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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가 각 분야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300만 회원과 전국의 모든 경로당을 하나로 묶는 시니어 정보화사업의 닻을 올린다.대한노인회중앙회와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은 20일 이투데이피엔씨, 블록오디세이, 씨유박스 와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최운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대표 등 대한노인회 임원들과 김종훈 이투데이피엔씨 대표, 황학선 블록오디세이 대표,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 등 제휴사 임직원들이 참석했다.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021년부터 추진해온 ‘스마트 경로당 사업’의 단일 표준안을 마련, 전국 6만8000여개 경로당에 정보화 기기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사업단은 스마트 경로당 표준안을 통해 노년층이 키오스크 환경에 적응하고, 플랫폼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단은 KB카드와 넷마블, 리얼미터 등이 주주로 있는 빅디퍼가 시니어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이투데이피엔씨는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발행사로 2015년부터 축적된 고령자를 위한 복지, 금융, 생활, 문화 분야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블록오디세이는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으로 개인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의 개발과 스마트경로당 통합관제 센터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AI(인공지능) 영상인식 전문기업인 씨유박스는 회원 인식 및 로그인 기술, 비대면 의료 사업 인프라 구축, Al 얼굴인식 기반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이날 행사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정보화 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키오스크’ 등 정보통신 기기의 활용 능력은 노인들에게도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전국 노인회 회원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는 쌈짓돈을 모아 안방에 기계를 들이고, 반지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어서였다. 성실함과 꼼꼼함을 인정받은 어머니. 늘어나는 일만큼 차곡차곡 돈도 모여 갔다.1974년 딸이 태어나자 그는 종로구 예지동의 후미진 뒷골목에 ‘영진사’라는 작은 반지 공장을 차렸다. 영진은 딸의 이름이었다. 직원이 근 서른 명까지 늘어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소비자를 만나기로 마음먹었다. 공장 안에 매장을 내고 유통에 뛰어들었다. 매장의 상호 역시 영진사였다.영진사는 내로라하는 보석상들이 모인 종로에서 “반지 하나는 똑 부러지게 만든다”는 입소문을 탔다. 영진사만의 디자인으로 구성된 첫 카탈로그를 선보였다. 이 카탈로그는 지방 소도시까지 온 동네 금은방에 비치됐다. 도매 사업까지 진출하게 된 영진사는 1995년 상호를 한양체인으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맞이했다.2001년 어머니를 꼭 빼닮은 딸이 뒤를 이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면서 K주얼리의 역사를 쓰고 있는 오르시아의 한영진 대표 얘기다. 한 대표는 탄생과 동시에 운명처럼 주얼리와 연을 맺었다.“꼬마 때부터 공장에서 놀며 직원들과 어울리는 게 일상이었죠. 세공을 하느라 어머니의 손은 항상 새까맸어요. 저도 반지에 광을 내는 작업을 할 때가 마음이 가장 편합니다.”한 대표가 가업을 승계한 당시 주얼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가격 출혈 경쟁이 심해지던 시기였다. 수입 명품 브랜드도 밀려왔다. 20대의 한 대표는 어머니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했다.“영업용 카탈로그 말고 우리만의 책자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한 대표는 주얼리가 가진 내면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정답이라고 믿었다. 참고할 서적, 자료가 거의 없던 때였기에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한국 주얼리 시장에 판매를 위한 세일즈북이 아니라, 스타일을 제시하는 최초의 디자인북은 그렇게 탄생했다. ‘순금 디자인북’이 히트를 친 데 이어 2005년에는 ‘한스 주얼리’라는 웨딩밴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다.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 대표는 일본으로 건너가 J.C.Bar와 제휴를 맺고 그들의 운영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흡수했다.“J.C.Bar의 프로세스는 온통 고객에게 초점이 맞춰집니다. 신랑, 신부에게 원하는 반지의 디자인을 묻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습니다. 첫 키스는 언제 어디서 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함께 꿈꾸는 소망은 무엇인지 등을 듣습니다. 그런 후에 고객의 스토리와 추억이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를 스케치합니다. 약 3개월에 걸친 논의와 보완을 거쳐 반지의 실루엣이 완성되는 거죠. 그야말로 리얼 오더 메이드입니다.”이는 어머니의 지론과도 정확하게 일치했다. 어머니는 평소 “반지는 제품을 착용하는 사람의 의미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한 대표는 2011년 오르시아로 상호를 바꾸고, 강남 시대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오더 메이드 사업을 전개한다. 상호에 이미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돼 있다. 오르시아(ORSIA)는 독창성(Originality), 사랑(Romance), 다양성(Spectacle), 주체성(Identity), 감동(Attract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한 대표가 직접 작명했다. 이탈리아어로 ‘금빛 요정’이란 뜻의 합성어도 된다.하지만 한일 양국의 문화 차이 때문이었을까. 처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당시만 해도 2~3개월을 여유 있게 기다려주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대량으로 물건을 찍어내 진열해놓고 판매해도 되는데 오르시아는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가는 걸까.“예전엔 전국에 지점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반지는 사람이 두드려서 만들어야 손맛이 나요. 세상에 하나뿐인, 진심이 담긴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영진의 반지’라고 하면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이런 마음이 세상에 전해진다면 대중화의 길도 자연스럽게 열리겠죠.”오르시아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디자인연구소와 공방이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청담동 쇼룸 안에 같이 위치해 있다. 30년 이상 경력의 장인들이 오르시아만의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정성스럽게 제작하는 과정을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준다. 고객들이 제작에 동참할 수도 있다.“티파니, 까르띠에, 부쉐론 등 명품 브랜드에 비해 기술력은 결코 뒤지지 않아요. 오히려 우리가 앞선다고 자부합니다. 가격은 비교도 안 되게 싸죠. 다만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잘 포장하고 널리 알려서 세계화할 수 있을지가 50주년을 맞은 요즘 숙제이죠.”아들 셋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한 한 대표는 “2017년 세공 장인인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야 최고의 스승이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오르시아는 동종 업계에서 네이버가 보증하는 영수증 리뷰와 구글 리뷰 최다 업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운영 스타일에 맞게 홈페이지(orsia.co.kr)는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이 기사의 많은 부분은 홈페이지를 인용했음을 밝힌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100세 시대 미래 설계를 위한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이 발간됐다.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40~59세 ‘후기 청년(40·50세대)’을 위해 기획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 시리즈 ‘dice@11pm’의 두 번째 책이다.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긴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40·50세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는 평균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약 40년의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걱정은 자금 마련이다. ‘노후 생존 자금’은 40·50세대의 은퇴 후 삶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노후 자산 관리 트렌드, 자산 준비 방법, 전문가들의 뼈와 살이 되는 조언 등을 담았다. 파트1에서는 노후에 필요한 자산은 얼마일지, 나의 자산 현황은 어떤지 점검해볼 수 있다. 파트2의 머니프로필은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와 은퇴설계 설문조사 등을 참고해 독자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했다.파트3에서는 40·50세대에게 적합한 자산 관리 트렌드와 자산별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파트4에는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절약 노하우, 자산별 절세 노하우, 상속·증여 과정에서 알아야 할 절세 방법, 노후 파산 위험을 방지할 예방법 등을 담았다.노후에 활용할 자산의 기초는 연금이다. 파트5에서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농지연금, 주택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활용법을 소개한다. 파트6에서는 샘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은 자산이 무엇인지, 자산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소득 흐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봤다.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꿀팁을 대방출했다.책을 보면서 곳곳에 자리한 QR코드를 활용하면 구체적인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금융상품 정보나 연금 계산 등을 바로 볼 수 있도록 QR코드로 연결해두었다.‘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중장년 대상 월간지이다. 품격 있는 시니어들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강, 금융·자산, 주거, 뷰티,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서울사이버대학교는 다음달 12일까지 9개 단과대학, 40개 학과에서 2023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학은 고졸 학력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편입학은 학년별 학력자격을 충족하면 된다. 서울사이버대 입학홈페이지에 접속해 PC나 모바일로 쉽게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사이버대는 2023학년도 학과 신설 및 개편을 통해 사회적 수요와 트렌드에 맞춘 교육을 제공한다. 신설학과로는 미래융합인재학부에 편성된 모델연기전공이 있으며 로봇융합전공은 드론·로봇융합전공으로, 1인방송전공은 1인방송크리에이터전공으로 확대 개편했다. 서울사이버대는 교육부 공식 인증평가에서 3회 모두 A등급을 획득(2007, 2013, 2020년)한 국내 최초의 사이버대학이다. 사이버대 중 가장 많은 신·편입생이 입학(2021∼2022년 대학알리미 기준)해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사이버대 커리어코칭센터(SCU CC)는 학사학위 취득, 재교육, 신규 취업 및 이·전직 등 재학생의 적성과 역량을 고려해 전문 커리어코치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집중커리어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1단계(직업적성검사 및 직업선호도 검사 L형), 2단계(커리어코칭 상담), 3단계(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4단계(취업특강 및 면접클리닉 참여), 5단계(실전 구직 활동) 등 단계별로 1대1 맞춤형 진로 상담을 한다. 선택 커리어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커리어코칭 상담(직업심리검사를 통한 1대1 맞춤형 상담, 개인 업무역량 진단), 입사지원서 작성, 취업특강, 면접 클리닉 중 희망프로그램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전공과 관련된 국가 및 민간 기관의 자격증 취득을 지도하며 졸업과 동시에 학위뿐 아니라 각종 자격증 취득으로 취업과 승진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분화된 전문교육과 다양한 융·복합 교육을 통해 수요자의 직업·실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도 마련돼 있다. 해당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누구나 마이크로디그리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자신의 전공 확장을 통한 경력관리에 도움을 준다. 마이크로디그리란 ‘마이크로(micro)’와 ‘디그리(degree)’의 합성어로, 짧은 기간 동안 구체적인 역량강화에 목적을 둔 교육과정이다. 