는 데다 가석방과 재수감을 반복해 ‘무늬만 수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잇따른 실정에 지지층 이탈탁신의 뒤를 이은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 잉락, 태국 최연소 총리 패통탄 등도 여러 비판에 시달렸다. 2008년 프아타이당의 창당을 주도했고 2011년 8월 집권한 잉락 전 총리는 농촌 표심을 잡기 위해 농민들이 재배한 쌀을 시장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사들였다. 이런 쌀이 국제 시장에서 제값에 팔릴 리 없었고 천문학적인 재정 손실만 초래했다. 그 와중에 잉락이 오빠 탁신의 사면을 추진하려 하자 반정부 여론이 고조됐다. 2014년 5월 헌법재판소는 그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해임했다. 잉락의 실각 후 2023년 5월 총선 전까지 9년간 군부가 지지하는 정당이 계속 집권했다. 이 기간 탁신 또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한 행보를 취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탁신 일가는 또 기회를 잡는다. 당시 총선에서는 현재 최대 15년 형인 왕실모독죄의 형량을 대폭 완화하고 왕실 자산을 투명화하며 동성혼을 허용하자는 등의 파격적인 진보정책을 내세운 강성진보 정당 ‘전진당’이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과반을 차지하진 못해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탁신은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과 일가의 최대 반대파인 군부, 왕실 세력과 손잡고 연정을 구성한 것이다. 당시 탁신 일가는 자신들과 친밀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 세타 타위신을 총리로 내세웠다. 2024년 8월에는 아예 패통탄이 직접 총리에 올랐다. 다만 군부 및 왕실 세력과 협력하면서 ‘기득권층과 맞서는 서민 영웅’이라는 탁신의 기존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다. 기존의 기득권인 왕실, 군부와 대적하기 위해 신흥 기득권인 탁신이 금권 정치로 서민 표심을 파고들었을 뿐 탁신 일가 또한 기존 기득권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고조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발발 후 패통탄 전 총리가 보여준 행보도 큰 비판을 받았다. 당시 그가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전 총리와 나눈 통화 내용이 유출됐다. 이 통화에서 패통탄은 부친과 가까운 훈 센 전 총리를 ‘삼촌’이라고 불렀다. 특히 자신에게 강경 대응을 촉구한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을 “단지 멋있게 보이려는 이유로 강경 대응을 고집한다”는 취지로 폄훼했다. 이 통화가 유출되자 태국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현직 총리가 분쟁 중인 이웃 나라와 일종의 내통에 나섰다는 인상이 짙어졌다. 결국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국가기밀 유출 혐의 등으로 패통탄을 파면했다.● 조카 내세운 8일 총선서도 참패 이번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조카 욧차난 웡사왓(47)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탁신의 또 다른 여동생 야오와파와 2008년 잠시 총리를 지낸 솜차이 웡사왓의 아들이다. 이미 총리를 네 명이나 배출한 탁신 일가가 친인척을 당의 얼굴로 내세운 것 또한 이번 총선의 패착으로 꼽힌다. 욧차난은 치앙마이 지역구에서조차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의학 분야의 과학자로 살았고 치앙마이와 큰 연고도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탁신은 태국 사회가 변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젊은 층은 탁신과 그의 포퓰리즘 정책에 아무런 애착이 없다”고 꼬집었다. 과거 탁신 지지자였던 시민 피팟 새티아우 씨(72) 또한 AFP통신에 “탁신이 도입한 30밧 의료제를 지지하지만 자식은 물론 조카까지 정치에 끌어들인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과거 프아타이당이 차지했던 ‘서민의 정당’ 이미지도 다른 세력이 차지했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전진당을 해산하자 그 지도부는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노인 연금 및 장애 수당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 탁신 일가와는 또 다른 복지 정책을 강조하며 탁신 일가의 전통적 지지층이던 대도시 서민을 공략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성장 둔화와 양극화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프아타이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탁신 본인의 위기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귀국 후 병원에서 보낸 6개월이 형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결정으로 지난해 9월 1년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그의 왕실모독 혐의 재판 또한 끝나지 않았다. 탁신은 재판 출석 때 종종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나오는 등 왕실 측에 납작 몸을 엎드리고 있다.● “탁신 영향력 지속” vs “포퓰리즘 한계 뚜렷” 이번 총선 결과로 탁신 일가의 영향력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태국 전문가인 박정훈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치앙마이 등 북부 농민 유권자에게는 여전히 ‘탁신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이삭연구소의 폴 챔버스 선임 연구위원 또한 AFP통신에 “태국 정치에서 ‘끝’이란 없다. 경제가 계속 나빠지면 프아타이당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총선에서 품짜이타이당의 승리를 이끈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는 1996년 탁신이 만든 타이락타이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다. 아누틴 총리를 포함한 품짜이타이당의 지도부 또한 한때 타이락타이당에 몸담았지만 탁신의 지나친 포퓰리즘, 반왕실 노선에 불만을 품고 분당을 택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아누틴 총리는 14일 연정 구성 시 프아타이당과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수감 중인 탁신은 1년 형기의 3분의 2, 즉 8개월을 복역하면 가석방 신청 조건을 충족한다. 빠르면 오는 5월 가석방될 수 있다. 태국 쭐랄롱꼰대의 티티난 퐁수디락 교수는 CNN에 “탁신은 자존심이 강한 ‘뉴스메이커(newsmaker)’이자 ‘협상가(dealmaker)’”라며 “예전만큼 강력하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탁신 일가는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박 교수는 “포퓰리즘은 더 큰 포퓰리즘을 요구한다. 포퓰리즘에 따른 정치적 효능감은 갈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탁신 일가의 재집권 여부와 관계없이 탁시노믹스 자체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취지다. 탁신의 집권 시절 5%대 성장을 구가했던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9년 이후 단 한 번도 3%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성장률 또한 2.2%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IMF 기준 2024년 가계 부채도 GDP의 89%에 달해 서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결국 성장 둔화, 양극화라는 고질적 문제를 누가 해결하느냐가 향후 태국 정계의 주축 세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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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세 美보건장관, 웃통 벗고 운동뒤 냉수목욕…노익장 과시 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72)이 웃통을 벗은 채 청바지 차림으로 운동하고 냉수 목욕까지 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려 화제다.18일(현지 시간) 케네디 장관의 ‘X’ 계정에는 그가 가수 키드 록과 ‘상의 탈의’ 상태로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펴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케네디 장관은 청바지 차림 그대로 냉수 욕조로 뛰어든다. 이어 컵에 담긴 ‘우유(whole milk)’를 들이키고 키드 록과 주방에서 고단백질 영양식을 만드는 모습도 담겼다.케네디 장관은 “미국 국민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활동적으로 움직여라, 진짜 음식을 먹어라”라고 적었다.