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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나 명당 같은 전통 개념이 SNS 콘텐츠와 소비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관악산에 이어 서울의 한 호텔 라운지 자리까지 “여기 앉아 차를 마시면 일이 들어온다”는 게시물이 퍼지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최근 한 SNS 이용자가 서울의 한 호텔 라운지를 두고 “여기 앉아 차를 마시면 일이 들어온다”는 글을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해당 게시물은 13일 기준 ‘좋아요’ 8000개 이상, 공유 3000여 건을 기록했다. 이후 같은 자리를 방문해 인증 영상을 올리거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잇따르며 ‘명당 자리’ 콘텐츠가 하나의 밈처럼 퍼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풍수 개념이 SNS 환경에서 새로운 콘텐츠 소재로 재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민간신앙이 종교적 의식이나 생활 관습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를 가볍게 체험하고 공유하는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왜 ‘명당 자리’ 콘텐츠가 SNS에서 확산할까관악산이나 카페, 호텔 라운지 등 특정 공간을 ‘명당’으로 소개하고 직접 방문해 인증하는 게시물은 짧은 영상과 개인 경험담이 결합하며 빠르게 퍼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용자들은 같은 장소를 방문해 “좋은 일이 생겼다”거나 “기운이 좋다”는 식의 경험을 공유하며 콘텐츠를 확산시킨다.이러한 흐름은 디지털 환경에서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특정 장소에 이야기를 부여하고 이를 체험처럼 공유하는 콘텐츠 구조가 SNS 확산과 결합하면서 풍수나 명당 같은 전통 개념이 새로운 온라인 트렌드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태·부적 소품 인기…‘운테리어’ 소비 확산풍수 콘텐츠 확산은 소비 트렌드로도 이어지고 있다. 행운이나 액막이를 상징하는 인테리어 소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액막이’, ‘행운’, ‘명태’, ‘부적’, ‘운테리어’ 같은 키워드를 포함한 제품 판매 등록 수는 2024년 12월 1497건에서 2025년 12월 2080건으로 약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 브랜드 수 역시 282개에서 345개로 22% 늘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테리어 소품이나 선물에도 의미를 담으려는 소비가 늘면서 액막이나 행운을 상징하는 제품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가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좋은 기운을 전한다는 상징성이 있어 선물용으로 찾는 소비자도 많다”고 설명했다.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에서도 물건의 위치나 공간 배치를 통해 흐름을 설명하는 ‘풍수 인테리어 팁’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지갑이나 식물, 소품의 위치를 조정해 공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내용으로, 풍수 개념이 인테리어와 공간 활용을 설명하는 콘텐츠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불안 시대의 ‘치유 소비’…풍수 콘텐츠 확산전문가들은 풍수 콘텐츠 확산의 배경에 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김영재 한양대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팬데믹을 경험하고 인공지능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안을 관리하려는 ‘치유 소비’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액막이 명태나 운세 콘텐츠처럼 상징적 의미를 담은 상품이 인기를 얻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풍수 콘텐츠 역시 미래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보다는 스스로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심리와 연결된다”고 말했다.공간 마케팅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테리어 수준이나 가격 경쟁력이 공간 홍보의 핵심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특정 장소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스토리형 공간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김 교수는 “사람들은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브랜드 역시 공간에 이야기를 더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의미를 전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수처럼 상징적 의미가 있는 이야기가 콘텐츠 소재로 활용되는 것도 이러한 스토리 기반 마케팅 흐름과 맞물린 현상”이라고 덧붙였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 조선의 싱어송라이터/ 이미경 지음/ 300쪽·1만9800원·북극곰“고전시가는 원래 노래였다”『조선의 싱어송라이터』는 고전시가를 ‘시험용 작품’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즐겨 부르던 대중문화로 바라보게 한다. 고전시가가 더 이상 낡은 텍스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노래처럼 다가온다. 조선의 노래와 오늘의 음악이 어떻게 닮아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함께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미경 작가는 우리가 고전시가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원래 고전시가는 시와 가가 결합된 노래였는데, 시간이 흐르며 음률과 노래의 감각이 사라지면서 글로만 남았기 때문에 멀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책에는 여러 사례가 등장하는데, 그중 하나로 평민들 사이에서 불리던 ‘평시조’가 소개된다. 양반들의 시조 사이에서 평민들 사이에서는 가난한 아낙의 삶이나 연인의 감정을 담은 노래들이 퍼져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다소 노골적이거나 외설스럽게 여겨질 만큼 솔직한 내용이었다. 구전으로 전해지던 노래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전해지고 있을까.평시조에 관심을 가진 일부 명문가 사대부들이 이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시조의 뒷부분까지 가감없이 공개한다.얼어붙은 고전시가 속에 오늘날의 감각을 불어넣는다. 책에서는 황진이가 이효리와 만나고, 박인로가 장기하와 얼굴들과 나란히 서며, 이정보와 박진영이 같은 ‘싱어송라이터’로 연결된다. 조선의 시조 창작자들을 오늘날의 음악가처럼 바라보게 만드는 발상이다.◇ 북촌 건축 기행/ 천경환 지음/ 256쪽·2만 원·디자인하우스공간(空間)은 ‘빌 공’과 ‘사이 간’을 쓴다. 비어 있는 사이를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그 장소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의미다.계동 끝자락, 낮은 한옥 건물 사이에 사무소를 둔 저자는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북촌의 비어 있는 사이사이를 메운 이야기들을 관찰한다. 계동길은 안국역에서 중앙고등학교까지 낮은 언덕을 지나는 약 650m의 굽이진 도로다. 일직선이 아닌 덕분에 매 순간 다른 풍경이 보행자를 감싼다. 어떤 때는 저 멀리 교회 첨탑이 보였다가, 덩굴이 뒤덮은 유리 건물을 보기도 한다. 또 방앗간의 고소한 향기가 골목에 섞여든다.저자는 북촌 일대 19곳의 건물을 건축학적으로 분석한다. 한국 현대 건축의 걸작 ‘공간사옥’의 창문 모양은 왜 다른 것인지, ‘국립현대미술관’의 낮고 긴 창이 어떻게 경계를 허무는 장치가 되었는가까지 들여다본다. 또 한옥과 양옥을 한데 모아 만든 건축 공예품 ‘오설록 티하우스’가 공간의 변화를 어떻게 담아냈는지도 분석한다. 흥미로운 점은 계동의 매력은 건축물을 떠나 ‘길’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낡은 기름집과 사진관으로 바뀐 목욕탕, 다가구 주택과 한옥이 공존하는 풍경은 이곳이 꾸며진 공간이 아닌 ‘삶의 무대’임을 보여준다.