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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공단은 19일 일본 교토시환경보전활동추진협회(KEAA)와 양국 환경교육 협력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일본 교토의 미야코 에코로지센터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안종일 환경공단 이사장과 니카와 다쓰로 KEAA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에코로지센터는 1997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협약 제3차 당사국 총회’를 기념해 설립됐다. 이 총회에서 온실가스의 실질적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환경공단과 KEAA는 협약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환경교육 추진과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두 기관은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공유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 등을 함께 제작하기로 했다. 또 환경교육 포럼과 세미나도 협력해 연다. 안 이사장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두 기관이 실질적인 협력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자경위)는 19일 부산 연제구 자경위 중회의실에서 ‘2024년 부산자치경찰 치안 리빙랩’ 최종 성과보고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치안 리빙랩은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시민을 참여시키기 위해 2022년 도입됐다. 시민이 제안한 아이디어 가운데 우수한 것을 실제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자경위는 올해 시민이 제안한 3개 정책을 치안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해 왔으며 그 성과를 이날 발표한다. 우선 최근 절도 등의 범죄 발생이 빈발하는 무인점포의 환경 개선 방안에 대해서 검토했다. 키오스크와 출입구, 매장 내부에 각종 슬로건을 부착하는 등 인테리어를 개선해 무인점포의 범죄 발생을 줄이고자 했다. 또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자의 안전한 PM 사용을 유도하는 교육용 동영상을 제작했다. 초등학생이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하차구역’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도 분석했다. 자경위 관계자는 “중고물품 거래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기 피해를 막는 ‘중고거래 안전지대’가 부산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는 2022년 치안 리빙랩 공모에서 시민이 제안한 정책”이라며 “시민의 의사가 반영된 치안 정책을 발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허탈하네요.” 9일 오후 9시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앞 상가. 횟집을 운영 중인 40대 김모 씨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광안리 상공을 화려한 불꽃으로 수놓았던 제19회 부산불꽃축제가 끝난 뒤 민락수변공원을 가득 채웠던 관람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불꽃축제 관람을 마친 이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대중교통으로 귀가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며 수변공원 앞 상가를 벗어났다. 생선회와 분식 등을 파는 음식점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1만 명 가까이 다녀갔지만 상가는 ‘텅텅’14일 수영구에 따르면 이날 수변공원에서 30분 이상 체류한 인파는 9330명으로 집계됐다. 제18회 불꽃축제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4일의 수변공원 방문객 수는 1만3607명이었다. 모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대목임에도 일대 상권에는 활기가 돌지 않는 분위기였다. 음식점 주인들은 “찾는 손님이 적을뿐더러 준비한 포장용 음식들도 많이 팔리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특히 푸드트럭을 문제 삼는 이들이 많았다. 한 상인은 “수변공원과 맞붙은 1차선 일방통행로 옆에서 통닭구이와 와플 등을 파는 푸드트럭 여러 대가 영업했다. 상대적으로 수변공원에서 먼 식당의 포장 음식 손님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일대 상권은 1년 넘게 고전하고 있다. 수영구가 지난해 7월 2만884m²(약 6317평)의 수변공원 전역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한 뒤부터다. 수변공원은 2000년대부터 주말 밤이면 근처 상가에서 구입한 음식을 술과 함께 즐기려는 청춘남녀가 몰려들었으나 음주 시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된다고 하자 방문객이 급감한 것. 수영구가 침체한 수변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일대에 대규모 빛 조형물을 설치해 ‘제1회 민락루체페스타’를 열고 있지만 방문객 증가세는 더딘 것으로 평가됐다. 손정범 민락수변공원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빛 조형물을 보기 위한 목적 하나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다”며 “운동을 위해 기존에도 자주 찾던 이들이 잠시 멈춰 사진을 찍고 금세 자리를 뜨니 상가로 유입되진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술 마셔도 적발 0건, 상인들 “규제 풀라” 반발이날 금주구역인 수변공원 곳곳에서 술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50대 중년 남녀 10여 명은 수변공원 계단에 둘러앉아 방어회를 가운데 놓고 흥겹게 대화를 나눴다. 한 남성은 “김 여사, 물 한 잔 더 하이소”라며 생수병에 든 술을 권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외국인 남녀 5명은 금주구역 지정 사실을 모르는지 포장 음식 옆에 소주병과 맥주 캔을 두고 대수롭잖게 술을 즐겼다. 음주 단속요원은 없었다. 수영구 관계자는 “전담 단속원 2명이 모든 구역을 단속할 수 없다”며 “생수병 안에 술이 들었는지를 확인하는 과도한 단속은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지양 중”이라고 했다. 