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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정취와 쌀쌀함이 교차하는 20일 서울 중구 남산 소파길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강당. 삼삼오오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회원들과 수요봉사회 회원들이 모여듭니다. 이날 모인 회원들은 정부 부처 장차관, 주한 외국대사, 금융기관장과 공공기관장 가족들(부인)로 총 70여 명이 온정의 봉사를 펼쳤습니다이상원 특별자문위원장과 이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참석자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선물 꾸러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의 선물‘ 꾸러미는 매년 대한적십자사가 개최하는연말행사로 취약계층 어르신과 아동·청소년에게 배달됩니다. 여기에는 귀덮개 등 방한용품과 북엇국, 미역국, 참치캔 등 생활용품 11가지가 담겼습니다. 이 중 어려운 아동·청소년 2000 가구에는 온누리상품권(3만 원권) 2000매를 넣었습니다. 선물 비용은 지난 10월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적십자 바자회의 수익금으로 마련했다고 합니다.외국 대사 부인들은 일손을 잠시 멈추고 한국 전통 특산물을 살피거나 휴대폰에 자신들의 모습을 담기도 합니다. 나름 진지하게 재빠른 손놀림으로 3000세트를 포장하는 데는 한 시간도 채 안돼 마쳤습니다. 나라 경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사회는 춥고 각박하다지만, 작지만 의미 있는 온정의 손길들은 여기저기 살아 있습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똑같은 모양인데 파란색 시계가 10초 더 느린 시간을 살고 있군요. 가끔 한숨 돌리고 10초 느리게 움직여 보는 것도 괜찮답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문학창작촌에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대통령 없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이 11년 만에 이뤄졌다. 4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윤석열 대통령 대신 낭독하며 국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 협조를 부탁했다. 윤 대통령의 불참이 확실시된 시정연설은 시작 전부터 여야 갈등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본회의 시작 전 로텐더홀에서 윤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본회의장 입구에 모여 ‘공천개입 통화 대통령이 해명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본회의가 시작되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지만 곧이어 한 총리의 시정연설 대독이 시작됐다. 한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노동·교육·의료개혁 의지를 드러냈다.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은 지난 2013년 4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추경예산안 제출과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정기국회 시정연설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 대선개입 의혹’ 등 정쟁으로 국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앞서 윤 대통령은 여야 정쟁을 이유로 지난 9월 열렸던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9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열린 ‘2025학년도 신입학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성신여대는 28, 29일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추석을 9일 앞둔 8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한 가족이 성묘를 하고 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전국의 추모시설에는 아침부터 많은 성묘객이 몰렸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삼색 고무신식당 현관에 고무신 세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고무신만큼 보기 어려워진 삼남매의 신발일까요?―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6월의 첫 휴일인 2일 오전 수많은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시민공원에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검은색 전신 다이빙 슈트나 수영복 혹은 맨몸 차림으로 이른 아침부터 모여 출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뚝섬과 잠실한강공원 일대에서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를 열었습니다.수영·자전거·달리기를 겨루지만, 실제 기록 경기가 아니고 글자 그대로, 쉬엄쉬엄 완주에 의미를 두는 행사입니다. 가다가 지치면 잠시 쉬면 되고 그래도 힘들면 주변 안전요원에게 보트 태워달라고 하면 그만입니다.이번 축제 기간 철인 3종 경기는 수영 1㎞(잠실 수중보 남단~북단)와 달리기 10㎞, 자전거 20㎞ 코스로 진행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도 수중보 북단까지 1km 수영에 도전해 성공했습니다. 축제 1일 차인 전날에는 수영 초급자 코스인 300m, 자전거와 달리기는 상급자 코스(자전거 20km, 달리기 10km)를 완주했습니다.기존의 철인 3종 경기처럼 힘겹게 순위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어서 참가자들이나 응원 가족들 모두 행복해 보였습니다. 롯데월드타워의 위용도 감상하고, 도심의 정취를 느끼면서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달리는 ‘축제’ 그 자체였습니다. ‘쉬엄쉬엄’ 축제, 내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글·사진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워크숍 만찬을 마친 뒤 여당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 몸이 되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첫줄 가운데)와 박찬대 원내대표(이 대표 오른쪽) 등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날 국회 본관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실천하는 개혁국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8일 서울 종로구 종묘 향대청 전시관 지오실에서 관람객들이 레고 작가 콜린 진이 만든 ‘레고 오향친제반차도’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은 레고 조각 2만여 개로 조선시대 국왕이 직접 예를 갖추는 종묘제례의 순간을 담아냈다. 