도시는 소수의 설계가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물이다. 안국역에서 원서동 고개까지 저자의 안내를 따라 걷다 보면, 북촌의 ‘빈 곳’은 무엇보다 빽빽이 들어찬 시간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 박종호 지음/ 224쪽·1만9000원·풍월당이 책은 오페라를 보기 전 꼭 알아두면 좋을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한 입문서다. 오페라의 위치와 의미, 감상법, 성악가의 성부와 역할, 지휘자와 연출가의 차이, 희가극과 비가극의 구분까지 처음 극장을 찾는 관객이 미리 알고 가면 좋을 핵심 지식을 쉽고 간결하게 담았다.저자는 오페라 감상의 고전으로 꼽히는 『불멸의 오페라』를 쓴 작가다. 이번 책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가장 기초부터 다시 풀어쓴 안내서로, 저자가 수십 년간 유럽 각지의 오페라하우스를 돌며 직접 보고 듣고 쌓은 경험이 녹아 있다.책의 서두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건설 현장에서 시작한다. 분노와 고독에 지친 한 건설사 과장에게 영국인 감독관은 오페라 속 주인공을 예로 들며,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광대의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야 하는 운명을 이야기한다. 그 순간 오페라는 먼 나라의 화려한 예술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비추는 이야기로 다가온다.저자는 오페라가 단 한 번의 계기만 주어진다면 누구에게나 깊이 스며들 수 있는 가장 호소력 있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무대 위 서사가 나의 비극과 고독을 대신 말해주는 순간, 오페라는 더 이상 구경거리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된다. 이 책은 오페라를 내면의 진실과 마주하게 하는 ‘공감의 인문학’으로 설명한다. 이번 주 처음 오페라를 보러 간다면, 이 책은 무대를 더욱 깊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돕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배우 유해진이 영화관 화장실에서 관객들의 솔직한 반응을 들었던 경험을 전했다. 영화가 끝난 뒤 화장실에서 오가는 대화가 관객들의 가장 직관적인 평가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언급되며 눈길을 끈다.유해진은 최근 유튜브 콘텐츠 ‘살롱드립’에 출연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홍보에 나섰다. 그는 영화 관객의 진솔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로 영화관 화장실을 언급했다.유해진은 “영화관 화장실에서는 관객들이 느낀 그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솔직한 대화가 가장 많이 오가는 곳”이라고 말했다.그는 과거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본 뒤 화장실에 들렀다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들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유해진은 “내가 있는 줄 모르고 옆 칸에서 ‘어우 뭐야, 괜히 왔네’라는 말이 들리더라”며 “옆에서 또 ‘네가 오자며’ 하는 소리가 들리면 그 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웃으며 말했다.반대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화장실 분위기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 되는 영화는 관객들이 특정 장면을 언급하면서 이야기한다”며 “화장실에서는 아무래도 느낀 대로 솔직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실제로 배우들 사이에서는 관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일반 관객 사이에 섞여 영화를 관람하는 일화도 종종 전해진다. 배우 박보영 역시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을 찾아 관객 반응을 확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박보영은 한 방송에서 지인들이 참석하는 시사회에서는 솔직한 평가를 듣기 어렵다며, 표를 직접 끊고 일반 관객 사이에 앉아 반응을 살핀다고 말했다. 그는 웃음이 터지는 장면마다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상영이 끝난 뒤에는 퇴장하는 관객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는다고 했다.특히 박보영은 “화장실이 가장 신랄한 평가가 나오는 곳”이라며 관객들이 손을 씻으며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고 털어놨다. 때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비판을 듣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며 스스로를 돌아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속편 제작이 공식화됐다. 넷플릭스는 공동 연출자인 메기 강·크리스 아펠한스 감독과 다년간 애니메이션 집필·연출 파트너십을 맺고 후속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넷플릭스는 12일(현지 시각) 공동 연출자인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과 다년간 전속 애니메이션 집필·연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후속 작품 제작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다만 속편 공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프로젝트는 현재 초기 개발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강 감독은 이번 협업에 대해 “사람들이 한국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더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한국 영화 제작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가 만든 세계에는 아직 보여줄 이야기가 많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크리스 아펠한스 감독도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작품의 캐릭터들은 우리에게 가족과 같다”며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우리의 또 다른 고향이 됐다. 다음 이야기를 쓰고, 캐릭터들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음악·애니메이션·스토리가 더 넓게 어우러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아이돌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으로부터 세상을 지켜낸다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들이 K팝 가수로 등장하고, 영화 곳곳에 목욕탕과 한의원, 김밥과 컵라면 등 한국적인 생활 문화가 자연스럽게 담긴 점이 특징이다.작품은 지난해 6월 공개된 뒤 전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글로벌 누적 시청 수는 5억 회를 넘겼으며,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역대 최고 시청 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알려졌다.영화 음악 역시 흥행에 힘을 보탰다. OST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에 올랐다.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했고,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도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또 지난달 열린 그래미어워즈에서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을 받았다. K팝 장르 음악이 이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현재 영화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주요 국가 여성 가운데 한국 여성의 해외여행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나 홀로 여행까지 확산되면서 한국 여성 여행객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11일 트립닷컴그룹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일본·홍콩·영국·독일·태국·싱가포르 등 7개 지역 여성 3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예약 데이터를 공개했다.2025년 한 해 동안 해외여행을 한 번 이상 다녀온 여성 가운데 한국 여성의 여행 빈도가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여행지는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지역이 중심이었다. 