이날을 비롯해 현재까지 수영구가 수변공원의 음주를 적발해 부과한 과태료는 1건도 없다. 전문가들은 수변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이 ‘풍선효과’를 낳는 만큼 정책 수정 등을 위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협회장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수영구가 기존 정책을 계속 고수한다면 상가는 물론 근처 아파트단지의 활기도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어떻게 정책을 수정할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관광객이 수변공원에 몰려들어 상인은 이득을 봤으나 인근 주민은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며 “어떻게 하면 관광객과 상인, 주민 등이 한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경찰학을 공부하며 사설탐정 자격을 취득한 만학도(성인학습자) 대학생들이 20대 동료 학생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에 도움을 주겠다며 ‘교내 탐정’을 자처하고 나섰다. 부경대는 미래융합대학 경찰범죄심리학 전공 학생으로 꾸려진 ‘대학생 공익탐정단’이 최근 발대식을 하고 공식 활동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공익탐정단은 탐정사 자격을 취득한 만학도 대학생 8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범죄학을 비롯해 범죄심리학, 경찰수사론, 과학수사실습 등의 전공 수업을 들으며 민간 조사 전문가가 되기 위한 전문성을 쌓고 있다. 이들은 부경대 학생이 요청하는 각종 조사를 무료로 진행한다. 학생 사이의 갈등이나 가정불화 등에 대한 고민 상담을 벌이고 필요할 때 각종 수사 기법을 동원해 조사에 나선다. 공익탐정단의 지도교수를 맡은 함혜현 부경대 경찰범죄심리학 교수는 “범죄 피해를 겪은 학생이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공익탐정단을 찾아 어떻게 대처하면 될지 먼저 조언을 구할 수 있다”며 “공익탐정단은 피해 학생이 거주하는 원룸 등을 찾아 지문 채취를 하며 초기 증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탐정단은 교내 범죄를 막기 위한 순찰도 수시로 나설 예정이다. 공익탐정단은 최근 ‘화장실의 작은 구멍의 정체를 밝혀 달라’는 여학생의 신고를 접수하고 관련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공익탐정단장을 맡은 백운용 씨는 “교내 문제를 해결하는 탐정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상당수가 졸업 후 탐정사무소 개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샤워 공간이 생기면 좋겠어요.”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요트경기장 화장실. 해운대 해변을 따라 송정해수욕장까지 왕복 15km를 달리고 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김민훈 씨(37)가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어 대충 얼굴을 씻은 뒤 양변기 칸에서 속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5개월 동안 달리며 10kg을 감량했을 정도로 러닝에 푹 빠진 그는 달리기 동호인 사이에서 화제인 ‘러너스테이션 조성’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씨는 “러너스테이션에 운동 후 씻을 수 있는 샤워 시설이 갖춰진다면 전국의 많은 러너가 찾아올 것”이라며 “부산의 러너들이 대중교통이 아닌 차를 몰고 훈련 거점을 찾는 만큼 이곳처럼 주차시설이 충분히 확보된 곳에 지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14만 m²의 넓은 부지에 조성된 수영만요트경기장은 400대 넘는 차량을 무료로 댈 수 있어 밤낮으로 러너들이 찾는다. 하지만 내년부터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이용할 수 없게 된다.● 60억 원 들여 러너스테이션 2곳 조성 러너스테이션은 러너들에게 훈련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달리기 훈련 거점에 물품 보관함과 탈의실 등을 설치한 곳이다. 올 5월부터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운영 중인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이 대표적이다.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약 60억 원을 들여 2곳의 ‘리버·오션 러너스테이션’을 설치한다.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9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2026년까지 2237억 원을 투입해 ‘생활체육 천국 도시 부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이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내용 등이 핵심으로 담겼는데, 여기에 러너스테이션 조성 계획이 포함됐다. 현재 러너스테이션 입지 등을 결정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시는 수영강이 인접한 부산도시철도 2호선 민락역에 ‘리버 러너스테이션’, 바다가 가까운 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역에 ‘오션 러너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두 곳 모두 부산시가 활용할 수 있는 도시철도 역사 내 유휴공간이 넉넉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시는 설계비와 공사비 등 26억 원을 들여 역사 내 132m²(약 40평) 공간에 러너스테이션을 짓고, 연간 4억 원을 들여 러너들을 위한 기초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탈의실 등의 시설을 두는 것 외에도 다양한 러닝 코스가 안내된 대형 멀티미디어 시설도 설치한다. 부산의 신발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러닝화를 대여하는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시는 부산시민공원이나 부산항친수공원 등에도 러너스테이션을 조성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샤워 시설 검토… 동네 목욕탕과 협업도 추진 러너스테이션 내 샤워 시설을 갖추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의 경우 샤워 시설이 없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에 샤워장을 설치하면 운동하지 않은 노숙자 등이 찾을 수 있다”며 “달린 거리를 인증한 이들에게만 샤워장을 개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목욕탕을 달리기 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목욕탕이란 뜻의 ‘센토(錢湯)’와 달리기를 뜻하는 ‘런(Run)’의 합성어인 ‘센토런’이 유행 중이다. 