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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생수업체인 눙푸산취안(農夫山泉)의 중산산(鍾睒睒·70·사진) 회장이 자신과 회사를 둘러산 각종 루머와 관련해 더우인(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의 장이밍(张一鸣) 회장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고 중국 펑파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중 회장은 이날 장시성 간저우(贛州)의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회장, 더우인, 언론, 그리고 셀프미디어 운영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올해 초 중 회장과 회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루머에 관련해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에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일부 네티즌들이 소문을 퍼뜨리고, 플랫폼들은 잘못된 정보라도 조회 수가 많으면 오히려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중 회장은 “온라인 상에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고 놔두면 개인은 물론 기업에게 큰 피해가 되고, 이는 인류의 기술 문명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중 회장은 평소 언론 앞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이번에는 강한 어조로 발언을 이어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 회장은 더우인처럼 수익과 규모 면에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이밍과 더우인은 나의 명예를 침해하는 글과 사진을 즉각 삭제하고, 나와 나의 가족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올 3월 눙푸산취안의 음료수 포장지에 일본 사원이나 사찰의 그림이 들어가 있고, 생수의 페트병 뚜껑이 빨간색인 건 일본 국기를 상징한다는 의혹이 SNS를 중심으로 퍼졌다. 이에 친일 기업으로 찍힌 눙푸산취안은 중국 전역에서 불매 운동에 시달려야했다.중 회장 역시 아들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매국 기업인이라는 비판, 또 경쟁 업체인 와하하(娃哈哈)의 창업자인 고 쭝칭허우(宗慶後) 회장에게 과거 배은망덕한 행위를 했다는 루머 등에 휩싸였다. 눙푸산취안 측은 지난 5월 회사 SNS 계정에 글을 올려 회사를 둘러싼 20가지 루머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고,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눙푸산취안의 전체 그룹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85억3100만 위안(약 1조65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3% 급감했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연구원에 따르면 중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지켜온 ‘중국 최대 부호’ 자리를 올해 장이밍 바이트댄스 회장에서 넘겨줬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사람들이 (신문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자유를 누리길 바랐다.”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20년 8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반중 매체 핑궈일보의 창업주인 지미 라이(사진)가 20일 처음으로 증언대에 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라이는 핑궈일보 창간 이유에 대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경험하며 신문사를 세우기로 결심했다”며 “법치, 자유, 민주주의 추구, 언론·종교·집회의 자유가 신문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다만 홍콩 독립을 주장하며 외세와 결탁했다는 검찰 주장에는 적극 반박했다. 그는 “(대만과 홍콩 독립은) 음모이며, 그런 생각을 갖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또 차이잉원(蔡英文) 전 대만 총통에게 미국 인사를 소개하고, 2019년 마이크 펜스 당시 미 부통령 등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홍콩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길 요청했을 뿐”이라고 했다. 라이가 1995년 창간한 타블로이드 신문인 핑궈일보는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등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며 중국 정부에 가감 없는 비판을 해왔다. 홍콩 검찰은 라이가 시위를 조장·선동하고 외국 세력과 공모했다는 혐의로 2020년 그를 기소했다. 그가 체포된 이듬해인 2021년 경찰의 대규모 압수수색을 당한 핑궈일보는 그해 6월 폐간됐다. 유명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세운 재벌이자 홍콩 민주화의 상징인 그의 재판에 서방은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라이의 옥중 건강 악화를 우려한다”고 밝혀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10월 한 팟캐스트 방송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라이의 석방을 위해 시 주석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법원은 라이 재판 하루 전인 19일 전직 야당 의원과 민주화 활동가 등 45명에게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징역 4∼10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비공식 예비선거(경선)를 진행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트럼프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막후(behind-the-scenes)에서 모든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미국 CNN방송)18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서 정작 참석도 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G20 지도자들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쳐두고(looking past), 차기 백악관 주인에게 경계심을 드러내거나 동조를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들은 개막 첫날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의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공동선언문에선 “비차별적이고 개방적인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해 온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보호무역을 우회적으로 반대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기후 위기 대응’ 등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친(親)트럼프 기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진핑 “보호주의 대신 개도국 지원해야” 미국의 ‘트럼프 2기’에 가장 견제의 목소리를 높인 건 중국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2차 세션 연설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다극화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60% 관세 부과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당선인 측에 던진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내놓은 개발도상국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 대한 지원책도 트럼프 당선인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최빈 개도국에 대한 ‘일방적 개방’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 메커니즘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연합과 공동으로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개발을 돕는 새로운 형태의 이니셔티브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과 차별화를 꾀해 중국의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많다. 