이번 영상은 케네디 장관이 내세운 표어 ‘마하(MAHA) 즉,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케네디 장관은 지방을 포함한 우유, 고단백질 위주의 식단 섭취와 꾸준한 운동이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백신 접종의 효과에 대해선 취임 전부터 의문을 제기해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키드 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다. 이달 8일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챔피언십 결승전인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에 출연한 라틴계 가수 배드 버니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자 이에 맞서 보수 진영이 주도한 공연 ‘올아메리칸 하프타임쇼’에 출연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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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다니 “부유세 불발땐 뉴욕 재산세 9.5% 인상”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촉발한 부유세 추진 논란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다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도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다만,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모두 부유세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재산세율을 9.5% 올리는 예비 예산안을 발표했다. 재산세는 뉴욕시장이 주정부 승인 없이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금이다. 뉴욕 시의회가 재산세 인상을 승인하면 뉴욕시는 향후 4년간 148억 달러(약 21조4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줄리 메닌 뉴욕 시의회 의장은 “시민들이 이미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며 재산세 인상안을 공개 반대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맘다니 시장 역시 X를 통해 재산세 인상은 뉴욕주가 부유세 부과에 나서지 않을 경우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시장 후보 시절부터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로부터 2%의 세금을 추가로 걷겠다고 예고한 맘다니 시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시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지적하며 부유세 부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호컬 주지사는 근로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초래한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호컬 주지사는 재산세 인상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같은 민주당 소속의 맘다니 시장을 공개 지지해 왔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큰 증세에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다수의 빅테크 본사가 자리 잡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부유세 논쟁이 뜨겁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해 노조를 중심으로 자산 10억 달러 이상 보유자에게 5%의 세금을 일회성으로 걷는 ‘억만장자 증세법’이 주민발의안 형태로 추진됐다. 이에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다른 주로 이주하겠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진보진영 내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무소속)은 X에 “지금은 전례 없는 부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기”라며 부유세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18일부터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부유세 부과를 촉구하는 유세 활동을 펼친다. 반면 민주당 소속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이미 고소득층에 최고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부유세에 반대했다. 또 부유세 부과로 인한 실리콘밸리 기업 이탈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8년 대선 출마를 고려 중인 뉴섬 주지사로선 부유세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는 앞서 20년 이상 게티, 프리츠커, 피셔 가문 등 부유층의 후원을 받은 바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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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위기는 ‘코미디언 인맥’을 측근에 앉히면서 시작됐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4일로 4년째를 맞는다. 전쟁 리더로 우크라이나 ‘영웅’으로 떠올랐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4년 전과 달리 큰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그의 현재 지지율은 60% 정도.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절반 이상은 전쟁이 끝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물러나거나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큰 격차로 질 거라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부패 척결 한다더니..정부 요직 채운 ‘코미디언 인맥’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 출신으로 대통령이 됐다. 2015년 방영된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부정부패를 비판하다 인기를 얻어 대통령이 되는 교사 역을 맡았는데, 이 TV 속 ‘반부패 전사’ 이미지가 부패가 만연하던 우크라이나 정계에서도 잘 먹혔던 것. 결국 그는 2019년 진짜 대통령이 됐다.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연줄 정치와 권력형 인맥은 안된다(No to nepotism and friends in power)”라는 슬로건으로 대통령이 된 그는 취임하자 마자 약속을 깨고 자신의 친구들로 정부 요직을 채웠다. 젤렌스키가 과거 몸담았던 코미디 극단인 ‘크바르탈 95’와 관련된 15명이 고위 공직자가 됐다. 결과적으로 영화제작자가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TV 프로그램 감독 출신이 국가정보국장을 맡게 됐다.믿을 만한 사람들로 주변을 채워야 한다는 이유였다. 영 타임스는 잘 아는 사람만 믿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성격이 큰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타임스가 인터뷰한 전직 정부 관료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불신이 심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만 의지한다”며 “크바르탈 95 관련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처럼 여기고, 그에게 복종한다”고 말했다.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 종’이 2017년 창당된 신생정당인 것도 한몫했다. 2019년 4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막 선거에서 이겼을때, 국민의 종은 의회에 1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우크라 뒤흔든 측근 부패 스캔들….‘오른팔’ 비서실장 사임우크라이나 정계를 뒤흔든 부패 스캔들은 극단 ‘크라브탈 95’의 공동소유주이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업파트너였던 티무르 민디치가 입건되면서 불거졌다. 민디치가 우크라이나의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의 고위 간부 등과 함께 협력사들에게 정부 계약 금액의 10∼15%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받아왔다는 것이다.검찰은 민디치가 이 과정에서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민디치가 검찰의 압수수색 전 해외도주 하면서 ‘민디치에게 수사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를 비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확산되기도 했다.