과정에 따라 전공(복수전공) 및 부전공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는 더 나은 온라인 교육환경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실감형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의 대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뒤 실시간 전송을 통해 학습자가 여러 각도의 영상 중 하나를 직접 손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세계 최초로 이 시스템을 이러닝 서비스에 도입하게 됐다. 학습자는 드래그와 스와이프 동작을 통해 직관적으로 원하는 각도의 영상 전환이 가능하다. 별도로 설치해야하는 프로그램 없이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모든 기기에서 동일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뷰티 코스메틱 실습 촬영에 적합하기에 현재 뷰티디자인학과 실습 콘텐츠에 적용 중이며, 향후 다양한 실습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예정이다. SCU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호평을 받는 서울사이버대의 독보적인 프로그램이다. 재학생과 신입생, 편입생의 교류를 독려하며 대학생활 적응 및 만족도 증대, 선후배간의 유대감 증진 및 인적 네트워크 형성, 전공 교과 학습에 요구되는 기초학습능력 향상, 온라인 학습 노하우 전수, 온·오프라인 만남 주도, 소속 조원들간의 친분관계 유지, 진로 탐색 및 설계와 개인별 학습 로드맵 구축 등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첨단학과인 지능형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제 간 융합 교과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특화된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융합반도체공학과를 대학원 과정에 신설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전문인력 양성 및 연구 협력의 산학협력 연계 모델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2023년 반도체특성화대학 지원사업 ‘첨단반도체 공정장비 분야’에 선정(사업단장 과학기술대학 양지운 학장)돼 28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며 반도체 공정장비 전문인력 양성의 전진기지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본 사업에는 반도체 공정장비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혁신 교육과정인 첨단반도체 공정장비 융합전공 과정을 신설한다. 융합전공의 교육과정은 4개의 선택 가능한 심화트랙(노광, 식각, 증착, 측정·분석)으로 구분된다. 차세대 첨단 장비 개발에 필요한 첨단 이론 및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구성돼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의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 세종부총장은 “세종시와 협업해 반도체 분야 국가 산업 발전을 견인할 인재 양성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세종캠퍼스의 훌륭한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최근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 ‘에코업 분야’, 정보통신방송혁신인재양성사업(ITRC) ‘헬스케어ICT 분야’에도 선정되는 등 총 500억여 원의 정부 예산을 확보하며 전문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숭실대는 전자계산학과(1970년), 인공지능학과(1991년), 정보과학대학(1996년), IT대학(2005년) 등을 국내 최초로 설립한 대학이다. 그만큼 IT 교육 분야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이제 IT 명문대학의 명성을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AI·반도체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LG유플러스와 채용연계형 계약학과 ‘정보보호학과’ 신설숭실대는 5월 LG유플러스와 채용연계형 계약학과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했다. 학과 신설을 통해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개발과 정보보호 영역에서 사이버 보안 분야 인재를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숭실대 IT대학 내 정보보호학과는 2024학년도부터 매년 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4년제 학부 과정이며 입학생들은 모바일, 데이터, AI 보안 등 사이버 보안 전반에 걸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입학생 전원에게 2년간 전액 등록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하고, 2학년을 마친 뒤에는 별도 전형을 통해 산학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여기서 선발된 학생은 추가로 전액 등록금, 생활지원금, 모바일 통신 요금 등을 지원받으며 LG유플러스에 입사할 기회도 주어진다.지능형반도체 인재 양성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 선정숭실대는 반도체 관련 인력이 대거 필요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반도체 교육을 해왔다. 올해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4단계 두뇌한국21(BK21)’ 혁신인재양성사업 지능형반도체(시스템반도체 포함) 분야에 추가 선정됐다. BK21은 4차 산업혁명, 인구구조 변화 등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석·박사급 인재 양성 및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 육성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숭실대는 ‘지능형반도체 기반 고효율 자율형 IoT 디바이스 교육연구단’이 사업에 선정됐다. 교육연구단은 2027년 8월까지 연구장학금, 연구 인력 인건비, 교육과정 개발비, 국제화 경비 등에 쓸 수 있는 사업비를 매년 지급받게 된다. 특히 참여 대학원생에겐 석사과정 월 100만 원, 박사과정 월 160만 원 이상의 BK21 장학금이 주어진다. 숭실대는 참여 대학원생들에게 전문적이고 우수한 교육을 제공해 지능형 반도체 분야의 석·박사급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대학생들은 선택하고 싶지 않은 교과목을, 단지 졸업하기 위해 수강해야 하는 교양필수 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학습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교양필수 제도는 총학생회 논의에서, 각종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SNS에서 제기되는 단골 이슈이다. 대다수 학생들의 입장은 명확하다. ‘교양필수 제도를 폐지해 학습자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에 각 대학은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교양필수 제도 유지’와 ‘학습 선택권 보장을 위한 폐지’라는 두 선택지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어쩔 수 없이 교육 수요자의 목소리를 접어둔 채 교양필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교양필수 제도를 과감히 폐지해 학습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택하기도 한다. 숭실대학교(총장 장범식)는 2023학년도부터 혁신적으로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단행했다. 교양필수를 오히려 강화하면서도 학습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역발상으로 딜레마를 해결했다. 교양필수 이수학점은 기존 16학점에서 19학점으로 높였다. 반면 기존 8개에 불과한 교양필수 교과목을 27개로 확대 편성했다. 학습 선택권을 확대하면서도 ‘대전환 시대의 창의력을 갖춘 품격있는 숭실인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양필수 영역을 3개 소영역, 9개 교과목군, 27개 세부 교과목으로 개편했다. 3개 소영역은 △창의력(6학점) △품격(8학점) △디지털테크놀로지(5학점)로 구성돼 있다. 소영역의 하위 분류인 9개 교과목군은 △인문적 상상력과 소통 △비판적 사고와 표현 △창의적 사고와 혁신 △인간과 성서 △글로벌 시민의식 △글로벌 소통과 언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 △컴퓨팅적 사고 △SW와 AI가 있다. 세부 교과목은 교과목군 내에서 학생들이 선택해 수강하는 맞춤형, 수준별 교과목을 의미한다. 기존 교양필수는 지정된 단일 교과목만 수강해야 했지만, 2023학년도 입학생부터는 교과목군의 세부 교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개편 전에는 모든 신입생이 ‘독서와 토론’ 한 과목만 획일적으로 수강해야 했지만, 개편 후에는 ‘인문적 상상력과 소통’ 교과목군 내에 ‘인문적 상상력과 데이터 기반 토론’, ‘융합 독서 디베이트’, ‘디지털 미래 세계와 소통’, ‘고전 읽기와 상상력’ 등 4개의 세부 교과목 중 본인이 원하는 한 과목을 수강하면 졸업 이수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는 방송국에서 퀴즈 프로그램을 편성할 때 같은 시간대에 ‘장학퀴즈’ 단일 프로그램만 있었다면, 이를 시청자 관점에서 개편해 같은 시간대에 ‘퀴즈 대한민국’, ‘일대백 퀴즈’, ‘생방송 퀴즈가 좋다’,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등을 제작 편성하고 시청자들이 그중 하나를 선택해 시청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시청자 중심 방송 시스템은 프로그램 개발에서부터 운영까지 막대한 인력, 기술, 재정 등의 자원을 투입해야만 가능하다. 숭실대는 교육 수요자의 학습 선택권 확대를 위해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학습자 중심 교육시스템’을 구현했다. 숭실대는 ‘교양필수를 폐지해 학습자 선택권을 확대하라’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오히려 교양필수를 강화해 학습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인재상과 교육목표 달성’, ‘학습자 선택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숭실대의 학습자 중심 교육시스템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숭실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육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27개 교양필수 교과목을 학습자 경험 중심 수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바로 학생 참여형 경험학습(Engaged Learning·EL) 수업모델이다. EL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학습자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내 해결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경험학습 중심 수업으로 숭실대의 대표 혁신 수업모델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장 자크 루소의 ‘에밀’,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등을 읽으면서 스스로 소년범 문제를 인식하게 되고, 인문적 상상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년범의 교정이론과 형벌이론의 해결방안을 도출한 뒤 이를 소년원, 초중고교, 지역사회 등 현장에서 적용해보는 ‘소년범을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 숭실대가 구축한 학습자 경험 중심 교육시스템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경험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학습자가 교육의 중심이 되고, 교육과정에서 능동적인 주체가 돼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며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숭실대의 교양필수 교과목은 강의실보다 현장에서 경험하는 수업에 방점을 둠으로써 학생들은 표면적이고 추상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식을 만들어가게 된다. 교양필수 과목의 성적평가 방법도 상대평가제에서 ‘성취 기반 절대평가제’로 전면 개편했다. 일반적인 절대평가제와는 달리 성취 기반 절대평가제는 학생별 개인 성취 수준을 근거로 평가항목별로 절대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는 학습자 경험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취지를 실천할 수 있는 평가이다. 이를 위해 숭실대는 27개 교양필수 교과목마다 학습자 수행과정 및 결과를 평가하는 루브릭 평가도구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숭실대 교양필수 교육과정의 학습자 경험 중심 교육시스템은 학습자 선택권 확대, 경험 중심 EL 혁신 수업모델 적용, 성취 기반 절대평가제 도입 등을 축으로 하여 구현되며 이를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인/아웃사이드 환류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 2023학년도 신입생들은 교양필수 교육과정의 학습자 경험 중심 교육시스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평가와 설문조사에서 “직접 경험해 보는 수업이었기에 수업 내용에 흥미가 컸고, 몰입할 수 있었다”,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어 좋았다”, “항상 끌려다니는 교육을 받았는데 내가 스스로 교육을 이끌어 나가는 기분이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답변했다. 또 “형식적으로 암기하고 서술하는 지필고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유하고 토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중고등학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수업 방식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우리 사회가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 방식이 분명 필요한 것이고 그런 능력을 키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학습자 경험 중심 교육시스템이 교양필수 교육과정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고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학생이 스스로 배우고 연구 개발하며 평가하고 홍보하는 학습자 중심 ‘숭실교양공동체’를 구성해 산하에 △교양교육 데이터사이언스팀 △교양교육 평가팀 △교양교육 홍보팀 △소수집단학생 교양교육팀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홍콩에서 볼 거라곤 뻔하지.” “하루 정도 거쳐 가는 곳이잖아.” 