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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소속사 및 모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란 취지다. 20일 고용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일부 뉴진스 팬이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제기한 민원을 종결 처분했다고 밝혔다. 하니는 9월 멤버들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 사옥에서 다른 아이돌 멤버와 매니저를 마주쳐 인사했는데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팬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용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하니는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같은 내용을 증언하며 눈물을 흘렸다. 서부지청은 직장 내 괴롭힘 구제 대상이 되려면 일단 근로자여야 하는데 연예인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근무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 움직임을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긴장이 감도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을 약속한 전남권 의대 신설은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 방침을 밝히며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검토해야 하는 마당에 의대 신설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19일 교육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합의한 만큼 신청서를 내면 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대 신설 및 정원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의대 신설은 오랜 기간 전남의 숙원 사업이었다. 전남은 세종과 함께 의대가 없는 두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다. 윤 대통령도 올 3월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신설)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남도는 어느 대학에 의대를 만들지를 두고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치열하게 경쟁하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해 함께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두 대학은 다음 달 대학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배정받기 위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평가 인증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9일 “통합의대 이름으로 다른 국립대처럼 160명 내외의 정원 배정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할 때 신설 의대 정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서는 내년도 증원 재조정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의대 신설 및 정원 배정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입장이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권이 의대 신설이란 민감한 문제를 의대 증원과 마찬가지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선 “2018년 2월 폐교한 서남대 의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94년 전북 남원시에서 문을 연 서남대 의대는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다 의평원 평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2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이 교육과 수련을 받을 배후 수련병원 없이 무작정 의대를 만들 경우 ‘부실 의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시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와 부속병원이 지금도 구인난을 겪는 것을 감안하면 신설 의대가 충분한 교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 움직임을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긴장이 감도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을 약속한 전남권 의대 신설은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 방침을 밝히며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검토해야 하는 마당에 의대 신설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19일 교육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순천대와 목포대가 합의한 만큼 신청서를 내면 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대 신설 및 정원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지역 의대 신설은 오랜 기간 전남의 숙원 사업이었다. 전남은 세종과 함께 의대가 없는 두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도 올 3월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신설)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전남도는 어느 대학에 의대를 만들지를 두고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치열하게 경쟁하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해 함께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두 대학은 다음 달 대학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배정받기 위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평가인증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9일 “통합의대 이름으로 다른 국립대처럼 160명 내외의 정원 배정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할 때 신설의대 정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의사단체에서는 내년도 증원 재조정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의대 신설 및 정원 배정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입장이다. 최창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권이 의대 신설이란 민감한 문제를 의대 증원과 마찬가지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의료계에선 “2018년 2월 폐교한 서남대 의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94년 전북 남원시에서 문을 연 서남대 의대는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다 의평원 평가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2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이 교육과 수련을 받을 배후 수련병원 없이 무작정 의대를 만들 경우 ‘부실 의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시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와 부속병원이 지금도 구인난을 겪는 것을 감안하면 신설 의대에 충분한 교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연세대가 문제 유출 논란을 빚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전형 모집인원(261명)을 전원 정시모집으로 이월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교육당국이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크게 변경되는 것이지만, 연세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 심의를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정시 모집요강에는 ‘수시 미충원이 발생했을 때 정시로 이월한다’는 내용만 있지 어떤 사유의 미충원에 대해서만 가능하다는 제한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연세대가 정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12월 31일 전에만 정시 이월 여부를 결정해 발표하면 된다.