오향친제반차도는 왕이 종묘제례를 거행할 때 참석한 이들의 자리 배치를 그린 그림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위치한 정부 과천 청사.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핵심 두 인물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조사받기 위해 같은 날 출석했다. 오전 9시 18분 청사 바로 앞까지 온 차량에서 김 사령관이 내렸다. 그는 별 셋이 새겨진 해병대 모자를 쓰고 서류 가방을 든 채 군복 차림으로 출석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주먹을 불끈 쥔 채로 달려가듯 공수처 건물로 들어갔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이른바 ‘윗선’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밝힐 핵심 인물 중 하나. 오후 1시 30분 햇살이 제법 따갑게 느껴지는 즈음, 박 전 단장이 출석시간에 딱 맞춰 나타났다. 그는 변호사와 함께 주차장에서 도보로 청사까지 이동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은 동행한 변호사가 응했다. 박 전 단장 역시 오전에 출석한 김 사령관처럼 입을 굳게 다문 채 발언 없이 청사로 들어갔다.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이른바 VIP(대통령)가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수사 외압의 주체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고, 김 사령관은 부인하고 상황. 두 사람은 이른바 ‘VIP 격노설’의 진위를 두고 공수처 안에서 대질 신문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관심이 큰 중요한 수사여서 밤늦게나 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한 날이다.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거대 야당 등은 “국민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장외 투쟁이 예상된다. 공수처는 차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이 종섭전 장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공수처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수사 결과에 따라 특검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도 한동안 요동칠 전망이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휴일인 19일 4호선 한성대역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성북로. 왕복 도로 한 면을 차단해 스페인, 터키, 우즈베키스탄, 오만, 네팔, 에콰도르, 페루, 브라질 등 4대륙 1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음식 축제가 펼쳐졌다. 시민들과 주한 외국 손님들은 각국 대사관 요리사가 선보이는 ‘세계 음식 요리사’ 부스를 돌며 세계 미식 여행을 성북동 한 곳에서 즐겼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성북세계음식축제이름은 ‘누리마실’. 해마다 약 5만 명이 방문해 서울 강북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슬로건은 ‘모두가 살아가는 맛’으로 정했다. 모든 음식 가격을 8000원 이하로 정해서 큰 부담 없이 해외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게 구성했다. 또 환경요소를 우선시해 행사장의 모든 음식 용기를 다회용기로 사용해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축제로 꾸렸다. 행사장 곳곳에 그릇 수거함과 진행요원을 배치한 것이다.누리마실은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종·문화·국가·세대 간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축제로 시작됐다. 올해는 특별히 성북구 수월암과 운선암의 사찰음식, 동네 맛집들도 참여했다. 대사관 직원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유학생, 결혼 이민자 등이 참여해 한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멋진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올해 2회째를 맞은 2024 서울헬스쇼 마지막 날인 16일.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은 많은 시민과 외국인 참관객들로 가득했다.첫날에만 2만4000명이 참여해 마지막 날까지 각 부스는 인파로 가득했다.경품이 푸짐한 인기 부스는 줄이 100미터도 넘게 이어졌다.오늘 메인 행사는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킷 트레이닝 강좌.서킷트레이닝은 전신운동을 통해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나름 난이도가 높아 보였다.2024 서울헬스쇼 행사장 부스는 마지막 날까지 각종 헬스테크 정보와 푸짐한 기념품을 찾아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다채로운 부스 행사와 함께 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서울헬스쇼는 내년을 기약하며 성황리에 폐막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지난 9일 선출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 13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추 원내대표는 당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고 있다.국민의힘 추 원내대표의 방과 박 원내대표의 방 거리는 국회 2층 100 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손님을 맞는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원내대표실 입구에서 추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를기다렸다.첫 이야기는 넥타이였다.박 원내대표는 “오늘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수석께서 오신다고 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넥타이 중에 가장 붉은 기가 있는, 하지만 파란색이 섞여 있는 보라색으로 매고 왔다”고 말했다.추 원내대표는 “평소에도 인품이 훌륭하시고 소통 능력이 탁월하시다”고 화답했다.영상기자들의 사진촬영에 여러 방향으로 돌아보며 웃음 짓던 양당 대표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묘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먼저 박 원내대표가 추 원내대표에게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협조,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수용,라인야후 사태 관련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개최, 총선 민심을 받든 22대 국회 원 구성 협의 등 다양한 주문을 쏟아내며 포문을 열었다.