썩 기대하지 않는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중 나온 가이드 미셸 언 씨가 현지 광둥어로 ‘음꺼이(唔該)’부터 가르쳐준다. 아침 인사인 ‘조우싼(早晨)’이나 감사하다는 말인 ‘또제(多謝)’보다 먼저. 음꺼이는 홍콩에서 마법의 단어다. ‘실례합니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가 다 들어 있는 만능 ‘치트 키’다. 서울 화교 출신인 미셸의 의도는 명료했다. 서울처럼 홍콩 인파 속을 걷다보면 가장 많이 듣고, 해야 될 말이란 것. 불안과 긴장 모드가 저절로 켜진다.●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홍콩국제공항이 있는 츠례자오 섬에 바싹 붙어 있는 란타우 섬의 홍콩 디즈니랜드로 향한다. ‘한국에서도 가지 않던 테마파크를…’.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다. 투명우산을 챙겨들고 마블 유니버스와 맞닥뜨린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디즈니와 마블의 세계관이 어우러진 곳이다. 마침 어벤저스 군단이 총 출동하는 ‘마블 슈퍼 히어로 시즌(6월 22일까지)’이다. 투모로우랜드에서 어벤저스 차량과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토르, 스파이더맨, 앤트맨, 와스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슈리, 스타로드, 가모라, 그루트,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의 라인업이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을 빼닮았다. 마블 코스튬을 입고 와서 선착순 제공하는 히어로 배지를 받으면 뉴 히어로로 인정받아 어벤저스와 나란히 행진하고, 스테이지에서 초대형 LED 스크린에 함께 등장할 수 있다.여전히 굳어 있는 기자의 마음이 열린 것은 뜻밖에도 백설공주와 만남 때였다. 오래 전 읽었던 얘기라 이제 기억 속에서도 가물가물한 공주님은 활짝 웃으며 다가와 팔짱을 낀 채 포즈를 취해줬다. 동심을 불러낸 건지, ‘아재 감성’을 자극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제 만사 오케이다. 아이언맨 버거와 인피니티스톤 젤리소다 등 마블 테마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마블 숍들을 둘러본다. 어두워지자 캐슬 오브 매지컬 드림즈에서 펼쳐지는 3D 프로젝션이 시선을 압도한다. 40여개의 디즈니 스토리를 스크린, 매핑, 분수, 레이저, 조명, 불꽃, 폭죽 등 사용 가능한 모든 붓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용인 에버랜드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곳. 제대로 즐기려면 리조트 내 디즈니호텔에서 숙박하면 된다. 이밖에도 오션파크, 노아의 방주 등은 가족 여행객이 가봐야 할 필수 코스다.●도시 자체가 건축박물관 홍콩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영국의 오랜 식민통치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시 짓기보다는 더하기를 선호하는 문화 덕분이란다. 숙소인 주룽반도 침사추이의 페닌슐라 호텔이 그랬다. 1928년 오픈해 100주년을 눈앞에 둔 이 호텔은 7층인 본관의 앞모습을 옛날 그대로 보존했다. 객실은 화려함보다 빈티지를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튿날 뭐가 그리 급한지 미셸이 재촉을 한다. 숙소에서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해변 산책로 스타의 거리에선 리롄제(이연걸), 량차오웨이(양조위), 홍진바오(홍금보) 등 액션스타들의 핸드프린트가 기자의 손보다 작은 것을 알고 놀랐다. 리샤오룽(이소룡)의 동상 너머로 펼쳐진 홍콩섬 빅토리아 하버의 스카이라인은 야경이 아닌 ‘주경’이지만 시원시원했다. 근처 우뚝 솟은 K11 뮤제아는 쇼핑몰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리게 하는 복합 예술문화공간이다. 홍콩 굴지의 그룹사인 K11의 대표이자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 에이드리언 청의 주도로 10년간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했다. 이 독특한 빌딩은 내부 곳곳에 창의적인 작품이 배치돼 있으며 건축물 자체가 예술품이라 할 만하다.●맛과 멋이 어우러진 홍콩 서주룽 문화지구엔 2021년 11월 문을 연 아시아 최초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인 M+ 뮤지엄이 있다. 250명의 다국적 큐레이터가 있으며, 운이 좋으면 한국인 부관장인 정도련 수석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일본의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전과 중국 근현대 미술전인 ‘지그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의 향연이다. 홍콩의 음식문화는 세계를 품은 미식의 멜팅팟으로 불린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서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스타 레스토랑만 78개에 이른다. 그렇다고 복장 갖춰 입장하는 ‘별 식당’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값싸고 맛있는 로컬 식당이 널려 있다. 센트럴 지역에는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세계에서 가장 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이걸 타고 올라가 옛 경찰청과 교도소가 있는 타이퀀을 구경한 뒤 출출해지면 근처 분식집 란퐁유엔 소호점을 찾으면 된다. 외관은 허름해도 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가 일품이다. 저우룬파(주윤발)의 단골집이다. 홍콩 느와르와는 달리 요즘 홍콩은 치안이 완벽해 야시장을 찾아가보는 것도 추천 드린다.●빅토리아피크에서 감상하는 세계 3대 야경 저녁식사를 마친 뒤 야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 홍콩 섬으로 간다. 주룽반도에선 해저터널과 페리의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해발 552m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빅토리아피크에 오르는 방법 역시 트램과 버스의 두 종류가 있다. 트램은 1278m의 선로를 따라 불과 6분 만에 해발 396m에 도착한다. 올라갈 때는 오른쪽, 내려갈 때는 왼쪽에 앉는 걸 잊어선 안 된다. 버스를 타면 하도 길이 구불구불해 약간의 멀미를 각오해야 한다. 영화 영웅본색에서 저우룬파가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운 야경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인생 샷을 건질 기회다. 다음날 귀국 일정에 쫓겼지만 야우마테이 유적지와 재래시장을 가본다. 여느 관광지와는 달리 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야말로 로컬 지역이다. 이곳도 미리 예약하면 영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홍콩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한 집 건너 장인과 명장이다. 대부분 건물과 가게가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명품 수제 칼, 도마부터 식재료, 과일, 육류 등 없는 게 없다.●제2의 개항(開港)을 준비하는 홍콩 2019년 외래 관광객 5600만 명을 기록했던 홍콩은 시위와 코로나가 겹치면서 3년여 동안 문을 걸어 잠갔다. 이제 여행 제한 조치를 모두 풀고 제2의 개항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홍콩관광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50만 장의 항공권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2만 4000장이 한국에 배정됐다. 캐세이퍼시픽 등 4개 홍콩 국적항공사가 이벤트에 참여한다. 홍콩관광청 한국지사 홍은혜 차장은 “홍콩의 면적은 서울의 1.8배이며 녹지 비율은 70%에 이른다. 결코 하루짜리 스톱오버 관광지가 아니다. 기존의 유명 관광지 외에도 섬 투어, 산악 트래킹 등 자세히 보려면 1년이 모자란다”고 힘줘 말했다.홍콩=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홍콩에서 볼 거라곤 뻔하지.” “하루 정도 거쳐 가는 곳이잖아.” 썩 기대하지 않는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중 나온 가이드 미셸 언 씨가 현지 광둥어로 ‘음꺼이(唔該)’부터 가르쳐준다. 아침 인사인 ‘조우싼(早晨)’이나 감사하다는 말인 ‘또제(多謝)’보다 먼저. 음꺼이는 홍콩에서 마법의 단어다. ‘실례합니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가 다 들어 있는 만능 ‘치트 키’다. 서울 화교 출신인 미셸의 의도는 명료했다. 서울처럼 홍콩 인파 속을 걷다 보면 가장 많이 듣고, 해야 될 말이란 것. 불안과 긴장 모드가 저절로 켜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홍콩국제공항이 있는 츠례자오섬에 바싹 붙어 있는 란타우섬의 홍콩 디즈니랜드로 향한다. ‘한국에서도 가지 않던 테마파크를….’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다. 투명우산을 챙겨 들고 마블 유니버스와 맞닥뜨린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디즈니와 마블의 세계관이 어우러진 곳이다. 마침 어벤져스 군단이 총출동하는 ‘마블 슈퍼 히어로 시즌’(6월 22일까지)이다. 투모로랜드에서 어벤져스 차량과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토르, 스파이더맨, 앤트맨, 와스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슈리, 스타로드, 가모라, 그루트,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의 라인업이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을 빼닮았다. 마블 코스튬을 입고 와서 선착순 제공하는 히어로 배지를 받으면 뉴 히어로로 인정받아 어벤져스와 나란히 행진하고, 스테이지에서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 함께 등장할 수 있다. 여전히 굳어 있는 기자의 마음이 열린 것은 뜻밖에도 백설공주와의 만남 때였다. 오래전 읽었던 얘기라 이제 기억 속에서도 가물가물한 공주님은 활짝 웃으며 다가와 팔짱을 낀 채 포즈를 취해줬다. 동심을 불러낸 건지, ‘아재 감성’을 자극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제 만사 오케이다. 아이언맨 버거와 인피니티스톤 젤리소다 등 마블 테마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마블 숍들을 둘러본다. 어두워지자 캐슬 오브 매지컬 드림스에서 펼쳐지는 3차원(3D) 프로젝션이 시선을 압도한다. 40여 개의 디즈니 스토리를 스크린, 매핑, 분수, 레이저, 조명, 불꽃, 폭죽 등 사용 가능한 모든 붓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용인 에버랜드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곳. 제대로 즐기려면 리조트 내 디즈니호텔에서 숙박하면 된다. 이 밖에도 오션파크, 노아의 방주 등은 가족 여행객이 가봐야 할 필수 코스다.● 도시 자체가 건축박물관홍콩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영국의 오랜 식민 통치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시 짓기보다는 더하기를 선호하는 문화 덕분이란다. 숙소인 주룽반도 침사추이의 페닌슐라 호텔이 그랬다. 1928년 오픈해 100주년을 눈앞에 둔 이 호텔은 7층인 본관의 앞모습을 옛날 그대로 보존했다. 객실은 화려함보다 빈티지를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튿날 뭐가 그리 급한지 미셸이 재촉을 한다. 숙소에서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해변 산책로 스타의 거리에선 리롄제(이연걸), 량차오웨이(양조위), 훙진바오(홍금보) 등 액션 스타들의 핸드프린트가 기자의 손보다 작은 것을 알고 놀랐다. 리샤오룽(이소룡)의 동상 너머로 펼쳐진 홍콩섬 빅토리아 하버의 스카이라인은 야경이 아닌 ‘주경’이지만 시원시원했다. 근처 우뚝 솟은 K11 뮤제아는 쇼핑몰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리게 하는 복합 예술문화공간이다. 홍콩 굴지의 그룹사인 K11의 대표이자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 에이드리언 청의 주도로 10년간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했다. 이 독특한 빌딩은 내부 곳곳에 창의적인 작품이 배치돼 있으며 건축물 자체가 예술품이라 할 만하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홍콩서주룽 문화지구엔 2021년 11월 문을 연 아시아 최초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인 M+ 뮤지엄이 있다. 250명의 다국적 큐레이터가 있으며, 운이 좋으면 한국인 부관장인 정도련 수석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일본의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전과 중국 근현대 미술전인 ‘지그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의 향연이다. 홍콩의 음식문화는 세계를 품은 미식의 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린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서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스타 레스토랑만 78개에 이른다. 그렇다고 복장 갖춰 입장하는 ‘별 식당’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값싸고 맛있는 로컬 식당이 널려 있다. 센트럴 지역에는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세계에서 가장 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이걸 타고 올라가 옛 경찰청과 교도소가 있는 타이퀀을 구경한 뒤 출출해지면 근처 분식집 란퐁유엔 소호점을 찾으면 된다. 외관은 허름해도 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가 일품이다. 저우룬파(주윤발)의 단골집이다. 홍콩 누아르와는 달리 요즘 홍콩은 치안이 완벽해 야시장을 찾아가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빅토리아피크에서 감상하는 세계 3대 야경저녁 식사를 마친 뒤 야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 홍콩섬으로 간다. 주룽반도에선 해저터널과 페리의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해발 552m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빅토리아피크에 오르는 방법 역시 트램과 버스의 두 종류가 있다. 트램은 1278m의 선로를 따라 불과 6분 만에 해발 396m에 도착한다. 올라갈 때는 오른쪽, 내려갈 때는 왼쪽에 앉는 걸 잊어선 안 된다. 버스를 타면 하도 길이 구불구불해 약간의 멀미를 각오해야 한다. 영화 ‘영웅본색’에서 저우룬파가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운 야경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인생 샷을 건질 기회다. 