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빈

서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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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영빈 기자입니다.

suhcrat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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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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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불공정 논란’ 약관 전면 수정… “깊은 사과”

    네이버가 ‘불공정 논란’을 빚은 뉴스콘텐츠 제휴 약관 개정안을 전면 수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8일 뉴스콘텐츠 제휴 언론사 전체에 e메일을 보내 “약관 개정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현재 동의 절차 중인 개정 약관 대신 추가 수정된 개정 약관으로 다시 동의를 구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정안에는 주요 언론단체가 네이버와의 간담회에서 철회 또는 전면 수정을 요구한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 우선 네이버 기사를 통해 언론사 사이트로의 이동 유도를 금지하는 조항(9조 8항 13호)은 삭제됐다. 언론사들은 지금처럼 네이버 기사에 인터넷 사이트 주소(URL)나 큐알(QR)코드 등을 첨부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상업적 목적을 추구하는 등의 행위는 포털 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제재하기로 했다. 네이버 계열사가 언론사 동의 없이 기사를 연구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8조 3항)은 전면 수정됐다. 계열사는 물론이고 네이버 본사도 언론사의 동의를 받기로 했다. 신설 계열사가 네이버 서비스를 위해 뉴스를 활용할 경우에도 언론사와 협의하도록 했다. 네이버는 5월 말까지 새 개정안의 언론사 동의 절차를 거친 뒤 6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네이버는 3월 7일 언론사들에 아웃링크(네이버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 서비스 선택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철회한 데 이어 3월 30일 언론사와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불공정 약관’을 통보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를 비롯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등 주요 언론단체는 “언론사의 편집권과 영업권,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13일 온신협을 시작으로 언론단체 간담회를 차례로 열어 개정안의 수정 방침을 밝혔다. 온신협 관계자는 30일 “앞으로도 약관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면 언제든지 협회 차원 내지는 개별 언론사 차원의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네이버는 성실히 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13일 온신협 간담회에서 “약관 개정이 필요할 경우 개정안 통보 전과 후 언론사들과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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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도 AI개발에 뉴스 활용… “저작권 적용 확대를”

    챗GPT의 등장으로 국내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저작권 적용 확대와 정당한 비용 책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네이버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개발 중이다. 챗GPT보다 6500배 규모의 한국어를 더 학습한 AI 모델(하이퍼클로바X)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서치GPT 서비스를 올해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13일 한국온라인신문협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네이버 측은 서치GPT 등 AI 연구에 뉴스데이터를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와 제휴 언론사가 맺은 뉴스 약관에는 네이버가 서비스 연구에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계열사도 동의 없이 정보를 이용토록 약관을 개정하려다가 비판에 부딪히자 이를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상용화 후 AI 학습에 뉴스데이터를 사용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19일 “데이터가 오픈된 상태라고 ‘오픈소스’는 아니다”라며 “저작권 개념의 수정과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든 사람에게 돈을 주는 제도가 (제대로) 안 되면 정보 생산의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좋은 뉴스를 만드는 신문사가 돈을 더 받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좋은 신문을 만들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KAIST AI대학원 교수는 “AI 학습은 사람으로 치면 책을 읽고 지식과 인사이트를 얻어 다른 일에 쓰는 것이라 저작권 대상이 아니라는 게 기업의 논리”라며 “현행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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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언론사 동의없이 ‘계열사가 뉴스 활용’… 불공정 약관 논란

    네이버가 언론사로부터 제공받는 뉴스 콘텐츠를 사전 동의 없이 계열사에 공유하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연구개발(R&D) 등에 활용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미디어 업계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이 최신 정보가 담긴 뉴스 콘텐츠를 대가 없이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는 데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 제휴 언론사를 대상으로 통보한 ‘뉴스 콘텐츠 제휴 약관 개정안’에는 언론사 사전 동의 없이 뉴스 콘텐츠를 네이버 계열사의 서비스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계열사를 포함해 네이버가 아닌 다른 회사가 연구개발 목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활용할 경우 사전에 언론사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약관이 개정되면 AI,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첨단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네이버랩스 등 네이버의 자회사는 언론사 동의 없이 뉴스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AI의 ‘챗GPT’처럼 고도화된 AI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선 대규모 뉴스 콘텐츠 학습이 필수적이다. 국내외 IT 업계와 언론계는 뉴스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 없이 특정 기업의 AI 서비스 개발 등에 무제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AI 서비스 기반이 되는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X’를 계열사와 협업해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뉴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학습시킨 AI를 기반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확대도 네이버클라우드 등 자회사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이미지와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기사가 늘어나며 이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늘고 있다”며 “플랫폼 운영사가 이를 활용할 경우 언론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세밀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기업이 AI의 학습과 기술 고도화에 뉴스 콘텐츠를 대가 없이 광범위하게 활용해 온 관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지 미디어 업계 경영진은 챗GPT 등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훈련에 뉴스 콘텐츠가 어느 정도 활용됐는지 검토를 시작했다. AI 기업이 뉴스 콘텐츠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콘텐츠를 사용하는 행위의 문제점과 법적 대응 방안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캐나다 언론사 2000여 곳이 가입한 뉴스미디어연합(NMA)의 대니엘 코피 부회장은 “우리가 투자해 만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다른 이들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건 보상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신문 기사를 학습 소스로 활용하는 AI 서비스 업체가 신문 기사 원작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개정 약관에 불공정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회원의 저작물을 제한 없이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 약관을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해 시정하도록 했다. 개별 계약이 아닌 약관을 통해 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을 경우 이용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네이버 등 IT 기업이 최근 들어 계열사를 통해 추진하려는 주요 기술 개발과 서비스는 결국 AI로 볼 수 있다”며 “뉴스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수익을 내려는 목적인 만큼 합리적인 대가를 받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스 콘텐츠) 정보 이용은 연구 목적으로 한정하는 것이며 기타 상업적 활용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에 배포한 개정안의 약관 문구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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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란 무엇인가:가장 쉽게 설명해드립니다[서영빈의 데이터경제]