목욕탕이 러너의 짐을 맡아주고 달린 뒤 목욕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 시는 목욕탕에 예산을 지원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면 러너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침체한 동네 목욕탕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정용각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과 명예교수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부산시의 정책 추진이 시설 조성에만 집중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시민에게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 지도자를 어떻게 배출할지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문수 동의대 경기지도학과 교수는 “공청회를 열어 러너스테이션의 입지와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시는 부산육상연맹 등과 함께 올해 말까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러너스테이션 조성 방안을 결정한다. 내년 초 실시설계와 입찰을 거쳐 12월까지 1곳의 러너스테이션 문을 연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에어부산은 취항 1주년을 맞은 부산∼일본 마쓰야마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80%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에어부산은 국내 항공사 중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이 노선을 취항해 현재 단독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금까지 해당 노선을 이용한 탑승객이 약 5만5000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마쓰야마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일본 남쪽의 소도시로 알려져 있다. 온천과 골프,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다. 에어부산은 주 3회 운항했던 이 노선을 9월부터 주 5회로 증편했다. 또 겨울철 운항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는 주 6회로 운항횟수를 늘렸다. 에어부산은 취항 1주년을 기념해 홈페이지에 가입한 회원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부산∼마쓰야마 왕복 항공권을 구매하면 바로 쓸 수 있는 2만 원 할인쿠폰을 20일까지 350명에게 제공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그동안 김해공항에서 왕복할 수 있는 일본 소도시 직항편이 적었다”며 “계절 수요에 맞춰 도야마와 미야자키 등을 오가는 부정기편을 운항해 노선을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8일 새벽 제주 앞바다에서 고등어를 잡던 129t급 대형 어선이 침몰해 선원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어선이 어획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1분경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에는 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등 27명이 조업 중이었다. 해경에 따르면 135금성호는 잡은 어획물을 운반선에 옮겨주기 위해 대기하다가 뱅그르르 돌며 전복됐다. 현장 선원들은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불과 20∼30초 만에 전복됐다”고 말했다. 135금성호는 오전 5시 13분경 완전히 침몰해 약 90m 수심 아래로 가라앉았다. 135금성호 승조원 중 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 등 15명은 현장에서 구조됐으나 이 중 주모 씨(57)와 한모 씨(54) 등 한국인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나머지 13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12명은 선체 안이나 바다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사고 해역 수온(22도)을 감안하면 ‘골든타임’은 24시간 정도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용자원 및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수색 및 구조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했다.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제주 비양도 해역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의 선사가 있는 부산 중구 동광동의 5층 건물의 1층 출입문은 8일 오후 굳게 닫혀 있었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건물 3층 창문으로 선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모습이 언뜻 보였지만 1시간 넘게 건물 밖으로 나오거나 들어가는 이는 없었다. 실종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도 찾지 않았다. 카메라를 든 취재진이 건물 앞에 대기하자 주변 상인들은 “여기가 제주도에서 침몰한 배를 운영하는 회사인가 보다”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선사는 실종자 가족에게 연락해 사고 경위와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분주하게 사고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대책을 추진 중인지 물으니 선사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과 연락해야 해서 응대할 겨를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건물 밖으로 나와 기자들은 만난 선사 대표의 지인 A 씨는 “큰 사고가 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선사를 찾았다”며 “대표와 책임자급 직원 대부분이 오전 일찍 제주 사고 현장으로 갔고, 사무실에는 급한 전화를 받으며 비상 대기하는 직원만 남았다”고 말했다. 