이 사건은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용의자들의 뒷배를 봐주거나 범행을 묵인했다는 의혹으로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들이 지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게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이다. 그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지난달 결국 사임했다.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젤렌스키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여겨져 왔기에 파장이 컸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석하는 모든 회의에 참석하며 사실상 한몸처럼 일해왔다. 평화 회담 주선, 내각 인선, 군사 작전 등 대내외 현안과 관련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젤렌스키와 가까운 인물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관료는 둘의 사이에 대해 “함께 운동하고 술을 마시며 모든 명절을 함께 기념한다”며 “그들은 서로에 사생활은 물론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부패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헤르만 할루셴코 법무부 장관과 스비틀라나 후린추크 에너지부 장관 등이 논란으로 사임했다.● 대선 피할 수 없는 임기 끝난 대통령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해 5월로 이미 끝났다. 이후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줄곧 대선 실시를 거부했지만 최근 결국 대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그의 정당성을 문제삼으며 대선을 요구해왔고,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 초안에도 대선 계획이 담겨 있다. 평화 회담이 곧 우크라이나 대선으로 이어진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 포스트는 사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훌륭한 전시 지도자였다는 점은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2022년 2월 암살 위협에도 수도 키이우를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세계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다만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평화회담 조건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차례 거부해온 돈바스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말에는 우크라 집권 ‘국민의 종’에서 여러 의원들이 표결의 대가로 뇌물 수수를 했다는 새로운 부패 의혹도 제기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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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부유세 띄운 맘다니…美 민주서도 논란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촉발한 부유세 추진 논란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다른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도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다만,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모두 부유세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재산세율을 9.5% 올리는 예비 예산안을 발표했다. 재산세는 뉴욕시장이 주정부 승인 없이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금이다. 뉴욕 시의회가 재산세 인상을 승인하면 뉴욕시는 향후 4년간 148억 달러(약 21조4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하지만 민주당 소속 줄리 메닌 뉴욕 시의회 의장은 “시민들이 이미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며 재산세 인상안을 공개 반대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맘다니 시장 역시 X를 통해 재산세 인상은 뉴욕주가 부유세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시장 후보 시절부터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로부터 2%의 세금을 추가로 걷겠다고 예고한 맘다니 시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시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지적하며 부유세 인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호컬 주지사는 근로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초래한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이날 호컬 주지사는 재산세 인상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같은 민주당 소속의 맘다니 시장을 공개 지지해왔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큰 증세에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다수의 빅테크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부유세 논쟁이 뜨겁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해 노조를 중심으로 자산 10억 달러 이상 보유자에게 5%의 세금을 일회성으로 걷는 ‘억만장자 증세법’이 주민발의안 형태로 추진됐다. 이에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다른 주로 이주하겠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진보진영 내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무소속)은 X에 “지금은 전례 없는 부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기”라며 부유세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18일부터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부유세 부과를 촉구하는 유세 활동을 펼친다.반면 민주당 소속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가 이미 고소득층에 대한 최고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부유세에 반대했다. 또 부유세 부과로 인한 실리콘밸리 기업 이탈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8년 대선 출마를 고려 중인 뉴섬 주지사로선 부유세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는 앞서 20년 이상 게티, 프리츠커, 피셔 가문 등 부유층의 후원을 받은 바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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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란드 홍역 치른 나토 “북극 경비 임무 개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북극 경비(Arctic Sentry)’ 임무를 본격화하며 북극 안보 강화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이 추진한 차세대 유럽 전투기 공동 개발사업이 내부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는 등 유럽의 자강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여전히 삐걱대는 유럽의 안보 협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 증가와 중국의 북극 고위도 지역에 대한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바로 몇 시간 전 ‘북극 경비’ 임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 및 중국 견제를 위해 북극 안보 강화에 나선 것이다. 나토는 북극 경비 임무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주도의 북극지역 군사 훈련을 아우르며, 참여 병력이 수만 명에 이를 거라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와 동맹국들의 활동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논란의 당사국인 덴마크는 나토의 새로운 북극 임무에 “자국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엘 비게르스 휠고르 덴마크 국방참모총장은 “덴마크가 주도하는 군사훈련인 ‘북극 인내(Arctic Endurance)’가 나토의 북극 경비 계획에 통합되면 나토의 북부 전선이 눈에 띄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추진한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전했다. 