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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연임 즉시 “신성장, 신산업”을 강조하며 ‘중도 우클릭’에 나서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보수 정당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격차 해소’를 어젠다로 들고 나왔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이 외연 확장에 나서면서 중도층 잡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기간인 만큼 대권이 목표인 여야 대표의 중도층을 겨냥한 민생정책 주도권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韓 “격차 해소에 중점 둘 것”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당은 지금까지 ‘파이 키우기’를 많이 강조해 왔지만, 파이 키우기와 함께 격차 해소 정책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보수정당의 핵심 정책 노선인 성장 및 낙수 효과로 대변되는 ‘파이 키우기’와 함께 진보정당이 주로 선점하던 양극화 해소 정책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격차해소특위는 교육, 문화, 지역, 소득, 자산, 건강 등 다중격차를 해소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격차 해소를 강조해 왔다. 당시에도 당 공약개발본부를 통해 △돌봄 및 교육의 지역, 직업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통 격차 △지역과 세대별 주거 격차 해소 등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격차 해소에 대해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편적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에 방점을 찍으며,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의 차별점을 부각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포퓰리즘적 지원이 아닌, 격차 확대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에게 선별적 지원을 두텁게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또 “비자발적으로 난임시술 중단 사유가 발생한 경우 관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저출생 지원책도 내놨다 ● 李 “정치 목적은 먹고사는 문제” 이 대표도 취임 첫날부터 민생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사는 문제, ‘먹사니즘’”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의 삶을 구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우클릭 행보를 통해 국민의힘과의 민생 이슈 선점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여러 안건 중에서도 금융투자세나 상속세와 같은 세제 개편 이슈를 통해 중도층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앞서 금투세 공제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상속세 일괄 공제 및 배우자 공제 한도를 높이자고 제안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금이 중산층을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당시 내세웠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대표적 민생정책으로 정하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통해 소멸 위기인 지방에 재생에너지 플랜트를 설치하고, 이를 전국으로 실어 나르는 전력망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 경쟁력을 키워 결과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민생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정봉주 전 의원(사진)은 “선거 막판 전국적으로 조직된 움직임으로 인해 결국 패배한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세력을 비판하고, 바른말을 하면 당원들이 받아들여 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대였다”며 “전당대회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정봉주는 안 된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선택이라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바른말을 하면 찍어내는 현재의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치러진 첫 번째 지역 경선에서 19.06%로 1위를 기록한 뒤 7월 말까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사석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뒷담화’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해명한 것이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거센 반발을 사면서 결국 당선권에서 밀려났다. 정 전 의원 측은 이 대표가 직접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비롯해 ‘경기도 라인’으로 불리는 이 대표 측근들이 ‘특정 후보를 찍어야 한다’며 전화를 돌리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좌표 찍기’를 했다”며 “이런 활동들이 선거 막판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커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민주당 당원들의 집단 지성에 의한 결과”라며 개입설을 일축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연임 즉시 “신성장, 신산업”을 강조하며 ‘중도 우클릭’에 나서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보수 정당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격차해소’를 어젠다로 들고 나왔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이 외연 확장에 나서면서 중도층 잡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기간인 만큼 대권이 목표인 여야 대표의 중도층을 겨냥한 민생정책 주도권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韓 “격차해소에 중점 둘 것”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당은 지금까지 ‘파이 키우기’를 많이 강조해왔지만, 파이 키우기와 함께 격차 해소 정책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보수정당의 핵심 정책 노선인 성장 및 낙수 효과로 대변되는 ‘파이 키우기’와 함께 진보정당이 주로 선점하던 양극화 해소 정책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격차해소특위는 교육, 문화, 지역, 소득, 자산, 건강 등 다중격차를 해소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격차해소를 강조해왔다. 당시에도 당 공약개발본부를 통해 △돌봄 및 교육의 지역, 직업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통 격차 △지역과 세대 별 주거격차 해소 등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격차해소에 대해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편적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에 방점을 찍으며,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의 차별점을 부각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포퓰리즘적 지원이 아닌, 격차 확대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에게 선별적 지원을 두텁게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또 “비자발적으로 난임시술 중단 사유가 발생한 경우 관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저출생 지원책도 내놨다. ●李 “정치 목적은 먹고 사는 문제”이 대표도 취임 첫날부터 민생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 사는 문제, ‘먹사니즘’”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의 삶을 구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우클릭 행보를 통해 국민의힘과의 민생 이슈 선점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여러 안건 중에서도 금융투자세나 상속세와 같은 세제 개편 이슈를 통해 중도층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앞서 금투세 공제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상속세 일괄 공제 및 배우제 공제 한도를 높이자는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금이 중산층을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산층의 조세 저항 가운데 받아들여야할 것은 충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 평소 입장”이라며 “조만간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금투세나 상속세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당시 내세웠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대표적 민생정책으로 정하고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통해 소멸 위기인 지방에 재생에너지 플랜트를 설치하고, 이를 전국으로 실어 나르는 전력망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 경쟁력을 키워 결과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민생정책”이라고 강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정봉주 전 의원은 “선거 막판 전국적으로 조직된 움직임으로 인해 결국 패배한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 하는 세력을 비판하고, 바른 말을 하면 당원들이 받아 들여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대였다”며 “전당대회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정봉주는 안 된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선택이라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바른 말을 하면 찍어내는 현재의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정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치러진 첫 번째 지역 경선에서 19.06%로 1위를 기록한 뒤 7월 말까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사석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뒷담화’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해명한 것이 강성 지지층 사이 거센 반발을 사면서 결국 당선권에서 밀려났다.