시 주석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도 연쇄 회담을 가졌다. 두 나라는 2021년 미국과 인도태평양 군사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했다. 시 주석은 G20 직전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정상과 만남을 가지는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섰다.● G20 공동선언문에 “다자무역 보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연설을 통해 “가장 강력한 국가가 관세 정책으로 국제 질서를 해체하면 다른 나라들도 똑같이 하도록 부추길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G20이 분열된다면 글로벌 영향력과 지렛대를 잃게 될 것”이라며 “모든 회원국이 합의 정신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G20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도 ‘다자무역’ 정신을 강조했다.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비차별적이고 공정하며, 개방·포용적이고,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다자무역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역과 관련해 효과적인 분쟁 해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역시 트럼프 당선인을 염두에 둔 내용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반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친트럼프 성향인 정상들은 ‘트럼프 코드’에 맞추는 행보를 보였다. CNN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올해 의장국인 브라질이 제안한 ‘기후 위기 대응’과 ‘글로벌 부유세 과세’에 대해 반대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과거엔 부유세에 동의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위기 대응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하는 의제다. 트럼프 당선인이 참여하지 않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의제들은 별다른 영향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동의하지 않는 한) 여기서 결정되는 어떤 것도 미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시 창핑(昌平)구의 주거단지. 대형 아파트 앞에 세워진 2층짜리 건물은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앞마당에 푸른 인조 잔디가 깔려 있는 이곳은 원래 유명 유치원이 들어섰던 자리다. 해당 유치원은 한 달 등록금이 1만3000위안(약 250만 원)에 이르는 고급 국제(영어) 유치원이었다. 이전엔 등록 대기자가 수십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원생 수가 크게 줄어들더니 급기야 올해 초 문을 닫았다.》유치원이 폐업한 뒤 1층에는 헬스클럽과 당구장이 생겼지만, 이마저도 손님이 없어 다시 문을 닫았다. 1층 한쪽에 유일하게 영업을 하는 곳은 노인 요양원이다. 1층 안내 데스크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갔더니, 원래 유치원 교실이었던 공간을 개조해 침대와 의료 기기들을 들여놨다. 요양원 관계자는 “유치원이 문을 닫은 뒤 내부 수리를 거쳐 약 3개월 전에 문을 열었다”며 “주거지와 가깝다 보니 노인들이 집 앞에서 사교와 돌봄 등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이곳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과 불황에 유치원 ‘줄폐업’ 이날 오후 찾아간 차오양(朝陽)구의 한 아파트단지 옆 유치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 문을 닫은 뒤로는 건물 마당 앞 출입문에 자물쇠가 채워진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최근 폐업한 유치원은 대부분 사립으로, 저출산 기조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실제로 올해 중국 소셜미디어엔 유치원이 갑자기 문을 닫아 곤혹스럽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사립 유치원들은 원생이 줄어들자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 등록금을 더 올리며 버텨 왔지만, 결국 재정난에 못 이겨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공립 유치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점심시간 전 방문한 창핑구의 공립 유치원 앞마당은 체조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아이들로 가득 찼다. 베이징시 기준 국공립 유치원의 등록금은 한 달에 2000위안(약 38만 원) 안팎으로 사립보다 훨씬 저렴하다. 담장 밖에서 손녀를 지켜보던 한 노인은 “주변 (사립) 유치원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요즘 원생 수가 조금 늘었다”며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매년 신입 원생이 줄어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유치원 수는 27만4400개. 전년보다 1만4808개 줄었다. 2년 연속 감소세인 데다 2022년(5610개)에 비해 1년 만에 운영을 중단한 유치원 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대표적으로 장시성 잉탄(鹰潭)시와 안후이성 벙부(蚌埠)시는 유치원 수가 1년 새 각각 31.4%, 27.5%나 급감했다. 중국 전역에서 유치원에 입학한 어린이 수 자체가 지난해 기준 4090만 명으로 전년보다 535만 명(11.55%)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1명 낳으라”던 정부도 저출산에 당황 유치원 줄폐업에서 알 수 있듯, 인구 대국인 중국도 이미 저출산 수렁에 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의 총인구는 최근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14억 명을 간신히 넘었다. ‘인구 세계 1위’ 타이틀도 인도에 넘겨줘야 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21년 정점을 찍은 중국 인구는 2035년 13억6000만 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 수치를 살펴보면 더 놀랍다. 9월 통계청이 ‘유엔 세계 인구 전망’을 활용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신생아 수)은 지난해 1.00명으로 일본(1.21명)보다도 낮다. 조사 대상인 236개국 가운데 한국(0.72명)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중국은 한국과 비교해 기대 수명이 5.5세 낮다 보니 인구성장률 면에선 오히려 한국(0.07%)보다도 낮은 ―0.23%로 나타났다. 인구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자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을 주도했던 계획생육(가족계획)협회의 역할도 180도 달라졌다. 1980년 설립된 협회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비영리단체다. 설립 초기엔 급격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9년부터 시행된 ‘한 자녀 정책’을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당시 협회가 중국 곳곳에 설치한 홍보물에는 ‘혁명을 위해 1명만 낳아라’ ‘민족 부흥을 위해 인구를 통제해야 한다’ 등 다소 섬뜩한 표어들이 적혀 있었다.하지만 중국은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고, 2021년에는 ‘세 자녀 정책’을 발표했다. 