하지만 이 경우 수험생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문제가된 연세대 논술전형은 논술 100%로 선발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 하지만 정시는 수능 점수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두 전형은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수험생 자체가 달라진다. 교육부는 이러한 우려를 연세대에 전달했고, 연세대가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경우 어떤 감독권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연세대의 정시 이월 막을 방법 없어연세대는 앞서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를 중단하도록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에 ‘논술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가 중지되더라도 재시험을 치를 수 없고 정시 인원으로 이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험생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연세대가 논술전형을 뽑지 않으면 연세대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6장 쓸 수 있는 수시 원서접수 중 1번의 기회를 완전히 날린 것이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가 없이도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지원한 수험생들이 갑자기 수능 점수로 연세대를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논술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사교육을 받았을 수도 있고 들인 시간과 비용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많은 수험생이 연세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많은 수험생이 피해를 입게 되지만, 현재로선 연세대를 막을 방법은 없다. 정시 모집요강에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이월해 정시 모집인원을 최종 발표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어떤 사유로 미충원된 인원만 반영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심의를 대교협에 받아야 할 필요도 없고, 연세대가 마음만 먹으면 정시로 이월할 수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면 수험생이 받게 되는 피해에 대해 연세대에 설명했고 연세대도 이를 알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연세대가 정시로 이월시킨다고 하면)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교육부가 지도 감독권을 어디까지 발휘할지는 지금은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교수단체도 연세대 비판교수사회에서도 연세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와 한국대학교수연대 교수노조(교수연대)는 18일 “수험생을 기만하지 말고 즉각 재시험을 실시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연세대는 논술시험을 본 1만444명에게 피해를 입혔고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변명과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연세대는 지금이라도 논술시험 재실시를 결정해 입시 혼란을 방지하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한교협과 교수연대는 “연세대가 피해 학생을 구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논술 선발 인원을 정시로 옮기는 건 논술시험으로 선발이 기대되는 학생들의 기대를 침해한다”며 “연세대가 입시 혼란 유발을 강행하려 한다면 교육부, 감사원, 수사기관을 통해 적극 저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편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전보성)는 논술시험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연세대가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19일 오후 5시로 지정했다. 연세대는 법원에 “항고심 결정 이후 논술시험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며 “(합격자 발표일인) 12월 13일 이전까지 항고심 결정을 받을 기회를 갖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18일 교육부는 연세대 사태와 관련해 “본안 심사가 빨리 이뤄져 학생들이 피해 보지 않기를 바란다”며 “(연세대 합격자 발표가 미뤄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전체 대입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검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본안 소송 결과가 연세대 미등록 충원 합격 발표 마감일인 12월 26일까지 연세대 승소로 나오면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그 전에 다른 대학에 등록한 수험생이라면 등록 포기 신청을 한 뒤 연세대에 등록하면 된다. 수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은 27일까지다.그러나 연세대가 패소하고 정시로 이월하지 않을 거라면 26일 전까지 재시험과 채점을 마무리하든 해당 문제를 만점 처리해 합격자를 발표해야 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연세대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논란’으로 제기된 가처분 신청 심문 과정에서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지를 미리 나눠준 실수는 있었지만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이 어차피 합격권이 아니어서 불이익을 받은 게 없다는 취지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연세대는 본안 판결이 수시전형 기간에 안 나오면 논술전형으로 안 뽑고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법원에 “설령 논술시험이 무효라고 해도 채권자(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 중 문제가 된 고사장과 같은 건축공학과 지원자는 없으며, 채권자들은 채점 결과 합격하기 어려운 낮은 점수를 받아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측은 또 “논술시험 후속 절차가 중단되거나 재시험을 칠 경우 대학 입시 전체에 중대 혼란이 발생할 게 명백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수험생이 재시험을 통해 불합격하는 등 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논술전형의 경우 논술시험만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시험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 시험으로서의 의의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또 “미리 문제지 정보가 전달된 범위와 규모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한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연세대는 법원이 15일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를 중단시키자 즉각 이의신청을 내고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시험을 치르면 정상적으로 시험을 본 수험생과 학부모가 집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당 문제를 만점 처리하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항이 6개뿐인 걸 감안하면 당락에 주는 영향이 크고 “역차별을 받았다”며 역시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세대는 수시전형 기간이 끝나기 전 본안 판결이 나오길 기대하며 버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 법원에 “(본안 판결이 안 나오면)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정시모집 인원으로 이월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 경우 수험생 입장에선 첫 공판기일도 안 잡힌 본안 소송이 다음 달 13일까지 끝날 수 있을지 모른 채 속을 태워야 한다. 또 뽑지도 않을 논술전형에 응시한 수험생 전체가 반발하며 역시 소송전이 이어질 수 있다. 