    1904년 독일, 사칙연산을 할 수 있는 천재적인 말 ‘한스’가 나타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수학교사였던 오스텐 씨는 ‘내가 기르는 말은 수학계산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하며, 사람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키우던 말이 수학 문제를 맞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수학문제를 내면 문제의 정답만큼 한스가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는 식이었습니다. “2 곱하기 2는?” 질문을 하면 한스가 발굽으로 땅을 4번 두드리는 것이죠. “하나…둘…셋…” 한스의 발굽과 함께 숫자를 세는 구경꾼들의 목소리는 점점 흥분으로 가득 찼습니다. 한스가 발굽을 네 번 두드리고 멈추자, 충격에 휩싸인 구경꾼들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수천만 년을 홀로 지성을 가진 생명체로 살아왔던 인간들은, 자신과 흡사한 지적능력을 가진 생물체를 발견하면 엄청난 충격과 기대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생물체가 인간이 타고 다니던 ‘말’이라니, 얼마나 놀랍고 무서웠을까요. 자연에 대한 이해도 지금만큼 깊지 않았던 시절, 부랴부랴 동물학자와 심리학자 등 각계 전문가로 이루어진 ‘한스 위원회’를 꾸려 한스를 조사했지만, 위원회는 ‘한스는 지성을 타고났다’며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천재적인 말 한스의 등장은 당시 뉴욕타임즈 1면을 장식했습니다.한스는 정말 지성을 가진 동물이었을까요? 얼마 가지 않아 한스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한스는 수학문제를 풀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거죠. 한스가 발굽을 두드릴 때마다 “하나…둘…셋…넷…”하고 숫자를 세던 군중들의 목소리 톤은 미세하게 변했고, 목소리가 가장 흥분으로 고조됐을 때 발굽을 멈추어야 한다는 걸 한스는 알았던 것입니다. 어쨌든 영리한 말이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네요. 다만 인간과 유사한 지성을 가진 생물체가 등장했다는 충격은 곧 수그러들었습니다.100여 년 후 ‘지성을 가진 물체’의 등장에 전 세계는 다시 한번 충격과 공포에 휩싸입니다. 바로 챗GPT입니다. 이번에는 인간과 거의 흡사한, 혹은 더욱 뛰어난 지성체가 나타났다고들 합니다. 물론 챗GPT를 한스의 사례에 비견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단순 눈속임이 아니라, 사칙연산은 물론이고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도 척척 수행할 수 있다는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인간처럼 시도 쓰고, 질문에 답도 하고, 인간의 지성이 언어를 통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죠. 어떤 부분에서는 평균적인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나게 말입니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에 다른 영장류들이 동물원 신세를 지게 됐듯이,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이 AI의 애완동물로 살게 되는 게 아니냐’라는 공포스러운 예견도 나옵니다.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분석’입니다. 챗GPT가 어떤 조각들로 구성돼 어떻게 동작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분해해보는 거죠. 그러다보면 챗GPT가 사실 생각보다 그리 무서운 존재가 아니란 걸 알게 될 수도 있죠. 또 챗GPT가 앞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떤 걸 할 수 없는지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고도로 발달한 ‘다음 낱말 맞추기 기계’챗GPT는 크게 두 번의 학습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먼저 챗GPT의 본체 격인 ‘GPT’에 지식을 학습시키고, 그 다음엔 GPT에게 질문에 답을 하는 행동을 하도록 학습 시키는 거죠. GPT가 나타내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Pre-trained(미리 학습됨)’은 바로 질문에 답하기, 번역하기 등 특정한 행동을 학습시키기 전에 미리 지식만 학습시키는 과정을 거쳤다는 뜻입니다. 이후에 그 GPT에게 ‘챗(chat, 대화)’을 하도록 훈련시켰다는 뜻이죠.그러면 먼저, GPT는 어떻게 지식을 학습했을까요? ‘다음 낱말 맞추기 연습’을 무한히 반복시킨다고 보면 됩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예를 들어 “나는 밥을 _____”라는 문장이 있을 때, 이 마지막 빈칸에 들어올 단어가 무엇인지 맞추도록 하는 거죠.GPT 최신 모델인 GPT-3는 약 1억5000개의 단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건 GPT가 단어 맞추기 문제를 할 때, ①“나는 밥을 ‘핸드폰’” ②“나는 밥을 ‘사슴벌레’” ③“나는 밥을 ‘버렸다’” ④“나는 밥을 ‘먹었다’”…와 같은 선택지가 1억5000개 있다는 뜻입니다. 5지선다형 문제가 아니라 1억5000지선다형 문제가 되겠네요. 과학자들은 “나는 밥을”로 시작하는 문장 수십 수백만 개를 구해 GPT에게 문제를 내줬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은 늘 같지는 않지만, 특별히 많이 나타나는 답이 있겠죠. 일단 ‘사슴벌레’ 같은 생뚱맞은 명사가 정답이 된 일은 없을 거구요. ‘먹었다’가 가장 자주 정답이 됐겠죠. 혹은 가끔 ‘맛있게’ 같은 단어도 정답이 됐을 것입니다. 그러면 GPT는 이 문제풀이를 통해 ‘밥을’ 다음에는 ‘먹었다’, ‘맛있게’ 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학습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밥’이라는 단어와 ‘먹다’ ‘맛있다’라는 단어 사이에 관련성이 높다는 점을 학습한다는 뜻이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밥’이 ‘밥솥’, ‘냉장고’, ‘반찬’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학습하게 될 겁니다. GPT가 미리 학습했다는 ‘지식’이란 바로 이 단어들 사이의 관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식’이라는 단어는 이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니겠지만, 적어도 GPT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습니다. GPT는 ‘밥’이 무엇인지, ‘먹었다’가 무엇인지, ‘맛있다’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단지 이 단어들끼리 관련성이 높고, 그래서 같은 문장 안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만 알고 있는 것이죠. 이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훗날 챗GPT에게 ‘밥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줘’라고 부탁하면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서 냉장고를 뒤졌는데 밥과 반찬이 있었다’처럼, 서로 관련 있는 단어들을 집어넣은 그럴듯한 문장을 지어내게 됩니다. 어때요, 어찌 보면 수학문제를 풀 줄 아는 똑똑한 말 한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그 공부방법도 참 무지막지하죠? GPT는 ‘밥’과 ‘밥솥’의 관계를 학습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1억5000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풀었습니다. 위키피디아, 각종 책과 자료들을 비롯한 45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양의 문서를 문제로 내줬다고 하네요. 학습에 필요한 전기료 등 비용을 충당하는 데 수백만 달러가 들어갔습니다.그런데 잠깐, ‘나는 밥을’까지만 알려줬더니 ‘맛있다’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기계.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이런 종류의 인공지능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우리의 일상 속에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네이버, 구글과 같은 대형 검색 포털의 문장 자동완성 기능, 스마트폰의 문자 자동완성 기능이 그것입니다. 이 기능에 사용된 인공지능 모델은 GPT의 머나먼 선배 격인 RNN(순환신경망)이지만, 학습 방식은 거의 같습니다.우리가 이 문장 자동완성 기능을 처음 봤을 때, 크게 놀랐었나요?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넘기는 분위기였죠. GPT도 마찬가지입니다. GPT는 고도로 발달된 ‘문장 자동완성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놀라지 않으셔도 돼요.● ‘다음 낱말 맞추기 기계’는 ‘다음 문장 맞추기 기계’‘나는 밥을’ 뒤에 ‘먹었다.’가 온다는 것을 맞추게 된 GPT. 또 뭘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밥을 먹었다.’ 뒤에 어떤 단어가 올지도 맞출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는 ‘말벌’ 같은 뜬금없는 단어보다는 ‘냉장고’나 ‘반찬’ 같은 명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겠죠. 이런 식으로 ‘다음 단어 맞추기’를 반복해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맞춰서 붙이다보면 ‘나는 밥을 먹었다. 냉장고에서 반찬도 꺼내 먹었다.’처럼 문장 뒤에 새로운 문장을, 그 뒤에 또 다른 문장을 붙일 수 있게 됩니다. GPT는 이런 식으로 논문 한 편을 써내는 것이죠. ‘다음 단어 맞추기’를 반복해 논문 한 편을 쓰다니, 두서없는 글이 되기 십상일 것 같은데요. 실제로 검색어 자동 완성에 쓰였던 초기 버전 인공지능도 똑같이 여러 문장을 이어서 쓸 수 있었지만, 글이 길어지면 앞쪽에 썼던 내용을 까먹어 주제를 알 수 없는 글이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델을 개선할수록 앞에서 썼던 문장들의 정보를 유지해 주제를 일관되게 지킬 수 있는 길이가 점차 길어졌습니다. 마침내는 GPT 모델에 이르게 됐죠. 다만 챗GPT도 약 15번의 문답 이후에는 앞쪽의 정보를 잊어버리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질문-답’ 대본을 학습한 ‘다음 문장 맞추기 기계’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GPT가 단어에 단어를 이어 붙여 그럴듯한 글을 써내는 것까지는 이해한다고 칩시다. 그런 GPT는 어떻게 사람이 묻는 말에 답도 하게 됐을까요?여기서 GPT의 두 번째 학습이 필요해집니다. 위키피디아를 잔뜩 학습시켰던 GPT에게 문장들을 생성하도록 하면, GPT는 위키피디아 문서의 형식을 닮은 글을 쓰게 됩니다. 유튜브 댓글을 잔뜩 학습한 GPT에게 문장들을 생성하도록 하면 유튜브 댓글 형식을 닮은 글을 쓰게 됩니다. 그러면 GPT에게 ‘질문-답’ 형식의 글을 잔뜩 학습시키면 어떨까요? GPT가 생성하는 글은 ‘질문-답’형식을 띄게 됩니다. 그러면 이 GPT에게 ‘질문’이 담긴 글을 주고, 글의 나머지 부분을 완성시켜보라고 하면 어떨까요? 네 맞습니다. GPT는 ‘답’을 작성하게 되겠죠. 이렇게 질문을 주면, 나머지 ‘답’ 부분을 완성시키도록 학습된 모델이 바로 챗GPT입니다.챗GPT가 인간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서 사람들의 질문에 척척 답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챗GPT는 질문에 대한 상호작용으로써 대답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챗GPT는 단지 ‘나는 밥을’ 다음 단어를 찾아내듯, 반쯤 끊긴 글의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작업을 고독하게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어 GPT에게 ‘문: 꽃은 어디에 있나요? 답 : 화분에 있습니다’ 라는 글을 학습시켰다고 칩시다. GPT는 앞으로 이 글의 형식을 닮은 문장들을 만들어내게 되겠죠. 이 GPT에게 ‘문: 밥은 어디에 있나요?’라는 글을 주고, 뒷부분을 완성하도록 해봅시다. 그러면 GPT는 원본 글의 형식을 복원하려고 하면서, 앞에서 학습했던 ‘밥’과 ‘밥솥’의 관계를 적용해 ‘문: 밥은 어디에 있나요? 답 : 밥솥에 있습니다’ 라는 글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죠. GPT가 앞서 학습한 여러 단어들 사이의 관계를 응용한다면, 이런 형식의 수많은 질문에는 적절히 답을 해줄 수 있겠네요.● 40명의 알바가 써준 1만3000개의 컨닝 페이퍼단지 여러 권의 책을 학습시켰더니 마법처럼 질문에 답을 척척 해내는 유연한 지성체가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챗GPT에게 다양한 ‘질문-답’ 형식의 글을 잔뜩 학습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챗GPT 제작사인 오픈AI는 40명의 계약직 인력을 고용해 GPT를 학습시킬 ‘질문-답’형식의 텍스트 1만3000개를 인간이 직접 작성하도록 했습니다.이들에게 제공된 질문에는, 사람들이 챗GPT 초기 버전에 찾아와 입력했던 장난스러운 질문들도 모두 포함됐습니다. 직원들은 이 질문에 아주 길고 정성스러운 답을 직접 작성했습니다. 장차 챗GPT가 받게 될 웬만한 예상 질문들에 대한 모범답안 형식은 이미 인간의 손으로 다 작성이 됐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거기에 ‘꽃’과 ‘화분’을 ‘밥’과 ‘밥솥’으로 바꾸는 종류의 변주가 가해지게 되는 것이죠.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질문-답’ 대본에는, 챗GPT의 문답 중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여러 가지 대화의 원본들이 있습니다. ‘개구리에 대한 소설을 써봐’라든지, ‘이 문장을 고쳐줘’라든지, ‘애기 이름을 지어줘봐. 예를들어 1.김병구 2.김민식’ 이라든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웬만한 질문 유형들은 이미 직원들이 직접 그 틀이 되는 ‘질문-답’ 대본을 작성해놨습니다.또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에 대비해 직원들은 ‘질문-답-질문-답-질문-답’ 형식의 스크립트도 작성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 반응할 수 있지?”라고 깜짝 놀랄만한 문답 대화의 기본적인 틀은 대부분 이미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써서 틀을 마련해놓은 것들이 많습니다. 그 원본이 챗GPT에 학습돼있는 것이죠.챗GPT가 정말 성실하고 꼼꼼하게 답변한다고 느끼지 않으셨나요? 그것 또한 인간 직원들의 공이 상당히 큽니다. 오픈AI는 우선 이 40명의 계약직 직원을 채용할 때부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오픈AI는 여러 명의 후보군 중에서 민감한 이슈를 적절히 판별하고 답하는 능력 등을 테스트해 40명을 선발했습니다. 이들에게 진실 되고 유용하며 성실한 대본을 쓰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했으며, 이들이 쓴 대본들은 공개 채팅 방에 공유됐기에 항상 감시와 검증을 받았습니다.챗GPT는 이렇게 만들어진 꼼꼼한 질문-답 대본들을 응용해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고 있습니다. 때로 어떤 대답들은 비슷한 구조에 몇 가지 단어와 표현이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입니다. 또 미리 학습한 질문-답 형식을 벗어난 요청을 받으면 급격히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챗GPT가 가끔 동문서답을 하는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어떤가요. 이렇게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니, 챗GPT는 단지 고도로 발달한 ‘빈칸 채우기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성체가 나타났다는 두려움은 조금 가라앉는 듯 합니다.● 맺으며:앎이란 무엇인가?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인간의 ‘앎’이란 그러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차례인 것 같습니다.GPT가 ‘장미꽃’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생각해봅시다. GPT는 수많은 글의 ‘다음 단어 맞추기’ 문제를 풀면서, ‘장미꽃’ 다음에는 ‘빨간색’, ‘사랑’, ‘가시’, ‘어린왕자’, ‘향기’ 등의 단어가 등장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학습하게 됩니다. GPT는 장미꽃이 뭔지도 모르고, 빨간색이 뭔지도 모르고, 사랑이나 가시, 어린왕자 등에 대해서도 전혀 모릅니다. 단지 이 단어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이죠. 그러면 반대로 사람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장미꽃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자신이 장미꽃을 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GPT는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어떤 사람은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백과사전 속 장미꽃의 정의를 외울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장미꽃을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GPT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장미꽃을 직접 봤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렇게 얘기할 것입니다. “나는 장미꽃을 알고 있지”.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라는 믿음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색감, 향기, 소리 등 감각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면 그 믿음은 더 강해지겠죠. 물론 그 생생한 경험만큼은 GPT가 아직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일 것입니다.그런데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여러분에게 ‘장미꽃’에 대한 경험은 단지 지나간 과거의 일일 뿐입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남아있는 것은, 뇌 속에 흩어져있는 장미꽃에 대한 여러 가지 이미지와 키워드 조각들입니다. “그래서 장미꽃이 뭔데?”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음…잎이 빨간 색이고, 향기가 나고, 뾰족뾰족한 가시가 돋아있는 꽃이야”라며 장미로부터 연상되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수밖에 없겠죠. 결국 연관된 여러 가지 이미지와 키워드를 연상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앎의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여러분의 앎과 GPT의 앎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감각 센서로 실물을 경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그보다 얼마나 더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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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취업자 증가 폭 22년 만에 최대…진짜일까? [서영빈의 데이터경제]