협회가 올해 내놓은 홍보 포스터를 보면, 부모가 자녀 3명과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을 동원해 가임기 여성의 집을 방문해 임신·출산 계획을 직접 조사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결혼·출산 보조금” 청년 반응은 싸늘 중국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 국무원은 출산 장려와 출산 친화적 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임신과 출산을 독려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다자녀 가구가 주택을 구매할 때 주어지는 혜택을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출산 및 육아 휴가와 같은 법정 의무 휴가를 철저히 보장하고, 회사별로 유연근무나 원격근무 도입을 독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년 전부터 저출산 문제를 고민해온 한국이나 일본에서 도입해온 대책들을 총망라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 베이징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유모 씨(29)는 몇 년째 남자 친구와의 결혼을 미루다 내년 가을에 결혼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는 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 씨는 “급여가 낮다 보니 남편과 함께 돈을 벌어도 도시에서 집세 내기조차 힘들다”며 “긴 근무 시간까지 생각하면 아이를 낳아 키울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중앙정부의 대책 발표에 이어 북부 산시성에서 내놓은 출산 장려책은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내년부터 35세 이하 여성이 결혼하면 1500위안(약 29만 원)을 지급하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2000위안을 추가로 준다는 내용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아이까지 낳았는데 겨우 가전제품 하나 살 돈을 준다” “한국에선 회사가 출산장려금으로 55만 위안을 준다더라”라며 장려책을 비웃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런 출산 기피 현상은 최근 중국 청년들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결혼 출산 적령기인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생)’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들은 한 자녀 정책 아래 부모와 조부모의 지원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그러다 보니 본인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녀까지 보살필 여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지도부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저출산과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연금 시스템 붕괴 우려 등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임산부과 소아의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개선하고 육아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정책적으로 개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브라질과 더 가까워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시 주석의 행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남미 국가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강력한 대(對)중 압박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취임했을 때, 중남미를 통해 미국의 고관세 정책 등을 우회할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도 중국과의 교류 강화에 관심이 높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대놓고 지지했던 데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악연’이 깊다.● 브라질, 트럼프·머스크 악연룰라 브라질 정권은 트럼프 행정부와 성향상 원래부터 가까워지기 힘들다. 트럼프 당선인은 룰라 대통령의 전임자로 극우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룰라 대통령은 미 대선 전인 1일 “미국 민주주의를 위해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는 게 낫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브라질이 ‘브릭스(BRICS)’ 선도 국가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와 상극이다. 특히 룰라 대통령은 남미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MERCOSUR·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역내 자유무역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은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한 머스크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브라질 대법원은 4월 X가 가짜 뉴스를 방치한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고, 8월엔 X의 운영 폐쇄 조치까지 내렸다.이에 중국은 브라질과 미국의 불편한 관계가 브라질과의 협력 강화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미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브라질의 석유, 철광석, 콩을 대거 수입했다. 룰라 대통령의 2번째 임기였던 2009년에는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특히 룰라 대통령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나 고속도로 및 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의 더 많은 투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에 차별당했던 중남미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中, 관세 전쟁 대비 남미 공들여중국 역시 미국의 파상 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중남미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매길 경우, 브라질을 포함해 남미 시장을 대체재나 우회로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태양광과 배터리 분야 대브라질 수출액은 지난 4년 동안 180%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브라질 농산물에 대한 수입도 꾸준히 늘려 왔다. 이는 향후 미중 관세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이 보복 조치로 미 농산물에 대한 고관세 카드 등 강경 조치를 꺼내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페루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14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함께 ‘창카이(Chancay)항’ 개항식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창카이항은 중국 자본이 대거 투입된 남미 최대 규모의 심해항이다. 향후 중국의 남미 교역에 있어 핵심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남미 특사 및 미주개발은행 총재를 지낸 마우리시오 클래버캐론은 아르헨티나 매체인 인포바에와의 인터뷰에서 “창카이항을 거치는 모든 물품은 중국산 수입품과 마찬가지로 6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중국의 우회 수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반도 정세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선 시 주석이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사실상 차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거센 대(對)중국 압박 공세를 예고한 만큼,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 등으로 대응하겠단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 메시지 전달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이 있고, 이를 갈등 고조나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파병으로 ‘혈맹’ 관계로 격상된 북-러 군사협력은 심각한 위험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직접적 대남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이 전했다. 이를 두고,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1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내용보다 강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시 주석은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존처럼 당사자들의 정치적 해결에 방점을 찍었던 것.