정 전 의원 측은 이 대표가 직접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비롯해 ‘경기도 라인’으로 불리는 이 대표 측근들이 ‘특정 후보를 찍어야 한다’며 전화를 돌리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좌표 찍기’를 했다”며 “이런 활동들이 선거 막판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커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민주당 당원들의 집단 지성에 의한 결과”라며 개입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120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들이 전당대회에 참여했는데, 이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에 넘어가 투표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16일 재가했다. 취임 후 법안 수로는 21번째 거부권 행사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폭탄을 던졌다. 국회 입법권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폭주는 가히 독재 수준에 다다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없는 야당의 일방적 법안 강행 처리로 인해 또다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이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법안을 다시 올려 일방 강행 처리한 법안만 5건”이라며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위헌이나 위법 소지가 있는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건 대통령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 법안은 제쳐두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위법적이고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법안을 계속 강행 처리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이 뭘 거부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게 뻔하다”며 “습관적 거부권 행사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이 정도면 (거부권) 중독”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은 집권 12년 동안 45건의 법안을 거부했는데, 윤 대통령은 그 빈도에서 이승만의 거부권을 압도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또 거부권 행사 현실 개탄스러워”… 野 “이 정도면 중독, 뭘 거부했는지 모를 것”尹, 노란봉투법 등 거부권유상임 과기정통부장관 임명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법은 13조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예산 편성권이 행정부에 있다는 헌법 조항을 위반해 위헌적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21대 국회에서 이미 폐기된 법안에 독소조항을 더했다”며 “여야 및 노사 당사자 간 합의 없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섭 상대방과 파업 대상을 무리하게 확대하고 손해배상 원칙에 과도한 예외를 둬서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까지 사실상 면제하자는 것”이라며 “이미 폐기된 법안보다 더욱 악화됐다”고도 했다. 야당 주도 법안 통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거듭되며 여야 대치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도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유 장관을 임명하는 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 출범 후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26번째 장관급 인사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보고서 송부 기한인 12일까지 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유 후보자에 대해 아들 위장 전입, 병역 회피 등을 이유로 “습관성 탈세, 자녀 병역 기피 의혹, 전문성 부재 등 부적격 종합 세트”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고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거부한 것. 이에 윤 대통령은 15일까지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지만 야당 반대로 불발되자 이날 임명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까지 취임 후 장관 15명, 그외 장관급 인사 11명을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34명을 임명 강행한 것과 비교하면 역대 정부 중 최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사진)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며 “(한 대표는) 열흘 안에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내라”고 밝혔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진행과 상관없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한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것. 한 대표는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맞받았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 대상에 포함시키는 카드로 역공한 것. 대통령실은 여야 협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 대표 역시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여당의)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9일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박 직무대행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이면 한 대표가 결단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23일 정도에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 나오면 10월 국정감사 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제보 공작 의혹’을 추가한 특검법 논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안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특검 대상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시키는 건 최근 한 대표가 중진들과 회동하는 과정에서 수렴한 의견”이라며 “민주당은 그동안 변화한 상황을 반영해 특검법을 만드는 방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가 말한 부분에 대해 야당과 서로 협의를 거칠 것이기 때문에 여야 간에 정책이 논의되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16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야당 공세를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최근 외교안보 핵심 라인이 임명 1년도 안 돼 돌연 연쇄 교체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가 그 시작점에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장관부터 방첩사령관까지 충암고 출신이란 얘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정치 공세”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인면수심의 망발을 내뱉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통상 하루만 하는 인사청문회도 김 후보자에 대해선 이틀간 하겠다고 정조준했다. 국방부 안팎에선 “실세로 꼽히는 김 후보자가 첫 출근 날부터 자신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의 공격을 일축하고 강경 맞대응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용현, 충암고 출신 軍장악 논란에 “분열 선동” 野 “송곳 검증”인사청문회 정면충돌 예고金 “채상병 사건, 경호와 무슨 연관”… 일각 “尹心 업고 野와 기싸움 돌입”野 “특검 청문회 수준 인사청문회”… 金, 핵무장에 “모든 수단 열려있어”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연루 의혹 등 자신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16일 ‘정치 선동’이라며 일축하고 강공 대응을 예고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장관 후보자가 야당과 사실상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 1년 선배이자 경호처장까지 지낸 최측근 실세다. 