한국 여성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였다. 일본 관광 통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945만9600명으로 사상 처음 9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도시를 향한 관심도 빠르게 커졌다. 상하이와 칭다오 등 주요 도시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트립닷컴 분석 결과 한국 여성의 항공권 예약은 전년보다 37% 늘었고, 검색량은 65% 증가했다. 출입국 통계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2025년 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을 방문한 한국인은 315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36.9%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도 578만7000명으로 18.5% 증가했다. 양국 간 관광 목적 무비자 정책 확대가 여행 수요를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여성들의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5~34세 밀레니얼 여성의 단독 여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에서도 이 연령대 여성의 여행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같은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유럽에서는 중장년 여성의 여행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여성 단독 여행객 가운데 약 20%는 5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여행지를 고를 때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안전이었다. 비교적 안전하고 언어가 통하는 가까운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동시에 새로운 경험을 위해 더 먼 여행지로 떠나고 싶다는 욕구도 함께 나타났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최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자 교량에 설치된 이름판을 떼어내 고물상에 팔아넘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11일 전남 장흥경찰서는 교량에 부착된 교명판을 훔친 혐의(절도)로 4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A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전남과 전북 지역을 돌아다니며 교량 254곳에 설치된 교명판 850여 개를 떼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교명판은 교량 이름과 설계 하중 등 시설 정보를 표시한 금속판이다.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공구를 이용하면 교명판을 비교적 쉽게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A 씨는 CCTV가 닿지 않는 방향에 있는 교명판만 떼어낸 것으로 파악됐다.A 씨는 훔친 교명판을 광주의 한 고물상에 팔아 약 4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교명판을 다시 제작해 설치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전체 피해 규모는 약 6억원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경찰은 A씨에게서 교명판을 매입한 고물상 업체 관계자 등 6명도 업무상 과실 장물취득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친 뒤 관련자들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최근 구리 가격이 급등한 점도 범행 배경으로 지목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1만45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중동 정세를 악용한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사례가 나타나면서 외교당국이 우리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의 촬영 규정도 엄격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0일 주두바이 총영사관은 최근 SNS나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접근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로맨스 스캠은 의사, 셰프, 재력가, 유엔(UN) 군 장교 등 전문직이나 군인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사기 수법이다. 장기간 연락을 이어가며 친밀감을 쌓은 뒤 각종 이유를 들어 돈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사진이나 위조 문서를 보내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경우도 있다.최근에는 중동 상황을 이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두바이 공항에서 통관 문제나 여권 문제로 억류돼 있다며 벌금이나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총영사관은 이런 사례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죄라고 설명했다.총영사관은 SNS 등으로 알게 된 지인이 여러 이유를 들어 금전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두바이 공항과 이민청, 경찰청 등과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에서 영상 찍다가 경찰에 억류두바이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는 촬영 행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5일 우리 국민 1명이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영상을 촬영하다 공항 경찰에 체포됐다가 총영사관의 협조로 약 1시간 만에 풀려난 사례가 있었다.총영사관에 따르면 영국과 인도 등 다른 나라 국민 6명도 공항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다 체포된 사례가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20만 디르함(약 8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벌금을 납부할 때까지 출국이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총영사관은 당시 사건 이후 두바이 경찰청에 재발 방지를 약속한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이 같은 위반 행위를 할 경우 앞으로도 훈방 조치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UAE는 국가 안보와 공공질서 유지,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정부 시설이나 보안 관련 시설 등 특정 장소에서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고액의 벌금이나 구금, 징역형, 추방, 재입국 금지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총영사관은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산하 글로벌 여성 리더십 연구소가 8일(현지시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인식을 조사한 글로벌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젊은 남성층이 전통적인 성 역할에 더 동의하는 경향이 나타났다.이번 조사는 영국·미국·브라질·호주·인도·한국·일본 등 29개국 성인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킹스칼리지런던 경영대학 산하 글로벌 여성 리더십 연구소와 함께 실시했다.