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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현 경영진이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적시했다.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18일 우리은행 본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현 경영진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에 대한) 부당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명시했다.검찰은 현 경영진이 손 전 회장의 처남과 관련된 부실 여신이 취급되고 있는 내용을 보고받았음에도 금융당국에 즉시 알리지 않았다고 보고,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해 왔다.검찰 관계자는 “현 경영진 역시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12조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장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사기,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을 저지른 정황을 알았을 때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알려야 한다.21일 검찰은 손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0시간가량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일에 이어 이틀째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처남에게 400억 원대의 부당대출을 내주는 과정에 손 전 회장이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에 이어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준법투쟁(태업)에 나서면서 20일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새벽 첫차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수도권 전철 1750여 대 중 20분 이상 출발이 지연된 열차는 300여 대였다. 20분 미만 지연 열차는 집계하지 않고 있다. KTX와 일반 열차(ITX새마을호, 무궁화호 등)는 정상 운행했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일부 구간에서도 출근길 5∼10분 정도 열차 지연이 발생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준법투쟁은 근무 시간과 매뉴얼을 엄격하게 지키는 식으로 업무에 차질을 유발하는 집단 쟁의 방식이다. 최대 30초로 규정된 정차시간을 꽉 채워 운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열차 운행이 순차적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출근길 일부 시민은 불편을 호소했다. 지하철 1호선으로 출근한 직장인 이모 씨(30)는 “평소보다 1호선 열차가 유난히 늦게 도착했다. 열차 내부도 사람이 많아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퇴근길도 불편이 이어졌다. 시청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상윤 씨(34)는 “방금 온 열차가 만실이라 떠나보냈다”며 “평소 퇴근길보다 역사 안이 붐비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직장인 이모 씨(52)는 “평소보다 배차 간격이 길어졌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날 서울교통공사 제3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은 서울시청 앞에서 쟁의행위 출정 집회를 열고 서울시와 공사 측에 임금과 복지 정상화를 요구했다. 노조는 21∼24일 4일간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벌여 쟁의행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출 규모가 당초보다 많은 400억 원대인 것으로 파악했다. 우리은행 본점 등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1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처남의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틀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무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등이다. 검찰은 전 경영진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도 부당 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인지하고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현 경영진 임기에도 부당 대출이 일부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대출 건이 손 전 회장과 직접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부당대출 규모가 당초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35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통보받은 내용 외에 80억 원 이상의 추가적인 불법 대출 혐의를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처남과 관련인을 대상으로 35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했다는 조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손 전 회장과 조 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며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손 전 회장의 처남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처남 김모 씨, 임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 성모 전 부행장 등 3명이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우리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현직 경영진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 전 우리은행 부행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1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추가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은행장 사무실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조 은행장 등 현 경영진이 손 전 회장 처남의 불법 대출 사실을 알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임 회장은 현재 피의자는 아니지만 검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앞서 구속된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성 전 부행장은 불법 대출 실행 당시 여신 관련 업무를 총괄하던 인물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회에 걸쳐 약 154억 원의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손 전 회장의 처남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처남 김모 씨, 임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 성모 전 부행장 등 3명이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연세대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논란’으로 제기된 가처분 신청 심문 과정에서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지를 미리 나눠준 실수는 있었지만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이 어차피 합격권이 아니어서 불이익을 받은 게 없다는 취지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연세대는 본안 판결이 수시전형 기간에 안 나오면 논술전형으로 안 뽑고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법원에 “설령 논술시험이 무효라고 해도 채권자(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 중 문제가 된 고사장과 