다음 날 귀국 일정에 쫓겼지만 야우마테이 유적지와 재래시장을 가본다. 여느 관광지와는 달리 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야말로 로컬 지역이다. 이곳도 미리 예약하면 영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홍콩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한 집 건너 장인과 명장이다. 대부분 건물과 가게가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명품 수제 칼, 도마부터 식재료, 과일, 육류 등 없는 게 없다.●제2의 개항(開港)을 준비하는 홍콩2019년 외래 관광객 5600만 명을 기록했던 홍콩은 시위와 코로나가 겹치면서 3년여 동안 문을 걸어 잠갔다. 이제 여행 제한 조치를 모두 풀고 제2의 개항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홍콩관광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50만 장의 항공권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2만4000장이 한국에 배정됐다. 캐세이퍼시픽 등 4개 홍콩 국적항공사가 이벤트에 참여한다. 홍콩관광청 한국지사 홍은혜 차장은 “홍콩의 면적은 서울의 1.8배이며 녹지 비율은 70%에 이른다. 결코 하루짜리 스톱오버 관광지가 아니다. 기존의 유명 관광지 외에도 섬 투어, 산악 트레킹 등 자세히 보려면 1년도 모자란다”고 힘줘 말했다.홍콩=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한밭대학교는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을 구현하기 위해 LINC 3.0 사업단이 중심이 돼 진화형 인재양성 대학, 개방형 기업가적 대학 실현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미래사회 수요에 대응하는 수요맞춤형 핵심전략을 기반으로 3대 추진전략과 4대 핵심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산학협력 3대 추진전략은 시장경험, 미래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미래경험, 대학과 기업간 교차경험 교육에 중점을 뒀다. 4대 핵심 프로그램으로는 교과목 설계와 운영에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기업설계 전공, 아이디어부터 판매까지 시장을 경험하는 테스트베드 캠퍼스, 기업과 대학을 연결하는 산학연락관 제도, 목표지향형 산학연 씨앗 프로젝트인 캠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 대학과 지역 기업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LINC 3.0 사업단은 대학 차원에서 지역혁신 중심대학 지원체계(RISE) 사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고도화, 정주형 인력 양성 및 인프라 구축, 지역공동 산학협력 프로젝트 선도, 지역 미래전략산업 기반 구축, 지속가능 플랫폼 구축 등이 그것이다.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선 LINC 3.0 사업단의 핵심 프로그램인 산학연락관 제도를 확대해 능동적으로 기업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구현할 계획이다. 한밭대는 공학 계열 중심의 산학 협력 중심대학으로 4차 산업혁명 특성화를 추진하고, 비교과 이수를 졸업의무화하는 C+U200제도와 데이터 기반 경력관리형 학생성공 보장시스템을 마련해 지자체가 추구하는 미래전략산업에 대응하는 정주형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역공동 산학협력 프로젝트로는 대전권 대학연합 산학협력협의체를 통해 지역 특화 산업 육성, 지역 혁신을 위한 인재양성, 기술사업화, 공유·협업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다양한 공동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 미래전략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선 대전시 전략산업인 바이오헬스, 국방, 우주항공, 나노·반도체, 로봇·물류 분야를 지원하는 3대 기업협업센터(ICC)를 구축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직자 교육, 산학협력 교육, 채용연계, 분석지원, 공동연구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성과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3월 취임해 LINC 3.0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우승한 교수(화학생명공학과)로부터 사업단의 현안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우승한 단장은 LINC 3.0 사업단 산학협력본부장, 미래인재교육원장, 산학협력단 연구지원본부장 등 대학의 산학연 협력을 주도하는 역할을 오랜동안 수행해왔다.인터뷰 - 우승한 한밭대 LINC 3.0 사업단장●취임 2개월째인데 소감은. “인구는 감소하고, 지역 인재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감에 따라 지방대학은 학생유치에, 지역산업은 인재채용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둘 다 생존의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다. 이처럼 지역 대학과 기업은 공동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헤쳐나가는 길뿐이다. 한밭대는 1997년 산학협력 교육모델을 제시한 이후 산학협력을 대학의 정체성이자 대학 발전의 근간으로 삼아왔다. LINC 3.0 사업단은 대학과 지역 내 산학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책임이 가볍지 않다.”●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사업단 지원은 어떤 게 있나. “기업산학연락관 제도, 매칭데이, 학생주제형 기업연계 캡스톤디자인, 학과참여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참여학과와 기업협업센터에는 교육기자재,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학과 산학협력 주임교수 등 참여인력에게는 시수감면, 업적평가 반영,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확대 제공한다.”● 한밭대 LINC 3.0 사업단의 특성화 분야는 무엇인가. “내부조직간 장벽을 허물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총장 부속시설로 미래창의인재교육원을 새롭게 발족시켜 산학협력과 창업 교육을 확대 지원하고 있다. 우리 사업단의 강점은 고객수요 중심의 섬세한 지원에 있다. 특성화 분야는 로봇·물류, 나노·반도체·바이오, 우주·국방으로 설정해 3개 기업협업센터를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은. “기업과 교수님, 학생들이 더 자주 만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 산학연 협력 리딩 대학으로서, 기업 수요에 기반한 모델을 창출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중요한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캐릭터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메타 서비스와 같은 게임 프로그래밍 기술 산업이 각광 받고 있다. 게임산업은 우리의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의 한 축으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올 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해 20조9913억 원을 기록했다. 수출액도 86억7287만 달러(약 11조5000억 원)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게임산업의 국내 시장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12조1483억 원으로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PC게임은 5조 6373억 원으로 26.8%의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 게임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실내 활동 증가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은 모바일게임이 57.9%로 절반 이상 차지했으며, 온라인 게임은 26.8%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게임산업은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에도 진출하며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발맞춰 미국 내 톱3로 평가받는 게임 전공학과가 한국에 개설된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2023년 가을 학기부터 게임 전공학과를 신설한다. 미국 유타대 게임 전공학과인 엔터테인먼트 아트 엔지니어링학과는 뉴욕대, 서던캘리포니아대와 함께 미국 게임 관련 학과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대학 최초로 e스포츠팀을 보유한 유타대는 미국 대학 평가 기관인 칼리지 랭크로부터 올해 게임 전공학부 1위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프린스턴리뷰가 발표한 게임 전공 대학 가운데 전 세계 공립학교 부문 학부 1위, 대학원 2위를 기록했다.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영화영상학과 교수의 협업으로 탄생한 엔터테인먼트 아트 엔지니어링학과는 게임 개발 전문성을 갖춘 교수들이 스토리 제작부터 게임 개발, 디자인 설계, 판매 전략까지 게임 산업에 관한 전 과정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오락과 건강, 초중고교 학습용 게임 등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을 배우며, 컴퓨터 공학과 비디오게임, 3D 애니메이션 등 학제 간 융합을 통한 다양한 강의를 듣게 된다. 특히 협업이 강조되는 게임 전공 교육 과정은 스토리 제작부터 게임 프로그램 개발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팀을 이뤄 진행된다.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하나의 게임을 출시해야 하며, 졸업생들이 제작한 게임은 게임 전공 실습실 콘솔에 설치돼 있어 재학생들은 선배들이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전공을 마친 유타대 졸업생들은 구글, 어도비, 애플, 페이스북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과 닌텐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에픽게임즈, 워너브러더스, 드림웍스 등 게임 및 미디어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특히 해리포터 시리즈의 약 100년 전 시대를 다룬 게임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호그와트 레거시’의 경우 기술 게임 디자이너인 스티븐 도너 등 유타대 출신 팀원들이 게임 제작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타대 게임학을 전공한 학부 졸업생의 평균 연봉(2016년 기준)은 6만7000달러(약 8900만 원), 대학원 졸업생의 평균 연봉은 8만7000달러(약 1억1600만 원)에 이른다.마이클 영 유타대 엔터테인먼트 아트 엔지니어링학과 학과장은 “게임 산업이 발전한 한국에서 미국 최고의 게임학 프로그램을 유치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서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가 게임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핵심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3월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게임 관련 산학협력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는 글로벌 e스포츠 인재 육성 전문 교육 기관으로 게임 훈련을 통해 프로 데뷔를 하거나, 대학 진학 및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 기관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제공하고 인턴십 프로그램과 게임학과 교수 특강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게임 전공 학과는 국내 학생들의 경우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입학생들은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3년, 미국 솔트레이크캠퍼스에서 1년을 공부하고 게임학 이학사 학위를 수여받는다. 졸업 후 미국에서 3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173년 역사를 지닌 세계 100위권(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 선정) 연구 중심 대학인 미국 유타대의 확장형 캠퍼스로 2014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개교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창작 능력을 갖춘 대화형 AI 챗봇 챗 GPT의 사용자는 어느새 1억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디지털 문화의 급속한 발달은 사람들의 문해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책을 읽으려고 하면 몇 장 넘기기가 힘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중력을 높여 잠재된 뇌의 능력을 깨워주는 학습법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전뇌학습아카데미 김용진 박사가 개발한 ‘초고속 전뇌학습법’이 그것이다. 뇌세포를 자극해 전뇌(좌뇌, 우뇌, 간뇌)를 모두 개발시켜 학습 능력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자기 주도학습법인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최초로 개발한 김 박사는 최근 장영실 과학문화상 금상을 받았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교육심리학, 인지심리학, 대뇌 생리학, 안과 의학, 뇌 과학 등 종합적인 연구로 완성됐다. 특허청에 등록됐을 뿐 아니라 세계대백과사전에도 등재됐다.국내는 물론 세계 218개국 언어와 문자에 적용할 수 있는 세계통일 학습법이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초고속 정독을 위한 과정으로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논리력, 어휘력, 문해력 등을 길러줘 독서 능력을 10∼100배 이상 향상시키다. 2단계는 영어, 한자 단어와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암기를 위한 7,5,3 원칙 등 암기법이다. 3단계는 응용 단계로서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요점정리 7원칙, 전뇌 이미지 기억법 7원칙 등 체계적인 자기 주도 학습 과정이다. 보통 5일에서 10일이면 전 과정이 끝나며, 10시간 공부를 2시간에 할 수 있다. 교육이 끝나면 ‘공부 방법 면허증(특허청 등록)’이 발급된다. 