수험생 측 법률 대리인은 17일 연세대의 이의신청에 대해 “가처분 인가 결정이 다시 내려지면 항고를 제기하며 합격자 발표일인 다음 달 13일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전국 의대 39곳이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미충원 인원이 전년(33명)보다 크게 늘어 100명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면서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하고 연쇄 이동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미충원 인원이 많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의료계에선 해당 인원을 정시로 이월시켜 선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수시 3118명, 정시 1492명 등 총 4610명이다.● 의대 수시 미충원 3년 만에 100명 넘을 듯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전국 의대 미충원 인원은 33명으로 수시 모집 인원(1872명)의 1.8% 수준이었다. 의대 미충원 인원은 2019학년도 213명, 2020학년도 162명에 달했지만 2022학년도부터 100명 미만으로 줄었다. 미충원 인원이 줄어든 것은 최근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비수도권 의대와 최상위권 공대에 중복 합격한 경우 공대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모두 의대를 택하면서 의대 미충원 인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2023학년도의 경우 의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13명으로 1% 미만이었다. 하지만 입시업계에선 내년은 수시 모집 인원이 67%가량 늘어난 만큼 다시 수시 미충원 인원이 100명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의 경우 대학 6곳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이미 내년도 의대 수시 경쟁률은 24.01 대 1로 전년(30.55 대 1)보다 내려갔다.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평이했기 때문에 의대 지원자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하는 수험생이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복 합격자가 상위권 대학으로 이동하면 차점자를 올려 추가 합격시키는데 수차례 추가 합격에도 채워지지 않으면 정시로 이월해 선발한다. 정시의 경우 의대 모집 인원은 전년보다 30%가량 늘었는데 여기에 수시 미충원 인원이 이월되면서 실질 경쟁률은 지난해(6.62 대 1)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정시는 3개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봐야 한다. 올해 입시에선 의대 정시 실질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인 곳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대학들 “의료계 요청 수용 어려워” 정시에서도 추가합격을 통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이후 추가 모집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은 당정에 수시 미충원 이월을 중단하고 정시 후 추가 모집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대학 모집요강에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가 손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월이 의무 규정은 아닌 만큼 대학이 재량으로 덜 뽑으면 된다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선 “다년간의 입시 관행으로 굳어진 만큼 대학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면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학들 역시 의료계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의대는 휴학 승인과 2학기 미등록 문제로 재정적으로 힘들다. 자체 판단으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을 대학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전국 의대 39곳이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미충원 인원이 전년(33명)보다 크게 늘어 100명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면서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한 후 연쇄 이동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미충원 인원이 많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의료계에선 해당 인원을 정시로 이월시켜 선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수시 3118명, 정시 1492명 등 총 4610명이다.● 의대 수시 미충원 3년 만에 100명 넘을 듯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전국 39개(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 의대 미충원 인원은 33명으로 수시 모집 인원(1872명)의 1.8% 수준이었다. 의대 미충원 인원은 2019학년도 213명, 2020학년도 162명에 달했지만 2022학년도부터 100명 미만으로 줄었다.미충원 인원이 줄어든 것은 최근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비수도권 의대와 최상위권 공대에 중복 합격한 경우 공대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모두 의대를 택하면서 의대 미충원 인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2023학년도의 경우 의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13명으로 1% 미만이었다.하지만 입시업계에선 내년은 수시 모집 인원이 67%가량 늘어난 만큼 다시 수시 미충원 인원이 100명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의 경우 대학 6곳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이미 내년도 의대 수시 경쟁률은 24.01 대 1로 전년(30.55 대 1)보다 내려갔다.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평이했기 때문에 의대 지원자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하는 수험생이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복 합격자가 상위권 대학으로 이동하면 차점자를 올려 추가 합격시키는데 수 차례 추가 합격에도 채워지지 않으면 미충원 인원으로 분류하고 정시로 이월해 선발한다.정시의 경우 의대 모집 인원은 전년보다 30%가량 늘었는데 여기에 수시 미충원 인원이 이월되면서 실질 경쟁률은 지난해(6.62 대 1)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정시는 3개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봐야 한다. 올해 입시에선 의대 정시 실질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인 곳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대학들 “의료계 요청 수용 어려워”정시에서도 추가합격을 통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이후 추가 모집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은 당정에 수시 미충원 이월을 중단하고 정시 후 추가 모집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보통 3배수를 선발하는 정시 1차 서류 합격자를 1.5~2배만 뽑아야 한다고도 했다.하지만 정부는 의사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대학 모집요강에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가 손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월이 의무 규정은 아닌 만큼 대학이 재량으로 덜 뽑으면 된다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선 “다년간의 입시 관행으로 굳어진 만큼 대학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면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대학들 역시 의료계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의대는 휴학 승인과 2학기 미등록 문제로 재정적으로 힘들다. 자체 판단으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을 대학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수학이 지난해보다 평이하게 출제돼 주요 대학 의대 정시 합격선이 원점수 기준으로 2점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 의대 합격선은 285∼294점, 비수도권 의대는 3점가량 올라 276∼289점으로 예상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의대 합격선 2, 3점 올라종로학원이 15일 수험생들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2점 오른 294점으로 예측됐다(국어, 수학, 탐구 등 300점 만점). 