같은 건축공학과 지원자는 없으며, 채권자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아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측은 또 “논술시험 후속 절차가 중단되거나 재시험을 칠 경우 대학 입시 전체에 중대 혼란이 발생할 게 명백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수험생이 재시험을 통해 불합격하는 등 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논술전형의 경우 논술시험만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시험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 시험으로서의 의의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또 “미리 문제지 정보가 전달된 범위와 규모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연세대는 법원이 15일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를 중단시키자 즉각 이의신청을 내고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시험을 치르면 정상적으로 시험을 본 수험생과 학부모가 집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당 문제를 만점 처리하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항이 6개뿐인 걸 감안하면 당락에 주는 영향이 크고 “역차별을 받았다”며 역시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세대는 수시전형 기간이 끝나기 전 본안 판결이 나오길 기대하며 버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 법원에 “(본안 판결이 안 나오면)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정시모집 인원으로 이월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 경우 수험생 입장에선 첫 공판기일도 안 잡힌 본안 소송이 다음 달 13일까지 끝날 수 있을지 모른 채 속을 태워야 한다. 또 뽑지도 않을 논술전형에 응시한 수험생 전체가 반발하며 역시 소송전이 이어질 수 있다. 수험생 측 법률 대리인은 17일 연세대의 이의신청에 대해 “가처분 인가 결정이 다시 내려지면 항고를 제기하며 합격자 발표일인 다음 달 13일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추진에 반대하는 재학생 시위로 최대 54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건물 곳곳에 칠해진 래커(분사하는 페인트)칠 낙서와 파손된 기물 등을 청소, 복구하는 비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피해액이 부풀려졌다”면서 “학교 본부가 돈으로 학생들을 겁박한다”며 반발했다. 15일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은 24억4434만 원에서 최대 54억4434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공지했다. 앞서 11일부터 시위를 시작한 재학생들은 학교 조형물과 건물, 바닥, 조용각 전 이사장의 흉상 등에 래커칠을 하거나 오물을 끼얹었다. 본부는 손상된 건물을 보수하고 청소하는 데 20억∼5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학교 측은 12일 예정됐던 취업박람회가 시위 탓에 취소된 데 따른 피해 비용은 3억3000여만 원으로 추산됐다. 학교 측은 시설물 대여 업체, 박람회 참여 예정이었던 10개 기업 등에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 23일 2025학년도 신입생 시험을 학내에서 못 치러 외부 공간을 빌려야 하는 비용 등에 약 1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14일 오후 취업박람회 진행을 맡은 용역업체가 청구한 3억3000여만 원의 보상 청구서를 총학에 전달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피해보상 청구를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 측이 추산한 피해 금액은 다소 과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라는 우려가 든다”며 “학교 측이 소송을 결정한다면 우리도 모금이나 변호인 선임 같은 절차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총학생회는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과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소통해야 할 학교 본부가 면담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빨리 돈으로 학생을 겁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동덕여대에 이어 서울여대 학내에서도 ‘래커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이 아니라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시위가 촉발됐다. 이 학교 학생들은 학생 성추행 의혹이 일었던 독어독문학과 모 교수가 감봉 3개월 징계 뒤에도 수업을 계속하자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교내 곳곳에 래커칠을 했다. 승현우 서울여대 총장은 “캠퍼스가 일부 학생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며 “(논술 시험 시기에) 교내 미관이 훼손된 상태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정상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동덕여대가 남녀 공학 추진에 반대하는 재학생 시위로 최대 54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15일 밝혔다. 건물 곳곳에 칠해진 래커(분사하는 페인트)칠 낙서와 파손된 기물 등을 청소, 복구하는 비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교 본부가 돈으로 학생들을 겁박한다”며 반발했다. 이날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은 24억4434만 원에서 최대 54억4434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공지했다. 앞서 11일부터 시위를 시작한 총학생회 등 재학생들은 학교 조형물과 건물, 바닥, 조용각 전 이사장의 흉상 등에 래커칠을 하거나 오물을 끼얹었다. 캠퍼스 곳곳에는 현재 ‘공학 추진 반대’ 등의 낙서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본부는 손상된 건물을 보수하고 청소하는 데에 20억~5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학교 측은 시위 여파로 취소된 각종 교내 행사 관련 비용도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2일 예정됐던 취업박람회 역시 시위 탓에 기물이 파손돼 취소됐는데, 관련 피해 비용은 3억3000여만 원으로 추산됐다. 학생들은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을 11일 오후부터 점거하고 내부에 설치된 기업들 부스를 부수거나 래커칠하는 등 훼손했다. 이에 학교 측은 시설물 대여 업체, 박람회 참여 예정이었던 10개 기업 등에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 2025학년도 신입생 시험을 학내에서 못 치러 외부 공간을 빌려야 하는 비용, 이 학교 관현학과 졸업 연주회를 학교에서 못 하고 외부 공연장을 대관해야 하는 비용 등에 약 1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14일 오후 취업박람회 진행을 맡은 용역업체가 청구한 3억3000여만 원의 보상 청구서를 총학에 전달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피해보상 청구를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15일 총학생회는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과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소통해야 할 학교 본부가 면담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빨리 돈으로 학생을 겁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들이 취약한 금전적 문제를 들어 겁박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논의 기회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해당 피해 금액은 추정액으로, 학내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없어 외부 업체를 통해 추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을 상대로) 법적으로 소송하는 방침은 아직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일부 수험생은 “킬러(초고난도) 문항 없이도 변별력이 있었다”, “헷갈리는 내용이 많아 어려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고 수험장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장충고 3학년 장원준 군(18)은 기자에게 “‘불수능(매우 어려운 수능)’은 아니었다”며 “저는 현역이라 조금 까다로운 문제도 있었지만 재수 이상 N수생 정도의 공부량이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던 난이도”라고 말했다. 