이 면허증 취득자 가운데 나중에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공인중개사 시험 등에 합격했거나 명문대에 합격해 성적 장학금을 받은 이가 상당수 있다고 한다. 김 박사는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활용한 ‘노벨상 100명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 국민 독서 운동을 위해 1년간 365권의 독후감을 쓰면 100만∼1000만 원까지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고교생과 대학생 회원들 가운데 성적 장학금 200만 원과 독후감 상금 100만∼300만 원을 받은 이가 그동안 11명이 나왔다. 바쁜 직장인을 위한 주말반도 운영하고 있다. 경북 청송군의 노성복 씨는 78세의 나이에도 1년간 책 1800권을 읽고 독후감 1015개를 작성해 독후감 대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아 자서전 ‘상금 300만 원’이라는 책을 내고, 지난해 7월 8일 세계기록인증원으로부터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받는 영광을 안았다. 김 박사는 “초고속 전뇌학습법이 제도권에 정착된다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수 있다.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으며 출산률까지 높일 수 있어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뇌 개발 훈련을 통해 어르신들의 집중력, 기억력, 암기력을 증진시킬 수 있어 치매 예방에 획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4월 1일과 8일, 15일 오전 10시∼12시 30분에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세계 전뇌학습아카데미에서 무료 공개 특강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참가 문의는 전화나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수포츠 연말 결산 겸 애프터서비스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연말이다. 올해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항저우 아시아경기, 카타르 월드컵 등 세계 3대 스포츠 빅 이벤트가 한꺼번에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프로 스포츠도 활기를 되찾았다. 프로야구는 607만 명의 관중을 모아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33만 명, 지난해 123만 명에서 수직 상승했다. 역대 최고인 2017년 840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완연한 회복세다. 프로축구도 110만 명으로 다시 100만 시대를 열었다.수(數)포츠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란 관점에서 기획한 칼럼이다. 특종이나 단독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장의 취재 기자들이 쓰지 않는 콘텐츠를 다루고자 했다. 숫자뿐 아니라 스포츠 속에 담긴 사회 현상을 짚어내려고 했다. 마침 연말이니 올해 출고한 수포츠를 바탕으로 한 해를 되돌아본다. 아이디어가 떨어져 한 주를 날로 먹으려는 건 결코 아니다. 실제로 업데이트가 필요한 칼럼도 꽤 있다. 수포츠도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하다.●손흥민보다 연봉이 많은 한국 선수가 한둘이 아니라고?6월에 쓴 칼럼이다. 답은 그렇다. 한둘이 아니고 셋이나 된다. 올해 팬들은 손흥민(토트넘) 덕분에 활짝 웃었다.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그는, 좀 흥분하자면 단군 이래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순혈 아시아인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역대 한국인 선수 피크 연봉(상금) 순위에서 4위에 머문 것은 미국 메이저리거들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7월 주급 20만 파운드(연봉 약 162억 원)에 4년 계약했다. 골든 부츠를 타기 전 일이다. 이 때문에 그는 추신수(SSG)가 2020년 텍사스에서 받은 2100만 달러(약 270억 원), 류현진(LA다저스)이 올해 받은 2000만 달러(약 257억 원), 박찬호가 무려 16년 전인 2006년 샌디에이고에서 받은 1550만 달러(약 199억 원)에 못 미쳤다.손흥민은 한국인 첫 타이틀 홀더로 이제 유럽에서도 전국구 스타이다. 지난 월드컵 때 그와 악수를 나누러 오는 상대 팀 선수들이 줄을 이었다. 반면 추신수 류현진 박찬호는 그 정도는 아니다. 스즈키 이치로처럼 MVP는커녕 타이틀 홀더나 올스타 베스트9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은 시장의 규모 차이 덕분이다. 그렇다고 손흥민이 이들보다 전체 소득은 적을 것 같지 않다. 프로축구는 정규리그 외에도 챔피언스리그, FA컵 등의 출전 수당과 보너스가 있다. 손흥민은 방탄소년단, 임영웅을 제치고 경제적 파급 효과 1위에 오른 만큼 경기장 밖 소득까지 합하면 세 선수를 능가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역대 한국 선수 피크 연봉(상금) 톱5선수팀연봉추신수텍사스(2020년)2100만 달러(약 270억 원)류현진LA다저스2000만 달러(약 257억 원)박찬호샌디에이고(2006년)1550만 달러(약 199억 원)손흥민토트넘주급 20만 파운드(약 162억 원)임성재미국프로골프1232만 달러(약 158억 원)●임성재가 손흥민과 동급이라고?지금 칼럼을 쓴다면 이런 제목이 나올 것 같다. 임성재 때문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항상 꾸준한 성적을 내는 그는 미국프로골프 페덱스컵 최종전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인 공동 2위에 오르면서 단숨에 575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정규시즌 상금도 557만 달러(13위)로 2007년 최경주(459만 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여기에 정규시즌 직후 페덱스컵 순위 톱10(1위 400만 달러)에게만 주어지는 10위 보너스 100만 달러를 합해 총 상금은 1232만 달러(약 158억 원)가 돼 지난 시즌까지 한국 선수 10위였던 순위를 다섯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손흥민과 차이는 4억 원으로 달러 강세에 따라선 역전이 가능할 정도다. 만약 임성재가 페덱스컵에서 로리 맥길로이에 1타 차로 내준 우승컵(보너스 1800만 달러)까지 차지했다면 그의 이름은 추신수 위에 새겨졌을 것이다.남자 골프는 그동안 여자 선수들에게 밀렸지만 올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자는 4승에 머물러 2011년(3승)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반면 남자는 20세 김주형이 임시회원 자격으로 나가 2개월 만에 2승을 거뒀고, 이경훈은 한국인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무관의 임성재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보다 빨리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순수 상금도 김주형이 283만 달러(약 36억 원·45위), 이경훈이 335만 달러(약 43억 원·30위)에 이르렀다.●스포츠는 복지가 아니다…윤석열 정부의 체육 정책은 무엇인가잘 모르겠다. 보수의 가치를 세우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7월에 던진 질문인데 대통령 당선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명확한 대답은 없다. 체육인을 폄하하고 체육계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비현실적 권고안을 수정하는 것은 만시지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 전문가 토론회, 교육부는 학교체육 토론회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장애인 체육부터 손보겠다는 말도 들려온다. 성과도 없고, 방향도 틀렸다.윤석열 대통령이 월드컵 16강에 오른 태극전사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선 구설만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협회에 지급한 배당금을 선수들에게 모두 몰아주는 건 오히려 공정과 상식에 위배되는 일이다. 대통령은 좋은 뜻으로 한 말로 들리지만 밑에선 불똥이 튀었다. 다른 분야와는 달리 스포츠에선 이런 일이 잦은 편이다. 스포츠 마니아가 전문가는 아닌데 말이다.●장효조와 이종범-정후 부자의 대를 이은 경쟁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역대 최고 선수 40명은 순위까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선동열 최동원 이종범 이승엽 송진우 장효조 양준혁 구대성 순. 수포츠는 투고타저(1982~96년)와 타고투저(1997~2009년), 타자 천국(2010~18년), 공인구 도입(2019~22년)에 따른 상대적 핸디캡을 감안한 최고 선수를 추려봤다. 희한하게 장효조와 이종범 부자, 그리고 장종훈 류현진 등이 눈에 띄었다.장효조는 올해 4월 이정후가 규정 타석인 3000타석을 채우기 전까지 40년간 통산 타율 1위(0.331)를 지켰다. 이 부문 순위를 보면 20위까지 투고타저 시대에 잠깐이라도 뛴 선수는 장효조를 빼면 양준혁(0.316‧8위)이 유일하다. 이종범은 일본 진출 전 데뷔 5년간 타율 0.332로 장효조를 앞섰다. 이 기간 평균 홈런도 2위를 달렸다. 그러나 주니치에서 부상 후 복귀한 뒤 통산 타율을 0.297까지 까먹었다. 이정후가 놀라운 것은 공인구 시대임에도 올해 타율 0.349로 마치면서 타격 5관왕에 MVP를 차지했다. 6년간 평균 타율은 0.342로 끌어올려 마침 베이브 루스(메이저리그 6위)와 동률을 이뤘다. 장효조 vs 이종범 부자 통산 성적장효조1983~88(삼성)1989~92(롯데)타율 0.331 54홈런 1009안타 437타점 485득점 110도루이종범1993~97(해태)2001~11(KIA)타율 0.297 194홈런 1797안타 739타점 1100득점 510도루이정후2017~22(넥센·키움)타율 0.342 59홈런 1076안타 470타점 531득점 63도루●카타르 월드컵과 베이징 겨울올림픽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주요 스포츠 베팅업체의 예상을 모아 16강 예상 대진과 징크스 분석을 곁들여 우승 전망을 했다. 워낙 이변이 속출한 대회였지만, 아르헨티나의 우승만큼은 맞춰 다행이었다. 겨울올림픽에선 국뽕과 상업주의, 스포츠 우먼파워를 다뤘다.이밖에 △남자가 여자 대회에 나간다면 △이대호의 은퇴 시즌 성적은 세계 기록 △공 크기와 승률 사이에 숨은 비밀 △월드컵 승부차기, 그 살벌한 카타르시스 △골프여왕 잔혹사 등이 기억에 남는다.끝으로 2024년 미국과 러시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이 압승할 것이란 영국 스포츠 베팅업체 스마켓의 3월 배당률을 전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1%로 공화당의 젊은 피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33.6%), 조 바이든 현 대통령(24.4%)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푸틴은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56.2%로 변화가 없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축구의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영광을 몰아줬다. ‘라스트 댄스’에 나선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 얘기다. 아니, 메시가 바로 축구의 신은 아닐까. 결승전이 끝난 직후 쓰는 글이라 취재기자가 쓰는 현장 기사처럼 흥분한 것을 용서해 달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벅찬 감동을 어떻게 나누겠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이변이 속출했지만 우승만큼은 다수의 예측대로 됐다. 아르헨티나는 대회 직전 각종 전망에서 브라질(결과는 8강)과 함께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처음엔 브라질이 가장 많았고, 아르헨티나 프랑스(준우승) 스페인(16강) 잉글랜드(8강) 독일(조 3위) 포르투갈(8강) 순이었지만 아르헨티나가 막판에 브라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A스포츠는 메시의 골든볼(MVP)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의 골든글러브 수상, 그리고 한국의 16강 진출과 브라질전 3점차 패배까지 맞혔다. 메시가 7경기에서 8골을 넣어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한다는 예측은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한 ‘빌런’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 때문에 빗나갔지만 말이다. ‘히어로’ 메시는 7골 3도움, 음바페는 8골 2도움을 기록. 이 업체는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에 이어 2022년 아르헨티나까지 우승팀을 연속으로 맞혔다. 반면 이번 대회 높은 적중률로 주목받은 영국의 ‘인간 문어’ 크리스 서튼 BBC 해설위원은 프랑스를 우승팀으로 지목했다. 그는 한국의 16강 진출(우루과이전 무승부, 포르투갈전 승리)과 일본의 독일전 승리, 준결승 2경기 결과를 맞혔지만 마지막 단추를 꿰지 못했다. ●월드컵은 징크스 놀음 이번 대회에서도 수많은 징크스가 난무했다. 프랑스가 대회 전 예측에서 우승은커녕 준우승국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 탓이었을 것이다. 초창기 2연패에 성공한 이탈리아(1934, 1938년)와 브라질(1958, 1962년)을 제외하면 우승팀은 60년 가까이 다음 대회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최근 들어 유럽국가인 1998년 프랑스, 2006년 이탈리아,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은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광탈했다. 이쯤 되면 이번 대회 프랑스의 선전은 놀라운 지경이다.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오른 팀은 우승하기 힘들다는 징크스를 깼다. 1990년 서독-아르헨티나 결승전은 두 팀 다 승부차기로 올라가 서독이 우승했으니 예외로 한다면 1998년 우승팀 프랑스가 유일했다. 아르헨티나는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진땀을 뺀 뒤 결승전에서도 프랑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우승했다. 사상 최초로 중동에서 열린 겨울 월드컵은 카타르가 조별리그에서 3전패함으로써 개최국 첫 경기 불패(16승 6무)의 불문율이 깨졌다. 개최국 조별리그 1호 탈락, 2경기만의 탈락도 처음이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처음으로 4강 쾌거를 이뤘고, 아시아연맹 소속 국가는 역대 가장 많은 16강 진출(한국 일본 호주)과 합작 7승을 일궈냈다. 주요 징크스는 표로 정리한다.◇카타르 월드컵에서 깨진 징크스▷개최국 첫 경기 무패=2018년까지 16승 6무.