사고 어선에 한국인 선원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A 씨는 “연근해어업을 하는 국내 대형선망수협 소속 회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직원에 대한 처우가 특히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인력 부족에 시달리지 않았기에 다른 선사에 비해 외국인 선원 고용 비율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대형선망수협과 해경 등에 따르면 침몰한 금성호는 보름달이 밝게 뜨는 ‘월명기’(음력 14일부터 19일) 직후인 지난달 23일(음력 9월 21일) 낮 부산에서 출항해 제주해역에서 고등어잡이 조업을 해왔다. 대형선망수협 어선들은 25일을 조업하고 월명기에는 조업을 쉰다. 등선의 집어기를 켜 고등어를 유인하는데 달이 밝아 물고기가 어선으로 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어잡이 어선은 본선 1대와 등선 2대, 운반선 3대 등이 1개 선단을 이뤄 조업한다. 등선이 불을 밝혀 고등어를 유인하면 본선이 그물을 내려 잡는다. 운반선은 어획한 물고기를 항구로 옮긴다. 1개 선단에는 70명 안팎이 근무한다. 부산의 대형선망수협에는 18개 선단이 국내 연근해에서 조업 중이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제주 사고 해역 근처에 조업 중인 다른 선단에 실종자 수색에 힘을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금성호는 이날 오전 4시 33분경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침몰했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16명과 외국인 11명 등 27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구조된 15명 중 한국인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실종된 선원은 총 12명으로 한국인 10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 여자농구부가 ‘2024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농구 U리그’에서 전 경기 승리를 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부산대는 4일 오후 부산대 경암체육관에서 열린 대학농구 U리그 결승전에서 단국대를 62―50으로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리그전에서 전국 6개 대학 농구부와 실력을 겨룬 부산대는 12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모두 이기는 기록을 세웠다. 부산대는 예산 1위로 4강에 올라 수원대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단국대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결승 전반에는 22―24로 단국대에 뒤졌으나 후반에 고은채와 황채연 선수를 중심으로 빠른 공격을 성공시키며 점수를 쌓아 통합 우승을 하게 됐다. 농구 리그의 전 경기 승리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록이다. 비결에 대해 농구부 지도를 맡고 있는 김규정 부산대 나노과학기술대 교수는 “선수에게 강압적이거나 강도 높은 훈련을 시행하지 않는다”며 “코치진은 선수 스스로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에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창단한 부산대 농구부는 총 10명으로 꾸려졌다. 체육교육과 소속인 선수들은 낮에는 강의를 듣고 매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체육관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대 여자농구부는 2017년 종별선수권대회 우승, 2019년 대학리그 통합 우승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음악분수 앞. 하늘 높이 날던 드론이 “우웅” 프로펠러 굉음을 내며 지상 쪽으로 서서히 내려왔다. 지상 30m 위 상공에 멈춘 드론은 바닥 쪽으로 긴 와이어를 늘어뜨렸고, 와이어 끝에는 포장 상자를 담은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었다. 드론 업체 직원은 상자 속에 담긴 핫도그를 꺼내 기자에게 건넸다. 기자는 이곳에 설치된 배너의 안내에 따라 음식을 주문했고, 드론이 800m 떨어진 푸드코트에서 조리된 음식을 배송해 왔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지난달 22∼26일 부산시민공원에서 ‘드론을 활용한 푸드코트 음식물 배송 실증사업’을 시행했다. 공원이나 해수욕장 등 야외 유원지에서 음식물 드론 배송사업을 도입하기 전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드론이 음식물을 나르는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신기해했다. 부산진구 연지동 주민 김모 씨(42)는 “반경 500m 거리의 부전시장에서 드론으로 물품을 이곳까지 배송하면 좋을 것 같다”며 “시장의 다양한 먹거리를 공원에서 즐길 수 있고 상인들의 매출도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6일 테크노파크에 따르면 드론 실증이 이뤄진 닷새 동안 하루 평균 8회의 드론 배송이 이뤄졌다. “여기는 음악분수 배송점입니다”라고 적힌 배너의 드론 배송 이용법에 따라 QR코드를 스캔해 주문 사이트에 접속하고, 떡볶이와 햄버거 등의 음식 중 원하는 것을 골라 결제하니 따뜻하게 조리된 음식이 약 20분 뒤 도착했다. 드론 대부분이 무사하게 목적지까지 음식물을 전달했지만, 거센 바람에 와이어에 묶인 음식물이 쏟아지는 상황도 한 번 발생했다고 한다. 또 통신 장애로 드론이 음식물을 목적지에 배달하지 못하고 출발 지점으로 자동 복귀하는 일도 있었다. 조기환 부산테크노파크 미래항공산업기술센터장은 “음식을 넣은 상자 무게가 가벼워 드론이 이동 중 바람에 크게 흔들려 생수병을 넣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통신장애 문제를 해결하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음식물을 배송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노파크와 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남해안권 무인 이동체 모니터링 및 실증기반 구축 사업’에 선정돼 이 같은 드론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과 경남, 전남 등에 초광역 드론 기반 시설을 구축해 드론의 신규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사업은 지난해 시작됐으며 2025년까지 이어진다. 테크노파크는 드론을 이용한 야외 음식물 배송을 어느 지역에서 언제부터 시작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단계라고 했다. 