주요 의대 합격선은 △연세대 292점 △성균관대 291점 △고려대 290점 등이다. 경기와 인천 지역 4개 의대의 합격선도 2점 올라 285점∼291점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원점수를 백분위(자신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는 수험생의 비율) 점수로 환산하고 의대 증원을 반영하면 서울대 의대를 제외한 38개 의대 모두 지난해보다 합격선이 1∼5점 하락한다. 수도권 의대는 1∼3점, 비수도권 의대는 3∼5점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의대 증원으로 중복 합격한 수험생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채워지는 과정에서 합격선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정원이 늘지 않은 의대도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합격선이 약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들도 원점수 합격선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1점 오른 285점,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학과는 2점 상승한 279점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지난해보다 3점 올라 각각 276점과 264점으로 전망됐다. 각 입시업체가 발표한 영역별 1등급 예상 커트라인(구분점수)에서도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모두 선택과목별로 최대 9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등급을 받으려면 확률과 통계를 제외하고 80점대에서도 가능했지만 올해에는 미적분을 빼고 90점을 넘어야 가능할 정도가 됐다.● “탐구 어려웠다” 난도 조절 실패 비판도 탐구영역은 어렵게 출제돼 종로학원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이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6개가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했다. 사회탐구 영역도 9개 과목 중 5개 과목이 내려갔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탐구 과목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서울 송파구 배명고에서 만난 3학년 배성원 군은 “지구과학1은 가장 어려웠다고 느껴서 어떤 문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정세윤 군도 “상대적으로 쉬운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를 응시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과학탐구에 대해 “수학 문제인 줄 알았을 정도로 난도 조절 실패”라는 지적이 있었고, 사회탐구에 대해서도 “고교 교육으로 절대 추론해 정답을 도출해낼 수 없는 문제”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과목별 난도가 엇갈리며 앞으로 입시 전략이 중요해진 탓에 이날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입시업체 설명회에는 입시 예측과 전략을 듣기 위해 몰린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편 주요 대학들은 이번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진행한다. 16일엔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등이 논술고사를 치른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교육계에는 변별력의 핵심인 수학 영역이 특히 쉽게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종로학원은 고교 재학생과 대학생 등에게 수학 영역 공통과목과 미적분 문제를 풀게 한 결과 100점 만점인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5.7점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국어와 영어 영역도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구간대에 동점자가 많아 국어와 수학을 다 맞아도 상위권 의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최상위권은 한두 문제로 당락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아 입시업계는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불수능 논란 작년보다 국어-수학 쉬워”… 사탐-과탐서 갈릴듯[2025학년도 수능]국어-수학-영어 영역별 평가“국-수 9월 모평 수준 편안한 시험”… “영어 1등급 5∼10% 대로 높아질듯”과탐 일부 “공부해서 맞힐 수준 아냐”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시업계에선 “상위권 의대를 노리는 최상위권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어, 올 9월 모의평가 수준 “쉬웠다”국어 영역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보다 한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BS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에 가깝게 출제됐다”며 “(결과도)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지난해 수능 때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120점대는 ‘물수능’에 가까운 수준이다.다만 의대에 지원하는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 과목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험생은 대부분 문항 수가 적은 선택과목(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문제를 먼저 풀고 공통과목을 풀기 때문에 일부는 초반에 난해한 문제가 나와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는 지문 4개 중 3개, 문학은 작품 7개 중 3개가 EBS 교재에서 출제됐다.● 수학, “공통과목 쉽고 미적분은 어려워”수학 영역 역시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표준점수 최고점 148점)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공통과목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눈 씻고 봐도 지난해 수능 22번 같은 (어려운) 문항은 없었다”며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2022학년도 이후 모든 수능과 모평 중 가장 낮았던) 9월 모의평가 같은 느낌의 편안한 시험이었다”고 했다.문과생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 역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은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 영역에서 보통 공통과목이 어렵고 선택과목은 평이하게 출제되는데 올해는 반대”라며 “어떤 선택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커진 것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영어 쉬웠지만, 사탐 과탐은 어려워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능에선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이 4.71%에 불과했다. 또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선 1등급 비율이 1.47%로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래 가장 낮았다.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수능의 경우 “EBS에서 연계된 익숙한 소재가 출제되고 어휘도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1등급 비율이 10.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이 5%대로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어느 쪽이든 의약학 계열에 지원한 수험생에게는 변별력이 없는 수준이다.