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0대2 패배▷개최국 최소 승점 1점 이상=카타르 조별리그 3전패▷21세기 들어 유럽 디펜딩 챔피언은 16강도 좌절=프랑스 준우승▷아르헨티나는 아시아 국가에 전승=사우디아라비아에 1대2로 역전패▷브라질은 유럽과 남미 외 대륙 팀을 상대로 무패=카메룬에 0대1 패배▷일본은 역전승 못한다=독일에 2대1, 스페인에 2대1 역전승▷멕시코는 1994년부터 16강 진출=7회 연속에서 끝▷32개 팀 참가 후 조별리그 전승 팀 나온다=2차전까지 연승한 프랑스, 포르투갈, 브라질이 3차전 패배 ◇카타르 월드컵에서 유지된 징크스▷대회 직전 발롱도르 수상자 배출 국가는 우승 실패=지난해 수상자는 리오넬 메시이지만 아르헨티나 우승. 카타르 대회가 12월에 열리는 바람에 프랑스 카림 벤제마가 올해 수상.▷올림픽 금메달의 저주=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금메달 국가는 직후 월드컵 4강 문턱도 못 넘어. 도쿄 챔피언 브라질 8강.▷아르헨티나 준결승 전승=크로아티아 꺾고 6승째▷5점 차 이상 경기 항상 나온다=스페인이 코스타리카에 7대0, 포르투갈이 스위스에 6대1로 대승▷이전 대회에서 브라질에 승리한 팀은 다음 대회에서 부진=2018년 8강전에서 브라질에 2대1로 승리한 벨기에는 조별리그 탈락▷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크로아티아는 토너먼트만 올라가면 4강 이상 성적=1998년 3위, 2018년 2위, 2022년 3위▷브라질은 2006년부터 토너먼트에서 유럽팀에게 승리하지 못한다 ◇한국 관련 징크스▷아시아 선수는 필드 멀티 골을 넣지 못한다=조규성 가나전 2골▷한국은 뒷 조(E~H조)에 배정되면 조별리그 탈락=1승 1무 1패로 H조 2위▷1986년부터 한국 이긴 팀은 16강 진출, 패배한 팀은 탈락=한국에 1-2로 진 포르투갈은 16강 진출, 3-2로 이긴 가나는 탈락▷포르투갈은 선제골을 넣으면 무패=한국에 1대2로 역전패▷우루과이는 아시아 팀에 전승=한국에 0대0 무승부▷브라질은 토너먼트에서 아시아 팀을 만나지 않는다=한국과 16강전▷한국은 유럽 아메리카 이외 대륙에서 열린 대회 16강 진출=카타르에서 유지▷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제 실점하고 승리하지 못한다=가나에 2-3 패배▷1990년 이후 한국에 승리한 팀은 우승 실패=브라질이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패배▷포르투갈은 한국을 만나면 패배=2002년에 이어 두 번째●비슷하면서도 다른 펠레와 평행이론 다시 메시 얘기로 돌아가 보자. 메시는 이번 우승으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마지막 퍼즐을 풀면서 홀가분하게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세계 최고 선수가 받는 발롱도르상 수상(7회)과 유럽챔피언스리그(4회), 올림픽(2008년 베이징), 월드컵 우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2014년에 이어 골든볼 2회 수상과 한 대회 조별리그, 16강, 8강, 4강,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한 유일한 선수가 된 것은 덤이다. 파리생제르맹에서 한솥밥을 먹는 직장동료이기도 한 메시와 음바페의 공통점은 펠레(1958년, 1962년, 1970년 우승·브라질) 이후 슈퍼스타는 ‘우승 1회, 준우승 1회’의 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징크스의 외연을 확장한 것.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지네딘 지단(프랑스),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이 덫에 걸렸다. 음바페는 미래가 활짝 열려 있는 창창한 나이이지만 이번에 메시를 넘지 못해 ‘1+1 클럽’에 메시와 동반 가입했다. 한편 호나우두(브라질)는 우승 2회+준우승 1회, 로타어 마테우스(독일)는 우승 1회+준우승 2회를 했다. 그러나 메시와 음바페는 개인 기록으로는 나란히 펠레를 넘어섰다. 메시는 통산 13골 8도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66년 이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26번째 월드컵 경기에 출전해 마테우스를 제치고 최다 출전 신기록도 썼다. 음바페는 14경기 12골(3도움)로 펠레와 절묘하게 타이를 이뤘지만 최연소이자 2개 대회만의 기록이란 점에서 펠레를 능가했다. ●펠레의 저주? 네이마르의 눈물 암 투병 중인 펠레로부터 우승컵을 가져오라는 해피엔딩 요청을 받은 네이마르(30·브라질)는 크로아티아와 8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시간에 선제골을 넣으며 펠레와 같은 A매치 77골(대회 2골)을 완성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1-1로 동점이 돼 끌려들어간 승부차기에서 공을 차보지도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펠레의 예언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걸로 악명이 높다. 브라질은 또 올림픽 우승국(지난해 도쿄)은 직후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에도 걸렸다. 메시 음바페와 함께 파리생제르맹 소속인 네이마르는 충격이 워낙 컸던지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앞의 파리생제르맹 삼총사에 비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는 월드컵을 제외한 모든 개인 기록에선 펠레를 포함한 그 누구보다 앞선다. 통산 819골에 A매치 196경기 출전, 118골은 모두 세계기록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선 22경기 출전에 8골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5번이나 출전한 월드컵에서 첫 대회인 2006년 4위가 최고 기록이다. 이는 포르투갈의 첫 4강 성적이기도 하다. 다음 대회면 불혹을 넘기는 호날두로선 이제 더 이상 출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앞의 파리생제르맹 삼총사에 비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는 월드컵을 제외한 모든 개인 기록에선 펠레를 포함한 그 누구보다 앞선다. 통산 819골에 A매치 196경기 출전, 118골은 모두 세계기록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선 22경기 출전에 8골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5번이나 출전한 월드컵에서 첫 대회인 2006년 4위가 최고 기록이다. 이는 포르투갈의 첫 4강 성적이기도 하다. 다음 대회면 불혹을 넘기는 호날두로선 이제 더 이상 출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아르헨티나 첫 번째 키커 리오넬 메시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브라질 다섯 번째 키커 네이마르는 공을 차보지도 못한 채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고의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준결승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브라질은 10일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아르헨티나 역시 네덜란드와 연장까지 2-2로 맞섰지만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변의 연속인 카타르 대회는 16강 토너먼트가 열리자 승부차기가 속출하고 있다. 16강전에선 모로코가 스페인을, 크로아티아가 일본을 승부차기에서 눌렀다. 월드컵 본선에서 4번의 승부차기가 나온 것은 이미 타이기록이다. 1990년, 2006년, 2014년, 2018년에 이어 다섯 번째. 아직 4경기(25%)가 남아 있다. 준결승전은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14일),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모로코(15일)의 대결로 압축됐다. 11미터 러시안 룰렛…영웅이냐, 역적이냐 축구는 무승부가 가장 많은 종목이다. 정규 90분에 연장 30분을 뛰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가 많다. 골이 잘 나오지 않게 설계된 탓이다. 리그에선 무승부를 그냥 놔두면 되지만, 토너먼트에선 어떻게든 상위 진출 팀을 가려야 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전 던지기나 다음날 재경기를 했는데 형평성 논란이 있어 고안된 게 승부차기다. 월드컵 본선에선 1982년 스페인 대회에 처음 적용됐다. 이번 대회 무승부는 13일 현재 60경기에서 14경기가 나왔다. 평소보다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23.3%나 된다. 승부차기는 승리 팀을 가리지만 공식 기록으로는 무승부다. 승부차기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강인한 정신력이 더 필요하다. 행운도 따라야 한다. 이변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론적으로는 키커가 절대 유리하다. 보통 초속 25m(시속 90km로 중거리 슛에 비해 약한 편)의 스피드로 차면 공이 골대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0.44초다. 이에 비해 골키퍼가 공이 떠나는 것을 보고 반응하는 시간은 약 0.6초다. 볼을 향해 몸이 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따라서 골키퍼는 미리 수집한 키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방어를 한다. 결국 키커가 사각의 모서리로 제대로 차기만 하면 막기 힘들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승부차기 성공률은 의외로 낮다. 경기 중 페널티킥 성공률은 70~80%에 이르지만 승부차기는 훨씬 떨어진다. 이번 대회 4경기 승부차기 성공률은 64.7%(34번 슈팅해서 22골)에 불과하다. 승부차기에서 실축할 경우 패배가 확정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되면 성공률은 50% 이하로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다. 승부차기의 심리학 키커는 한 번의 기회만 갖지만 골키퍼는 다섯 번 선다. 키커는 못 넣는 순간 바로 역적이 된다. 골키퍼는 5개 중 한두 개만 막으면 영웅이 될 수 있다. 키커에 비해 심리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을 5-3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이운재는 4번 중 1번만 막고도 영웅이 됐다.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는 5번 모두 실패했지만 비난의 화살은 유일하게 실축한 영건 호아킨 산체스에게 집중됐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결승까지 이끈 로베르토 바조는 한순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직행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사상 최초로 결승 승부차기까지 간 브라질과 경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그는 홈런슛을 해 2-3 패배의 원흉이 됐다. 당시 그의 페널티킥 성공률은 86%였다. 그가 골을 넣었더라도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가 성공하면 이탈리아가 지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에겐 제단에 바칠 희생양이 필요했다. “득점은 그때뿐이다. 실축은 모든 이에게 영원히 기억된다. 나는 4년간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악성 훌리건과 도박꾼으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았던 바조의 훗날 고백이다. 승부차기는 키커의 순서가 중요하다. 기선 제압을 해야 하는 1번 키커는 팀의 주장이나 에이스가 맡는다. 메시는 항상 1번이다. 2번은 주로 그물망을 찢을 만큼 힘이 좋은 젊은 선수가 맡는다. 5번 키커는 승부를 마무리하는 역할이기에 1번과 마찬가지로 믿을 만한 선수의 몫이다.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호하는 순번이다. 확률적으로는 가장 잘하는 선수 순으로 나가는 게 맞지만, 심리적인 요인이 워낙 크기 때문에 5번 키커의 역할이 강조된다.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때 한국 순번은 1번 황선홍, 2번 박지성, 5번 홍명보였다. 대체로 선공을 하는 팀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먼저 골을 넣으면 상대 팀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한때 테니스의 타이브레이크처럼 선공 팀 선수가 슛을 하면 후공 팀 선수 2명이 차고, 다시 선공 팀이 2번 차는 방식이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후공 팀의 승률이 엇비슷해지면서 없던 일이 됐다. 승부차기까지 가면 약팀이 강팀보다 승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다. 월드컵 본선 승부차기 역사(13일 현재)팀경기결과서독 vs 프랑스1982년 준결승서독 5-4 승브라질 vs 프랑스1986년 8강전프랑스 4-3 승서독 vs 멕시코1986년 8강전서독 4-1 승스페인 vs 벨기에1986년 8강전벨기에 5-4 승아일랜드 vs 루마니아1990년 16강전아일랜드 5-4 승아르헨티나 vs 유고슬라비아1990년 8강전아르헨티나 3-2 승아르헨티나 vs 이탈리아1990년 준결승아르헨티나 4-3 승서독 vs 잉글랜드1990년 준결승서독 4-3 승멕시코 vs 불가리아1994년 16강전불가리아 3-1 승루마니아 vs 스웨덴1994년 8강전스웨덴 5-4 승브라질 vs 이탈리아1994년 결승브라질 3-2 승아르헨티나 vs 잉글랜드1998년 16강전아르헨티나 4-3 승이탈리아 vs 프랑스1998년 8강전프랑스 4-3 승브라질 vs 네덜란드1998년 준결승브라질 4-2 승스페인 vs 아일랜드2002년 16강전스페인 3-2 승스페인 vs 대한민국2002년 8강전대한민국 5-3 승스위스 vs 우크라이나2006년 16강전우크라이나 3-0 승독일 vs 아르헨티나2006년 8강전독일 4-2 승잉글랜드 vs 포르투갈2006년 8강전포르투갈 3-1 승이탈리아 vs 프랑스2006년 결승이탈리아 5-3 승파라과이 vs 일본2010년 16강전파라과이 5-3 승우루과이 vs 가나2010년 8강전우루과이 4-2 승브라질 vs 칠레2014년 16강전브라질 3-2 승코스타리카 vs 그리스2014년 16강전코스타리카 5-3 승네덜란드 vs 코스타리카2014년 8강전네덜란드 4-3 승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2014년 준결승아르헨티나 4-2 승스페인 vs 러시아2018년 16강전러시아 4-3 승크로아티아 vs 덴마크2018년 16강전크로아티아 3-2 승콜롬비아 vs 잉글랜드2018년 16강전잉글랜드 4-3 승러시아 vs 크로아티아2018년 8강전크로아티아 4-3승일본 vs 크로아티아2022년 16강전크로아티아 3-1 승모로코 vs 스페인2022년 16강전모로코 3-0 승크로아티아 vs 브라질2022년 8강전크로아티아 4-2 승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2022년 8강전아르헨티나 4-3 승팬들은 흥미진진, 팀과 선수는 극한상황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 신흥 강호다. 2018년과 올해 내리 4승을 거둬 승률 100%를 자랑한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선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독일도 4승 무패이지만 2006년 이전 일이다.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은 아르헨티나로 5승 1패다. 