    “취업자 수 1년 만에 82만 명 증가. 22년 만에 최고 기록!” 바로 지난해 얘기입니다. 1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2022년 연간 고용동향 통계 보고서 내용이죠. 어때요, 마음에 와닿으시나요?연간 취업자 수가 2021년 2727만3000명에서 지난해 2808만9000명으로 1년 만에 81만6000명이 늘었다고 합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2000년은 1997년 외환위기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가, 가까스로 취업시장에 회복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해입니다. 1998년 한 해 동안 취업자 감소 폭이 역대 최대 규모인 127만6000명에 달했으니, 2000년 취업자 수가 88만2000명 증가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이후로 한 해 취업자 증가폭은 평균 30만 명 언저리. 지난해 22년 만에 나타난 80만 명대 취업자 증가폭은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입니다.그런데 이 통계치는 선뜻 납득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폭발적인 취업자 증가폭은 고용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부터 회복된 결과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의 고용시장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취업자 감소폭은 21만8000명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은 이 감소폭을 다 회복하고도 3배를 더 뛰어올랐네요. 우리 경제가 그만큼 비약적인 풍요를 달성했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경제 충격에 대한 임시 처방으로 금리를 바짝 내리면서 금융 자산과 부동산 자산 가격이 폭등했지만, 실물경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거든요. 아무래도 취업자 통계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조금 동떨어진 것 같습니다. ●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37만 명 증가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듯한 취업자 수 통계를 보완하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활용하고 있는 전일제 환산(Full Time Equivalent, FTE) 고용 통계입니다.FTE 통계는 기존의 고용 통계와 무엇이 다를까요? 기존의 취업자 수 집계 방식을 ‘머릿수 세기’(head count)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누구든지 ‘일을 하고 있다’라고 답한 사람을 취업자 1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풀타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도 1명, 구청에서 모집하는 월 10시간짜리 단기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사람도 모두 똑같이 1명으로 집계됩니다.어떤 A국가에 풀타임 직장인이 100명 있고, 이웃 B국가에 단기 아르바이트만 100명 있다고 할 때, 기존 통계방식으로는 두 나라 취업자 수는 똑같이 100명으로 집계됩니다. B국가의 고용시장이 A국가보다 질적으로 훨씬 열악하지만, 통계에 이런 차이가 잡히지 않는 것이죠.반면 FTE 방식은 취업자 수를 실제 일한 시간으로 환산합니다. 1주일간 일한 시간에 40을 나누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1주일에 40시간을 일한 사람은 취업자 1명으로 계산되고, 1주일 10시간짜리 아르바이트만 뛴 사람은 0.25명(10 나누기 40)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야근과 주말근무로 주 50시간 일한 사람은 1.25명으로 계산되죠. FTE 방식으로 계산하면 가상의 국가 A와 B의 고용시장의 질적 차이가 취업자 수 통계에 나타나게 됩니다.OECD에서는 국가별로 1~2년 늦은 수치를 공개하고 있어 현황을 즉각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OECD에서 제공하는 계산식을 바탕으로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이용해 지난해 국내 FTE 취업자 수를 계산해봤습니다. 역시나, 지난해 FTE 취업자 수는 268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6000명만 증가하는 데 그쳤네요. 통계청이 발표한 82만 명에 비해서는 절반도 안 되는 수치죠. 증가폭은 2014년(113만900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규모, 22년 만에 최대치라는 통계청 발표보다는 다소 겸손해보이네요. 외환위기 직후 회복기인 2000년 증가폭(117만6540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작은 규모입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좀더 비슷한 것 같습니다.산업군머릿수 세기 방식FTE 방식농림어업6만7000명5000명제조업13만5000명2만1000명건설업3만3000명1만1000명도매·소매업-4만1000명-13만9000명운수·창고업6만9000명7만4000명숙박·음식업8만4000명6만9000명정보통신업8만0000명4만8000명금융·보험업-2만6000명-4만3000명부동산업2만1000명0명전문·과학기술서비스6만9000명3만3000명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2만7000명5000명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7만1000명5만5000명교육서비스6만2000명0명보건·사회복지서비스18만0000명9만9000명예술·스포츠1만5000명1만6000명협회·단체·개인서비스-1만6000명-1만6000명종사상 지위머릿수 세기 방식FTE 방식상용80만5000명42만3000명임시4만3000명-8만3000명일용-10만0000명-9만4000명고용원있는자영업자5만8000명3만8000명고용원없는자영없자6만1000명-6000명무급가족-5만2000명-6만5000명연령대머릿수 세기 방식FTE 방식전체81만6000명36만6000명65세 미만54만4000명15만4000명30세 미만11만9000명3만9000명20대11만2000명4만3000명30대4만6000명-6만1000명40대3000명-9만3000명50대19만6000명11만6000명60세 이상45만2000명36만5000명● 60세 미만 FTE 취업자 수 고작 1000명 증가…3040세대는 감소FTE 통계를 좀더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머릿수 방식 취업자 수와 FTE 취업자 수의 증가폭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요? 어디에선가 일자리 개수는 많이 늘었는데, 그 중 일하는 시간은 얼마 안 되는 임시적인 일자리 비중이 높았다는 뜻입니다. 일종의 ‘통계 거품’이 생겼다고 할 수 있죠.가까운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였던 2018~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머릿수 방식 취업자 수와 FTE 취업자 수의 괴리가 두드러지는 모습이 나타났죠. 2018년 통계청 취업자 수는 전년비 9만7000명 증가한 반면 FTE 취업자는 75만9000명 감소했습니다. 2019년에는 통계청 취업자 수가 30만1000명 증가, FTE 취업자 수는 24만 명 감소했고요. 2020년에는 통계청 취업자 수가 21만8000명 감소했지만 FTE 취업자 수는 137만8000명이나 감소해 두 통계치 사이에 10만 명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이런 차이가 나타났던 이유로는 문재인 정부의 ‘노인 아르바이트’ 정책이 꼽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 창출 전략의 하나로 매년 수십만 명의 노인들을 정부와 공공기관이 세금을 들여 직접 고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일자리 중에는 근로시간이 주 10시간 미만으로 매우 짧고, 근속기간도 1년 이하인 단기 아르바이트가 많았죠. 이들이 취업자 통계의 ‘머릿수’를 채웠기 때문에, 오죽하면 ‘정부가 세금으로 고용통계를 부풀렸다’는 비판까지 있었습니다.실제로 당시 통계를 살펴보면 60대에서 두 통계치의 괴리가 두드러졌습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37만5000명 늘어났던 반면 FTE 취업자 수는 9만1000명 증가했습니다. 60대에 ‘머릿수’만 채우는 부실한 일자리가 많이 증가했던 탓이죠.그런데 2022년에는 이전과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60대 미만의 청장년 세대 일자리에서 두 통계치의 괴리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죠.연령대별로 두 통계치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15세 이상 60세 미만 취업자는 머릿수 방식으로 36만5000명 늘어난 반면 FTE 방식으로는 고작 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머릿수 방식으로는 증가한 반면 FTE 방식으로는 오히려 감소한 탓이죠. 이에 비해 60세 이상 일자리는 두 집계방식으로 각각 45만2000명, 36만5000명 늘어, 상대적으로 괴리가 작았습니다.업종별 취업자 수를 보면, 2018~2020년에는 노인 공공일자리가 많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FTE 취업자 수와 머릿수 방식 취업자 수의 괴리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청장년층이 근무하는 주요 업종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머릿수 방식으로 13만5000명 늘었지만 FTE 방식으로는 겨우 2만1000명 늘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매·소매업 취업자 수가 4만 1000명 줄었는데, FTE 방식으로는 3배 이상인 13만9000명이나 감소했습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머릿수 방식으로 80만5000명 증가한 상용직은 FTE 방식으로는 절반 수준인 42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4만3000명 증가했다는 임시직은 FTE 방식으로 8만3000명 감소했습니다. 6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FTE 방식으로는 6000명 감소했습니다.● 문 정부 때 좌절된됐던 FTE 지표 도입…이번 정부에서는?OECD는 과거 유럽에서 발생했던 취업률 통계 거품을 보정하기 위해 FTE 지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 전후로 독일, 네덜란드에서 노동 유연화 과정에서 하나의 일자리를 여러 개의 단시간 아르바이트로 쪼개 여러 사람이 나누도록 하는 ‘미니잡’ 근무를 정책적으로 장려했는데요. 이 때문에 머릿수 방식의 취업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해 독일은 고용률을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한 편으로 고용통계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FTE 통계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단시간 일자리에 의한 통계 과장 효과를 보정하기 위해 참고 됐습니다.한국에서도 2018년 이후 정책적으로 단기 아르바이트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통계 과장 효과를 보정하기 위해 FTE 통계를 보조지표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와 한국경제연구원 등이 FTE 통계 활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냈으며, 2020년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전일제 환산방식(FTE)으로 추정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통계청장 재임시절이던 2016년 FTE 통계의 공식 도입을 검토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도입이 무산됐다는 것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정권 교체로 단기 일자리를 늘리던 정책 기조가 바뀌긴 했지만, 2022년 고용통계를 보면 여전히 보조지표로써 FTE를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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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투자자, 정말 주식 ‘초고수’일까?[서영빈의 데이터경제]