그런 만큼 “청문회 국면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벌써부터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야당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윤심’까지 반영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정권 출범 때부터 대통령과 남다른 관계로 야당의 집중 견제를 받아 온 김 후보자가 적극적인 맞대응을 선언한 것”이라며 “자칫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다”고 했다. ● ‘실세 중의 실세’ 자신감… 민주당은 “망발, 송곳 검증” 김 후보자는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자신을 정조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됐는데도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라 경호처장에 이어 국방 수장 후보로까지 기용된 것이란 주장 등에 대해 김 후보자는 “채 상병 사건은 안타깝지만 그게 대통령 경호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것부터 질문하고 싶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야당의 공세를 맞받아쳤다. 군 안팎에선 인사청문회를 앞둔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야당과의 일전 불사를 공개 선언하는 듯한 모습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자신의 입지에 대한 확신을 여지없이 내비쳤다는 것.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통령실과의 교감하에 야당과의 기싸움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후보자 측 한 인사는 “(김 후보자의 발언은)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와 윤 대통령을 묶어 ‘융단폭격식’ 공세를 펼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야당이 이번 인사청문회를 ‘정권 심판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까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첫 출근부터 인면수심 망발을 내뱉었다”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렇게 뻔뻔한 자에게 경호처장 직을 주고, 국방부 장관을 시키겠다는 윤 대통령 인사 폭거에 끝도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청문회 총공세도 예고했다. 원내 지도부의 한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 수준으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 자질 미달을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국방위원회 관계자도 “논란도, 검증해야 할 사안이 많아 하루만 갖고선 (김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며 “인사청문회 기간을 이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르면 28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29, 30일로 예정된 당 의원 워크숍 이후 청문회를 추진하자는 입장이어서 다음 달 2일에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서 물러난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특보 임명 후 첫 출장지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장 특보는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동아일보 등과 만나 이번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김 후보자 등 특정 인사를 임명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제가 거기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北 핵위협 감당 어려우면 모든 수단 방법 열려 있어” 김 후보자는 이날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미국의) 확장 억제와 핵우산에 기반을 둔 북핵 위협 대응이 기본”이라면서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북핵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은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서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김 후보자의 발언도 이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사진)가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대해 이틀 만에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곧장 전 의원에게 “대통령 부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에 대한 최근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께서 보기에 불편을 드렸다면 참으로 유감이다”라고 했다. 전 의원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모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돌리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낸 것. 박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법사위 회의에서 전 의원이 발언 중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권익위 국장 사망에) ‘전 의원이 더 책임이 있다’라고 한 부분에 대해 왜 자기에게 책임이 있냐고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다 보니 표현이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들 보시기에 필요한 말,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전 의원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박 대행의 유감 표명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아무런 반성 없이 책임전가,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표 간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빨리 응답하길 바란다”며 “정부, 여당에서 한동훈 대표와 셋이 같이 의견을 풀어 가는 게 적절하다고 하면 그 부분도 같이 검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양자 회동 방식을 고집하던 것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박 직무대행은 “(3자 회동 방식으로 하려면)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윤 대통령이 반드시 참여해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며 “(한 대표는) 열흘 안에 제3차 추천 특검법을 내라”고 밝혔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진행과 상관없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한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것.한 대표는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맞받았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 대상에 포함시키는 카드로 역공한 것. 대통령실은 여야 협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박 직무대행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 대표 역시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여당의)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9일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추가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박 직무대행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이면 한 대표가 결단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23일 정도에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 나오면 10월 국정감사 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한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제보 공작 의혹’을 추가한 특검법 논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안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특검 대상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시키는 건 최근 한 대표가 중진들과 회동하는 과정에서 수렴한 의견”이라며 “민주당은 그동안 변화한 상황을 반영해 특검법을 만드는 방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가 말한 부분에 대해 야당과 서로 협의를 거칠 것이기 때문에 여야 간에 정책이 논의되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대해 이틀 만에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곧장 전 의원에게 “대통령 부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박 직무대행은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에 대한 최근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께서 보기에 불편을 드렸다면 참으로 유감이다”라고 했다. 전 의원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모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돌리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낸 것. 