조사에 따르면 Z세대(1997년에서 2012년 사이 출생) 남성의 31%는 ‘아내는 항상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한 33%는 ‘가정에서 중요한 결정의 최종 권한은 남편에게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베이비붐 세대(1946년에서 1964년 사이 출생) 남성의 동의율은 각각 13%, 17%로 나타났다.성 역할에 대한 인식에서도 세대 차이가 확인됐다. ‘여성은 지나치게 독립적이거나 자립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Z세대 남성의 24%가 동의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은 12%였다. Z세대 남성의 21%는 ‘진정한 여성은 먼저 성관계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같은 질문에 동의한 베이비붐 세대 남성은 7%에 그쳤다.성평등 논의와 관련해 남성의 부담을 느끼는 비율도 젊은 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Z세대 남성의 59%는 ‘남성이 성평등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은 45%였다. ● Z세대 “여성 성공에 긍정적-전통 성 역할에도 동의”다만 Z세대 남성의 인식은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진 여성은 남성에게 더 매력적’이라는 주장에는 Z세대 남성의 41%가 동의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 남녀의 동의율은 27%였다.연구는 Z세대 남성이 스스로에게도 전통적인 남성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Z세대 남성의 30%는 ‘남성은 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의 동의율은 20%이다.또한 Z세대 남성의 43%는 ‘젊은 남성은 타고난 체격과 상관없이 신체적으로 강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Z세대 여성의 동의율은 28%였다.자녀 돌봄과 남성성의 관계에 대해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Z세대 남성의 21%는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남성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은 8%, Z세대 여성은 14%였다.세대 비교와 별도로 29개국 전체 응답자의 인식을 보면, 전통적인 성 역할에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비율은 비교적 낮았다. 응답자의 17%만이 ‘여성이 대부분의 육아를 맡아야 한다’고 답했고, 16%는 ‘여성이 가사 대부분을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또 24%는 ‘남성이 가정의 주요 생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응답했다.하지만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더 보수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35%는 자기 나라에서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 책임이 기대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40%는 남성이 주요 생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가 있다고 봤다.또 전 세계 평균 기준으로 응답자의 21%만이 ‘가정의 중요한 결정은 남성이 최종적으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개인적으로 동의했지만, 31%는 사회에서는 이런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희정 글로벌 여성 리더십 연구소장은 “전통적인 성 역할 규범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많은 사람들이 실제 자신의 생각보다 사회적 기대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Z세대 남성의 경우 경직된 남성성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느끼는 동시에 여성에게도 전통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경향이 일부 나타난다”며 “다만 전반적으로는 사회가 보다 유연하고 평등한 성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사에 참여한 입소스의 켈리 비버 영국·아일랜드 지사 최고경영자는 “Z세대에서는 여성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전통적인 성 역할에 동의하는 이중적인 인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이어 “이 같은 인식의 공존은 성 역할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다양한 성 역할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넓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유튜브 예능에서 아이돌이 일일 공무원 체험을 하던 중 집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잡아 달라는 민원 전화를 받는 장면이 공개됐다. 무리한 민원 내용에 온라인에서는 실제 공무원들이 겪는 악성 민원 문제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는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박지원이 경기도 양주시 축산과 동물복지팀에서 하루 동안 공무원 업무를 체험하는 영상이 공개됐다.출연자는 담당 공무원과 함께 민원 전화를 응대했다. 민원인은 “우리 집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살충제도 쓰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며 도움을 요청했다.출연자는 “바퀴벌레 문제는 동물복지과 업무가 아니라 방역업체를 부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민원인은 “어떻든 접수가 되면 현장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며 지원을 요구했다.통화를 넘겨받은 담당 공무원도 “부서가 반려동물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다시 설명했다. 하지만 민원인은 “그럼 이런 상황에서 저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느냐. 시민으로서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불만을 나타냈다.통화가 끝난 뒤 멤버가 “어떡해요. 괜찮으세요?”라고 묻자 담당 공무원은 “일상이다”라고 답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실제로 저런 민원이 들어오는구나”, “말이 통하지 않는다”, “집에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민원을 넣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실제로 공무원을 상대로 한 악성 민원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악성 민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3~5월 사이 확인된 악성 민원인은 2784명에 달했다.유형별로는 담당자 개인전화로 1년간 지속적으로 300여 통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담당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상습·반복 민원이 48%로 가장 많았다.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민원도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사례로는 “염산을 뿌리겠다”, “칼을 들고 구청으로 가고 있다”, “퇴근할 때 조심해라”, “죽이겠다” 등 공무원을 위협하는 발언이 확인되기도 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맞춰 충남 천안시가 극 중 등장하는 한명회의 묘소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9일 천안시는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죽어서 고속도로 1열 직관 중인 조선 제일의 권력자 근황’이라는 제목의 숏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영화 흥행으로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시작된다.영상에서 천안시는 “극 중 인물 중 한 분의 묘소가 천안에도 있다”며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속창리에 위치한 한명회 묘역을 소개했다.