    지난해외국인 투자자들은한국주식시장에서 8조6910억 원어치를팔아치웠습니다. 그 중 코스피만 4조4827억 원이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위험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죠. 덕분에 지난해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연간 순투자 규모가 2016년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질 때마다 코스피는 거칠게 요동쳤습니다. 외국인이 지난해 코스피를 가장 많이(1조7499억 원) 던졌던 지난해 1월 27일은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이 연중 두 번째로 큰 3.50%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이 1조3314억 원을 던졌던 3월7일에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2.29%나 빠졌습니다.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립니다. 자본력과 정보력 모두 ‘글로벌 스케일’인 만큼, 시장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가 올라가고,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내던지면 주가도 내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명실상부한‘갑’인 셈이죠.그런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수익률도 일반 국내 투자자들에 비해 월등히 좋을 것이라는 게 통설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순간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한 발 늦은 나머지 투자자들은 모두 외국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은 ‘큰손’의 편이니까요.●알고 보니 ‘별거 아니었던(?)’ 외국인 투자자그런데 말입니다.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수익률이국내 투자자들보다 정말로 ‘월등히’ 높을까요? 외국인들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통설일 뿐, 딱 떨어지는통계가 발표된적이 없습니다. 국민연금 같은 공공기관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운용 성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도록 돼있지만, 민간으로 이뤄진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공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직접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수익률을 산출해봤습니다. 다행히 한국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수별(코스피 등), 종목별 일일 보유금액과 순매수 금액 등을 공시하고 있습니다. 이 재료가 있다면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죠.수익률 지표로는 ‘시간가중수익률’을 사용했습니다. 운용사들이 코스피 같은 벤치마크 지수와 운용성과를 비교할 때 주로 쓰는 지표죠. 직원들에 줄 월급 등 투자계정에서 투자 외 목적으로 야금야금 나갔다 들어가는 금액은 배제하고, 딱 시세에 맞게 제때 사고 팔았는지만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혹시 궁금한 분들을 위해 계산식을 소개해드립니다. 머리 아픈 걸 싫어하는 분은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계산 결과를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국내 투자자 수익률보다 의외로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외국인들의 코스피 수익률은 -26.05%로 국내 투자자들의 수익률(-16.66%)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낮습니다. 여기서 국내 투자자는 개인과 기관, 은행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둘 다 손해를 보기는 했지만, 그나마국내 투자자들 상황이 나은 걸로 나왔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만 190조8912억 원 손실을 봤네요. 국내 투자자는 245조2402억 원을 날렸습니다. 이건국내 투자자들의 잔고가 훨씬 큰 탓입니다.●외국인도…‘삼성전자 몰빵’의 저주코스피지수외국인 보유국내투자자 보유코스피 (A)1767조 원544조 원1223조 원삼성전자 보유시총 (B)330조 원164조 원166조 원삼성전자 주식비중 (B/A)18.7%30.2%13.6%잘 나가는 줄 알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왜 혼자 -26.05%나 되는 손실률을 내며 두들겨 맞고 있었을까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를 않네요.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좀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분석(分析)의 시작은 따로따로 나눠서 관찰하는 것. 코스피에 포함된 900여 개의 종목을 하나하나 나눠, 수익을 각각 계산해보면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그렇게 힌트를 찾았습니다.지난해 900여 개의 코스피 종목 중 가장 큰 손실액이 발생한 종목은 단연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모두 삼성전자였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손실액이 전체 손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에서 발생한 손실금은 66조3245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손실금 중 34.7%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손실금은 63조2198억 원으로 전체 손실금 중 25.8%를 차지해 9%포인트가량 낮았습니다.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죠. 실제로 지난해 말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시총 중 삼성전자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에 달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비중 13.6%에 비해 2배가 훌쩍 넘는 수치죠.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 18.7%에 비해서도 1.5배 가량 많네요.결국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은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소위 ‘몰빵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를 때는 수익률이 괜찮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땐 수익률도 곤두박질치는 거죠. 상대적으로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한 국내 투자자들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기본적인 투자 원칙인데요. 외국인들은 왜 이런 투자를 했을까요? 사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몰빵’하는 게 일종의 분산투자 전략입니다. 글로벌 펀드를 구성할 때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대륙, 아시아 안에서도 중국, 대만, 홍콩 등 여러 나라에 걸쳐 분산투자하는 것이죠. 이때 각 나라의 경기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주식 몇 개에 집중해 투자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남의 나라 시장에서 투자하려는데, 이 종목 저 종목 세세하게 따져보기는 힘들죠.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아시아·유럽 등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펀드·기금들은 한국에 투자할 때는 코스피200, MSCI코리아 같은 지표를 벤치마크로 두고 패시브하게 포트폴리오를 채운다”라며 “이런 지표에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대한 대표성이 떨어지는 중소형주는 포함되지 않고 대표주의 비중이 높다.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퍼포먼스가 대표주의주가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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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공직자들도 삼성전자 주식에 물렸을까? [서영빈의 데이터경제]