박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법사위 회의에서 전 의원이 발언 중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권익위 국장 사망에) ‘전 의원이 더 책임이 있다’라고 한 부분에 대해 왜 자기에게 책임이 있냐고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다 보니 표현이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들 보시기에 필요한 말,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전 의원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박 대행의 유감 표명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아무런 반성 없이 책임전가,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반발했다.박 직무대행은 이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 간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빨리 응답하길 바란다”며 “정부, 여당에서 한 대표와 셋이 같이 의견을 풀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하면 그 부분도 같이 검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양자 회동 방식을 고집하던 것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박 직무대행은 “(3자 회동 방식으로 하려면)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윤 대통령이 반드시 참여해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건을 달았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통령실·여당과 광복회·야당이 광복절인 15일 같은 시간, 서로 다른 장소에서 기념 행사를 열고 서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광복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에 반발하며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의 공식 광복절 경축식 대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로 기념식을 열었고 야당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의 광복절 행사에 광복회를 비롯해 범야권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양쪽 행사에 모두 불참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귀환 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복절마저 이념 대립과 정쟁으로 갈라진 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려 한다”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주장을 의식한 듯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상하이 임시정부와 1948년 정부 수립을 모두 언급하면서 “1919년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 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복회 행사서 “윤석열 퇴진하라” 이날 광복회가 주최한 행사는 독립운동단체연합에 포함된 37개 단체 등 55개 단체가 함께 주관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도 행사장 맨 앞줄에 자리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을 치며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인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고도 했다. 광복회가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 요구를 거부한 대통령실 및 정부와 각을 세우고 비판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이 회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회장에 이어 축사를 한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김갑년 교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친일 편향의 국정 기조를 내려놓으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일부 청중들은 “옳소” “맞습니다”라며 호응했고, 일각에서는 “타도 윤석열”이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광복회가 따로 연 기념식에 대통령실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추진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광복의 기쁨을 나눠야 할 광복절에 친일 프레임을 덧씌우고 이를 틈타 국민 분열을 꾀하는 정치권의 행태 역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쪽 광복절’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광복회 혼자만이 아니다.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해서 빠졌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野, 독립기념관장 탄핵법 발의 여야도 반으로 쪼개진 채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인사 100여 명은 광복회 기념식을 찾았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 성명문’을 발표하고 “우리 역사에 이처럼 파렴치한 친일 매국 정권은 없었다”며 “‘제2의 내선일체(內鮮一體)’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나라를 통째로 일본과 친일 뉴라이트에 넘기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국회가 독립기념관장을 탄핵 소추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킨 독립기념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정부 공식 경축식 불참에 대해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친일 몰이’ ‘역사팔이’로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통령실·여당과 광복회·야당이 광복절인 15일 같은 시간, 서로 다른 장소에서 기념 행사를 열고 서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광복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에 반발하며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의 공식 광복절 경축식 대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로 기념식을 열었고 야당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의 광복절 행사에 광복회를 비롯해 범야권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양쪽 행사에 모두 불참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귀환 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사사건건 정쟁을 이어 온 여야가 광복절에도 끝내 반쪽으로 갈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윤 대통령은 “정부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려 한다”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주장을 의식한 듯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상해 임시정부와 1948년 정부 수립을 모두 언급하면서 “1919년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 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복회 행사서 “윤석열 퇴진하라”이날 광복회가 주최한 행사는 독립운동단체연합(총 55개 단체)이 함께 주관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도 행사장 맨 앞줄에 자리했다.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을 치며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인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고도 했다. 광복회가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 요구를 거부한 대통령실과 정부와 각을 세우고 비판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이 회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라고 날을 세웠다.이 회장에 이어 축사를 한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김갑년 교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친일 편향의 국정 기조를 내려 놓으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일부 청중들은 “옳소” “맞습니다”라며 호응했고, 일각에서는 “타도 윤석열”이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광복회가 따로 연 기념식에 대통령실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추진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광복의 기쁨을 나눠야 할 광복절에 친일프레임을 덧씌우고 이를 틈타 국민 분열을 꽤하는 정치권의 행태 역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쪽 광복절’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광복회 혼자만이 아니다.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해서 빠졌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野, 독립기념관장 탄핵법 발의여야도 반으로 쪼개진 채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인사 100여 명은 광복회 기념식을 찾았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함께 정부 주최 행사에 각각 참석했다.