다만 천안시는 해당 인물과 관련한 별도의 관광 콘텐츠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천안은 그분과 관련된 문화제나 축제를 하지 않는다”며 “그냥 지나가다 보면 된다”고 안내했다.이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기준으로 묘역 위치를 설명하며 “천안시 안내판이 보이고 비닐하우스가 보이면 거의 다 온 것”이라며 구체적인 찾는 방법도 전했다. 또 “주변에 천안 시민들이 생활하고 있으니 소리는 지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속에서 한명회는 단종을 폐위시키는 권력자로 등장한다. 이런 인물의 묘소를 다소 난처한 듯 소개하는 천안시의 홍보 방식이 웃음을 자아냈다는 반응이 나왔다.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천안 홍보팀 열일한다”, “숟가락 정도가 아니라 밥주걱 수준으로 각인됐다”, “담당자 센스가 터진다”, “졸음쉼터라도 만들어 달라. 오줌이라도 싸고 가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 앱에서 한명회의 묘소에 이른바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관람객들은 리뷰를 통해 “영화를 보고 와봤는데 욕할 필요도 없는 위치같다. 이미 부관참시를 당했을 뿐더러 고속도로 바로 옆이라 24시간 차 소리가 들린다. 이보다 더한 지옥이 있을까 싶다”, “동서고금 노약자와 어린이는 보호해주는데, 어린 단종을 그렇게 몰아냈다니 화가 난다”는 등의 글을 남기며 분노를 드러냈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서 한명회 역은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거품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장기적으로는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보조하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AI 투자, 즉 ‘AI 거품’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 성장 가운데 약 3분의 1이 AI 관련 활동에서 비롯됐다”며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구조적으로 거품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특히 시장이 AI 산업의 경쟁 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빅테크와 중국 기업들이 AI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뜨거운 경쟁으로, 기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을 수 있다”며 기대하는 수익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AI 투자 거품이 붕괴할 경우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또 AI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할 제도적 준비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재교육과 직업 전환을 지원할 정책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대공황 당시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농촌 노동력이 줄었지만 이를 다른 산업으로 이동시킬 제도적 장치가 부족해 문제가 심화됐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AI가 연구·문서 작성·데이터 분석·행정 처리 등 반복적인 사무직 업무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인간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보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교육 분야를 예로 들며 AI가 수업 계획 수립이나 맞춤형 교육을 도울 수는 있지만 교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는 정치·제도적 요인에 있어 AI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루칼라 직종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관공을 예로 들며 AI가 문제 진단을 도울 수는 있지만 실제 수리 작업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런 흐름을 ‘IA(Intelligence Assisting·지능 보조)’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문제는 지금에서 그 미래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며 사회가 이 전환을 관리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으로 피해를 입은 식당이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넘어가자, 작업자 18명이 식당을 찾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8일 스레드에는 목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올린 글과 함께 CCTV 영상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가게 앞에서 벌어진 상황과 이후의 이야기가 담겼다.사고는 7일 오전 10시경 발생했다. 인부들이 식당 앞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중 커다란 나뭇가지가 떨어지면서 가게 입구에 설치된 나무 데크가 부서졌다. 충격으로 데크 일부에는 구멍이 생겼다.당시 식당은 영업 준비 중이었다. 인부들은 데크가 파손된 사실을 식당 사장에게 알리며 사과했다. 그러나 식당 사장은 “다친 사람만 없으면 괜찮다”며 별도의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몇 시간 뒤 예상치 못한 장면이 이어졌다. 같은 날 낮 12시경,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인부 18명이 식당을 다시 찾은 것이다. 사장은 게시글에서 “조금 전 그 작업자분들 18명이 고기를 드시러 왔다”며 “아직 세상 살 만하다”고 적었다.이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장님의 배려에 작업자들이 식사로 마음을 전한 것 같다”, “작은 사고가 따뜻한 이야기로 이어졌다”는 댓글을 남겼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20~30대 사이에서 이른바 ‘로테이션 소개팅’이 새로운 만남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일정 시간마다 자리를 옮기며 이성과 짧게 대화를 나누는 단체 소개팅이다. 한 번에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소개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로테이션 소개팅 규모는 남녀 5대5부터 20대20까지 다양하다. 참가자들은 보통 10분 정도씩 대화를 나눈다. 20대20 행사라면 약 200분 동안 20명의 이성과 차례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다만 실제 연애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후기도 적지 않다. SNS에는 로테이션 소개팅 경험담을 담은 짧은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생각보다 정신이 없다”, “끝나면 누가 누구인지 인식이 안된다”는 반응도 보인다.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자기소개를 하다 보니 대화 주제가 비슷해진다는 이야기다. 일부 이용자들은 “계속 직업 이야기만 하게 돼 소개팅이 아니라 진로 상담 같았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이처럼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을 만나 상대를 판단하려는 만남 방식이 등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매력이나 관계의 가능성은 이런 방식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취미나 성향 같은 정보를 기준으로 상대를 걸러내는 데이팅 앱 문화 역시 비슷한 한계를 지닌다는 분석이다.3일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심리학과 교수 폴 이스트윅은 “데이팅 앱은 겉으로 보기에는 효율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 인연을 찾는 데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트윅 교수는 상대에게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면 최소 세 번 정도 만나볼 것을 권했다. 