    데이터 범람의 시대. 우리가 하루 중 보고 듣고 읽는 거의 모든 것들이 디지털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온라인 세상 곳곳에 숨겨진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해 우리 사회의 이모저모를 보여드립니다.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9%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력인 반도체 산업이 부진했던 게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어려웠던 반도체 경기만큼 삼성전자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TV와 PC 수요가 늘고,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2021년 1월 삼성전자 주가는 9만6800원까지 치솟았었죠. 그런데 2022년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주가는 뚝뚝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고점의 절반 수준인 5만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2021년 상승장 속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있는 힘껏 주워 담았던 ‘동학개미’ 투자자들은 1년 만에 허탈함과 배신감에 휩싸였습니다. ‘앞으로 오르기만 할거라더니‘, ’삼성전자만 믿으라더니‘…가격이 뚝뚝 떨어질 때마다 “지금이 바로 저점 매수의 기회”라며 바람을 잡던 유명 애널리스트들도 개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종목토론 방에는 “순진한 개미만 또 낚였다”라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 나만 물렸나?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개미말고 고위공직자들은 어땠을까? 그들도 우리처럼 삼성전자에 물렸을까? 분야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고위공직자들은 정책 개발을 위해 경제의 거시적·미시적 흐름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보고받고을 텐데요. 그렇다면 2022년쯤 금리가 오르고,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고, 삼성전자 주가가 빠질 거라는 걸 조금 더 빨리 눈치채지 않았을까요.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솔직히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현 정부 고위공직자 338명의 재산 공개 내역(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공고 제2022-9호와 제2022-10호 4권)을 살펴봤습니다. 이 내역은 윤석열 정부가 행정부를 꾸린 직후인 8, 9월에 공개된 것으로,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의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통상 공개일의 3개월 전 시점을 기준으로 하니 실제로는 5, 6월 재산내역인 것이죠.우선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 가족 338가구 중 114가구(33.7%)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으로 추락하던 때 고위공직자 가구 3가구 중 1가구는 이 주식을 쥐고 있던 셈이니, 체감상 개미투자자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개인 고객 계좌 265만 개 중 삼성전자 주식이 담긴 계좌는 98만개로 약 37% 입니다. 고위공직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네요.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도 삼성전자에 물렸을 것으로 보이네요. 문재인 정부가 임기 종료 직전인 지난해 4월 공개한 대통령 비서실과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366명(공고 제 2022-4호 별권 1권, 4권)의 재산내역을 보면, 366가구 중 100가구(27.3%)가 삼성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준 시점인 1월에는 삼성전자 주식이 고점의 4분의 3 수준인 7만 원대까지 내린 시기였습니다. 이때라도 서둘러 손절을 했다면 손해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윤석열 정부, 문재인 정부 때 고위공직자와 개미투자자는 상당수가 이 난폭한 하락장 속에서도 하릴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손에 쥐고 있는 것 같네요. 개미투자자에게 다소 위안(?)이 되는 부분입니다.● 똑똑한 부동산 투자…1가구당 부동산 3개다만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자산을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지난해까지 집값이 껑충 뛰어올랐는데요. 최근 집값이 내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1~2년 사이 갑자기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목표가 되어버린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때 미리 사놓을 걸” 하며 후회하는 중입니다. 반면 고위공직자들은 주식 투자와 달리 이 부분에서만큼은 남다른 판단력(?)을 발휘한 것 같습니다.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 338명이 보유한 건물자산(주택, 상가 등)은 총 1045개로, 평균 1가구당 3개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위치한 주택은 270개로, 고위공직자 1가구당 평균 0.8개의 강남3구 건물자산을 보유했습니다.다주택자 규제에 힘을 실었던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366가구는 총 1184개의 건물자산(1가구 평균 3.23개)을 보유했습니다. 강남3구 건물은 309개로, 1가구당 평균 0.84개꼴로 보유했습니다. 전현 정부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 자가용은 아직 그랜저…제네시스 증가내친김에 고위공직자들이 즐겨 모는 차종도 알아봤습니다. 역시 한국인답게 그랜저가 최선호 차종입니다.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 338명이 보유(본인 소유 기준)한 자동차 681대 중 그랜저가 8.1%로 가장 많았고, 문재인 정부 366명이 보유한 696대 중에서도 그랜저가 9.3%로 가장 많았습니다. 2위는 제네시스가 차지했네요. 윤석열 정부 때는 7.6%, 문재인 정부 때는 7.1%였습니다. 이후 순위는 소나타, 산타페, 아반떼 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두 정부 모두 수입차종은 순위권에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일반 시민들과의 차이는 2위 차종 자리에 제네시스가 오르느냐, 아반떼가 오르느냐인 것 같네요. 자동차 통계정보 미디어인 카이즈유(CARISYOU)가 2012~2021년 승용차 국산 차량모델 신차등록대수를 집계한 것을 보면 국민들의 최선호 차종은 그랜저(10년 누적 101만대), 아반떼(88만대), 쏘나타(87만대) 순이었고 제네시스는 10위권 안에 없었습니다.물론 재산 공개 내역 만으로 국내 고위공직자의 모습을 모두 정의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변화하는지 꼼꼼히 살펴본다면 분명히 여러 시사점을 줄 것입니다. 앞으로 재산 공개가 이뤄질 때마다 이 코너를 통해 꼬박꼬박 분석해 드리겠습니다.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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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축사 30% 2027년까지 스마트화”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온실·축사의 30%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농업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쌀값 하락에 대응해 벼 재배 면적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온실, 축사의 30%를 스마트화하기 위해 관련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23개에서 46개로 늘린다. 일대일 멘토링 인력은 330명에서 380명으로 확대한다. 또 올해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3곳과 스마트농업 시범단지 3곳을 조성한다. 대규모 첨단 온실을 조성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실시한다. 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벼 재배 면적을 지난해 72만7000ha에서 올해 69만 ha로 줄이기로 했다. 다수확 품종을 감축하고, 올해 쌀 수확기에는 작황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회부된 것과 관련해 “무제한 수매라고 하는 양곡관리법은 결국 우리 농업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도 참석하신 분들이 깊이 있는 고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정안은 쌀 생산량이 수요 대비 3% 이상 초과하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할 때 정부의 양곡 매입(시장 격리)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쌀 공급 과잉을 부추기는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식량자급률을 지난해 44.4%에서 올해 48.0%로 높인 뒤 2027년까지 55.5%로 높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올해 3489억 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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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공제 8%” 주장한 기재부, 尹 상향 지시 4일만에 15%로