다만 수험생 사이에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았는데 한 수험생은 “과학탐구 일부 문제는 공부해서 정답을 맞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과학탐구를 선택한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지원자에 대한 과학탐구 응시 의무 규정을 없애며 이과생이 비교적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에 응시하는 이른바 ‘사탐런’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번 수능에서 과학탐구가 어렵게 나온 만큼 앞으로 ‘사탐런’이 더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탐구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며 변별력 문제를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세종=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14일 교육계에는 변별력의 핵심인 수학 영역이 특히 쉽게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종로학원은 고교 재학생과 대학생 등에게 수학 영역 공통과목과 미적분 문제를 풀게 한 결과 100점 만점인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5.7점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국어와 영어 영역도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구간대에 동점자가 많아 국어와 수학을 다 맞아도 상위권 의대 합격을 장담 못 할 수 있다”며 “출제 경향이 N수생이 많은 상황과 ‘미스매칭’됐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지난해 ‘불수능’ 논란을 피하려다보니 지나치게 쉬워졌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은 현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정시 ‘다군’ 등 눈치싸움 치열… “재학생, 수시 적극 응해야”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특징은 의대 증원 등을 노리고 도전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수능 난도가 낮아지며 최상위권은 물론 중상위권에서까지 변별력에 ‘빨간 불’이 켜져 정시모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N수생은 대체로 재학생보다 수능에 강하기 때문에 정시에 강점을 보인다. 여기에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대 정시 선발 인원 조정까지 이뤄질 경우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역대 최다 N수생…“재학생은 수시 적극 고려해야”수능 이후 대입 전략을 세우려면 먼저 ‘수능 가채점’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6일에 발표되는 만큼 가채점을 토대로 본인의 예상 표준점수와 등급을 산출한 뒤 16일부터 본격화되는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 결정해야 한다.수능 난도가 지난해보다 낮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 수능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면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 대학의 대학별고사 준비에 집중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대학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가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잘 나왔다면 수시와 정시 중 선택이 필요하다. 수시 전형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시 전형은 수시 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인 다음 달 31일부터 시작된다. 입시업계에서는 N수생 수가 역대 최다 수준인 만큼 재학생들은 N수생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시 전형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이 모두 지난해보다 평이하게 출제돼 평소보다 한 두 문제만 실수해도 정시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올해 수능에 원서를 낸 수험생 52만2670명 중 N수생은 16만1784명(31.0%)으로 3분의 1에 육박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원래 정시에는 N수생이 강세를 보이는데 특히 올해는 의대를 노린 상위권 N수생이 많아 재학생은 수시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최상위권 변별력 부족”…막판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 대부분의 의대는 정시모집 때 수능 성적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런데 올해 최상위권의 당락을 가를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의대에 합격하려면 국어 수학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과학탐구 영역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의대 지원이 늘어난 것은 자연계열 입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의대에 지원하거나 치대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쇄 작용으로 공대와 자연대의 합격 커트라인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반면 문과 수험생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학년도 통합 수능 시행 이후 이과생이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하며 합격 대학 수준을 올리는 이른바 ‘문과 침공’ 문제가 반복돼 왔다. 하지만 올해 입시에선 의대 증원의 여파로 상위권 이과생들의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문과 교차지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최근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의료계가 ‘내년도 의대 증원 조정’을 요구하는 것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의료계는 휴학 중인 의대생이 돌아올 경우 수업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며 국회와 정부에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거나, 정시 서류 전형의 합격자 배수를 3배수에서 1.5배수 내외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무전공 선발-주요대 ‘다군’ 편입도 주목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대학의 무전공 선발(전공 자율선택제)도 입시 전략을 세울 때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전공 선발은 학과·전공 구분 없이 선발해 진로를 탐색한 뒤 2학년에 올라가며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정부의 확대 방침에 따라 국립대 22곳과 수도권 사립대 51곳 등 대학 총 73곳의 무전공 선발 비율은 지난해 6.6%(9925명)에서 내년도 28.6%(3만 7935명)로 크게 늘어난다. 임 대표는 “무전공 선발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라 전년도 합격 데이터가 없다 보니 합격선 예측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올해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시 모집 때 ‘다군’에 들어가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시 지원은 가·나·다군에 각 1회씩 총 3개 대학까지 가능한데 그동안 가·나군에 비해 다군에는 포함된 대학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주요 상위권 대학은 가·나군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올해 입시에선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다군에 대거 합류했다. 그만큼 상위권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중복 합격으로 연쇄이동하며 상향지원자의 추가 합격이 늘어날 수 있다”며 “변수가 큰 다군에선 지나친 상향 지원보다 안정 지원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전국 128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수능 당일 수험생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갖고 오전 8시 10분까지 고사실에 입실해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오전 8시까지 시험장 내 관리본부로 찾아가면 재발급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전자담배 등 모든 전자기기는 고사실에 반입할 수 없다. 전자기기를 시험장에 가져간 경우 1교시 시작 전까지 감독관 지시에 따라 제출하고 시험이 끝난 뒤 돌려받아야 한다. 4교시 한국사 영역은 필수이기 때문에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전체 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또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과목 순서에 맞게 해당 문제지만 올려놓고 풀어야 한다.