미래전투공중체계(FCAS)를 위한 유럽 전투기 개발 논의가 중단되면서 독일 정부가 대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 독일은 프랑스 대신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드론 개발 등만 협력하고, 전투기는 독일이 자체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FCAS는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드론, 전투 클라우드를 추가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사업비가 1000억 유로(약 173조 원)에 이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무기 프로젝트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2040년 작전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가 설계 등 핵심 사업의 지분 대부분을 요구해 독일이 반발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美 국방차관, 유럽의 미국 의존도 줄여야 한편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12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정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해 유럽이 국방을 미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의 군비 지출 증가로 나토 동맹국들은 동맹 내에서 좀 더 동등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닌 콜비 차관을 보낸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홀대’를 보여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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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경비 힘 모은 유럽…전투기 공동 개발은 삐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북극 경비(Arctic Sentry)’ 임무를 본격화하며 북극 안보 강화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주장으로 홍역을 치른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이 추진한 차세대 유럽 전투기 공동 개발사업이 내부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는 등 유럽의 자강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여전히 삐걱되는 유럽의 안보 협력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 증가와 중국의 북극 고위도 지역에 대한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바로 몇 시간 전 ‘북극 경비’ 임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 및 중국 견제를 위해 북극 안보 강화에 나선 것이다.나토는 북극 경비 임무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주도의 북극지역 군사 훈련을 아우르며, 참여 병력이 수만 명에 이를 거라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와 동맹국들의 활동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린란드 논란의 당사국인 덴마크는 나토의 새로운 북극 임무에 “자국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샤엘 위게르스 휠고르 덴마크 국방참모총장은 “덴마크가 주도하는 군사훈련인 ‘북극 인내(Arctic Endurance)’가 나토의 북극 경비 계획에 통합되면 나토의 북부 전선이 눈에 띄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추진한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전했다. 미래전투공중체계(FCAS)를 위한 유럽 전투기 개발 논의가 중단되면서 독일 정부가 대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 독일은 프랑스 대신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글로벌공중전투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드론 개발 등만 협력하고, 전투기는 독일이 자체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FCAS는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드론, 전투 클라우드를 추가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사업비가 1000억 유로(약 173조 원)에 이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무기 프로젝트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2040년 작전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가 설계 등 핵심 사업의 지분 대부분을 요구해 독일이 반발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美 국방차관, 유럽의 미국 의존도 줄여야한편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12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열린 정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해 유럽이 국방을 미국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의 군비 지출 증가로 나토 동맹국들은 동맹 내에서 좀 더 동등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닌 콜비 차관을 보낸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홀대’를 보여준단 분석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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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란 겨냥 “두번째 항모 보낼수도”… 다시 군사옵션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이란을 겨냥해 “그쪽(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함대가 하나 있고, 또 하나가 (더)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과의 2차 핵 협상을 앞두고 ‘군사 옵션’을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이달 초 중동 최대 미군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서 다수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M983 고기동성전술트럭(HEMTT)에 실린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반(半)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발사대로 옮겼다는 것은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준비 작업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군의 공습 뒤 이란이 미사일로 반격할 경우 이를 요격하기 위한 조치란 뜻이다. 앞서 6일 오만에서 열린 미국과의 1차 핵 협상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2차 협상도 결렬되면 미국이 이란에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추가 항모전단-미사일 등으로 이란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현재 걸프만에 배치된 에이브러햄링컨 항모전단과 별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으로 보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번에는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이란 측이) 믿지 않았다”며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이란 공습에 나섰는데, 당시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본토의 핵시설을 파괴했다. 