중앙고 3학년 이도헌 군(18) 역시 “긴장을 많이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주변 친구들도 모의고사 보듯 잘 봤다고 한다”고 말했다. N수생들의 체감 난도는 더욱 낮았다. 재수생 김호은 씨(19)는 “국수영은 작년보다 확실히 쉬웠다. 특히 국어는 많이 쉬웠고 수학, 영어는 무난했던 수준”이라며 “9월 모의평가에 가까운 난이도”라고 말했다. N수생 박모 씨(20)는 “국어와 수학은 쉽게 느껴졌다”며 “평소 3등급 정도 나오는데 이번에도 비슷하게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국어, 수학, 영어가 쉬운 대신 탐구과목이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서울 용산고 3학년 신재환 군(18)은 “다른 과목들은 예측 가능한 정도의 난이도였는데 사회문화가 정말 어려웠다”며 “유형이 새로운 건 아니었지만 깊이 물어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기존 수능이 국어, 영어, 수학에 킬러 문항을 넣음으로써 변별하려고 했다면 올해 수능은 사회탐구에서 변별력을 갖춘 것 같다”며 “사탐에서 변별력을 갖추겠다고 하는 의도가 보였다”고 밝혔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3선 연임을 위한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두고 “결정을 유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전체 회의를 열고 자신의 3선 출마를 승인한 지 하루 만이다. 국무조정실이 부정 채용,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자신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신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최근의 정부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출장 일정을 마치고 이날 입국한 이 회장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으로부터 ‘스포츠공정위에서 연임 안건이 통과됐는데 선거 출마 공식 선언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 회장은 “그 결정은 유보했다. 왜냐하면 그동안 두 번 임기를 했기 때문에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내 삶을 정리할 그런 계획도 있다. 강원 인제군에 내가 거주할 곳도 준비해 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역대 (대한)체육회장님들과 경기단체, 시도체육회 관계자들과 논의한 뒤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고 자리를 마련해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출마를 안 할 수도 있냐’고 이어진 질문에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이 10일 발표한 대한체육회 비위 조사 결과에 대해선 “1%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문체부의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선 “절차를 밟아서 소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일 문체부가 자신에게 내린 적무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직무정지 효력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정부가 수사 의뢰한 이 회장 등 대한체육회 직원 관련 사건을 배당받아 내사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인천=김정훈 기자 hu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서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 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는 비난 글이 들끓었다. 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 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선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며 비난 글이 들끓었다.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 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내년에는 32곳이 더 전환될 예정이다. 대학의 경우 상명여대가 상명대로, 성심여대가 가톨릭대(통합)로, 부산여대가 신라대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주에서 예쁜 행성을 관찰하는 과학자가 된 제 모습을 그렸어요.”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제6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그림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대상)을 받은 부산 동래초 3학년 안나현 양(9)은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런 소감을 밝혔다. 올해 9월 28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과학 기술’과 관련된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안 양과 함께 대상(교육부장관상)을 받은 대전 상원초 6학년 조영서 양(12)은 머리에 첨단 장치를 연결해 기억을 주고받는 미래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금상을 수상한 경북 포항 포항제철지곡초 임바다 양(12)은 DNA 기술로 멸종 동식물을 살려내는 미래를 상상력 있게 표현했다. 함께 금상을 받은 대전 만년초 3학년 민시아 양(9)은 “작년에는 아쉽게 상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열심히 준비해 받은 상이라 뿌듯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상 및 금상 수상자 16명과 가족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예선부터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2명이 대상, 24명이 금상(특허청장상, KAIST총장상, 기초과학연구원장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사장상 등)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은상(각 정부 출연 대덕단지 연구원장상), 동상과 장려상까지 총 300명이 수상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대포폰 3400여 대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폰 반출 총책인 50대 남성 A 씨 등 일당 144명과 자금세탁책 18명 등 162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 등은 2017년부터 약 7년간 보이스피싱 범죄용 대포폰 3451대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개통책·유통책·반출책으로 역할을 분담해 대포폰을 빼돌렸다. 개통책이 휴대폰을 개통해 유통책에게 넘겨주면, 유통책은 이를 받아 중국 국적의 반출책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반출책들은 인천공항 인근에 은신처를 두고 활동했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유통망을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으로 반출된 대포폰은 수십억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약 9개월간 피해자는 126명, 피해금은 약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한 자금세탁 조직도 검거했다. 이들은 피해금을 가상화폐로 환전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 국가로 송금하거나, 수표로 인출한 후 여행객을 가장해 국내 면세점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총 6억 원 상당을 빼돌렸다. 