그는 “첫 두 번의 만남에서는 인상이 쉽게 바뀌지만 세 번째쯤 되면 판단이 비교적 안정된다”고 설명했다.또 취미 모임이나 스포츠 활동처럼 같은 사람들을 반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이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이 원래 작은 공동체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호감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이(李)’ 씨의 여권 로마자 표기를 ‘LEE’에서 ‘YI’로 바꿔 달라는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이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로마자 성명 변경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씨는 “첫 여권을 발급받을 때 성을 ‘YI’로 적어 신청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이를 ‘LEE’로 고쳐 발급했다”고 말했다. 당시 출국 일정이 촉박해 다시 여권을 발급받을 시간이 없어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또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영문 성을 ‘YI’로 사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금융 거래를 비롯해 영어 능력 시험, 사원증, 군 전역 증명서 등 여러 공식 서류에서도 같은 표기를 써 왔다는 것이다.이씨는 이런 이유로 여권에 적힌 로마자 성명 역시 기존에 사용해 온 ‘YI’로 맞춰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2024년 5월 경기 평택시청 송탄출장소 여권 창구를 통해 기존 ‘LEE’ 표기를 ‘YI’로 바꿔 달라고 신청했다.하지만 외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권법 시행령에 규정된 로마자 성명 정정·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에 이 씨는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재판부는 이 씨가 원하는 대로 표기를 바꾸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서 실제로 겪는 불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생활상 불편 때문에 변경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YI’라는 표기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여권에 적힌 로마자 이름이 바뀌면 외국 정부가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여권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여권 로마자 성명 변경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 씨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첫 여권 발급 당시 담당 공무원이 신청과 다르게 성 표기를 임의로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 즉시 이의를 제기한 기록이 없다”며 “공무원이 신청인의 명확한 의사와 다르게 임의로 수정했을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이어 “원고가 제시한 사정들은 여권법 시행령에서 정한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표기를 바꾸지 않는다고 해서 원고에게 발생하는 불이익도 크지 않은 만큼, 외교부의 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반려견들의 이별 소식이 이어졌다. 성환의 반려견 꽃분이에 이어 이주승의 반려견 코코도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8일 배우 이주승은 SNS를 통해 “오늘 새벽 11살인 코코가 하늘나라에 갔다”고 알렸다. 그는 “코코야 끝까지 고통과 싸워줘서 너무 고마워. 덕분에 10년 동안 정말 행복했어. 너무너무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이주승은 이어 “그동안 많이 사랑받아 왔는데 꽃분이와 할아버지에 이어 연속적인 슬픈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며 “코코는 시크하고 예민했지만 가끔 제 옆에 붙어 자기도 하고 애교도 부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꽃분이와 동갑인 코코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둘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을 것 같다”며 마음을 남겼다.배우 구성환은 “코코야 벌써 많이 보고 싶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꽃분이와 잘 만나 많은 친구들과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라고 댓글을 남겼다.이어 같은 날 SNS를 통해 “코코야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둘이 잘 만났지? 너희 둘 너무 보고 싶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코코의 모습이 담겼다.구성환 역시 최근 반려견을 떠나보낸 상황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오랫동안 함께 지낸 반려견 꽃분이를 먼저 떠나보냈다.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주승과의 인연을 계기로 구성환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일상과 반려견 이야기가 함께 주목받았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현장 기반 직종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사무직 중심의 직업 선호가 흔들리면서 기술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현장 직무가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실제로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30대 권 씨는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해외영업을 하던 경력을 뒤로하고 현장 기술직을 택했다.● “사무직 대신 기술직”….건설 현장에서 찾은 새로운 길30대 권 씨의 하루는 크레인과 함께 시작된다.그는 건설 현장에서 철근과 건축 자재를 수십 미터 상공으로 끌어올리는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장비가 현장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설치부터 운영, 해체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권 씨는 건설 현장과 거리가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그는 미국 대학을 졸업한 뒤 가구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했고 해외구매대행 사업도 경험했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관리업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 현장에 들어가면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 특히 현장에서 젊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권 씨는 타워크레인 작업이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술직이라고 설명했다. 장비 설치와 운영에는 현장 상황을 판단하는 경험과 숙련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일을 배우며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현장 기술직은 숙련도가 쌓일수록 보상도 함께 올라가 또래 사무직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다만 현장 일은 체력 부담과 위험 요소가 따른다. 