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더 이상의 충돌과 혼란을 허용하지 않고, 중국의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 대중 강경파로 채워질 예정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에 핵무기 통제권 넘기지 않은 것은 합의 시 주석은 보호무역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한 기존 입장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신냉전에서는 승리할 수 없고, 중국을 봉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 정치 체계, 인권, 발전 권리 등 미중 관계의 4가지 레드라인을 재확인했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민주진보당 정부의 ‘독립 추구’를 분명히 반대하는 게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핵무기 통제권을 인공지능(AI)에 넘기지 않는 데는 합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는 AI와 핵 독트린의 교차점에 대한 중요한 성명이자 미중이 경쟁 속에도 핵심 영역에는 위험 관리를 위해 책임감 있게 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은 양국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미중 AI 협의체’를 세우기로 결정한 뒤 나온 첫 번째 합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방한하지 않았다. 이에 시 주석이 방한할 차례지만 이번에 또 우리 정상에게 먼저 방중해 달라고 요청한 것.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났을 당시엔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력한 중국 견제 전략을 예고한 만큼 이런 흐름에 동참하지 말라고 시 주석이 한국에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양국 정상은 이날 2년 만에 마주 앉았다. 회담에서 시 주석은 먼저 윤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을 요청했고, 이어 윤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방한을 제안했다. 두 정상은 즉답 없이 각각 ‘감사하다’고만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특히 내년 가을쯤 우리가 APEC 경주 회의를 주최하기 때문에 시 주석에게 자연스럽게 방한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겨냥해 “중국이 건설적으로 역할을 해 달라”고도 했다. 다만 시 주석은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16일(현지 시간) APEC 세션 연설에선 “세계 각국이 중국 발전이란 급행열차에 탑승해 공동 번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尹 “北-러 軍협력 함께 대응을” 習 “자유무역 공동으로 수호해야”[APEC 정상회의]2년만에 회담, 유화 제스처속 온도차… 習, 北파병 中역할론에 즉답 피해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견제에만 방점… 한국에 비자면제 상응 조치 요구도한미일 “北파병, 안보리 결의 위반”“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윤석열 대통령)“정세가 어떻게 변화를 하든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 우호의 방향을 지키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수위가 높아진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 등에 초점을 맞춰 중국이 이를 차단하는 역할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시 주석은 ‘수교의 초심’을 앞세우는 등 다소 온도 차이를 보였다. 중국은 통상 미국 간섭 배제 등 의미로 이 표현을 자주 꺼내 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때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고립 전략’에 동참하지 말라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中 발표 내용서 북-러 군사협력 등 빠져이날 정상회담 후 중국 측 발표 내용에선 윤 대통령이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빠졌다. 그 대신 중국은 “한국은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APEC 등 다자 메커니즘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공동으로 수호할 의향이 있다”는 등 내용을 언급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한 내용에 방점을 찍은 것.시 주석은 16일 APEC 세션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의해 도전을 받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견제하듯 ‘자신이 잘되려면 남을 먼저 잘되게 해야 한다’는 의미의 논어 구절인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도 인용했다.한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두고도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방중을 먼저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방한해 달라고 한 것. 시 주석의 마지막 방한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한한령 등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 등으로 10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다.시 주석은 지난해 9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을 땐 방한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우리 정상의 방중을 먼저 언급하면서 시 주석의 방한 관련 입장이 오히려 다소 퇴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우리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 고립 전략에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 등을 보고 방한을 결정하겠단 의미로도 읽힌다”고 했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국이 중국 국민의 한국 방문을 위한 더 많은 편의 조치를 취해 주길 바란다”며 앞서 중국이 실시한 비자 면제에 상응하는 조치를 우리에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똑같은 조치를 상응해서 하기엔 한중 여행객 숫자로 보나 방문의 목적으로 보나 조금 저어되는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난색을 표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중국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두 정상은 내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서비스·투자 협상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중 FTA는 상품 분야 협상이 타결돼 2015년 12월 발효됐지만 이후 한한령 등으로 2단계 협상이 지연됐다.● 한미일 정상 “北 파병,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일 정상회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도 갖고 북-러 불법 군사협력에 대해 규탄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무기와 탄도미사일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협력 심화는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고려할 때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1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고별’ 정상회담에선 “제 임기 전반기 중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외교·안보 성과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뤄낸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한미 관계를 성원하며 뒤에서 돕겠다”고 화답했다.