경찰은 올 2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 과정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 등 10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요구한 제재 수위보다 낮아졌지만 검찰에 자료가 이첩되는 만큼, 이미 ‘콜 차단 및 몰아주기’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당국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6일 오후에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안건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증선위는 사전 논의를 거쳐 이번 안건을 ‘중과실’로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증선위는 회사와 류긍선 대표이사,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에 총 4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 사업매출을 ‘고의’로 부풀렸다 보고 금융위에 제재안을 올렸다. 카카오는 가맹 택시 사업을 하면서 개인·법인 택시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로열티로 받는 대신, 업무제휴 계약의 형태로 사업자에게 이 중 16∼17%를 돌려줬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순액법’을 적용해 운임의 3∼4%만 매출로 인식하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분식회계 혐의를 제기했다. 금감원의 의견대로 ‘고의’가 인정되면 과징금 규모도 높아질 뿐 아니라 형사고발도 이뤄질 수 있었으나, 증선위가 고의성이 낮다고 판단하면서 제재 수위는 다소 낮아지게 됐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징계 수위가) 석 달 전 어느 정도 정해진 분위기였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금감원의 지적을 수용해 전년도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하는 등 정성적인 차원도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증선위는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전달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및 몰아주기를 수사 중으로 이날도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경기 성남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 사무실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만 콜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입장이다. 경쟁 가맹 택시에 대해선 호출을 차단했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콜 차단 의혹에 대해 72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했다.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해 271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20대 여성 운전자가 7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약물을 복용하고 교통 사고를 낸 운전자가 붙잡혔다. 이번에 사고를 낸 운전자의 차량 안에서는 대마가 발견됐다. 5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40대 남성 A 씨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4일 오후 4시 53분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 중인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을 운전하던 40대 여성 두 명이 경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말투가 어눌하고 횡설수설하는 등 행동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의심했다. A 씨는 경찰에 “1시간 전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했으며, 음주 수치가 감지되진 않았다. 경찰은 A 씨를 약물 운전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며 모발 및 소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대마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A 씨의 차 안에서는 대마 가루 2.3g이 발견됐다. 경찰은 A 씨의 신경안정제 처방 사실 내역을 확인하는 한편, 대마 복용 혐의로도 입건해 마약 구매 경로 등 추가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20대 무면허 여성 운전자가 대낮에 서울 강남 일대에서 7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그는 사고 뒤 경찰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수면제 등 성분의 약물을 복용한 운전자들이 잇달아 교통사고를 낸 가운데 현행법에는 단속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모차 뺑소니 뒤 7중 추돌 “신경안정제 먹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20대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3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2일 오후 1시경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4세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던 30대 어머니를 치어 경상을 입혔다. 운전자 여성은 차를 몰고 그대로 도주하려 했고, 피해자가 “이렇게 가시면 안 된다”며 쫓아가자 “지금 가봐야 한다”고 소리를 지른 뒤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약 40분이 지난 오후 1시 42분경 이 여성이 몰던 차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나타났다. 여성은 편도 4차로 중 3개 차로를 이리저리 달리며 자동차 6대, 오토바이 1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역주행까지 했다. 경찰이 도착한 직후에도 여성은 차량에서 버티며 나오지 않았고, 40여 분에 걸친 경찰의 설득 뒤에야 차에서 내렸다. 이 사고로 9명이 경상을 입고 차량 8대가 파손됐다. 가해 여성은 경찰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정신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가능성은 확실히 배제했고, 마약 투약 여부는 간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나 소변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약물 복용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여성의 약 봉투를 확보해 추후 병원 처방전과 대조한 뒤 약 성분의 정밀검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음주운전처럼 “운전 금지 세부 기준 정해야”이 여성처럼 약물을 복용한 뒤 교통사고를 내는 사례가 최근 빈번하다. 올해 7월에는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은 40대 남성이 강남구 언주역 인근과 청담사거리 인근에서 2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교통사고를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약물 복용 운전으로 운전면허를 취소당한 사례는 2019년 57명에서 지난해 113명으로 크게 뛰었다.제대로 된 단속 기준이나 세부 지침이 없어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교통법 등에 따르면 약물 운전을 금지하고, 적발 시 처벌하는 규정은 있지만 세부 규정이 없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면허 정지, 취소 등 처분이 달라진다. 반면 약물 운전은 운전자가 복용한 약물 성분이나 양 등에 따른 기준이 전무하다. 또 약물 복용 후 최소 몇 시간 뒤에 운전을 할 수 있는지 등 지침도 없다. 신경안정제 등 약물 복용 사실이 오히려 감형받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2016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졸음운전으로 앞차를 들이받아 전치 2주 경상을 입힌 뒤 도주한 택시 기사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택시 기사가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사고를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흥희 남서울대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경우 환각, 졸림, 착각, 보행실조 등 운전에 방해가 될 만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치료용 약물이라도 과다 투여 시 운전을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정신의학, 약학, 임상의학 전문가 등이 모여 치료용 의약품 투약 후 운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천종현 인턴기자 한국외대 영미문학번역학과 졸업}