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한편 14일 낮 최고기온은 16∼21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수능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니 겉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또 중부 지방에는 낮부터 0.1mm 미만의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 6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의 양은 많지 않지만 수험생들이 우산을 챙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128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수능 당일 수험생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갖고 오전 8시 10분까지 고사실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수험표를 분실했다면 오전 8시까지 시험장 내 시험 관리본부로 찾아가면 된다. 이번 수능에는 ‘수능 한파’가 없겠지만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나 입고 벗을 수 있는 겉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과 전자담배 등 모든 전자기기는 고사실에 반입할 수 없다. 전자기기를 시험장에 갖고 간 경우 1교시 시작 전까지 감독관 지시에 따라 제출하고 시험이 끝난 뒤 돌려받아야 한다. 전자기기를 계속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돼 당해 시험은 무효로 처리되니 주의해야 한다. 4교시 한국사 영역은 의무이므로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전체 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과목 순서에 맞게 해당 문제지만 올려놓고 풀어야 한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이번 수능에 지원한 N수생(대학입시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은 16만1784명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다. 의대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을 기대하고 N수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킬러(초고난도) 문항 없는 수능’ 2년 차인 올해 수능도 ‘용암 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와 유사하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N수생은 대체로 수능에 강하니 수능이 너무 쉽게 출제되면 변별력을 가릴 수 없어서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올해 6월 수능 모의평가만큼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역대 두 번째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보다 2점 낮은 148점이었고, 수학은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보다 4점 높은 152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문제가 어려울수록 높아지는데 보통 140점대면 변별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사이의 난도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후 사상 최저(1.47%)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4.71%, 9월 모의평가에서는 10.94%였다. 수능 당일 아침 최저기온은 5~13도, 낮 최고기온은 16~21도로 예보됐다. 크게 춥지 않겠지만 면역력이 약한 수험생은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겉옷을 준비하면 좋다. 오후부터는 전국에 산발적으로 비가 예상된다. 양은 많지 않겠으나 집에 돌아올 때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도 준비하는 게 낫다. 수능 다음날부터 여러 기관에서 가채점과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가 진행된다. 종로학원은 15일 오후 3시 세종대 컨벤션센터, 메가스터디교육은 18일 오후 2시 분당 메가스터디학원, 유웨이는 19일 오후 10시 유튜브로 개최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 경험이 있는 중고교 교사 10명 중 8명은 인권 침해를 본인이나 주변에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15일∼이달 5일 전국 중고교 교사 46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수능 감독관으로 근무하며 인권 침해를 걱정한다’고 했고, 87%는 ‘수능 감독관 업무 중 인권침해를 당해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수험생 중 감독관이 자신만 주시해 수능을 잘 치르지 못했다며 민원을 넣고 난동을 피운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에선 부정행위로 적발된 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이 재직하는 학교로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보복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감독관 명찰에 이름 대신 일련번호를 표시하기로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 경험이 있는 중고교 교사 10명 중 8명은 인권 침해를 본인이이나 주변에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15일~이달 5일 전국 중고교 교사 46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본인이나 주변에서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88%는 ‘수능 감독관으로 근무하며 인권 침해를 걱정한다’고 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수험생 중 감독관이 자신만 주시해 수능을 잘 치르지 못했다며 민원을 넣고 난동을 피운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에선 부정행위로 적발된 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이 재직하는 학교로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교육부는 올해부터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보복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감독관 명찰에 이름 대신 일련번호를 표시하기로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사흘 앞둔 11일 전국적으로 문제지와 답안지 배부가 시작됐다.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16만1784명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다. 입시업계에선 이번 수능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소 까다롭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11일 “2025학년도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13일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에 배부한다”고 밝혔다. 경찰차의 경호를 받으며 전국으로 배포된 문제지와 답안지는 철저한 경비 속에 별도 장소에 보관되다 수능 당일(14일) 아침 전국 1282개 시험장으로 운반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도로에서 운전 중 문제지·답안지 운송 차량을 만나면 경찰의 지시와 유도에 따라 달라”고 요청했다. 입시업계에선 이번 수능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던 올 6월과 9월 모의평가 사이일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모의평가에선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6명뿐이어서 ‘불수능급’으로 불렸지만 9월 모의평가에선 모든 영역 만점 수험생이 63명이나 돼 ‘물수능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수능도 ‘킬러(초고난도) 문항 없는 불수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N수생 지원자가 많은 만큼 변별력을 위해 국어와 수학 영역은 올 6월 모의평가만큼 어렵게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N수생 수능 지원자가 많고 이들 중 상당수는 의대 진학을 노리는 상위권으로 추정되는 만큼 수능이 너무 쉬우면 변별력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을 출제위원들이 감안할 것이란 뜻이다. 