드론 기체 추락 등에 따른 안전사고의 우려와 소음 민원이 적은 곳을 대표적인 장소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시민공원이나 해운대해수욕장 등보다는 사람이 적은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캠핑장 등 낙동강 둔치 공원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드론을 이용한 음식물 배송 사업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드론 거점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여러 대의 드론이 안전하게 음식물을 배송하는지 등을 관제하는 센터의 구축은 필수”라며 “여기에는 간단한 음식물을 조리하는 곳과 식자재 창고 등의 공간도 함께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테크노파크는 2021년부터 드론 배송 사업을 하는 ‘해양드론기술’과 드론 배송 실증을 진행했다. 한국해양대의 기술지주인 이 업체는 부산 영도구에서 부산항 묘박지에 정박한 선박으로 선원이 요구하는 피자 등의 음식과 유심칩 같은 생필품을 드론으로 배달하고 있다. 1회 배송료는 거리에 상관없이 1만 원을 받고 있다. 올해 이 업체는 160건이 넘는 드론 배송을 시행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병원 찾기가 쉬워졌어요.” 4일 오후 경남 김해시 인제대 국제교류처 건물 1층. 베트남 유학생 부이득캄 씨(24)는 ‘Global Health Care Hub(글로벌 헬스케어 허브)’라는 명칭이 붙은 키오스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초 설치된 이 기기는 외국인 유학생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유학생이라도 아프면 난처하기 일쑤였다. 자신의 질환을 치료할 곳이 내과인지 정형외과인지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마땅한 병원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이 기기는 여러 질문을 통해 환자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가까운 병원 등을 안내한다.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등 10개 언어로 이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비염을 앓는 베트남 유학생이 이 기기를 활용해 병원을 찾는 과정을 보면, 유학생은 먼저 키오스크 첫 화면에서 베트남어를 선택한다. 아픈 부위인 얼굴을 터치한 뒤 다음 화면에 콧물이 나는지 재채기가 나는지 등의 증상을 체크한다. 현재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1부터 5까지 숫자 가운데 선택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해당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이비인후과가 키오스크에 떴다. 출력된 용지에는 해당 병원의 진료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적혔다. 인제대는 이 같은 다국어 의료 안내 키오스크를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인제대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아픈 유학생과 병원에 동행해 앓고 있는 증상을 의료진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의료 통번역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며 “유학생들이 더욱 안전하고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료 복지와 관련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광안대교 통행료를 상습적으로 내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형사고소가 처음 진행된다. 부산시설공단은 광안대교를 이용하며 계속해서 통행료를 납부하지 않은 ‘악성 미납자’ 33명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시설공단은 2003년 개통한 광안대교를 통과하는 차량 가운데 통행료를 내지 않는 차량에 대해 사전고지와 납부고지, 독촉고지, 압류예고 등 4단계의 고지서를 발송해 왔다. 독촉고지서 납기일까지 통행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유로도로법’에 따라 10배에 해당하는 부가통행료를 부과한다. 또 압류예고 고지서 납기일까지 요금을 내지 않으면 차량 압류를 진행해 납부를 유도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미납 건수는 2021년 38만여 건, 2022년 42만여 건, 지난해 45만여 건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에 시설공단은 올해부터 처벌 수위를 높여 고의로 통행료를 내지 않은 악성 미납자를 추려 법적 책임을 묻기로 한 것. 처음 이뤄지는 형사고소 대상자는 33명으로 미납 금액은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미납 건수가 많은 이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2년에 걸쳐 690회 통행료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납액은 과징금을 포함해 707만3000원이었다. 광안대교 같은 유료 도로의 통행료를 고의로 납부하지 않으면 형법(편의시설부정이용)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아시아 50여 개 대학 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 연합대학’ 설립을 검토 중인 가운데 동서대가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2년 동안 자국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 청년들이 나머지 2년은 원하는 국가의 대학을 찾아 수업을 듣고 졸업장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 총장들의 구상이다. 동서대는 ‘2024년 아시아대학총장포럼(AUPF)’에서 아시아 연합대학 설립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AUPF는 아시아 대학 간의 교류 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02년부터 매년 국가와 대학을 달리해 열리고 있다. 올해는 부산 사상구 동서대 캠퍼스와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연합대학의 핵심은 각국 학생이 AUPF에서 공동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강의를 이수하면 회원 대학 어디든 이를 정식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최소 학점 기준을 넘긴 학생은 원하는 국가의 대학을 찾아 오프라인 수업을 듣고 졸업할 수 있다. 졸업장은 오프라인 강의 수강 대학의 명의로 수여된다. 