박 직무대행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 성명문’을 발표하고 “우리 역사에 이처럼 파렴치한 친일 매국 정권은 없었다”며 “‘제2의 내선일체(內鮮一體)’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나라를 통째로 일본과 친일 뉴라이트에 넘기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국회가 독립기념관장을 탄핵 소추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킨 독립기념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정부 공식 경축식 불참에 대해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친일 몰이’ ‘역사 팔이’로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불법사채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토론회를 열고 “불법사채와 관련된 구조적, 제도적 근절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성준 의원과 이재명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 천준호 의원이 각각 대부업체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9월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당론 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세 차례 이어진 입법 토론회에서는 대부업체 자본 요건을 대폭 강화해 진입 장벽을 높이고, 대부업자의 무분별한 등록과 폐업을 막기 위해 재등록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현행법상 ‘대부업’으로 통칭되는 명칭을 ‘불법사채’와 ‘합법대부업’ 등으로 구분지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野, 불법사채 근절 위한 3차례 토론회 개최 천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불법사채 근절 3대 입법 토론회’의 마지막인 3차 토론회를 열었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불법대부업 근절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문가들의 대안들이 제시됐다. 이재선 한국대부금융협회 전무는 지난달 열린 1차 토론회에서 “현행법은 대부업자의 무분별한 등록과 폐업의 반복을 막기 위해 폐업 1년 후 재등록 제한을 두고 있지만 배우자나 자녀 등 친족 명의로 등록을 하는 등 이를 회피하는 경우가 잦다”며 “재등록 제한 범위를 직계존비속까지 확대하거나 재등록 제한 기한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현행 대부업법이 불법사채와 합법적 대부업체를 모두 ‘대부업’으로 통칭하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반 소비자가 합법과 불법업체를 구별 못 한 채 거래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현행법상 불법사채업을 뜻하는 ‘미등록 대부업’을 불법사채업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 의원은 “세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대부업 등록 요건 강화 방안과, 불법사채 계약 무효화 및 금전적 처벌 강화 방안, 불법사채 피해 방지를 위한 서민 금융 강화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며 “이를 종합해 관련 법안을 추가 발의하고, 향후 대부업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서민들의 불법사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9월 정기국회에서 당 차원 적극 추진”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불법사채 피해 근절을 위한 입법 보완책 마련에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대부업법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현행 1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30배 늘리고 최고 이자율(20%)을 넘는 대부업을 체결할 경우 이자 전액을 무효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대부업체 자기자본 요건 강화와 더불어 대부업체 대표자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체 임직원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발의된 대부업법 개정안과 더불어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담은 추가 입법을 준비 중”이라며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서 꾸준히 입법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불법사채 문제는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사안”이라며 “새 지도부가 꾸려지고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당 차원 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면 및 복권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맞받았다. 한 대표의 당 대표 취임 이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으로 수습되는 듯하던 ‘윤-한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 지난 총선 국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의혹 및 ‘이종섭-황상무’ 문제 해법을 둘러싼 1, 2차 충돌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어진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갈등에 이은 4차 충돌로 번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사면심사위원회를 통과한 안건에 대해 대통령 재가가 안 난 전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일 국무회의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확정되고 윤 대통령이 재가할 경우 윤-한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민주당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사전에 요청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서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2022년 12월에 김 전 지사 사면을 결정할 때 복권까지도 전제했던 것”이라며 “대통령이 결정한 고유 권한에 대해 여당 대표가 왜 흔드나. 왈가왈부한다는 게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사면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는 한 대표를 향한 날 선 반응이 확산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공개적으로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된다”며 “비공개로 대통령실에 의견을 개진하는 게 아니라 언론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했다. 친윤계 핵심 의원도 통화에서 “정작 기분 나빠야 할 사람은 이 전 대표인데, 그 와중에 자신이 영수회담에서 제안했다고 내세운다”며 “한 대표가 이 전 대표에 비해 정치력이 한참 낮은 하수임을 증명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가 스스로 대통령 권한을 무너뜨렸다. 사면·복권 갖고 대통령에게 뭐라 할 거면 대통령 고유 권한인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도 앞으로 요청하지 말아야 된다”고 했다. 이에 앞서 한 대표는 8일 밤 김 전 지사의 복권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 않은 사람을 복권해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고 당원과 지지층도 반대가 많다”며 여러 경로로 수차례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 과정에서 측근들에게 “당은 민심을 대통령실에 전달해야 한다. 그게 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공개 입장 표명은 피하고 있다. 대통령 사면권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모습은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 대신 한 대표 측 인사들이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 대표 측은 “여당 대표가 민심의 우려를 전달하는 건 당연하다”며 “대통령이 마이동풍(馬耳東風)인 것”이라고 반발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당 게시판 등에서 당원들이 들끓고 있는데도 굳이 김 전 지사를 사면하려는 건 ‘박영선 국무총리설 시즌2’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한 시동을 건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김 전 지사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복권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의견을 전달한 시점은 “사면 복권 회의가 이뤄지기 전”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 전 대표가 “여러 루트로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영수회담 석상에서는 물론이고 김경수의 ‘김’자도, 복권의 ‘복’자도 나온 바가 없다”고 부인하자 공개 반박에 나선 것.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야당의 요청 사실을 부인한 것이 결국 ‘야권 갈라치기’를 위한 의도라고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의원은 “김 전 지사 복권을 통해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대통령실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불법 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업체 등록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서는 원금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국민의힘도 올해 6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의된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 관리감독 강화와 온라인에서 불법 사채 광고 사전 차단 등을 담은 관련 법 개정안을 이르면 다음 달 발의할 계획이다. 