리마(페루)=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반도 정세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이날 회담에선 시 주석이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사실상 차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거센 대(對)중국 압박 공세를 예고한 만큼,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 등으로 대응하겠단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 메시지 전달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이 있고, 이를 갈등 고조나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파병으로 ‘혈맹’ 관계로 격상된 북-러 군사협력은 심각한 위험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직접적 대남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이 전했다. 이를 두고,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특히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1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내용보다 강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시 주석은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다”면서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존처럼 당사자들의 정치적 해결에 방점을 찍었던 것.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더이상의 충돌과 혼란을 허용하지않고, 중국의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 대중 강경파로 채워질 예정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에 핵무기 통제권 넘기지 않은 것은 합의시 주석은 보호무역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한 기존 입장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신냉전에서는 승리할 수 없고, 중국을 봉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 정치 체계, 인권, 발전 권리 등 미중 관계의 4가지 레드라인을 재확인했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민주진보당 정부의 ‘독립 추구’를 분명히 반대하는 게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핵무기 통제권을 인공지능(AI)에 넘기지 않는 데는 합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는 AI와 핵 독트린의 교차점에 대한 중요한 성명이자 미중이 경쟁 속에도 핵심 영역에는 위험 관리를 위해 책임감 있게 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은 양국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미중 AI 협의체’를 세우기로 결정한 뒤 나온 첫 번째 합의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대(對)중국 고율 관세’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비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할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 갈등의 최전선에서 미국과 마주할 중국의 ‘키맨’ 5명을 거론했다. 우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 부총리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전면에 나섰던 류허(劉鶴) 전 부총리의 후임으로 향후 대미 경제·무역 의제를 총괄할 것으로 점쳤다. 미중 무역 실무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은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장관)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 협상 당시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5월과 올 3월에는 각각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도 만났다. 이 외에 미국과의 제1차 무역전쟁 당시 관여했던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랴오민(廖岷) 재무부 부부장(차관), 중앙은행 총재 자격으로 통화 정책을 총괄하는 판궁성(潘功勝) 런민은행 총재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국제 기구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6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만나는 이른바 ‘1+6 원탁회의’가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린다. 2016년부터 매년 진행된 회의로 올해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 국제결제은행(BIS), 신개발은행(NDB) 등 4개 기구도 참여할 예정이다. 역시 미국과의 무역 전쟁 가능성 등에 대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중남미 페루 리마로 출국했다. SCMP는 시 주석이 APEC와 G20에서도 회원국에 투자 확대 같은 유인책을 제공하며 미국의 편에만 서지 말라는 뜻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새 주한 중국대사에 다이빙(戴兵·57·사진) 주유엔 중국 부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다이 내정자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최근 우리 정부에 신청했다.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되면 올 7월 이임한 싱하이밍(邢海明) 전 대사의 후임자로 부임한다. 1967년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다이 내정자는 안후이사범대 외국어과를 졸업하고 1995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주로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했고 2017년 아프리카사장(국장), 2020년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로 임명됐다.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국장보다 높은 직책이어서 한국 부임 당시 국장급이었던 싱 전 대사보다 급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한중 관계 개선 기조에 따라 중국이 전임자에 비해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1일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를 몰고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흉악 범죄들로 인해 공산당 지도부의 통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11일 사건 이전에도 여러 흉악 범죄들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6월과 9월엔 일본인 초등학생을 포함한 피습 사건이 2차례 벌어졌고, 9월 상하이의 한 마트에선 칼부림 난동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WSJ는 “주하이 참사는 지난 6개월 동안 중국을 뒤흔든 일련의 사건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최근 중국의 연이은 흉악 범죄들이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중국인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안은 주하이 참사에 대해 이혼 후 재산 분할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개인적 범행이라고 밝혔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쌓인 게 흉악 범죄의 배경이 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국가 체제와 일상의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 통제와 억압을 수긍해 왔던 중국인들이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현 지도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지도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여겨지면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이 침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주하이 참사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태 수습 및 예방을 