즉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언제든 기습 폭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국제 사회의 제재를 피해 불법으로 원유 등을 판매하는 선박 집단)을 나포해 이란의 핵심 돈줄을 틀어막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제 유가 급등 등을 우려해 아직까지 실제 행동으로는 옮기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과거 협상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이란이 아주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차 협상 결과는 1차 협상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란도 미 공습 가능성 대비 이란과의 협상이 잘 풀릴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에는 입장 차가 크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 비축 문제와 무장단체 지원 같은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 역시 협상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 외의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핵 문제를 다루더라도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입장 차가 크고, 미국이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란은 최근 공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란 중부 이스파한 지하 핵시설의 출입구 3곳이 모두 흙으로 덮였음이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ISIS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군기나 특수부대를 이용해 자국 핵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우려해 해당 시설의 입구를 봉쇄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란이 여전히 2000기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만만찮은 군사력을 지닌 것 또한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한편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측에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군사 역량 확대에 관한 각종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며 미국 측의 군사 대응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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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란 주변 패트리엇 배치…“항모 추가 파견 가능” 핵협상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이란을 겨냥해 “그쪽(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함대가 하나 있고, 또 하나가 (더)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주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과의 2차 핵 협상을 앞두고 ‘군사 옵션’을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로이터통신은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이달 초 중동 최대 미군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서 다수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M983 고기동성전술트럭(HEMTT)에 실린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반(半)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발사대로 옮겼다는 것은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준비 작업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군의 공습 뒤 이란이 미사일로 반격할 경우 이를 요격하기 위한 조치란 뜻이다.앞서 6일 오만에서 열린 미국과의 1차 핵 협상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2차 협상도 결렬되면 미국이 이란에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美, 추가 항모전단-미사일 등으로 이란 위협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현재 걸프만에 배치된 에이브러햄링컨 항모전단과 별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으로 보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번에는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이란 측이) 믿지 않았다”며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이란 공습에 나섰는데, 당시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본토의 핵시설을 파괴했다. 즉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언제든 기습 폭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국제 사회의 제재를 피해 불법으로 원유 등 판매하는 선박 집단)을 나포해 이란의 핵심 돈줄을 틀어막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제 유가 급등 등을 우려해 아직까지 실제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과거 협상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이란이 아주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차 협상 결과는 1차 협상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란도 美 공습 가능성 대비이란과의 협상이 잘 풀릴 수 있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에는 입장 차가 크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 비축 문제와 무장단체 지원 같은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 역시 협상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 외의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핵 문제를 다루더라도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하지 않겠단 입장이다.이처럼 입장 차가 크고, 미국이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란은 최근 공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란 중부 이스파한 지하 핵시설의 출입구 3곳이 모두 흙으로 덮였음이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ISIS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군기나 특수부대를 이용해 자국 핵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우려해 해당 시설의 입구를 봉쇄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란이 여전히 약 2000기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만만찮은 군사력을 지닌 것 또한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한편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측에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군사 역량 확대에 관한 각종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며 미국 측의 군사 대응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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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누틴 태국총리, 보수風 타고 총선 대승

    기업가 출신 정치인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사진)가 이끄는 보수 성향 품짜이타이당이 8일 실시된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총리 연임이 유력해졌다. 지난해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 교전 사태로 태국 내 친(親)군부 보수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태국 타이PBS 방송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24분 기준(개표율 95%)으로 비공식 집계 결과 품짜이타이당이 하원 500석 중 193석(38.6%)을 차지했다. 현 의석수(71석)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왕실과 군부의 지지를 받는 보수정당이 원내 1당에 오른 건 1996년 총선 이후 처음이다. 품짜이타이당과 손잡은 끌라탐당도 예상 의석이 58석으로, 두 당을 합해 과반이 넘는 252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진보 성향 야당 국민당은 151석에서 116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낫타퐁 릉빤야웃 국민당 대표는 9일 “아누틴 총리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면 야당에서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20년간 태국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의 프아타이당은 74석으로 3위에 그쳤지만, 연립정부 파트너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BBC 등은 품짜이타이당의 총선 승리 요인으로 캄보디아와의 교전을 꼽았다. 