예를 들어 웹툰 작가를 꿈꾸는 태국 청년이 2년 동안 온라인에서 관련 전공 수업을 듣고 동서대 웹툰학과를 찾아 실습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된 것. AUPF 대학들은 이 같은 연합대학을 이르면 내년 가을학기부터 시범 운영하기 위해 실무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AUPF 회원 대학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곳으로 학생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시아 청년에게 인기 있는 국가의 대학은 유학생을 대거 유치해 등록금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개발도상국 대학은 되레 학생 유출이 가속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경호 동서대 국제처장은 “개발도상국 대학은 AUPF에 소속돼 한국 등으로 학생을 송출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에서 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대학과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함께 활용하며 정보기술(IT) 향상 등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에 사용되는 플랫폼은 2015년 동서대가 내놓은 GAA(Global Access Asia) 등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을 대표하는 우수 강의를 제작해 이곳에 올리면 회원 대학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교수가 한국어로 강의하더라도 인공지능(AI) 등이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다. AUPF에는 중국 광둥외어외무대, 말레이시아 아시아퍼시픽대, 태국 방콕대, 인도 벨로르공대 등 61개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김해공항∼튀르키예 이스탄불 직항 노선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튀르키예와 항공회담을 갖고 ‘지방공항∼이스탄불 전용 여객 운수권 주 3회 신설’을 합의했다. 이 노선의 신설은 부산시가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국토부 등에 요청한 사안이다. 국내 지방공항의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지방공항 가운데 부산 김해국제공항이 운수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항공업계는 예상한다. 현재 한국∼튀르키예 노선의 여객 운수권은 한국과 튀르키예가 각각 11회씩 편도 운항할 수 있는 주 22회로 설정돼 있다. 이달 기준 탑승률이 85%를 넘어서는 등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태껏 우리나라의 출발·도착 지점은 모두 인천공항이었다. 지방공항 전용 여객 운수권 신설이 항공회담으로 확정되면서 부산 등 지방에서 튀르키예까지 갈 수 있는 직항 노선이 추가로 만들어지게 됐다. 부산시는 부산과 경남, 울산 주민을 비롯한 기업 관계자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김해공항과 이스탄불을 오가는 노선을 신설해 줄 것을 국토부에 여러 차례 요청했다. 의욕적으로 해외 장거리 노선을 확장하고 있는 튀르키예항공도 국내 지방공항 중 김해공항 취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떤 지방 공항이 최종 운수권을 배분받을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탄불공항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허브공항이다. 김해공항에서 약 8300km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김해공항에서 한번에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곳은 4745km 떨어진 싱가포르였고, 이보다 먼 곳에 가려면 인천공항 등을 거쳐야 했다. 부산과 5400km 떨어진 인도네시아 발리를 오가는 노선의 운항은 30일부터 시작됐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문 닫는 가게가 점점 더 늘고 있어요.” 17일 오후 8시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앞 상가. 횟집을 운영 중인 김모 씨(45)는 “반경 500m 내 가게 100여 곳 중 횟집과 편의점 등 20곳이 최근 1년 새 폐업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불 꺼진 채 문 닫힌 가게가 주변에 즐비했고, 통유리창에 ‘임대’ 문구가 붙은 곳도 많았다. 수영구가 지난해 7월 2만884㎡(약 6317평)의 수변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한 뒤로 일대 상권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했다.● 금주구역 지정되자 관광객 떠났다파도에 해안가가 침식되는 것을 막으려 조성한 호안시설인 수변공원은 2000년대부터 밤이면 청춘남녀가 몰려들었다. 근처 상가에서 포장한 생선회 등을 술과 함께 이곳에서 즐겼다. 금주구역 지정으로 음주행위 적발 때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됨에 따라 방문객이 급감했고 상가에도 영업 타격이 발생했다. 이날 수변공원에 앉아 포장 음식을 즐기는 이들은 두 팀뿐이었다. 방문객 대부분이 러닝 등의 운동을 하며 빠르게 이곳을 지나쳤다. 금주구역 지정으로 수변공원 방문객 수가 급감해 일대가 쾌적해졌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근처 상가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만큼 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행정안전부의 자치법규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금주구역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87곳이다. 이들 지자체는 건강한 음주 문화를 확산하고 주민 건강 유지를 위해 도시공원과 학교, 어린이보호구역, 대중교통시설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외에 ‘시장과 구청장 등 지자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곳’이라는 별도 조항을 적용해 금주구역을 지정한 곳도 있다. 동아일보가 전국 기초지자체에 정보공개 청구 등으로 확인한 결과 5곳의 기초지자체가 지자체장의 필요에 따라 특정 지역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했다. 수영구(민락수변공원)와 경남 김해시(구산1 주공아파트 상가 근처), 인천 동구(동인천역 북광장), 충남 아산시(온양온천역 광장), 제주시(탐라문화광장, 북수구광장) 등이다. 이 가운데 불특정 다수의 관광객이 모이는 명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한 곳은 수영구가 유일했다. 나머지 지자체는 “노숙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상습 야외 음주를 즐기는 곳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했다. 