지시한 것에 대해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지도부의 걱정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자연 재해나 대규모 붕괴 사고가 아닌 흉악 범죄 사건에 이례적으로 특별 지시를 내린 것도 이런 속사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주광저우 일본 총영사관은 주하이 참사 이후 자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홍콩 싱타오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인과 접촉할 때 현지 관습을 따르고, 일본어로 큰 소리로 말하거나 광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방문하는 걸 자제하라고 당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내년 1월 20일 집권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고 60%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중국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보다는 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을 덜 입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1기였던 2018년 미국과 제1차 무역전쟁을 치른 중국이 이후 미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를 상당 부분 낮췄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희토류 등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 수출 제한 등의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대두(大豆) 등 미국산 농산물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도 양국 교역이 극단적으로 얼어붙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한다. 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중국 또한 견뎌낼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양국의 무역전쟁 재점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영국 조사기관 ‘TS롬바드’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미국의 전체 수입품 중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기존 20%에서 13%로 낮아졌다. 이는 중국이 2018년 이후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주요 개발도상국을 총칭하는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로 수출 활로를 넓혔기 때문이다. 중국 주요 기업이 미 관세를 피하려고 멕시코, 베트남 등을 거쳐 미국에 우회 수출을 해 왔다는 점도 한몫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중요성도 강화됐다. 중국은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 등의 세계적 생산국이다.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중국산 제품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중국의 반격 카드도 더 강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차지하는 미국산 대두의 비중은 2016년 40%에서 올해 18%로 급감했다. 그 자리를 브라질산 등이 차지했다. 미국산 대두의 주산지인 미 중부의 아이오와, 네브래스카주 등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곳 주민의 반발을 의식해서라도 중국과의 교역을 마냥 도외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60%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속에서도 중국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 등을 거쳐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전망 등을 반영해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한 달 전 전망치(4.5%)보다 0.5%포인트 낮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국제 에어쇼가 열리고 있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체육센터 내 보행자 도로로 돌진한 차량에 의해 30명 이상이 숨졌다.12일 중국 주하이시 공안국은 “11일 오후 7시 48분(현지시간)쯤 주하이시 체육센터 안에서 중대한 악성 사건이 발생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운전자 판모 씨(62)는 SUV를 몰고 고의로 운동 중이던 사람들을 치고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판 씨는 체포 직전 공안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칼로 목 부위를 자해했고, 현재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판 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앞서 홍콩 밍(明)보는 이번 사건 소식을 전하며 현장에 단체 체육복을 입은 사람들을 포함해 100여 명이 현장에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곳곳에 피를 흘리고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회색 SUV가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사람들을 치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공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최신예 무기를 선보이기로 한 ‘주하이 에어쇼’ 개막 전날 발생했다. 사고 직후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주하이스포츠센터’라는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현장 사진과 영상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당국의 검열에 의해 관련 콘텐츠들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밍보는 일부 중국 네티즌들을 인용해 “당국이 공상당원들에게 ‘이번 사건을 긍정적으로 전달하고,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지 못하게 독려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침에는 ‘사회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낮다’, ‘외부 세력이 일부러 혼란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밍보는 전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살인자는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고, 모든 지역과 부서는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라며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을 엄격히 방지하라”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를 갖고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중 봉쇄’ 정책에 대응하는 것이 양국 협력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타스통신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11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방문 중인 쇼이구 서기는 이날 왕 주임과 ‘중러 제19차 연간 전략안보협의’를 공동 주재했다. 이번 만남은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뒤 중국과 러시아의 첫 고위급 접촉이다.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와 중국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 관계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주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봉쇄 정책을 언급하며 “유라시아 지역에서 평등하고 분리할 수 안보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중러 양국에 대한 서방 세력의 압박이 거세질 것에 대비해 양국 협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왕 주임은 이에 대해 “중러 관계는 필연적인 역사 논리와 강한 추진력이 있다”면서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외부 도전이 많아질수록 양측은 공동 이익을 위해 더욱 단결하고 협력해야한다”고 답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 측 발표문에는 미국을 직접 지칭한 표현은 빠졌다. 