플랫폼 사채의 실상을 고발한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시리즈 보도 이후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 주 ‘대부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다. 해당 개정안은 대부업 등록 시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현행 1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30배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부업자가 최고 이자율(20%)을 넘는 대부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자 전부를 무효화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선 계약 전부를 무효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나라’ 등 대부 중개 플랫폼에 대한 불법 사채업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박 원내수석은 “불법 사채업체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에 빠진 서민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며 “대부업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 비서실장 출신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도 대부업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고, 대부업체 대표자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체의 임직원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도록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발의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토론회를 거쳐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불법 사채 문제는 이 후보도 성남시장 시절부터 강조했던 내용”이라며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카페 등의 불법 사채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정부와 협의해 관련 법안 정비를 준비해왔다”며 “온라인 대부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주로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사채땐 계약 무효… 대부업 자본요건 1000만→3억 상향”[22대 국회, 불법사채와의 전쟁]여야 “불법사채 근절” 처벌 강화 추진지금은 법정이자 초과분만 환수… 사채업자들 “걸려도 남는 장사”전문가 “대부업 가장납입 차단위해 일본처럼 순자산액 기준 규정 필요”2021년 2월부터 불법 사채 조직을 운영해 온 총책 ‘강 실장’은 지난해 3월 경찰에 붙잡혔다. 강 실장의 조직은 다른 사람 명의의 대부업 등록증을 활용해 대부중개 플랫폼에서 ‘정식 대부업체’라고 광고했다. 이 광고를 보고 연락을 해 온 피해자를 상대로 연이율 최고 5214%에 달하는 불법 고리영업을 했다. 법원이 인정한 강 실장 조직의 불법 대출 규모는 37억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총책과 함께 기소된 공범들에게 추징한 금액은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억 원가량뿐이었다. 현행법상 전체 원리금(원금+이자) 가운데 연 20%인 법정이자를 넘어선 초과 이자분만 범죄 수익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불법 사채 원금 환수’ 길 열리나 이처럼 현행 대부업법은 법정 상한을 초과한 이자에 대해서만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원금과 법정이자에 대해서는 환수 규정이 없다 보니 현재는 불법 사채를 적발해도 연 20%인 법정이자를 초과해 지급한 이자만 환수가 가능하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걸려도 금전적 불이익이 크지 않은 셈이다. 이는 불법 사채가 근절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다음 주 발의할 예정인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법정이자를 초과하는 대부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자계약 부분을 무효로 하고, 불법 사채업자의 경우에는 그 계약 전부를 무효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불법 사채업체의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통해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환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 일본의 경우 ‘불법 사채는 위법한 계약이라 원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2008년 9월)이 불법 사채 근절의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개정안은 대부업 등록 자본요건을 현행 1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30배나 올리는 등 강화하기로 했다. 대부업 등록 자본요건은 2015년 이후 9년째 1000만 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자본 유지 의무 조항이 없다 보니 처음 등록할 때 한 번만 1000만 원 잔액을 인증하면 불법 사채업자들도 손쉽게 ‘정식 대부업체’로 위장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라 자기자본 요건이 3억 원으로 늘어나면 소규모 불법 사채업자들의 경우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 2007년 ‘대금업법’을 시행하면서 대부업체 자산액 기준을 300만 엔(약 2800만 원)에서 5000만 엔(약 4억6300만 원)으로 점차 높이면서 대부업체 수가 1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도 ‘대부업에 등록하려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체에서 최소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기준을 추가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천 의원은 대부업법 위반에 따라 벌금액이 5000만 원에 그치는 상황을 고려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추가 발의할 계획이다. 천 의원은 “범죄 수익을 추징해 피해자에게 돌아가게 하고 벌금형을 상향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불법 계약 무효화를 실현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천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 및 상담건수는 6만3283건으로 전년(6만605건) 대비 4.6%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체는 8597곳 중 5873곳이 개인사업자인데, 상당수가 불법 사채와 연결된 업체로 추정된다. ● “대부업체 자본요건에 부채도 반영해야” 전문가들은 대부업 자본요건을 높이는 것에 더해 ‘가장 납입’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대부업법 자본요건은 법인은 자기자본, 개인은 순자산액 기준이다. 부채는 자기자본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일부 법인들 사이에선 처음 등록할 때만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와 자본요건을 맞추는 ‘꼼수’가 횡행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불법 사채 피해자를 지원해 온 민생연대 송태경 사무처장은 “가장 납입을 차단하고, 재무적으로 부실한 업체들이 대부업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금액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본요건 기준을 일본처럼 ‘순자산액’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미등록 대부업자 명칭을 불법 사채업자로 바꾸고 등록 대부업체 상호를 대부에서 생활금융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등록요건 상향 시 불법 음성시장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재명 전 대표가 금융투자세 공제 한도를 연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리자고 주장한 것은 정밀한 검토나 판단 때문에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새 지도부 체제에서) 진 의장이 계속 의장을 할지, 새로운 당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봐야 한다.”(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내 금투세를 둘러싼 논쟁이 정책노선 투쟁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1월 1일 도입 예정인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는 가운데,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진 의장이 8일 또다시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냈다. 그러자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진 의장을 차기 지도부에서 배제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 8월 18일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다. 