다만 영어 영역은 올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게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모의평가의 경우 영어 1등급 비율이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1.47%였는데 이를 두고 “절대평가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4.71%)과 올 9월 모의평가(10.94%)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30년간의 군 복무를 마친 뒤 마지막 근무지 근처 마을에 정착해 20년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친 김상우 씨(71)가 8일 제21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을 받았다. 평생학습대상은 생활 속에서 평생학습을 실천한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21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국무총리상인 대상을 받은 김 씨는 문해교사로 활동하며 마을 이장직까지 맡아 마을신문을 발행하기도 했다. 충남 공주시 역시 관내 10개 읍면에서 평생교육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평생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을 받았다. 교육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은 디지털 취약계층에 키오스크 현장 실습 교육과 디지털 문해교육 교과서를 보급한 한국맥도날드 등 5곳(개인 1명, 기관 4곳)이 수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문해력과 글쓰기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유튜브와 스마트폰에 익숙하다 보니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연필을 잡고 한 문장 쓰기조차 어려운 아이들이 적지 않다. 15년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EBS 강사로 최근 ‘이서윤 쌤의 초등 글쓰기 처방전―일기 쓰기’를 출간한 이서윤 서울 우이초 교사는 “일기 쓰기가 초등학생의 국어 실력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이 교사에게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어떻게 일기 쓰기를 지도하는 게 좋을지 물었다. ―요즘은 학교에서 일기 쓰기를 잘 안 시킨다. “국어 교육 과정상으로는 1학년 2학기에 ‘그림일기’가 나온다. 2학년 1학기에는 ‘겪은 일을 나타내요’에서 글로 쓰는 일기를 배운다. 그 밖에는 담임교사의 교육 철학에 따라 일기 쓰기를 시키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학부모 중에서도 일기 쓰기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고 더 많이 시켜주길 바라기도 한다. 저는 학기 초 학부모 총회에서 주 1회 일기 쓰기 동의를 얻고 지도한다.” ―일기는 최소 몇 번 쓰는 게 좋은가. “물론 자주 쓰면 도움이 되겠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은 바쁘다. 주 2회 쓰는 걸 추천하지만 최소 주 1회라도 쓰면 좋겠다. 하루 대부분을 보낸 저녁에 일기를 쓰면 글감이 많아 좋다. 너무 늦은 시간에는 졸리거나 짜증을 낼 수 있으니 적당한 저녁 시간이 낫다.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언제 일기를 쓸지 정하길 권한다.” ―일기 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하루를 기록한 일기를 통해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나중에 소중한 추억을 다시 느끼게도 해준다. 또 일기는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다. 글 쓰는 연습을 통해 생각을 구체화해 표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일기를 통해 학교에서 배운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등도 연습할 수 있다.” ―일기에 뭘 쓸지 모르겠다는 아이도 많다. “일기 글감을 찾을 때 ‘타임머신’ ‘카메라’ ‘외계인’ 기법을 추천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보거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찍는다고 상상하면 글감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일상이 똑같아 일기에 쓸 게 없다면 외계인이 돼 지구에 처음 왔다고 생각해 보도록 권한다. 그러면 텔레비전, 꽃, 나무 등 일상적인 것도 새롭게 다가올 수 있다.” ―일기를 마무리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 “참 재미있었다 같은 상투적인 표현 대신 감정을 색깔이나 물건에 빗대어 표현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오늘 내 기분은 노란색이다. 기분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내 기분은 한약이다. 쓴 한약처럼 별로였기 때문이다’ 등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느낀 점을 매번 똑같이 쓰는 학생에게는 ‘억울했다’ ‘속상했다’ ‘외로웠다’ ‘행복했다’ 등 다양한 감정 단어를 알려주고 골라 써보게 한다.” ―일기를 더 재미있게 쓰는 방법이 있나.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면 거부감을 줄이고 즐겁게 일기를 쓸 수 있다. 그림일기는 꼭 1학년만 쓰는 게 아니다. 만화를 그린 뒤 일기를 작성하거나, 누군가에게 편지 쓰듯 일기를 쓸 수 있다. 물건을 의인화해 그 물건의 입장에서 하루를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 종일 TV만 봤다면 ‘TV가 본 하루’를 일기 형식으로 써 보는 것이다. 기자가 돼 자신의 하루를 취재한 것처럼 일기를 작성할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처럼 간단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뒤 해시태그(#)를 붙여도 된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상상해 보는 미래 일기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일기 제목은 어떻게 다는 게 좋나. “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제목으로 정하면 된다. 단어, 어구, 짧은 문장 등으로 쓸 수 있다. 치킨을 시켜 먹은 내용을 일기로 쓴다면 ‘치킨’ ‘치킨 먹은 날’ ‘드디어 치킨을 먹다’ 등으로 쓸 수 있다. 쓰려는 내용을 먼저 제목으로 정하고 일기를 시작해도 좋고, 내용을 다 쓴 후에 제목을 정해도 된다.” ―당일에 일기를 쓸 수 없었다면 어떻게 하나. “일기는 반드시 당일의 일만 기록하는 게 아니다. 과거의 일이라고 솔직하게 밝히고 쓰면 된다. ‘오늘은 어제 있었던 생일파티에 대해 쓰고 싶다’처럼 시작하면 자기 경험을 돌아보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기는 꼭 손으로 써야 하나. “요즘 아이들은 글씨를 쓰는 빈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예전에 친구에게 편지나 쪽지를 쓰던 아이들이 지금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다. 수업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공책에 손글씨로 정리하는 시간이 줄었다. 글짓기 대회도 많이 사라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되도록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를 할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생은 손으로 글을 쓰는 게 좋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글씨체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 ―일기를 쓰면 피드백을 줘야 하나. “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한두 문장을 스스로 쓴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굳이 피드백을 안 줘도 된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일기 양을 늘리면서 맞춤법이나 틀린 문장을 교정해 주는 게 좋다. 정확한 피드백이 있으면 학생의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 ―학교에서 숙제로 안 내주면 가정에서 지도해야 하나. “가정에서 일기를 쓰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도 있지만 유난히 싫어할 수도 있으니 일기 쓰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 또 아이에게 몇 줄 이상 쓸 수 있을지 의견을 묻고 그걸 토대로 글쓰기 양을 점차 늘려 나가는 게 효과적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14일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휴대전화, 태블릿PC,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과 전자담배 등 모든 전자기기를 고사실에 반입할 수 없다. 