왕 주임은 대신 “러시아와 함께 국제 정세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 중러 관계의 높은 수준의 발전 모멘텀을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겸 전 국방장관이 11∼15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난다고 중국 외교부가 11일 밝혔다. 이번 만남은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후 양국의 첫 고위급 접촉이다. 두 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가져올 국제 정세 변화 및 공동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린젠(林建)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쇼이구 서기가 방중 기간 동안 왕 주임, 천원칭(陳文淸) 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쇼이구 서기와 왕 주임이 12일 회동해 “양국의 전략 안보 이익에 관한 중대 문제를 깊이 있게 소통하고 상호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올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안보사무고위급대표회의 이후 2개월 만에 만난다. 특히 이번 만남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서명한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약에는 북한과 러시아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때 다른 나라가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중국은 최근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한창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것을 포함해 북-러의 군사 밀착에 내심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 주도의 서방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중국 베이징을 찾아 둥쥔(董軍) 국방부장,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과 회담을 가졌다. 쇼이구 서기는 이번 방문 중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에어쇼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그는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 ‘수호이(Su)-57’의 첫 해외 시연을 지켜볼 예정이다. 12∼17일 열리는 주하이 에어쇼에는 올해 인민해방군 공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중국의 최첨단 무기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스텔스기 ‘젠(J)-35’와 ‘중국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훙치(HQ)-19’ 등이 공개된다.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무인 장비도 첫선을 보인다. 특히 ‘후징(虎鯨·범고래)’은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개발한 길이 58m, 500t급 대형 무인 잠수정이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무인 장비가 “외부 위협에 대처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될 것을 대비해 한국과 일본, 유럽 등 미국의 전통 우방국들과 미국을 떼어내려 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WSJ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동맹국들에 대해 관세 인하와 비자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때부터 관세 정책을 선호해왔다. 그는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에 대해서는 60%가 넘는 관세를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차기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기 전에 미국 동맹국들에게 손을 내밀어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을 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는 최근 서방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인하 대상에는 농수산물 외에 전기·통신 장비도 포함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중국은 지난해 11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을 시작으로 일방적 무비자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도 지난 1일 면제 국가에 추가로 포함됐다. WSJ는 일방적 혜택 조치라는 점으 주목하며 “주고받기식(Quid Pro Quo) 거래를 선호해왔던 중국 지도부의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하늘에서 떡(餡餅·셴빙)이 떨어질 리는 없다(天上不會掉下餡餅)’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미국 격언의 중국식 표현이다. 중국 길거리에서 셴빙(고기나 야채 등을 넣은 전병)을 접할 때나 거래에 능숙하면서도 권위주의 체제 특성상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중국인들을 경험할 때 자주 떠오르는 표현이다.‘깜짝쇼’에 가까운 한국 비자 면제 거래의 관점에서 보면 비자 문제는 국가 간에 상당히 중요한 거래다. 비자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별도 협정을 맺거나 정상회담 등 고위급 교류에 맞춰 사전 조율 아래 주요 성과로 발표한다. 지난달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뒤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에게 핀란드를 일방적 무비자 대상 국가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리창(李强) 총리는 중국 총리로서는 7년 만에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호주에 대한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발표했다. 1일 발표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비자 면제 조치가 파격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한중 고위급 교류에 맞춰 비자 면제를 해줄 수 있다는 얘기가 돌긴 했지만 실제 진행된 건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금요일 늦은 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주말 휴무일 동안 공식 문서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국 측 발표 나흘 뒤에야 비자 면제 관련 유의사항을 공지했다. 물론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순차적으로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를 발표해 왔고, 한국도 포함될 때가 된 것이라는 해석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방적 비자 면제가 허용된 나라는 대부분 유럽 국가로 중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 1∼9월 동안 160만 명 넘게 중국을 찾은 한국과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일방적 비자 면제를 ‘당했다’고 표현하는 게 어울릴 정도다. 중국 여행이나 친지 방문을 수월하게 해주는 비자 면제는 한중 관계에 분명한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중국이 왜 한마디 사전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한국을 면제 대상 국가에 포함시켰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직전에 발표한 시점이다.