민락수변공원 외 나머지 주변에는 대규모 상가가 형성돼 있지 않아 금주구역 지정에 따른 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시간·구역의 음주 허용해야” 상인들은 정책 시행 직후 수변공원 인근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매출 감소 등의 피해가 최근에는 멀리 떨어진 상가로 번지고 있다고 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협회장은 “정책 시행 직후 수변공원 인근에만 폐업 등이 집중됐지만 1년이 지나면서 수변공원과 멀리 떨어진 상가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수영구가 다양한 야외행사를 진행해 음주 없이도 이곳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지만 1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락수변공원 비상대책위원회 손정범 사무국장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등 특정 시간에만 음주를 허용하거나, 특정 구역에서만 음주가 이뤄지게 만들면 이곳을 오히려 세계적인 야간 명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수영구에 이런 대책 추진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영구는 다음 달부터 민락수변공원 일대에서 대규모 빛 축제 ‘제1회 밀락루체페스타’를 여는 등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수영구 관계자는 “금주구역으로 수변공원을 계속 운영하려는 구청장의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수영구에 따르면 금주구역 추진 1년 전인 2022년 7월 민락수변공원을 찾은 방문객 수는 19만9000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방문객 수는 10만3000명, 올해 7월에는 6만1000명 등으로 2년 사이 방문객 수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매일 주야간에 2명의 단속요원이 수변공원 내 음주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과태료는 1건도 부과되지 않았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주한미군의 보급창고인 부산 55보급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24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1분경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오후 6시 53분경 관할 소방서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 중이다. 불은 군부대 내 냉동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인근 지역으로 불이 번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55보급창은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 등을 보관하는 미군 부대 시설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동서대 게임학과는 부산경찰청의 의뢰를 받아 청소년 도박 예방 게임인 ‘거북이 레이스’를 최근 개발해 내놨다. 부산경찰청은 호기심에 소액으로 시작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는 도박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청소년에게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같은 교육용 게임 제작을 요청했다. 23일 기자가 인터넷 주소창에 ‘청소년도박예방.com’을 입력하자 플래시 게임 시작 화면이 등장했다. 5000원을 베팅해 이길 경우 3배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에 호기심이 생겼다. 1번부터 3번까지의 거북이 가운데 1번을 골라 시작 버튼을 누르자 거북이들이 달리기 레이스를 시작했다. 5초 뒤 1번 거북이가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고 승리(WIN)를 축하하는 문구가 떴다. 한 번 더 베팅하고 레이스에 나섰지만 결과는 꼴찌. 5000원을 잃었다는 안내가 나왔고, 다음 판 결과도 마찬가지로 3위에 그쳤다. 경찰복 입은 갈매기 캐릭터가 나와 “한 번의 호기심이 중독의 시작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더 베팅하고 레이스에 나서 모든 돈을 잃었고, 베팅 금액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주소와 이름과 같은 개인 정보를 요구했다. “불법 도박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라고 재차 안내됐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지역 중고교를 찾아 도박과 마약 중독 등의 위험성을 알리는 범죄 예방 교육을 벌이며 이 게임을 활용 중이다. 부산경찰청은 게임을 개발한 동서대 재학생 4명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제공했다. 동서대 게임학과 주우석 교수는 “모든 도박 게임이 초기에는 참여자가 승리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심을 끌게 하고 베팅이 되풀이될수록 돈을 잃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했다”며 “지역사회가 요청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해양기후테크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59)은 16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본관 총장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해양기후테크는 해양자원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 기술을 뜻한다. 과학계는 이런 기술이 적용된 설비가 개발돼 상용화되면 바다와 인접한 도시의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총장은 “해양기후테크가 내년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선정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교육부와 환태평양대학협회(APRU)에도 의제 선정을 위해 힘을 써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관련 논의가 정상회의에서 진행되면 의제를 제안한 부산대가 범세계적인 협의가 필요한 해양기후테크 분야의 국제 표준 마련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최 총장은 예상하고 있다. 그는 정상회의 후 ‘해양기후테크 국제인증센터’를 학교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제인증센터는 세계 기업이 개발한 해양기후테크 관련 기기와 설비가 국제 표준 규격에 맞는지를 검증한다. 