이에 추 원내대표는 “오늘 인사차 온 만큼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훅, 제가 훅 견해를 얘기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하지 않겠나”라고 응수했다.두 원내대표가 자란 고향이 비슷하다고 말하고, 서로의 인품을 추앙하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작했지만, 다수당인 야당 원내대표는 첨예한 이슈들을 직접적으로 먼저 드러낸 것이다.22대 국회의 험난한 여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6일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대대손손 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이 자개를 활용한 아크릴 소반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조부모와 손자녀가 세대 차이를 해소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노동절인 1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2만5000명(경찰 추산 1만1000명)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4 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시위를 진행했다(위쪽 사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7000명(경찰 추산 6000명)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아래쪽 사진). 양대 노총은 이날 전국 15개 지역에서 9만여 명(신고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최저임금 차등 적용 포기,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 영년전에서 숙종의 계비인 인원왕후의 묘현례를 주제로 한 창작 공연극 ‘묘현, 왕후의 기록’이 진행되고 있다. 묘현례는 왕비나 세자빈이 왕실 혼례를 마치고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신주가 모셔진 종묘를 알연하는 의례로 조선시대 국가의례 중에서 유일하게 왕실 여성이 참여한다. 창작 공연극은 5월 1일까지 오후 1시, 4시에 열리며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역대 임금의 어진을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던 덕수궁 선원전(璿源殿) 일부가 일반 시민에게 26일부터 공개됐다. 선원전 권역은 일제에 의해 1920년대 모두 철거된 후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 미국공사관 부속건물 등이 건립됐다. 시민들은 8월 31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상시 개방은 내년부터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녹음이 짙어가는 완연한 봄날, 조선과 대한제국의역사를 품고 있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5개궁궐과 종묘, 사직단은 궁중 축제들로 활기 가득하다. ‘궁중문화축전’은 4월 26일 시작해 5월 5일까지 여러 화려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펼쳐지는 대규모 문화유산축제다. 28일 서울 도심 종묘의 영녕전을 찾았다. 궁중문화축전행사의 하나인 창작 공연 ‘묘현, 왕후의 기록‘이 진행됐다. 휴일 오후 종묘 고즈넉한 숲 속에서 펼쳐지는 궁궐축제를 보기 위해 따가운 햇살을 마주 하며 내 외국인들이 몰렸다. 묘현례(廟見禮)는 왕비나 세자빈이 왕실 혼례를 마친 뒤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신주가 모셔진 이곳 종묘를 알현하는 의례다. 왕실 여성이 참여하는 유일한 궁궐 행사여서 그 의미가 깊다. 인원왕후는 조선 숙종(재위 1674∼1720)의 세 번째 왕비다. 16세 즈음인 1703년 혼례를 마친 뒤 훗날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남겼다고 한다. 이 한글 문집 ‘선군유사’와 역사 고증 등을 바탕으로 창작극이 탄생했다. 숙종과 왕비, 친정아버지인 김주신, 문무 대신들, 내관, 상궁들로 분장한 배우들의 화려한 왕실 의상이 이채롭다. 배우들의연기와 웅장한 뮤지컬 음악은 덤이다. 당시 신하들이 왕비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었다는 점을 반영해 왕비가 입장하기 전에 문무대신들이 숨듯이 모두 퇴장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약 40분 동안 우리말로 진행돼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 방문객들은 약간 힘들어 보였다. 이 공연은 27일부터 5월 1일까지 오후 1시와 오후 4시 등 하루 두 차례씩 열린다. 메인 공연 외에 옛 종묘제례 때 사용한 악기 체험과 왕실 여성들의 생활 문화를 종묘 여기저기서 체험할 수 있다. 5월 5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대제가 화려하고 엄숙하게 펼쳐진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서울 도심 속 덕수궁의 선원전 터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공개된다.덕수궁 돌담길, 고종의 길과 더불어 근처 직장인들과 시민들이 즐길 쾌적한 산책 공간으로 거듭 난다.이곳은 옛 임금들의 초상화(어진)를 보관했던 곳이다. 선원전(璿源殿) 말뜻도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다. 그래서 궁 안 건물 중에서도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다.정확한 위치는 지금 덕수궁의 북서쪽 외곽이며, 선원전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조선시대 5군영 중 하나인 수어청(守禦廳)이 있었다. 1897년 지어진 선원전은 고종이 승하 후 무참히 부서지고 여기저기 쪼개어졌다.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1920년대 들어 일제는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경기여고 전신)를 지었다.이번에 공개되는 공간은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 형식으로 돌아온 선원전 영역 일부로 약 8000㎡나 된다. 덕수궁 일대 완전 복원은 2030년 초까지 계속되지만, 조선저축은행중역 사택과 선원전 발굴터를 한시적으로 개방한 것이다. 공사장 주변엔 이명호 사진작가의 ‘아트 펜스’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공사 현장에 설치하는 가림막이지만 예술작품을 감상할 좋은 기회다.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상시 개방은 내년부터다. 저축은행 사택은 안에는 미공개고 바깥에서만 둘러볼 수 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일 오후 3시 57분경 인천 서구 석남동에 있는 가방 보관 창고에 불이 나 소방 당국이 헬기를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인근 자동차 부품 공장과 목재 공장 등 8개 건물로 불이 옮겨붙어 3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은 관할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투입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고 대응 단계를 해제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