그는 “현장직은 몸이 힘들고 사무직은 머리가 힘들다는 말이 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만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AI가 대신 못 한다”…Z세대 63% “기술직 긍정적”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술직의 가치가 다시 평가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 씨는 “건설의 많은 작업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판단하고 장비를 다뤄야 한다”며 “현장을 이해하고 장비를 다루는 숙련된 인력의 역할은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흐름은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채용 플랫폼 ‘캐치’가 지난해 Z세대 구직자 16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3%는 블루칼라 직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긍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보상이었다. 응답자의 67%는 ‘높은 연봉’을 꼽았다. ‘기술을 보유해 해고 위험이 낮아서’라는 응답은 13%, ‘야근·승진 스트레스가 덜해서’는 10%였다. ‘빠르게 취업할 수 있어서’는 4%,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아서’는 3%였다.● 전공 바꿔 기술 배운다…늘어나는 ‘유턴 입학’대학 졸업 이후 다시 기술교육을 선택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입학생 5909명 가운데 1489명이 유턴입학생이었다. 전체의 25.2%로 입학생 4명 중 1명 수준이다.유턴입학생은 타 대학 재학 중 자퇴 후 입학하거나 대학 졸업 이후 다시 폴리텍에 진학한 학생을 말한다. 이 비중은 2021년 16.8%에서 2022년 18.3%, 2023년 20.3%, 2024년 23.3%로 꾸준히 상승했다.미술을 전공했던 김 씨도 이런 흐름 속에서 기술교육을 선택했다. 그는 한국폴리텍대학에 재입학해 전기공학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중전기 제조업체에 입사해 현재 전기 제어 업무를 맡고 있다.그는 “첫 전공은 미술이었지만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며 “전문 지식과 자격증을 갖추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구르트 이모님’도 옛말…청년들이 들어왔다생활과 맞닿은 현장 직무에서도 젊은 세대의 진입이 나타나고 있다.1996년생 김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장형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다. 골목을 누비며 카트를 끌고 요구르트를 판매하는 이 일은 오랫동안 중장년 여성들이 주로 맡아온 직무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도 들어오고 있다.그는 일정 조율이 가능한 일을 찾다가 이 일을 시작했다. 김 씨는 “급여도 중요하지만 일정 조율이 가장 우선이었다”며 “일과 개인 생활을 분리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과거 영어 강사로 일할 때와 비교하면 부담의 성격도 달라졌다. 그는 “강사 시절에는 업무가 끝난 뒤에도 부담이 남았지만 지금은 일이 끝나면 완전히 마무리된다”며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인 압박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중동 지역 항공 운항에 차질이 이어지면서 국제 항공 노선과 항공권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가 영공을 폐쇄하고 항공사들이 항로를 우회하면서 비행 시간과 연료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5일 AP통신과 로우터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는 공습과 보복 공격이 이어지며 항공편 운항이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걸프 지역 공항들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핵심 환승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 항공 네트워크 전반에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여러 국가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영공을 폐쇄하거나 항공기 운항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더 긴 항로로 우회해 운항하고 있다.항로가 길어질수록 연료 사용량이 늘고 다른 국가 영공을 통과할 때 지불하는 통과 비용도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비용 상승이 누적될 경우 항공권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항공 안전 전문가 하산 샤히디(Flight Safety Foundation 회장)는 AP통신에 “현재 상황은 단순한 항공 지연 문제가 아니라 분쟁 지역 상공의 안전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항공사와 공항, 정부 지침이 하루 단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은 상당한 불확실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공 폐쇄·우회 운항 확산…항공권 가격 변수로중동 분쟁은 국제 항공 네트워크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걸프 지역 공항들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장거리 항공 노선의 핵심 경유지로 기능하고 있다. 이 지역 항로가 불안정해질 경우 전 세계 항공 노선 운영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또 다른 변수는 국제유가 상승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북서유럽 현물 항공유 가격도 톤당 1133달러까지 올라 202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유가 상승과 운항 거리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 항공사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일부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연료 가격을 미리 정해 두는 ‘연료 헤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운항 차질과 우회 운항 비용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도 전쟁이 항공 노선 바꿨다항공 운항이 분쟁으로 영향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과 러시아가 서로 영공을 금지하면서 동서 항공 노선이 크게 흔들렸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게 된 유럽과 미국 항공사들은 아시아 노선을 남쪽으로 크게 우회해 운항하기 시작했다.같은 노선이라도 항공사에 따라 다른 경로를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났고 일부 항공편은 비행 시간이 수시간 늘어나기도 했다.항공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비슷한 문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 장이라는 대단한 세계/ 니사와 준 지음/ 264쪽·1만8000원·피카라이프“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이 말은 장이 우리 건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이 책에서 일본의 면역학 권위자인 구니사와 준은 장이 단순히 영양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을 넘어, 몸 전체와 긴밀히 연결된 ‘건강의 최전선’임을 설명한다. 장내 세균이 어떤 역할을 하며, 이를 어떻게 활용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소개한다.책을 읽다 보면 장내 세균이 체질과 컨디션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먹는 음식뿐 아니라 들이마시는 공기까지 장과 연결되며, 장은 흡수와 배출, 면역 방어까지 수행한다. 이 과정이 흔들리면 변비나 설사, 만성 피로 등 다양한 신호로 몸에 이상을 알린다. 저자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약 100조 개의 장내 세균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좋은 장내 환경을 만드는 식단과 생활 습관, 장내 세균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책은 독자에게 장내 세균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건강 관리에 적극 활용해 삶의 질을 높여보자고 제안한다.◇ 미스터리 걸작선/ 엘러리 퀸 엮음/ 368쪽·1만9000원·열림원“진실과 정의는 같은 것 아닌가?” “대체 언제부터요?” -윌리엄 포크너, ‘설탕 한 스푼’ 중현대 문학의 거장들이 작정하고 미스터리 장르물을 썼을 때 그 결과물은 어떨까. 