최 총장은 “국제 표준을 선점한 국가의 기업은 기술과 제품 수출 등에 절대적인 세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해양기후테크로 침체했던 부산 산업계가 도약할 수 있다. 또 세계적인 기술 기업이 부산에 몰려들어 많은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총장은 APRU 활동 중에 이런 전략을 수립했다. 부산대는 서울대와 KAIST 등에 이어 2021년 국내 6번째로 APRU에 가입했다. 그는 올 6월 말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에서 열린 ‘APRU 총장 연례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부와 대학이 내년 APEC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의제 제안을 위해 고심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마침 연례회의에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회원 대학 간의 연구 협력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최 총장은 “바다가 인접한 부산은 관련 연구에 탁월한 조건을 갖췄고, 대학에 기후 관련 전문가도 많아 부산대가 지역 사회와 협업하면 해양기후테크의 세계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 5년 동안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선정됐다. 부산대는 사범대를 보유한 4년제 종합대학과 교육대학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이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최 총장은 “2027년 3월부터 유치원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학과의 신입생을 부산대 이름으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과거 교육대학에서 이뤄졌던 유·초등 교사 양성 교육과 사범대의 중등 교사 및 특수교육 교사 양성이 모두 부산대 캠퍼스에서 이뤄지게 된다. 기존 부산교대가 있던 연제구 캠퍼스에는 평생대학원과 교육대학원이 설치돼 운영될 예정이다. 최 총장은 “두 대학 학생의 학적 등을 전산으로 통합하는 기술적인 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계획대로 대학 통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교사가 부산대에서 배출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올 2월 치러진 총장 선거에서 1순위 임용 후보자로 당선돼 5월 17일부터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최 총장은 1996년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기획처장과 공과대학장 등을 지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는 부산시인권센터를 운영할 단체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시의 인권기본 조례에 따라 2021년 11월 출범한 인권센터는 부산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발굴해 시행해 왔다. 3년 동안 인권센터를 이끌었던 기존 단체의 민간위탁 사업 종료를 앞두고 시는 8월부터 새로운 수탁기관을 선정하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이주민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사단법인 이주민과 함께’가 여태껏 인권센터 운영을 맡았다. 시는 지난달 19일까지 복수의 단체로부터 인권센터 운영 방안과 사업비 집행계획 등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았다. 이어 7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수탁기관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사업계획서 등을 평가했다. 심의위는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점수를 합해 70점 이상인 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을 다음 달부터 2027년 10월 말까지 3년 동안 인권센터를 운영할 단체로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단체 가운데 최소 기준인 70점을 넘은 곳이 없어 수탁기관을 선정하지 못했다. 시는 관련 법에 따라 어떤 단체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인권센터 운영 단체 선정을 위한 재공모 절차를 다음 달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새로운 수탁기관이 선정되기 전까지 현재 인권센터를 운영 중인 단체와의 계약기간을 연장해 기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사하구는 18일부터 20일까지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다대포 선셋 영화축제’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다대포 백사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감독과 배우들도 무대에 올라 영화 촬영 때 에피소드를 전한다. 18일 전야제에는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하고, ‘마다가스카르 뮤직’이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정초신 감독이 제작한 이 작품은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을 세운 사진작가와 작곡가가 현지 아동과 우쿨렐레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19일 오후 4시 30분 시작되는 개막식을 앞두고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가 레드카펫을 밟고, 가수 민경훈 등이 축하 공연을 펼친다. 개막작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 리마스터링 작품이 상영되는데 강제규 감독과 공형진 배우가 무대에 올라 부산에 얽힌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 개막작 상영 후에는 대규모 불꽃쇼가 펼쳐진다. 20일 김형주 감독의 ‘보안관’이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가수 백지영의 무대로 3일 동안의 축제가 끝난다. 영화제 기간 아트몰링 하단 CGV와 장림 롯데시네마에서는 부산 청년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경성대와 동서대, 동의대 학생이 촬영한 10분에서 30분 분량의 독립영화 10여 편이 이곳에서 상영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