국경 무력분쟁 이후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지면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아누틴 총리의 전략이 먹혔다는 것. 이에 비해 반(反)군부 노선을 내세운 국민당은 징병제 폐지, 군 장성 감축 등을 주장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누틴 총리는 8일 밤 방콕 당사에서 “품짜이타이당 당원 모두의 마음속에는 민족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2023년 총선 이후 2년여 동안 총리가 세 번 교체되는 정치불안에 경제 부진이 겹치자, 안정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보수 정당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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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숭이 오바마’ 영상 올린 트럼프, 인종차별 논란일자 “직원 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트루스소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Monkey)’에 합성한 약 1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이후 집권 공화당은 물론이고 미 전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인종차별적 게시물이라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 하와이주 태생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출신이 아니라는 허위 주장도 폈다.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거의 지우지 않는 편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이 이어지자 다음 날 이례적으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게재 자체는 백악관 직원의 실수이고 자신은 영상의 앞부분만 봤다는 변명을 대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번 사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4년 미 대선 당시 그를 지지했던 비(非)백인 유권자의 표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공화당조차 비판하자 이례적 영상 삭제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음을 주장하는 인공지능(AI) 합성 영상이다. 배경 음악으로 영화 ‘라이온 킹’의 삽입곡인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이트’가 깔렸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밀림의 왕 사자로 묘사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대선에서 경쟁했던 야당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사자에게 복종하는 다른 동물로 비유된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여사의 얼굴이 원숭이 몸에 합성된 채 등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백 혼혈, 미셸 여사는 흑인 혈통이다. 미국에서 흑인을 원숭이, 유인원 등에 비유하는 것은 가장 심각한 인종차별 행위로 간주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노예 상인들의 관념”이라고 질타했다. 공화당에서도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상원의원 100명 중 유일한 흑인이며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백악관에서 본 게시물 중 가장 인종차별적”이라며 “대통령은 이를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은 “끔찍하다”고 했고, 로저 위커 의원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은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하라”고 규탄했다. 존 커티스 의원, 피트 리키츠 의원 등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이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백악관 측은 “해당 영상은 직원이 실수로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해 궁색한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게 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것을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나는 실수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자신은 2020년 대선 결과가 거짓이라는 영상의 앞부분만 봤을 뿐이며, 인종차별 관련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간선거 타격 전망… 非백인 유권자 표심 찬물 공화당의 배럿 마슨 선거전략가는 7일 NYT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오랫동안 흑인 및 히스패닉 커뮤니티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 온 공화당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 ‘블랙코커스(CBC)’의 의장인 이베트 클라크 민주당 하원의원 또한 AP통신에 “대통령의 영상 삭제는 ‘도덕적 성찰’이 아닌 ‘정치적 편의’에 의한 것”이라며 “백악관 내에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만연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NYT는 이번 사태가 비백인, 여성, 이민자에게 비하 발언을 일삼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일맥상통한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체포돼 죄수복을 입고 철창에 갇힌 AI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두 달 후에는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가짜 콧수염을 달고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AI 영상을 역시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모두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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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 일본’ 내걸고 압승한 다카이치, ‘전쟁 가능국’ 개헌 속도낼듯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 과반(총 465석 중 233석)을 훌쩍 뛰어넘는 압승을 이끌어 냈다. 70% 내외의 높은 내각 지지율에 자신감을 얻고 선택한 그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40분 기준 자민당은 256석을 확보했다. NHK와 아사히신문 출구조사(오후 8시)에 따르면 자민당은 274∼328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198석)보다 최소 76석, 많게는 130석이나 의석이 증가한다는 것.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의 중의원 역대 최대 의석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시절인 1986년의 300석이다. 하지만 당시엔 전체 의석이 512석으로 현재(465석)보다 많았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8일 오후 10시 40분 기준 23석 확보)를 합한 의석이 여당 단독으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10석(전체 465석 중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K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치면 302∼366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개표 결과 이런 대승이 확인되면 여당의 핵심 공약인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헌법 개정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다카이치의 조기 총선 승부수 통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3일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했다. 당시 그는 “총선은 정권 선택 선거”라면서 “내가 총리로서 적합한지, 국민이 판단해 달라”며 총리직을 걸었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선 중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총리가 결정된다. 이에 ‘정책 대결’보다는 ‘차기 총리 선거’라고 대결 구도를 단순화한 것이다. 스스로 재신임을 묻는 자신감은 높은 지지율에서 나왔다. 총리 취임 직후 80% 내외였던 지지율은 중의원 해산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70% 내외 수준.