그러나 1990년과 2014년 준결승에서 승리하고도 결승에서 모두 독일에 패배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잉글랜드 네덜란드 스페인 멕시코는 승부차기만 가면 새가슴이 된다. 이탈리아는 1994년 브라질과 결승전을 포함해 우승 문턱에서 3번이나 패퇴했지만 2006년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로 우승컵을 안아 한을 풀었다. 당시엔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게제가 역적이 됐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한국을 비롯해 벨기에, 러시아, 모로코 등 상대적으로 약한 팀에 4패(1승)를 당해 승부차기 최다 패배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모로코전에선 3명의 선수가 잇달아 실축해 0-3으로 졌다. 2006년 스위스가 우크라이나와 16강전에서 당한 0-3 패배에 이은 두 번째 무실점 패배였다.주요 국가 월드컵 본선 승부차기 성적(다승순)국가성적비고아르헨티나5승 1패1990년, 2014년 준결승 승리 후 결승에서 모두 독일에 패배크로아티아4승2018년 2승한 기세를 몰아 준우승, 2022년 2승 중독일4승서독 시절 3승, 1990년 잉글랜드와 준결승 승리 후 우승브라질3승 2패1994년 이탈리아와 결승전 최초 승부차기 우승프랑스2승 2패1998년 이탈리아와 8강전 승리 후 우승대한민국1승2002년 스페인과 8강전 승리, 아시아 국가 최초 4강이탈리아1승 3패우승 문턱 3연패 후 첫 승리가 2006년 프랑스와 결승잉글랜드1승 3패1990년 독일과 준결승 패배네덜란드1승 3패1998년 브라질, 2014년 아르헨티나와 준결승 패배스페인1승 4패벨기에, 대한민국, 러시아, 모로코에 패배, 모로코전 0-3 패배일본2패2010년 파라과이, 2022년 크로아티아와 16강전 패배멕시코2패1986년 독일과 8강전, 1994년 불가리아와 16강전 패배호주는 올해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페루를 꺾는 등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승부차기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비공인 기록이지만 2019년 6월 9일 청주 대성고와 용인 태성 FC의 무학기 전국고교대회 8강전에선 양 팀 합쳐 62번째 키커까지 나오는 1시간 승부차기 끝에 태성이 29-28로 승리했다.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98골을 넣었지만 페널티킥 골은 전무했다. 만약 그가 페널티킥도 했다면 연간 3골씩만 따져도 30골은 더 넣었을 것이다. 손흥민도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페널티킥 골이 없는 역대 10번째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선 코너킥과 프리킥을 자주 하지만 토트넘에선 공격 듀오인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전담 키커를 맡고 있다. 이런 케인도 지난 프랑스와의 8강전에선 망신을 당했다. 케인은 후반 9분 페널티킥으로 1-1 동점을 만들며 월드컵 최다인 통산 4번째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1-2로 뒤진 후반 36분 다시 맞은 페널티킥 기회에선 실축해 패배의 책임을 져야 했다.무승부 때 승부를 결정짓는 방법으로 야구와 당구는 승부치기, 골프는 서든데스 연장전, 테니스는 타이브레이크, 양궁은 슛오프, 배구 탁구는 듀스 등이 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이효찬 씨(25)는 아침마다 버스를 타고 경기 남양주시 북부장애인복지관으로 출근한다. 이곳에서 하루 3시간씩 다회용 컵을 세척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이 씨는 발달장애인이다. 그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 덕분이다. 장애인개발원은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공공형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을 보장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일자리를 찾은 장애인은 2만7546명이다. 이들은 이 씨처럼 다회용 컵을 세척하거나 교통약자의 승하차를 지원하거나 대형 서점에서 도서를 정리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는 38개 직무를 개발했다. 전국 583개 기관에서 직무에 적합한 장애인을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장애인에게 어떤 직무가 적합할지 판단하지 못하는 기관들에 장애인개발원이 개발한 직무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강원 춘천시청에서 근무하는 오준기 씨(32·지체장애)는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공무원의 꿈을 키웠다. 일정 기간 소득을 보장해 주는 ‘일반형 일자리 지원사업’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식품회사나 정보기술회사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이 씨는 다회용 컵을 세척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 월급을 모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다는 소망도 있다. 예전엔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일을 하면서 성격이 밝아졌고 몸도 건강해졌다. 무엇보다도 자신감과 꿈을 갖게 됐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감동을 그는 잊지 못한다.남양주시 북부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커피숍은 물론이고 일반 회사에서도 다회용 컵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효찬 씨에게 민간 기업으로 취업이 연계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이 씨의 취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은 2007년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국내 등록 장애인은 약 260만 명이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의 지원을 받는 장애인은 1%에 불과하다. 모든 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바야흐로 월드컵 시즌이다. 이맘때면 온갖 예상이 난무한다. 전력분석에 의한 과학적 전망이든,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든. 체육기자들이 쏟아지는 질문에 곤혹스러운 때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괜히 아는 척 하기보다 그냥 각종 예상을 스크랩했다가 보여주는 게 상책이다. 예상도 많아지면 집단 지성이란 게 생기지 않을까.사상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21일 오전 1시 카타르-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19일 0시 결승전까지 조별리그 48경기, 16강 토너먼트 16경기(3위 결정전 포함) 등 한 달간 총 64경기가 열린다.한국만 빼면 16강은 사실상 만장일치이번 대회에서 16강을 가리는 작업은 너무 쉽다. 각 조에서 FIFA 랭킹이 높은 두 팀이 올라간다. 거의 모든 예상이 일치한다. B조의 미국(15위)과 웨일스(18위), F조의 크로아티아(16위)와 모로코(24위), H조의 우루과이(13위)와 한국(29위)이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지만 상위 랭커에게 무게가 실린다.우리나라는 EA스포츠로부터 한 표를 받았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어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G조 1위 브라질과 맞붙어 0-3으로 지는 것으로 나왔다. 손흥민(토트넘)은 2골을 넣어 공동 15위, 이재성(마인츠)은 2도움으로 공동 4위에 오른다는 ‘투 머치 예상’도 있다.ESPN은 4월엔 한국이 우루과이(1-0)와 가나(1-0)를 잡고, 포르투갈(0-0)과는 비겨 2승 1무로 포르투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고 편을 들더니 최근엔 우루과이가 올라간다고 말을 바꿨다. 왼쪽 눈 주위 뼈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겨두긴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보다 높아진 국민 기대승부가 투표로 결정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갤럽이 지난달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전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우승 2%, 4강 8%, 8강 14%, 16강 36%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는 응답은 60%에 이르렀다. 이는 2014년 브라질(42%), 2018년 러시아(37%) 때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반면 16강 탈락은 17%, 나머지는 의견을 유보했다.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이 지난달 20~60대 국민 3144명에게 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국은 우승 5.4%, 4강 9.4%, 8강 16.1%, 16강 43.8%로 16강 이상 응답이 74.7%나 됐다. 우루과이와 1차전은 승리 44%, 무승부 30.9%, 패배 25.2%로 집계됐다.그러나 전문가들이 정하는 스포츠토토 프로토 배당률은 16강 진출(3.8배)보다 조 3위(1.6배)와 4위(1.9배) 가능성을 높게 봤다. 조별리그 3경기 결과도 패승패(4.9배), 패무패(5.6배), 패패패(5.7배)만 배당률 10배 이하로 책정됐다. 반면 승승승은 85배, 한국의 우승은 360배에 이르렀다.우승 트로피는 누구 품에 안길까몇 달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에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벨기에 포르투갈까지 예상 우승팀이 난립했다. 대회가 다가오자 남미의 양대 축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로 지지세가 모아졌다. 아르헨티나는 EA스포츠, CBS, 영국 투자은행 리버럼캐피탈, 스페인 매체 마르카, 글로벌 경제리서치업체 BCA리서치의 선택을 받았다. 브라질은 통계업체 옵타, ESPN, 배팅앱 SBK, 로이터통신, 글로벌 카지노 시저스,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 힐로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브라질 지지 업체들이 더 권위가 있어 보이지만 아르헨티나의 최근 상승세가 눈에 띈다.EA스포츠는 결승에서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을 1-0으로 꺾는다고 했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7경기에서 8골을 넣어 골든부트(득점왕), 골든볼(MVP)에 첫 우승까지 석권한다는 것. 그러면서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의 우승을 모두 맞췄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모두 조 1위로 올라간다면서 이 경우 4강전에서 만나게 된다는 대진표도 확인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CBS는 브라질의 우승(잉글랜드에 2-0 승리)을 예상했다가 최근 아르헨티나(잉글랜드에 2-1 승리)로 바꿨다. 이 매체는 한국이 1무 2패로 가나(3무)에게조차 뒤진 조 최하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버럼캐피탈과 마르카 역시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다고, BCA리서치는 포르투갈에 승리하고 우승한다고 점쳤다.아르헨티나의 상승세, 브라질의 저력옵타는 6월 프랑스를 우승팀으로 꼽았다가 이달 들어 브라질로 변경했다. 통계전문 업체답게 우승부터 16강 진출까지 32개 팀의 확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우승 확률은 브라질(16.3%), 아르헨티나(13.1%), 프랑스(12%), 스페인(8.9%), 잉글랜드(8.8%), 독일(7.7%) 순. 한국은 24위(0.2%)이며 16강 진출 확률은 8.2%로 일본(8.9%), 이란(8.7%)에도 뒤진 26위였다.SBK는 브라질이 프랑스를 꺾고 우승하며, 아르헨티나가 3위 결정전에서 벨기에를 제압한다고 예상했다. ESPN은 브라질 스페인 독일, 시저스는 브라질 프랑스 잉글랜드 스페인 아르헨티나 독일, 윌리엄 힐은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순으로 우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로이터통신은 특이하게 세계 경제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브라질(46%)의 우승을 내다봤다. 아르헨티나(15%), 프랑스(14%), 독일(7%) 순. 16강 토너먼트 대진표 분석앞에서 언급한 대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같이 조 1위를 하면 준결승에서 만난다. 아르헨티나가 이를 피하려고 조 2위로 도망가면 16강전에서 프랑스, 8강전에서 잉글랜드, 준결승에서 독일(스페인)을 만날 공산이 크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포르투갈 독일(스페인) 프랑스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결국 두 팀은 조 1위를 해서 준결승에서 격돌하는 게 낫다. 이 경우 브라질은 스페인(독일)과 8강전이 1차 고비다.잉글랜드는 조 1위를 하면 8강전에서 프랑스와, 2위를 하면 아르헨티나와 만나게 된다. 반면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 스페인과 독일은 조 2위를 하면 8강전에서 브라질을 피할 수 있다. 준결승에나 가야 프랑스와 맞붙는다. 토너먼트 대진 운만 놓고 보면 아르헨티나와 E조 국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셈이다. 징크스로 살펴본 우승 전망각종 기록도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전년도 발랑도르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우승 못한다는 징크스(준우승만 5회)가 있지만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이 저주에서 벗어났다.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는 바람에 지난달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타에게 할당된 월드컵 행운은 우승 1회+준우승 1회란 속설은 올해 메시가 우승하고,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준우승하면 딱 맞아떨어진다. 브라질은 올림픽 금메달의 저주를 깨야 한다. 올림픽 우승팀은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브라질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한국은 지표상으로도 16강 진출이 녹록치 않다. 아시아 최종 예선을 1위로 통과하거나, 본선 A~D조에 속했을 때 좋은 결과가 있었는데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이란과 함께 본선에 오르면 항상 탈락했다. 10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조별리그 2차전에선 무승이다. 