전자기기를 시험장에 갖고 간 경우 1교시 시작 전까지 감독관 지시에 따라 제출하고 시험이 끝난 뒤 돌려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학년도 수능 수험생 유의사항’을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전자기기를 제출하지 않고 소지하다 적발된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돼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시계는 결제와 통신 기능 및 전자식 화면 표시기(LCD, LED)가 없는 아날로그 시계만 휴대할 수 있다. 보청기, 돋보기, 연속혈당측정기 등 꼭 필요한 기기가 있다면 매 교시 감독관의 사전 점검을 받고 사용해야 한다. 시험 당일에는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소지하고 오전 8시 10분까지 고사실에 도착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는다.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 흰색 수정테이프, 연필, 지우개, 샤프심과 감독관의 사전 확인을 거친 마스크는 시험 중에도 소지할 수 있다. 연습장, 예비 마킹용 플러스펜, 교과서, 참고서 등은 쉬는 시간에는 휴대할 수 있지만 시험 중에는 갖고 있을 수 없다. 4교시 한국사 영역은 의무이기 때문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전체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그리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과목 순서에 맞게 해당 문제지만 올려놓고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1선택을 생활과 윤리, 2선택을 물리학Ⅰ으로 한 경우 1선택 시간에 물리학Ⅰ을 풀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2선택 시간에 1선택 과목의 답안을 수정하거나 작성해도 부정행위이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답안지는 배부받은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필적 확인 문구도 마찬가지다. 시험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면 즉시 필기도구를 놓고 답안지는 오른쪽, 문제지는 왼쪽에 놓은 뒤 손을 밑으로 내리고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수험생은 시험 전날(13일) 실시되는 예비 소집에 반드시 참석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 등의 안내 사항을 전달받아야 한다. 또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과 시험장 위치도 확인해야 한다. 수험생은 수능 홈페이지에서도 유의사항 자료집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신규 취업한 근로자 10명 가운데 6명은 1년 이내에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낸 ‘임금근로자의 1년 이상 고용 유지율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취업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의 1년 이상 고용 유지율은 2021년 기준 40.1%에 그쳤다. 10명 중 6명은 취업한 지 1년 이내에 퇴사했다는 뜻이다. 1년 이상 고용 유지율은 2012년(42.4%)부터 2019년(42.5%)까지 41∼42%대를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닥친 2020년 39.6%, 2021년 40.1%로 하락했다. 2021년 기준 1년 이상 고용 유지율은 성별, 연령별, 학력별로 격차가 벌어졌다. 성별로는 남성이 42.4%, 여성 37.9%로, 여성이 더 낮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6.0%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34.0%로 가장 낮았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이 44.6%인 반면 중졸 이하는 32.0%였다. 학력이 낮을수록 고용 유지율도 낮아졌다. 한편,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임금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2012년 5.3년에서 2021년 5.9년, 2023년 6.2년으로 증가했다. 전체에서 1년 미만 근속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4.1%에서 2023년 29.6%로 감소했지만 3년 이상 근속자는 39.0%에서 48.9%로 증가했다. 장사랑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시기에 고용 유지율이 낮은 집단이 직격탄을 맞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고용 유지율 변화를 산업 요인 등 노동 수요 측면에서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의대생에 대해 ‘조건 없는 휴학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대학 대부분은 휴학 승인 결정을 미루는 모습이다. 교육부 방침이 정해지기 전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를 포함해도 31일까지 대학 40곳 중 6곳만 휴학을 승인한 상태다. 대학들은 내년에 7개 학년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에다 휴학 승인 시 등록금을 돌려줘야 하는 등 재정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 이달 중 최대한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분위기다.● 서울대 연세대는 1학기만 휴학 승인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의대가 있는 대학 40곳의 총장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휴학 승인을) 대학의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건부 승인’에서 ‘조건 없는 승인’으로 물러난 것인데 같은 날 고려대와 연세대 신촌·원주캠퍼스가 휴학 승인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가톨릭대, 31일에는 인제대가 의대생 휴학을 승인했다. 휴학을 승인한 대학들은 정원이 크게 늘지 않았거나 비교적 재정에 여유가 있는 곳들이다. 9월 30일 휴학계를 일괄 승인한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신촌캠퍼스, 가톨릭대는 서울 시내에 있어 증원 대상이 아니었다. 또,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인제대는 증원 규모가 각 7명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 대학은 올해 휴학한 재학생과 내년에 증원된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듣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반면 증원 규모가 큰 대학은 상황이 다르다. 내년도 신입생이 많게는 올해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일부라도 수업을 진행해야 그만큼 내년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비수도권 국립대 총장은 “몇 명이라도 복귀하면 교육할 생각으로 8일까지 학생들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휴학을 승인한 대학 중 서울대와 연세대는 1학기 휴학만 승인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돌아올 가능성이 낮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부 학생이 돌아오면 겨울방학을 반납하고 수업을 할 생각으로 기다리는 중”이라며 “돌아와도 학기 이수가 안 되는 시점이 되면 2학기 휴학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 등록금 반환도 부담 휴학을 승인할 경우 학칙에 따라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내년도로 이월시켜야 한다는 점도 대학의 고민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의대생 1명이 내는 연간 등록금은 약 984만 원으로 전체 평균(약 683만 원)보다 50%가량 많다. 6개 학년의 1년 등록금을 합칠 경우 수십억 원이 된다. 한편 대학 입장에선 소수의 학생만 나와도 교수 급여를 주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투입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등록금이 전액 들어온다는 가정으로 1년 예산을 짰는데 (휴학을 승인하면) 의대 재정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라며 “가뜩이나 의대에 투자되는 예산이 많은 상황이라 다른 단과대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다른 비수도권 사립대 총장도 “증원에 대비해 지난겨울부터 증축 공사를 하고 교수도 수십 명 채용 공고를 냈다”며 “국립대는 정부 지원이 있어 사정이 다르겠지만 사립대는 재정이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학 상당수는 법적으로 14주 동안 한 학기 수업을 마칠 수 있는 만큼 11월 말까지라도 학생들이 돌아오면 한 학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막판 설득에 나서는 모습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