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유권자층에서는 지지율 90%를 넘겨 압도적이다. 첫 여성 총리인 그는 기존 총리들에 비해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도 능숙하다. 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들은 다카이치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유세를 펼쳤다.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자민당 정조회장 대리는 “안티도 있겠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 일본 내에서 가장 강력한 킬러 콘텐츠”라며 정치권의 분위기를 전했다.● 군사력 강화와 개헌 등 ‘다카이치표 보수 정책’ 힘 받을 듯 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를 통해 일본 사회의 보수 색채가 더 짙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강경 보수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당시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가 되자 26년간 연정을 꾸렸던 공명당이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해 역사관 등을 문제 삼으며 결별을 통보했다. 그 결과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보다 더 강경 보수로 평가받는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강한 일본’ 재건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표 보수 정책들이 브레이크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3대 안보 문서 개정, ‘살상 무기’ 수출 제한 해제, 비핵 3원칙 재검토 같은 정책들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9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선물을 건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같은 방위력 강화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 등은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가 중도 포기했던 헌법 개정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인 1946년 공포된 일본 헌법의 9조 1항은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 포기한다는 내용이고, 2항에선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의 교전권을 금하고 있다. 이에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하지만 80년 만에 개헌을 통해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란을 없애고 ‘군사 대국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시라토리 히로시(白鳥浩) 호세이대 교수(정치학)는 “중의원뿐만 아니라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도 일부 야당의 협조를 얻으면 개헌 발의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에선 ‘일본이 위험한 행보를 걷고 있다’는 인식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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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총선 압승… “개헌 의석 확보 확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단독 과반(233석) 확보에 성공했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하면 개헌 발의가 가능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총 465석 중 310석) 이상 달성도 확실시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NHK방송은 개헌 발의 의석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NHK에 따르면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오후 10시 40분 기준 자민당은 전체 465석 중 256석을 확보했다. 이날 투표 종료 후 발표한 NHK 출구조사 결과(오후 8시 기준)에 따르면 자민당은 274∼32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28∼38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할 경우 302∼366석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자체 출구조사에서 자민당 300석 내외, 일본유신회 34석 내외로 여당 의석을 합해 310석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정권은 선거 전(자민당 198석, 일본유신회 34석·총 232석)보다 의석수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NHK방송과 아사히신문의 출구조사 결과와 비슷한 최종 결과가 나올 경우 자민당은 2024년 10월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잃은 이후 1년 4개월 만에 복구에 성공하게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 지난해 10월 공명당의 결별 선언 뒤 일본유신회와 새로 연정을 구성해 가까스로 정권을 출범시킨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예상되는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자민당의 힘만으로도 재지명이 가능하게 됐다. 재신임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총리가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8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전까지 큰 선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함께 개헌 발의선인 310석을 얻을 경우 헌법 개정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전쟁과 무력 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을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북아 안보 질서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첫 여성 총리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인기에 중일 갈등 격화, 고물가 같은 경제 불안 등이 더해지며 일본 사회의 보수색이 더욱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중도 세력 결집을 주장하며 만든 신당인 ‘중도개혁연합’은 선거 전(172석)보다 의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NHK는 출구조사에서 ‘중도개혁연합’이 37∼91석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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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 일본’ 내걸고 압승한 다카이치…‘전쟁 가능국’ 개헌 속도낼듯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 과반(총 465석 중 233석)을 훌쩍 뛰어넘는 압승을 이끌어냈다. 70% 내외의 높은 내각 지지율에 자신감을 얻고 선택한 그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40분 기준 자민당은 256석을 확보했다. NHK와 아사히신문 출구조사(오후 8시)에 따르면 자민당은 274~328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198석)보다 최소 76석, 많게는 130석이나 의석이 증가한다는 것.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의 중의원 역대 최대 의석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시절인 1986년의 300석이다. 하지만 당시엔 전체 의석이 512석으로 현재(465석)보다 많았다.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8일 오후 10시40분 기준 23석 확보)를 합한 의석이 여당 단독으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10석(전체 465석 중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K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치면 302~366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개표 결과 이런 대승이 확인되면 여당의 핵심 공약인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헌법 개정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다카이치의 조기 총선 승부수 통해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3일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했다. 