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미국의 지도자 교체를 앞두고 한미일 3국 협력을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일본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4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났고, 같은 날 일본 경제동우회 대표단은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을 접견해 한국처럼 비자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트럼프 2기, 한중 관계 전략 짜야 얼마 전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에서 아쉬웠던 순간으로 지난해 8월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직후를 꼽았다. 전례 없이 강화된 한미일 협력과 관계없이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여전히 중시한다는 제스처를 바로 취했다면, 한중 관계 회복 속도나 강도가 지금보다 빨라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는 동북아 정세를 포함해 세계 질서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두 강대국을 상대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국익을 지키는 방안이 뭔지 깊게 고민하되 너무 늦지 않게 움직여야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마련이다. 중국은 백악관의 새 주인이 정해지기도 전에 수를 던졌다. 이제 한국이 중국을 어떻게 대할지 답해야 할 차례다.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국채 발행을 통해 총 10조 위안(약 1900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수년째 경제의 ‘숨은 뇌관’ ‘약한 고리’ 등으로 꼽혔던 지방 부채부터 해결해 무역전쟁 가능성에 따른 타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란포안(藍佛安) 재정부장은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전국인대가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기존보다 6조 위안(약 1200조 원) 증액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매년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특별채권 가운데 향후 5년간 8000억 위안씩, 총 4조 위안(약 700조 원)을 부채 해결에 쓰기로 했다. 이 돈은 ‘숨겨진 부채’로 불리는 지방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의 부채를 상대적으로 이자가 저렴한 채권으로 바꾸는 데 쓰인다. 란 부장은 “올해 초부터 외부 환경 변화와 내수 부족으로 부채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정부가 늘었다”면서 이번 조치로 주요 지방정부가 약 5년간 약 6000억 위안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구체적으로 얼마의 돈을 투입할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10조 위안은 그간 금융시장 및 외신이 예상한 규모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어서 당국의 부양 의지가 강력함을 보여준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금성 지원 등 소비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방안이 경기 부양에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를 확정짓자 해외 정상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다가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약 25분 동안 직접 통화했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협력’과 ‘긴밀한 접촉’을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럽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같은 날 텔레그램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력하고 흔들리지 않는 미국의 리더십은 세계와 정의로운 평화에 필수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등과 가자 전쟁을 치르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직접 통화해 이스라엘 안보와 이란의 위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과 무역 분쟁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모두가 이익을 얻고, 싸우면 모두 손해라는 걸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전에는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없었던 ‘싸우면 모두 손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고 한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도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과 5분가량 통화했다. 향후 회담 일정에 대해 “현재 조율 중”이라며 조기 회담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앞다투어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새로운 트럼프 시대 맞이에 들어갔다. ‘트럼프 시대의 재개막’이 향후 미국에서 강해질 ‘자국 우선주의’ 무역 및 안보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 겪는 유럽, 이스라엘 축하 메시지 유럽 주요국, 이스라엘 등은 발 빠르게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가 향후 이들 지역의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과거 4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추후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가장 진실한 축하를 전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국가 수장 중 처음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헝가리, 미국 국기 이모티콘과 함께 “아름다운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X에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 아래 강력한 미국의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신속한 종전이 필요하다며 러시아 쪽에 기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그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우리의 동맹을 강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시절 가까운 사이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부르며 반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진정한 우정’을 언급하며 올 7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中-日, 동아시아 미칠 파장 예의 주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미국 국민의 민주주의 선택에도 경의를 표한다”며 “긴밀한 협력으로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조기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5번 골프를 칠 정도로 밀월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미국의 고립주의 심화로 미국의 동아시아 관여가 약해지면 중국의 해양 진출, 북한 및 러시아의 위협이 강해져 일본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중국은 미국에 대해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라며 논평을 아꼈다.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해서만 ‘위험 축소(디리스킹)’ 정책을 펴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커플링(공급망 단절)’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대중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왔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래에 능한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을 무역이나 경제 제재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줘룽타이(卓榮泰)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6일 대만의 방위비 부담 증액을 두고 “하루아침에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