당내에선 이번 금투세 논쟁이 단순한 의견 차를 넘어선 당 정체성을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수도권 3선 의원은 “종합부동산세와 금투세는 각각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결과물”이라며 “기존 주류였던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종부세와 금투세 개편 논의가 이전 정부 정책을 부정하고 민주당의 정신을 뒤흔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86·친문 진영도 “금투세 유예·완화 반대” 진 의장은 8일 “금투세 도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고, 당신(이 전 대표)도 주식 투자를 하는 분”이라며 “공제 한도를 한 2배쯤 상향하면 반대 여론이 누그러들지 않겠는가라고 하는 판단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여러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총의가 모이면 이 전 대표도 그 총의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당내 반발이 작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실제 당내 의원 모임들도 본격적으로 금투세 유예 및 완화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86 운동권 그룹 의원들이 주도하는 ‘더좋은미래’는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여야 합의대로 또한 현행법에서 예정한 대로 금투세를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당내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도 “곧 민주주의4.0도 금투세와 관련한 입장을 낼 예정”이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국회를 통과한 법안대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 친명 박성준 “새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 반면 박 수석부대표는 “모든 정책이라는 것이 무 자르듯이 딱 잘라서 ‘이건 돼, 안 돼’가 아니다”라며 “금투세 문제가 나온 근본적 이유를 한번 살펴보고, 한국 현실에 맞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보며 방향 제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 전 대표의 금투세 완화 요구가 감세라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책은 그 시대의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새 지도부가 등장하고 이 논의를 더 이어갈 수 있다”며 “조만간 (금투세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연임한 뒤 정책 주도권을 끌고 갈 것이란 의미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입장의) 가닥은 잡혀 있기 때문에 새 지도부와 새 정책위의장 등이 조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진 의장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냐’고 묻는 질문에는 “그건 모른다. 진 의장이 계속 의장을 할지, 또 새 당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도 진 의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금투세 불협화음’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류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경제 상황에 따른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금투세 과세 기준을 1억 원으로 끌어올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컨센서스가 모이기 전까지는 유예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바꿀 만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 지도부라면 지나치게 단정적이기보단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금투세를 둘러싼 민주당 내 균열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국민의힘도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시행 시 1400만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공개 토론을 하자”고 압박을 이어갔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여야가 7일 견해차가 없는 민생법안은 우선적으로 합의 처리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22대 국회에서 정쟁에 밀려 민생법안 논의가 뒷전이란 비판이 이어지자 뒤늦게 ‘휴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 때 임기 만료로 폐기됐던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을 비롯해 폭염 취약계층 전기요금 감면법 등 여야 간 이견이 적은 법안의 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8일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 조만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라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7일 오전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처음으로 면담한 뒤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발의한 50여 개 법안을 살펴보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법안이 눈에 들어왔다”며 “범죄피해자보호법, ‘구하라법’,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등을 같이 논의할 수 있겠다”고 했다. 진 의장도 “이런 법안은 여야가 속도 내서 빨리 입법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금투세 폐지엔 이견… 한동훈 “토론하자” 박찬대 “한심”여야, 민생법안 처리 공감대野 “정쟁 멈추자는 與제안엔 공감채 상병 특검법 중단은 수용 못해”‘구하라법’은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에 대해 상속권을 배제하는 법안으로, 21대 국회 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구하라법을 당론으로 다시 발의했고, 여당도 재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여야가 충분히 합의 처리할 수 있는 법안으로 꼽힌다. 간호법도 양당 간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졌다. 간호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여야는 22대 국회 들어 각각 법안을 재발의했으나, 간호사 업무를 명확히 하는 법안 제정의 필요성에는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진 의장은 이날 김 의장과 회동을 마친 뒤 “미세한 쟁점을 조율해 신속히 처리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전세사기특별법도 이달 20일 국토법안소위와 21일 국토위 전체회의 통과를 목표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임차보증금 한도를 현행 최대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상향하는 문제 등 쟁점이 남아 있다. 여야가 모처럼 소통에 나섰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단 민주당은 8일 채 상병 특검법을 세 번째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쟁을 멈추자’는 여당 제안에 공감하지만 그게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중단하라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서도 정부 여당이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여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세제 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연일 금투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보이는 간극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금투세 폐지는 민생”이라며 “(이 후보가 어렵다면)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겸 원내대표)과 공개 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한심하다. 여당은 금투세 이야기밖에는 할 말이 없느냐”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 논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 원내대표도 이날 각각 여야정 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오전 만나 협의체 구성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8월 임시국회 첫날인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이후 폐기됐던 기존 노란봉투법보다 한층 더 강화된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한 채 “국가 경제 위기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제계도 “개악”이라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됐던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 뒤 8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이날 본회의에선 재석 179명 중 177명 찬성, 2명 반대로 가결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노란봉투법보다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노란봉투법이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내용이었다면 이번 개정안은 기존 내용에 더해 파업으로 인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대폭 줄이고,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점주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여당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조장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을 통해 “산업 현장의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통과한 노란봉투법에도 위헌 요소가 있다고 보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13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불법 있었다면 노조 손배책임 면제… 재계 “극단파업 우려”더 세진 노란봉투법, 야권 단독 의결1인 자영업자-가맹점주도 노조 가입권한 쟁의-파업 등 길 열어줘경총 “더 개악” 상의 “법 체계 흔들어”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라간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기존 법안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사용자의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질 경우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없애도록 한 조항(3조 2항)이다. 