숭고함과 진리를 노래하던 작가들이 인간의 가장 추악하고 은밀한 범죄를 들췄을 때 과연 우리는 태연할 수 있을까.신간 ‘미스터리 걸작선’은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거머쥔 20세기 거장 11인이 남긴 미스터리 단편 앤솔러지다. 추리소설의 전설 엘러리 퀸이 1976년 엮은 원전을 바탕으로 현대 문학의 정수만을 다시 엄선했다.이 책은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거장들의 ‘낯선 얼굴’과 마주하게 한다. 희곡 작가 아서 밀러는 ‘도둑이 필요해’에서 거금을 도둑맞고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범죄자 부부의 딜레마를 팽팽한 심리극으로 그려낸다. 미국 남부 문학의 거인 윌리엄 포크너는 ‘설탕 한 스푼’으로 가면 뒤에 숨겨온 인간의 삶이 무의식적으로 새어 나오는 섬뜩한 순간을 포착한다.그런가 하면 수전 글래스펠의 ‘여성 배심원단’은 남성 수사관들이 놓친 살인 현장의 미세한 흔적을 발견한 여성들의 서늘한 연대를 다루며 가부장제의 허점을 찌른다. 100년 전의 시대상이 녹아 있음에도 거장들이 포착한 공포와 불안은 놀라울 만큼 현대적이다.살인과 실종이라는 극단적 장치를 빌려 인간 존재의 고독과 비극을 길어 올리는 거장들의 시선은 집요하고도 서늘하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은 이 정교한 미궁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태연하게 걸어 나올 수 있을까.◇ 자연의 상상력/ 데이비드 패리어 지음/ 408쪽·2만5000원·김영사인간이 남긴 폐기물이 미래의 화석이 되는 시대, 환경의 변화는 과연 재앙으로만 끝날 것인가.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문학교수이자 환경 사상가인 데이비드 패리어는 신작 ‘자연의 상상력’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짜는 자연의 경이로운 능력을 조명한다.자연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혁신가이자 적응의 주체다. 과거 수만 년에 걸쳐 일어났던 환경 변화가 이제는 불과 수십 년 단위로 압축되어 나타나고 있다. 패리어 교수는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생명체가 보여주는 ‘생물의 가소성’에 주목했다. 환경이 바뀌어도 생명은 멈추지 않으며, 오히려 그 변화를 토대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조해 나간다.책은 인간 역시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임을 강조하며, 다채로운 상호작용을 포착해냈다. 저자는 결국 환경을 읽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역설한다. 우리 내면에 잠재된 변화의 능력을 일깨우고 삶의 방식을 어떻게 전환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자연이 건네는 희망의 언어를 전한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미국 정부가 포켓몬 이미지를 활용한 정치 밈을 게시하자 포켓몬컴퍼니가 “사용을 허가한 적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게임 캐릭터를 정치 홍보 콘텐츠에 활용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식재산권(IP) 사용과 정치적 이용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5일 뉴욕타임스와 더재팬타임스에 따르면 포켓몬컴퍼니 인터내셔널은 백악관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밈에 자사 캐릭터와 게임 이미지가 사용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회사 측 대변인 스라반티 데브(Sravanthi Dev)는 “최근 우리 브랜드와 관련된 이미지가 백악관 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올라온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영상이나 게시물 제작과 유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자사가 관리하는 지식재산권 사용을 허가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포켓몬의 목표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며 특정 정치적 관점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백악관은 5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포켓몬 게임 ‘포켓몬 포코피아’와 유사한 글꼴로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쓰인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미지에는 피카츄와 잉어킹 등 포켓몬 캐릭터가 등장했다. ● 포켓몬 패러디, 이민 단속 영상에도 활용포켓몬컴퍼니가 미국 정부 콘텐츠 사용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포켓몬 콘셉트를 활용한 이민 단속 홍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영상에는 체포 장면과 함께 포켓몬 애니메이션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등장했고, “Gotta Catch ’Em All(전부 잡아라)”이라는 문구가 사용됐다.포켓몬컴퍼니는 당시에도 영상 제작과 게시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을 허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온라인에서는 이민자를 수집형 캐릭터처럼 표현했다는 점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도쿄의 한 국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국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게시물 삭제 요구나 법적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켓몬컴퍼니가 실제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밈을 자주 게시하고 있다. 백악관은 최근 이란 공습 장면 영상에 게임 ‘콜 오브 듀티’ 플레이 화면을 섞어 올렸고, ‘헤일로’, ‘마인크래프트’, ‘스타듀 밸리’ 등 다른 게임 시리즈 이미지도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휴무 중이던 경찰관이 아파트에서 위태로운 행동을 보이던 10대 학생을 설득해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학교전담경찰관(SPO)으로 근무하며 쌓은 상담 경험과 공감 어린 대화가 위기의 순간을 멈추게 했다는 평가다.6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여성보호계 소속 김라영 경사는 지난 3일 오후 4시 30분경 휴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구미시 도량동 한 아파트에서 위태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아파트 11층 복도 창문에 한 10대 남학생 A 군이 걸터앉아 있는 상황이었다.김 경사는 즉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학생에게 말을 건네며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A 군은 김 경사의 손길을 뿌리치고 곧바로 옥상으로 달아났다. 김 경사는 포기하지 않고 학생을 뒤따라 옥상까지 올라갔다. ● 학교전담경찰 경험 살린 설득…위기 막아옥상에서 김 경사는 A 군을 차분하게 설득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며 학생들과 상담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적으로 공감하려 노력했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A 군의 긴장도 점차 완화됐고 김 경사는 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었다.이후 김 경사는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A 군을 인계했다. 경찰은 A 군을 안전하게 보호 조치했다. 구미경찰서는 A 군을 사후관리 대상으로 등록하고 담당 경찰관을 지정해 가정 상담 등 지속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김 경사는 “학교 전담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많이 들었다”며 “A 군과 감정적으로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간 것이 극단적인 시도를 막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