우리금융지주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전직 임원(부행장)이 구속됐다.31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부당대출 관여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전직 임원 A 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함께 영장이 청구됐던 현 본부장 B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범죄 사실 일부에 다툼이 있고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검찰은 이들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을 내주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현직 본부장 B 씨는 부당대출이 실행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며 해당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B 씨는 2020년 12월부터 우리은행 중기업심사부장을 지냈고, 2022년 12월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종로기업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현재는 대기발령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직 임원 A 씨는 부당대출 실행 당시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 원대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를 넘겨받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검찰은 지난달 24일 손 회장의 처남 김 씨를 구속 기소했고, 이달 15일에는 부당 대출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본부장 출신 임모 씨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첫 재판은 11월 1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우리금융지주 부당대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오늘(31일) 오후 2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잘실질심사)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29일 부당대출 관여 혐의로 우리은행 현직 임원 A 씨와 전직 임원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을 내주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현직 임원 A 씨는 부당대출이 실행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며 해당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2020년 12월부터 우리은행 중기업심사부장을 지냈고, 2022년 12월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종로기업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현재는 대기발령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직 임원 B 씨는 부당대출 실행 당시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 원대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를 넘겨받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손 회장의 처남 김 씨를 구속 기소했고, 이달 15일에는 부당 대출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본부장 출신 임모 씨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첫 재판은 11월 1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46)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구 대표는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다. 30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를 받고 있는 구 대표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경기 평택시 LG복지재단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코스닥 바이오업체 A사 주식 3만 주를 사들였다. A사는 지난해 4월 19일 블루런벤처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에서 500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투자를 결정한 사람이 바로 구 대표의 남편인 윤관 BRV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였다. 주당 1만8000원 수준이던 A사 주가는 투자 유치 발표 날 16% 넘게 급등했고 지난해 9월 5만 원대까지 올랐다. 검찰은 구 대표가 투자 유치 발표 전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의혹이 일자 해당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하려 했지만 보류됐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해당 의혹을 검찰에 통보했다. 구 대표와 함께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고 있는 윤 대표는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 등에서 일하다 2021년 LG복지재단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듬해 4월에는 대표이사에 올랐다. 작년에는 모친 김영식 여사, 동생 구연수 씨 등과 함께 구광모 ㈜LG 대표를 상대로 구본무 선대 회장의 상속 재산을 재분할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LG복지재단 측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아내와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해외여행으로 가장해 필리핀에서 마약을 들여온 30대 남성과 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A 씨(33)와 이를 국내에 유통한 2명, 그리고 운반책 등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6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필로폰 6.643kg과 케타민 803g 등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들여와 팔았다. 약 3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35억 원어치 상당이다. A 씨는 자신의 아내, 7세, 8세인 두 아이와 함께 필리핀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처럼 꾸며 마약을 들여왔다. A 씨는 배낭 안쪽 천을 잘라 필로폰을 넣고 꿰맨 뒤 가방에 필리핀 망고칩 등을 가득 채워 엑스레이 단속을 피했다. 경찰은 A 씨가 어린 자녀를 동반해 세관 당국의 의심을 피했으며, A 씨의 아내 역시 범행을 알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필로폰 투약을 자수한 유흥업소 20대 여성 접대원 B 씨의 진술을 단초로 수사를 확대해 A 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범행을 지시한 총책과 나머지 운반책, 범죄 수익금의 행방도 추적 중이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