    정부가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11일 만에 또 법 개정을 공식화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윤 대통령이 세제 지원을 확대하라고 지시한 지 4일 만에 기획재정부는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을 기존의 약 2배인 15%로 높이기로 했다. 대기업 세액공제율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했던 10%보다 더 상향되면서 국회 통과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정부가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세액공제율 확대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3일 ‘반도체 등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안을 국회에 제시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며 “법인세가 정부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에 맞춰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높였지만, 법인세 인하 폭이 줄어든 만큼 세액공제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윤 대통령이 지시를 내린 뒤에야 세액공제율 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재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기존 입장을 바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대기업의 시설투자 공제율을 8%에서 15%로 높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15% 같은 대단히 예외적인 공제율은 대통령이 아니면 하기 힘든 결정”이라며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얼마나 중점을 두는지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상향과 임시투자세액공제 도입으로 내년 세수는 3조65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의 설비투자금액 중 일부를 공제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올해만 적용되기 때문에 2025년부터 세수 감소 폭은 1조3700억 원으로 축소된다. 정부는 일부 대기업이 최저한세율에 걸려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부분은 10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기업은 각종 비과세, 감면, 공제 등을 통해 세금이 깎이더라도 수입의 17%는 반드시 세금을 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여줘도 최저한세율로 실제 투자 증가 효과는 크지 않다고 봤는데 이월공제로 투자 확대 유인을 만들어줬다. 민주당은 이날 “불과 며칠 만에 대통령 한마디에 이미 만들어진 법을 뒤집느냐”며 즉각 반발했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기재위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할 때 대기업 기준 세액공제율을 우리가 10%로 하자고 제안했는데 정부가 8%면 된다고 해서 8%로 했던 것”이라며 “집안 살림도 이렇게 며칠 만에 쉽게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안이 제출되면 이번 정부의 상향률이 적정한지 따져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업계와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시바삐 대응 채비를 갖춰야 하는 국내 반도체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 부담이 높아 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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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회 충전에 446km? 실제론 절반만 달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등을 과장 광고해 29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테슬라코리아)에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28억5200만 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자사(自社) 전기차의 주행 가능거리, 충전기 성능, 연료비 절감액을 거짓, 과장 광고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고객의 온라인 주문 취소를 막아 전자상거래법을 어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사진) 롱레인지 모델이 “1회 충전으로 446km 이상 주행 가능하다”고 광고했으나 이는 상온(20∼30도)에서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한 거리로 조사됐다. 저온(―6.7도)·도심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20.7km로 광고된 수치의 4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미국에선 1회 충전 가능 거리를 ‘○km 이상’이 아닌 ‘최대 ○○마일’로 광고했다. 테슬라가 충전기 종류와 시험 조건을 밝히지 않고 ‘30분(또는 15분) 이내 ○km 충전’이라고 광고한 것도 문제가 됐다. 해당 수치는 ‘슈퍼차저(충전기) V3’ 기준으로,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 국내에는 V3 충전 속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슈퍼차저 V2’만 설치돼 있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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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행거리 2배로 부풀린 테슬라 29억 과징금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등을 과장 광고해 29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테슬라코리아)에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28억5200만 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자사(自社) 전기차의 주행 가능거리, 충전기 성능, 연료비 절감액을 거짓, 과장 광고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고객의 온라인 주문 취소를 막아 전자상거래법을 어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 롱레인지 모델이 “1회 충전으로 446km 이상 주행 가능하다”고 광고했으나 이는 상온(20~30도)에서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한 거리로 조사됐다. 저온(―6.7도)·도심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20.7km로 광고된 수치의 4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미국에선 1회 충전 가능 거리를 ‘○㎞ 이상’이 아닌 ‘최대 ○○마일’로 광고했다. 테슬라가 충전기 종류와 시험 조건을 밝히지 않고 ‘30분(또는 15분) 이내 ○㎞ 충전’이라고 광고한 것도 문제가 됐다. 해당 수치는 ‘수퍼차저(충전기) V3’ 기준으로,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 국내에는 V3 충전 속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퍼차저 V2’만 설치돼 있었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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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폭설에…지난해 12월 전력수요 역대 최고

    한파와 폭설로 인해 지난해 12월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연초에 동절기 전력수요가 크게 느는 걸 감안할 때 이달 전력수요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8만2176MW(메가와트)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7월(8만2007MW)보다 높은 수준으로 1년 전(7만8180MW)에 비해 5.1% 늘어난 수치다. 최대전력이란 하루 중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수요다. 월평균 최대전력은 한 달 동안 일별 최대전력 합계의 평균값을 말한다. 겨울철은 통상 여름철 피크 시기(7~8월)보다 전력수요가 낮은데, 지난해는 12월 평균 최대전력이 여름철보다 높게 나타나며 여름·겨울을 통틀어 최고였다. 이는 지난달 넷째 주에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이르는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통상 동절기 전력수요가 피크가 되는 1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 겨울 최대전력을 9만400~9만4000MW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12월에 이미 9만4000MW를 넘어서면서 이달에는 전망치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최근 준공된 신한울 1호기 등 원전을 최대한 활용해 겨울철 전력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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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 값 폭락했다는데… 소비자들 “사먹는 가격은 제자리”[인사이드&인사이트]