당시 그는 “총선은 정권 선택 선거”라면서 “내가 총리로서 적합한지, 국민이 판단해 달라”며 총리직을 걸었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선 중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총리가 결정된다. 이에 ‘정책 대결’보다는 ‘차기 총리 선거’라고 대결 구도를 단순화시킨 것이다.스스로 재신임을 묻는 자신감은 높은 지지율에서 나왔다. 총리 취임 직후 80% 내외였던 지지율은 중의원 해산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70% 내외 수준.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유권자층에서는 지지율 90%를 넘겨 압도적이다. 첫 여성 총리인 그는 기존 총리들에 비해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도 능숙하다.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들은 다카이치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유세를 펼쳤다.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자민당 정조회장 대리는 “안티도 있겠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 일본 내에서 가장 강력한 킬러 콘텐츠”라며 정치권의 분위기를 전했다.● 군사력 강화와 개헌 등 ‘다카이치표 보수 정책’ 힘 받을 듯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를 통해 일본 사회의 보수 색채가 더 짙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강경 보수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당시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가 되자 26년간 연정을 꾸렸던 공명당이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롯해 역사관 등을 문제 삼으며 결별을 통보했다. 그 결과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보다 더 강경 보수로 평가받는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았다.이에 따라 ‘강한 일본’ 재건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표 보수 정책들이 브레이크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3대 안보 문서 개정, ‘살상 무기’ 수출 제한 해제, 비핵 3원칙 재검토 같은 정책들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선물을 건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같은 방위력 강화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마이니치신문 등은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가 중도 포기했던 헌법 개정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인 1946년 공포된 일본 헌법의 9조 1항은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는 내용이고, 2항에선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의 교전권을 금하고 있다. 이에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하지만 80년 만에 개헌을 통해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란을 없애고 ‘군사 대국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시라토리 히로시(白鳥浩) 호세이대 교수(정치학)는 “중의원뿐 아니라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도 일부 야당의 협조를 얻으면 개헌 발의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에선 ‘일본이 위험한 행보를 걷고 있다’는 인식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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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총선 압승…“개헌 의석 확보 확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단독 과반(233석) 확보에 성공했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하면 개헌 발의가 가능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총 465석 중 310석) 이상 달성도 확실시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NHK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오후 10시 40분 기준 자민당은 전체 465석 중 과반을 넘는 256석을 확보했다. 이날 투표 종료 후 발표한 NHK방송 출구조사 결과(오후 8시 기준)에 따르면 자민당은 274∼32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28∼38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할 경우 302~366석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자체 출구조사에서 자민당 300석 내외, 일본유신회 34석 내외로 여당 의석을 합해 310석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정권은 선거 전(자민당 198석, 일본유신회 34석·총 232석)보다 의석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NHK방송과 아사히신문의 출구조사 결과와 비슷한 최종 결과가 나올 경우 자민당은 2024년 10월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잃은 이후 1년 4개월 만에 복구에 성공하게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 지난해 10월 공명당의 결별 선언 뒤 일본유신회와 새로 연정을 구성해 가까스로 정권을 출범시킨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예상되는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자민당의 힘만으로도 재지명이 가능하게 됐다. 재신임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총리가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8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전까지 큰 선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함께 개헌 발의선인 310석을 얻을 경우 헌법 개정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을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북아 안보 질서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첫 여성 총리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인기에 중일 갈등 격화, 고물가 같은 경제 불안 등이 더해지며 일본 사회의 보수색이 더욱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중도 세력 결집을 주장하며 만든 신당인 ‘중도개혁연합’은 선거 전(172석)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NHK는 출구조사에서 ‘중도개혁연합’이 37~91석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NHK방송은 개헌 의석 확보가 확실시 된다고 전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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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명문 사립대 USC, 146년 역사 첫 한인 총장

    미국 서부의 명문 사립대로 한국인 재학생이 많은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한인 총장이 탄생했다. USC에서 한국계 총장이 나온 건 146년 역사상 처음이다. 4일(현지 시간) USC 이사회는 김병수 임시 총장(사진)을 만장일치로 13대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수전 노라 존슨 USC 이사회 의장은 “그는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에 고등교육 분야에서 USC의 차별화된 리더십과 제도적 도약을 이끌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 총장 재임 중 그는 흠잡을 데 없는 인품, 대학 구성원에 대한 존중, 어렵고 복잡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용기 등 USC의 핵심 가치를 몸소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우드랜드힐스에서 태어난 김 총장은 하버드대 사회학과와 하버드대 로스쿨, 런던정경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2년까지 9년간 연방 검찰 LA 지부에서 사기전담반 검사로 일하며 의료보험 과다 청구, 정부 지원금 횡령, 지식재산권 침해 등과 같은 사건을 담당했다. 또 USC 로스쿨에서 형사법을 강의하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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