이를 두고 여당과 경제계는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 행위가 만연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정안을 새로 발의하고 ‘속도전’을 이어온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은 친노동법이자 친시장, 친기업법”(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거부권 후 재표결에 따른 폐기’ 수순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 강화돼 돌아온 노란봉투법 노동조합의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도 이번 개정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개정안은 2조 4호에서 노조 가입자 제한 요건 가운데 ‘근로자가 아닌 자’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도 노조 가입 권한을 부여해 권한쟁의나 파업 등의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노사 협의를 할 수 있게 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금액을 노동자 개개인별 귀책사유를 따져 정하도록 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란봉투법의 쟁점 조항들도 그대로 담겼다. 경제계에서는 “수십, 수백 개의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조 활동 과정에서 복면을 쓰거나 폐쇄회로(CC)TV를 가리고 불법 행위를 할 경우 개별 손해 기여도 입증이 사실상 불가하다”란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원청이 사실상 노동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에도 단체 교섭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도 서명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내용과도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尹 거부권 행사 예고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앞둔 2일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며 반발했다. 7월 임시회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후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노란봉투법이 자동 상정되자 법안 표결에도 단체 불참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제는 경제까지 파탄 내기로 작정한 모습”이라며 “‘불법파업조장법’은 이재명 전 대표의 먹사니즘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자 브리핑을 열고 “자영업자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도 노조에 가입해 노조의 본질이 훼손되고, 원청 사용자는 누구와 무엇을 교섭해야 할지 불분명해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이송되면 정부가 할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주요 경제 단체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법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것으로 결코 입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라간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기존 법안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사용자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질 경우 노조나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없애도록 한 조항(3조 2항)이다. 이를 두고 여당과 경제계는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행위가 만연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반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정안을 새로 발의하고 ‘속도전’을 이어온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은 친노동법이자 친시장, 친기업법”(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거부권 후 재표결에 따른 폐기’ 수순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 강화돼 돌아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의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도 이번 개정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개정안은 2조 4호에서 노조가입자 제한 요건 가운데 ‘근로자가 아닌 자’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도 노조 가입 권한을 부여해 권한쟁의나 파업 등의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여기에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노사 협의를 할 수 있게 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금액을 노동자 개개인별 귀책사유를 따져 정하도록 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란봉투법의 쟁점 조항들도 그대로 담겼다. 경제계에서는 “수십, 수백 개의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조 활동 과정에서 복면을 쓰거나 폐쇄회로(CC) TV를 가리고 불법행위를 할 경우 개별 손해 기여도 입증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원청이 사실상 노동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에도 단체 교섭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도 서명한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내용과도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尹 거부권 행사 예고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앞둔 지난 2일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며 반발했다. 7월 임시회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후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노란봉투법이 자동상정되자 법안 표결에도 단체 불참했다.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제는 경제까지 파탄내기로 작정한 모습”이라며 “‘불법파업조장법’은 이재명 전 대표의 먹사니즘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자 브리핑을 열고 “자영업자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도 노조에 가입해 노조의 본질이 훼손되고, 원청 사용자는 누구와 무엇을 교섭해야 할지 불분명해 무분별한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이송되면 정부가 할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을 시사했다.주요 경제 단체와 노동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법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것으로 결코 입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일 ‘번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특검법’ 등 각종 특검 공세를 위한 연대 방안과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안건들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조 대표가 1일 회동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관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비롯해 조국혁신당이 추진 중인 윤석열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전날 두 사람의 만남은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본회의가 열린 회의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 전 대표 제안으로 민주당 원내대표실로 이동해 2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이 전 대표와 조 대표가 공유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 원내 실천 타이밍과 전략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여 공조 외에도 조국혁신당이 요구하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도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현재 20석인 교섭단체 요건을 10석까지 낮추기는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