    《“한우 가격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한우 세트를 구입하려 마트에 왔는데, 작년에 비해 싸졌다는 느낌을 못 받았어요. 1등급 한우 등심 2kg 세트가 24만 원이니 작년보다 겨우 2만 원 정도 떨어진걸요?” 명절 한우 선물세트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은 박지원 씨(35)의 푸념이다.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도 한우 도매가격이 연일 급락하고 있다. 농가에서 사육하는 한우 수는 늘었는데, 경기 한파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수익이 급감한 농가에서는 어린 소를 팔아 사료 값을 메우며 도산 위기를 버티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소비자들은 “내가 사먹는 가격은 그대로”라며 한우 도매가 하락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우 도·소매가의 ‘괴리’를 해결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우 도매가 하락…한우 농가 ‘비명’ 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한우 지육(도축한 고기) 1kg 도매가격은 1만3876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2021년 12월 27일 1만7746원)보다 21.8% 떨어졌다. 한우 가격이 급락한 이유 중 하나로는 한우 사육량 증가가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일 발간한 ‘최근 한우 가격 하락 원인과 전망’에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4년 이후 매년 증가해 2022년 355만7000마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한우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우를 키우려는 농가가 많아지다 보니 사육 마릿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공급은 늘었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는 줄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7.9% 상승해 소비자물가 상승률(5.9%)을 넘어섰다. 높은 물가를 견디지 못한 가정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고 한우는 소비 감소 항목이 됐다. 2022년 1∼9월 가정 내 한우 소비량은 12.0kg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했다. 공급은 늘고 소비는 줄면서 한우 재고량이 1년 전보다 83.3%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원가까지 오르자 한우 농가에서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가면서 배합사료 가격이 2021년 10월 kg당 483원에서 1년 만에 613원으로 26.9% 상승한 것이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해 12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소가 소를 먹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처 출하 월령에 도달하지 못한 소까지 팔아 치운 돈으로 사료 값을 치르는 상황”이라며 “생산비도 못 건지는 소 값에 허덕이는 농가와 밀린 사료 값에 쓰러져 도산하는 농가가 줄줄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 도매가 하락해도 소비자가는 ‘제자리’ 도매가는 급락했지만 마트에 진열된 한우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한우 등심(1등급) 도매가격은 kg당 5만4596원으로 1년 전(6만3867원)에 비해 14.5% 내려갔으나 소비자가격은 같은 기간 7.0%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에 도매가와 소매가를 강제로 연동시키는 ‘도매가격 연동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도·소매가의 괴리를 두고 유통마진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통구조 문제를 최근 사태의 핵심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우는 도축, 가공, 납품의 3단계로 이뤄진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다른 품목과 비교해 특별하게 복잡한 유통구조를 가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해외와 비교해도 육우의 유통비용률(소비자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 48.1%. 일본 46.79%(2020년 기준), 미국 63.19%(2021년 기준) 수준으로 한국이 높은 편이 아니다. ‘2021년 축산물유통정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축종별 유통비용률 역시 닭고기(57.1%), 돼지고기(48.7%), 소고기(48.1%)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한우 소매시장 가격의 ‘하방 경직성’에 주목한다. 특히 고급화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구이용 소고기는 하방 경직성이 더 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프라다, 샤넬 등 ‘명품화’ 전략을 구사하는 제품들은 가격을 올릴수록 오히려 사치품 수요를 충족시켜 준다”며 “한우 소고기도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을 주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도매가격에 민감하게 가격을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가격전략에는 정부가 개입하기 쉽지 않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프라다, 샤넬에 ‘원가에 맞게 가격을 내려라’라고 하기 힘든 것처럼 한우 판매업자에게도 도매가에 소매가를 연동하도록 강제할 논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매가가 통상 1개월의 시차를 두고 도매가를 쫓아가는 경향이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2년 한우 가격이 급락했을 당시에도 한우 등심 부분육(1등급) kg당 도매가격은 3월 13일(5만2248원)을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13년 4월 12일 저점인 3만4778원까지 33.4% 하락했다. 한우 등심 부분육(1등급) kg당 소비자가격은 도매가 고점 형성 후 6개월이나 지난 2012년 9월 26일(6만7933원)에 고점을 형성해 2013년 4월 23일(5만3206원)까지 21.7% 하락했다. ○ 정부, 과도한 공급 줄이고 소비 촉진 우선 정부는 유통구조에 손을 대기보다는 과도한 공급을 줄이고 위축된 소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8월부터 ‘제2차 한우 암소 비육지원 사업’을 통해 한우자조금 비육지원사업 4만 마리와 자율감축사업 2만 마리, 총 6만 마리 규모의 감축 신청을 접수했다. 암소를 번식에 활용하지 않고 도축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지급해 수급조절을 하겠다는 취지다. 과거 2011∼2013년 한우 도매가가 급락했던 ‘한우 대란’ 시기에도 이 같은 대책을 추진한 바 있다. 정부는 당시 처음으로 ‘암소감축사업’을 도입해 300억 원가량을 들여 한우 10만 마리를 감축했다. 정부는 최근 수요 진작을 위한 할인 쿠폰 지원 등 대책도 내놓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2022년 12월 16일 온라인몰 3사(농협라이블리, SSG닷컴, 쿠팡)와 함께 한우 할인판매 행사에 나섰다. 업체들이 한우 할인 행사를 열면 한우자조금위원회가 1등급 한우고기는 10% 추가, 2등급 한우고기는 20% 추가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형우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설 이후 한우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정부는 소비촉진행사를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한우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2011년 당시처럼 한우 마릿수를 한꺼번에 감축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는 물량을 해외로 돌려 수출 창구를 다변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현재 한우는 홍콩에만 수출이 되고 있지만, 한류 흐름을 이용해 동남아시아 쪽으로 수출 창구를 넓히는 전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서영빈 경제부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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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노총 사업자 빼라” 압박한 민노총 건설노조에 첫 1억 과징금

    2020년 5월 부산 서구 송도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간부들이 현대건설 현장사무소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업자들을 현장에서 배제하고 레미콘 운송 등의 일감을 자신들에게 넘길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음 달에 일부 레미콘과 지게차를 현장에서 철수해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현대건설은 그해 7월 이들의 요구대로 한국노총 소속 사업자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부산 송도 현대힐스테이트와 서대신 한진해모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사를 압박해 한국노총 소속 사업자를 현장에서 배제한 민노총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에 대해 과징금 1억 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형태의 노조 지부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해 과징금 이상의 제재를 내린 건 처음이다. 앞서 공정위는 노조 지부의 하위 조직인 지회에 대해서만 심사관 전결로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제재가 공정위의 화물연대 파업 관련 조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산건설기계지부는 2020년 6월 한진중공업의 부산 서대신 한진해모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한국노총 소속 사업자들의 현장 배제를 요구하며 열흘간 레미콘 운행을 중단했다. 공사 지체에 따른 추가 피해를 우려한 건설사는 그해 9월부터 부산건설기계지부 소속 사업자와만 계약을 맺었다. 부산건설기계지부 소속 레미콘 차량 등의 보유 대수가 워낙 많다 보니 건설사들은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부산지역 등록 건설기계의 29.5%, 부산·김해·양산·진해 레미콘 차량의 97.6%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정위 제재에서는 특고로 구성된 부산건설기계지부를 사업자단체로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공정위는 부산건설기계지부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가로 임대료를 받기 때문에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고이지만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는 사업자단체라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부산건설기계지부 구성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인정된 특고이지만 사업자로서의 지위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노조 여부와는 별개로 2인 이상의 건설기계 대여사업자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직한 결합체이므로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부산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은 특고 노동자이므로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이 건설기계를 대여할 때 직접 운전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화물연대 파업 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고로 구성된 화물연대 역시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로 규율할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파업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게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부산건설기계지부처럼 화물연대도 사업자단체로 간주돼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는 건설노조 지부의 다른 위법행위에 대한 신고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 중이거나 심의를 앞두고 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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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 178건… 1년새 2건 더 늘어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 일가가 계열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사례가 178건으로 1년 전보다 2건 더 늘었다. 등기 임원에 비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총수 일가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67개 대기업집단 소속 2521개사(상장사 288개 포함)를 대상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 이사회 구성 등을 조사한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이 중 총수가 있는 58개 대기업집단 소속 2394개사 중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178건(중복 재직 시 복수로 집계)이었다. 이 중 104건(58.4%)이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임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미등기 임원은 등기 임원과 달리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이사회 결정 사항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미등기 임원은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어 ‘책임과 권한이 괴리된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총수 일가는 평균 2.4개 회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체 계열사에서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4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진(20.0%) 중흥건설(18.2%) 금호석유화학(15.4%) 장금상선(14.3%) 등의 순이었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의 미등기 임원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총수 일가의 책임과 권한이 괴리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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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 없이 고액 연봉’…총수일가 미등기 임원 178건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 일가가 계열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사례가 178건으로 1년 전보다 2건 더 늘었다. 등기 임원에 비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총수 일가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67개 대기업집단 소속 2521개사(상장사 288개 포함)를 대상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 이사회 구성 등을 조사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이 중 총수가 있는 58개 대기업집단 소속 2394개사 중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178건(중복 재직 시 복수로 집계)이었다. 이 중 104건(58.4%)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임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미등기 임원은 등기 임원과 달리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이사회 결정 사항이 회사에 손해를 미쳤을 때 미등기 임원은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어 ‘책임과 권한이 괴리된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총수 일가는 평균 2.4개 회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체 계열사에서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4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진(20.0%) 중흥건설(18.2%) 금호석유화학(15.4%) 장금상선(14.3%) 등의 순이었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의 미등기 임원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총수 일가의 책임과 권한이 괴리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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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2025년까지 인력 1만2000명 감축

    정부가 2025년까지 공공기관 인원을 1만2000명 줄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인력과 부채가 크게 늘어 방만 경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중대재해 예방 등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은 늘린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공기관 정원 44만9000명 중 1만2442명(2.8%)을 줄이기로 했다. 공공기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만 1만1081명의 정원을 구조조정한다. 정부는 연간 7600억 원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각 기관의 비핵심 업무를 조정하고, 서비스 수요가 적은 조직을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중국 시안, 우한에 설치한 해외 지사 3곳을 폐쇄한다. 한국조폐공사는 주요 기능인 은행권 지폐 발행, 여권용 보안용지 제조와 무관한 기념메달 사업을 폐지한다. 안전 분야 인력은 646명 늘리되 신규 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2,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원을 조정하고 인위적 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철도公 722명-한전 496명 감축… 석탄公은 5명중 1명꼴 공공기관 구조조정 안전인력은 조정대상서 제외채용 위축 우려에 청년인턴 확대 26일 정부가 의결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조직, 인력 효율화 계획’에 따르면 공기업 가운데 정원 구조조정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철도공사(722명)다. 한국전력공사(496명), 한국마사회(373명), 한국수자원공사(221명), 한국토지주택공사(22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준정부기관 중에선 정원이 1만 명이 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43명으로 감축 인원이 가장 많았다. 정원 대비 감축률은 대한석탄공사가 21.2%(139명)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정부는 기능 조정을 통해 7000명이 넘는 인원을 줄이기로 했다. 민간, 지방자치단체와 기능이 겹치거나 비(非)핵심 혹은 수요가 줄어든 업무를 축소해 정원 감축에 나선다.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운영은 민간에 넘기고, 북악산 한양도성 탐방사업도 서울시로 업무 이관을 추진하는 식이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돼 필요성이 줄어든 통행료 수납 같은 기능도 축소한다. 업무 통합이 가능한 부서들은 묶고 해외 조직은 효율화하는 등 조직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4867명을 줄인다. 다만 안전인력은 감축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들이 제출한 필수 안전인력은 정원 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관련 재배치 요구는 모두 수용해 총 646명을 안전 분야에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정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5년 새 11만 명 넘게 늘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350개 공공기관의 정원은 44만9000명이다.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33만4000명)보다 11만5000명(34.4%) 늘어난 규모다. 자산이 2조 원이 넘거나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어야 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39곳의 올해 말 부채 규모는 63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 채용 축소를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내년 청년 일자리 시장은 더욱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공공기관 인원 축소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내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청년 채용시장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청년인턴 채용은 확대된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내년 공공기관의 여건이 녹록지는 않지만 ‘체험형 인턴’을 올해보다 2000명 늘어난 약 2만1000명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공공기관과 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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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인력 감축 ‘칼바람’…2025년까지 정원 1만2000명 줄인다

    정부가 2025년까지 공공기관 인원을 1만2000명 줄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인력과 부채가 크게 늘어 방만 경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중대재해 예방 등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은 늘린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공기관 정원 44만9000명 중 1만2442명(2.8%)을 줄이기로 했다. 공공기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만 1만1081명의 정원을 구조조정 한다. 정부는 연간 7600억 원 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정부는 각 기관의 비핵심 업무를 조정하고, 서비스 수요가 적은 조직을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중국 시안, 우한에 설치한 해외지사 3곳을 폐쇄한다. 한국조폐공사는 주요 기능인 은행권 지폐 발행, 여권용 보안용지 제조와 무관한 기념메달 사업을 폐지한다. 안전 분야 인력은 646명 늘리되 신규 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2,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원을 조정하고 인위적인 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신규 채용의 축소는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공사, 구조조정 규모 가장 커…안전인력은 감축 안해 26일 정부가 의결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조직, 인력 효율화 계획’에 따르면 공기업 가운데 정원 구조조정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철도공사(722명)다. 한국전력공사(496명), 한국마사회(373명), 한국토지주택공사(22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준정부기관 중에선 정원이 1만 명이 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43명으로 감축 인원이 가장 많았다. 정원 대비 감축률은 대한석탄공사가 21.2%(139명)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정부는 기능 조정을 통해 7000명이 넘는 인원을 줄이기로 했다. 민간, 지방자치단체와 기능이 겹치거나 비(非)핵심 혹은 수요가 줄어든 업무를 축소해 정원 감축에 나선다. 분당과 일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운영은 민간에 넘기고, 북악산 한양도성 탐방사업도 서울시로 업무 이관을 추진하는 식이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돼 필요성이 줄어든 통행료 수납 같은 기능도 축소한다. 업무 통합이 가능한 부서들은 묶고 해외조직은 효율화하는 등 조직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4867명을 줄인다. 다만 안전인력은 감축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들이 제출한 필수 안전 인력은 정원 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관련 재배치 요구는 모두 수용해 총 646명을 안전 분야에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정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5년 새 11만 명 넘게 늘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350개 공공기관의 정원은 43만8000명이다.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33만4000명)보다 11만5000명(34.4%) 늘어난 규모다. 자산이 2조 원이 넘거나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어야 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39곳의 올해 말 부채 규모는 632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 채용 축소를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내년 청년 일자리 시장은 더욱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공공기관 인원 축소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내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청년 채용시장 위축이 우려된다. 공공기관 인력을 너무 급작스럽게 줄이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효율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청년인턴 채용은 확대된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내년 공공기관의 여건이 녹록치는 않지만 ‘체험형 인턴’을 올해보다 2000명 늘어난 약 2만1000명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공공기관과 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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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투세 2년 유예… 투자자 15만명 과세 면해

    5000만 원이 넘는 주식 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2년 유예되면서 15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이 내년에 과세를 피하게 됐다.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은 종목당 10억 원으로 유지되지만, 배우자나 부모·자식 등 가족 지분을 합산해 계산하는 규정은 폐지된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여야는 금투세 시행시점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모든 종류의 금융투자 상품으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 기타 25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면 20%(3억 원 초과분은 25%)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시행이 2년 연기되면서 금투세 과세 대상 약 15만 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가상자산 과세 역시 2025년까지 2년간 미뤄진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현행 제도대로 종목당 10억 원(또는 지분 1∼4%)을 유지하기로 했다. 애초 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올리려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가 결정됐다. 다만 대주주 여부를 판정할 때 가족 지분까지 합산해서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내년부터 폐지한다. 가족 합산 과세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기존 합산 과세 체계에서 혼자 10억 원어치 넘게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만 세금을 내는 ‘인별 과세 체계’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개선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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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현학파’ 이끈 진보 경제학자 변형윤 교수 별세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진보 경제학자인 ‘학현(學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7년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난 변 교수는 경성중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서울대 상대 전신인 경성경제전문학교에 입학했다. 28세 때인 1955년부터 모교에서 교편을 잡아 1992년까지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수차례 고위직 제안을 받았으나 모두 사양했다. 사회, 경제 민주화 활동엔 적극 뛰어들었다. 1960년 4·25교수단 시위에 참여했고, 1980년 서울대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시국선언에 앞장서다 강단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교수 해직 시절이던 1982년 아호인 학현을 따 설립한 학현연구실(현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은 이른바 ‘학현학파’의 산실이 됐다. 학현학파는 그의 경제이론을 따르는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의 모임으로, 성장 일변도의 국내 경제학계에 소득 재분배, 균형발전 등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 학파로 분류되는 학자들이 노무현,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학현학파 후계자로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꼽힌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27일 오전 9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02-2072-2020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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