한국이 무조건 잡아야 할 가나전이다.하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월드컵의 명승부를 기대해본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1990년대 초 프로야구단 태평양에는 김홍기란 선수가 있었다. 동국대 4번 타자 출신으로 입단 첫 해인 1991년 2군 홈런왕, 이듬해 시범경기 홈런왕에 오른 장타자. 그러나 1군에선 거의 뛰지 못한 무명이었다. 사람들은 2000년대 초가 돼서야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1994년 유니폼을 벗은 그는 무작정 골프채를 잡았다. 호구지책이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갖다 대기만 해도 300야드이니 6개월쯤 지나니 평균타수가 70대로 들어왔다. 이거다 싶었던 그는 한국인 최초의 PGA 프로를 목표로 여권 하나 달랑 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박세리 최경주보다 앞선 시기였다. 그러나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시작한 탓에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미국에서 7년을 보내며 데이비드 레드베터 스쿨과 김미현의 스승인 필 릿슨이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졸업한 그는 당시로선 몇 안 되는 PGA 레슨 프로가 돼 돌아왔다. 이후 그는 특기인 장타를 앞세워 20년간 방송과 레슨을 겸하는 스타 교습가로 활약했다. 현재도 장타대회 방송 해설을 맡고 있다. 서론이 길어진 것은 김홍기의 인생 자체가 흥미로운데다 그가 야구와 골프에서 장타의 꿀맛과 쓴맛을 모두 겪었기 때문이다. 기자와도 친분이 있는 그는 “장타는 분명 유리한 조건이지만 나에게 있어선 하늘이 내린 형벌이었다”고 했다. 홈런왕을 노렸지만 공갈포로 끝났고, 장타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OB로 오랫동안 고생한 그였다. 이래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는 것일까.여자 골프 세계 1위는 무덤? 희한하게 여자 골프에선 압도적인 장타력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가 갑자기 사그라진 선수가 많다. 이유는 다르지만 1대 안니카 소렌스탐과 2대 로레나 오초아는 이 징크스를 연 장본인들이다. 메이저 10승 포함해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은 타이거 우즈와 쌍벽을 이룬 최고 선수. 문제는 여자 세계랭킹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그의 나이는 이미 36세였다. 못해도 10년은 누구도 넘보지 못한 여왕의 자리를 지켰던 그는 1년을 조금 넘긴 60주간 1위를 유지한 뒤 은퇴 수순을 밟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오초아는 역대 가장 오랜 158주간 장기 집권했지만 결혼한 뒤 29세의 한창 나이에 최정상에서 필드를 떠났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인지 이달 초 세계 1위에 오른 태국의 19세 신예 아타야 티띠꾼까지 2010년부터 12년간 14번이나 여왕의 명패가 바뀌었다. 이들 가운데 쩡야니와 아리아 쭈타누깐, 박성현에게선 평행이론이 나타난다. 화려한 장타 퍼포먼스로 동료선수들을 공포에 떨게 했지만, 한 순간에 평범한 선수로 곤두박질쳤고 그 원인도 비슷했다.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기간순위선수국적주기간1로레나 오초아멕시코15807.4.23~10.5.22고진영한국15319.4.8~22.10.313쩡야니대만10911.2.14~13.3.174박인비한국10613.4.15~18.7.235리디아 고뉴질랜드10415.2.2~17.6.116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6006.2.21~07.4.227넬리 코다미국2921.6.28~22.1.318신지애한국2510.5.3~11.2.138스테이시 루이스미국2513.3.18~14.10.2610아리야 쭈타누깐태국2317.6.12~19.3.310펑샨샨중국2317.11.3~18.4.2212박성현한국2018.8.21~19.7.2213유소연한국1917.6.26~17.11.514미야자토 아이일본1110.7.19~10.10.2415크리스티 커미국510.6.28~10.10.3116아타야 티띠꾼태국222.11.1~※1위 등극 나이: ①리디아 고(17세 11개월) ②티띠꾼(19세 8개월) ③쭈타누깐(21세 6개월) ④신지애(22세 1개월)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쩡야니 쩡야니처럼 심하게 롤러코스터를 탄 선수가 있을까. 그가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 크리스티 커의 짧은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2011년 2월 1위에 오르자 사람들은 제2의 소렌스탐이 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듬해 4월 랭킹 포인트는 그와 2위 최나연의 차이가 최나연과 180위의 차이보다 컸다. 우즈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2009년에 일찌감치 소렌스탐의 레이크 노나 지역 집을 사들였다. 72개의 트로피가 들어 있던 거대한 진열장을 물려받아 이걸 어떻게 채울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쩡야니의 시대는 예상보다 훨씬 짧은 109주밖에 가지 못했다. 초반에 벌어들인 포인트가 워낙 많아 후반기 1년은 우승을 못해도 1위를 지켰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2013년 3월 기아클래식에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출전권을 박탈당했고 이때부터 추락은 가속화됐다. 장타에 쇼트게임까지 뛰어났던 그가 몰락한 이유는 오로지 멘탈이었다. 우승을 해도 좀처럼 웃지 않던 그는 “1위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연습 때는 잘 되는데 대회만 시작되면 몸도, 마음도, 스윙도 컨트롤이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가 만든 골프여왕 프로젝트에 따라 5세 때 골프채를 잡았고 12세 때 미국으로 갔던 그는 주위에 경쟁자만 있을 뿐 친구가 없었다. 결국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대만의 국민영웅은 그렇게 사라져갔다. 쩡야니는 최근에도 열흘짜리 묵언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재기를 위해 애쓰고 있긴 하다.멘탈이 흔들리는 순간 장타가 방향을 잃다 쭈타누깐과 박성현도 비슷한 병을 앓고 있다. 쭈타누깐은 21세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0승을 거뒀다. 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쭈타누깐의 아버지는 한밤에 공동묘지로 딸들을 데려가 50바퀴를 뛰게 했다. 그럼에도 쭈타누깐은 유리 멘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3년 태국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2타 차 선두였다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보기로 박인비에게 역전패를 당한 뒤 1살 위 언니 모리야를 안고 펑펑 울었다. 신인이던 2015년 개막전에선 연장 승부 끝에 김세영에게 패했다.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에선 2타 차 선두였다가 마지막 3개 홀 보기로 역전패했다. 쭈타누깐은 쩡야니처럼 소렌스탐의 심리코치였던 피아 닐슨을 만나 훌쩍 성장했지만 닐슨과 스윙코치 사이에 불화가 생기면서 스윙코치를 해고했고 닐슨과도 헤어지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다행인 것은 2021년 혼다 대회 4라운드에서 9언더 맹타를 쳐 선두였던 티띠꾼을 제치고 역전승하면서 8년 전의 악몽을 딛고 긴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아직 예전의 기량은 아니지만 60위까지 랭킹이 올라왔다. 모리야는 67위. 박성현은 2017년 데뷔 후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하는 등 올해의 선수, 상금왕. 신인왕을 석권했다. 1978년 낸시 로페스 이후 39년만의 신인 3관왕이었다. 2019년까지 통산 7승을 거뒀지만 시즌 중반 어깨부상으로 4개월간 골프채를 놓아야 했다. 이후 3년간 한 차례 톱10에도 들지 못한 채 랭킹은 274위까지 내려갔다. ‘남달라’라는 별명답게 역동적인 스윙과 장타, 남자의 백스핀에 승부근성까지 갖췄던 그는 부상으로 스윙에 변화가 생기면서 거리는 10야드 정도밖에 안 줄었지만 그린 적중률은 최하위권으로 내려갔다. 현재 랭킹은 182위.장타여왕과는 다른 숏게임여왕 최연소 타이틀 수집이 취미인 리디아 고는 ‘천재 중의 천재’로 불린다. 아마추어 시절 캐나다 여자오픈 2연패를 했고, 17세 때인 2014년 프로에 데뷔해 3승을 거두며 최연소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런 그도 2016년 말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결별하면서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매년 가장 보기가 적은 선수 중 하나였던 그는 위기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멘탈과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해 57개 대회 1084일 만에 우승했고 올해는 2승을 보태며 CME 글로브 레이스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랭킹도 3위로 점프했다. 1988년생 동갑내기 박인비와 신지애도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지만 아직도 우승을 넘보는 꾸준한 기량을 자랑한다. 고진영은 오초아의 최장기 1위 기록 갱신을 눈앞에 뒀지만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3개월째 휴업 상태이다. 그 역시 장타보다는 약점을 찾을 수 없는 고른 기량과 승부근성을 갖추고 있어 부상만 회복되면 다시 그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세계랭킹 산정 방식 세계랭킹은 최근 2년(104주)간 출전한 대회에서 얻은 총 포인트를 대회수로 나눈 평균 포인트로 산정한다. 메이저대회와 최근 13주간 대회 등은 가산점이 붙는다. 전체 포인트만 보면 리디아 고(383.09)와 5위 이민지(373.14)가 고진영(312.08)과 티띠꾼(306.39)을 앞선다. 출전 대회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즈는 전성기 시절에도 대회를 가려 출전했다. 모든 대회 조직위원회가 1년 전 결정되는 우즈의 출전대회에 끼려고 로비를 할 정도였다. 683주간 1위를 하며 심리적 부담감을 오히려 즐겼던 우즈는 부상과 외도,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아마도 슬럼프가 없었던 유일한 선수였던 것 같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롯데 이대호(40)보다 은퇴 시즌에 잘 한 선수가 있을까. 손가락 아프게 찾아봤지만 동서고금을 통틀어 최소한 프로야구에선 없는 것 같다. 다른 종목에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전설의 쿼터백 톰 브래디가 있지만 이들은 은퇴를 번복했다. 이대호의 올해 성적은 타율 0.331(4위), 23홈런(5위), 101타점(4위), 179안타(4위), 출루율 0.379(10위), 장타율 0.502(6위)이다. 득점과 도루를 제외한 타격 6개 부문에서 톱 10에 올랐다. MVP 후보감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최근 4년간 최고 성적을 냈다. 30대 후반 이대호보다 40세 이대호가 빛났다. 나이에 따른 체력과 선구안 약화가 나타나긴 했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대호의 평균 타구 속도는 2020년 시속 136.3km에서 2021년 134.8km, 올해 131.3km로 떨어졌다. 시속 95마일(약 152.9km) 이상인 하드 히트 생산 비율은 40.9%에서 33.3%, 33.5%로 주춤했다. 스트라이크존 콘택트 비율은 72.7%, 72%에서 68.6%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타구의 평균 발사각을 12.7도, 12.6도에서 16.5도로 높여 더 많은 장타와 높은 타율을 만들어냈다. 이런 그를 향해 팬들은 물론 동료들도 만류했지만 이대호는 2년 전 예고한대로 은퇴를 강행했다. 롯데는 8일 LG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은퇴식과 동시에 그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했다.월드클래스 이대호 vs 아시아급 이승엽 한국 최고의 타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두산 이승엽 감독을 꼽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이승엽은 국내에서 15시즌밖에 안 뛰었지만 홈런 타점 득점 루타 등 장타 관련 통산 기록은 대부분 톱에 올라 있다. 2003년엔 56홈런을 날려 오 사다하루를 제치고 당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은퇴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것을 비롯해 2017년 41세의 나이에 거둔 타율 0.280 24홈런 87홈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고 기록이었다.국내에서 17시즌을 뛴 이대호는 통산 성적 1위는 없지만 기록의 질에 있어서만큼은 이승엽을 능가한다.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오른 2010년 9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켄 그리피 주니어(1993년), 돈 매팅리(1987년), 대일 롱(1956년)의 8경기를 뛰어넘은 세계 기록이다. 7관왕은 타이 콥(1909년)이 전무후무한 8관왕 석권을 한데 이은 2위 기록. 칼 야스터젬스키(1967년), 로저스 혼스비(1922년), 나폴레온 라조이(1901년)와 동률을 이뤘다. 이와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뛰며 꾸준히 정상급 성적을 낸 선수는 이대호와 동갑내기인 삼성 오승환밖에 없다.이대호 한미일 프로야구 성적국가연도성적한국2001~11, 17~220.309 374홈런(3위) 1452타점(5위) OPS 0.900일본2012~150.293 98홈런 348타점 OPS 0.856미국20160.253 14홈런 49타점 OPS 0.740유니폼 벗는 날까지 리그를 지배한 선수 이대호와 이승엽은 마지막 시즌까지 규정타석을 채웠다. 이들만큼은 안 되지만 전성기에 맞먹는 기량을 보인 국내 선수는 SK 김재현, LG 박용택, KT 유한준이 있다. 김재현은 2010년 거의 풀타임을 뛰며 10홈런을 날렸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MVP가 되는 등 우승에 기여했다. 박용택과 유한준은 벤치를 들락거렸지만 3할 타율을 달성했다. 유한준도 지난해 팀이 우승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선동열이 있다. 선동열은 36세 때인 1999년 일본 주니치에서 시즌을 마친 뒤 미국 진출을 꾀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은퇴했다.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성적표가 1승 2패 28세이브에 평균자책 2.61이었다. 미국에선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윌리엄스는 42세 때인 1960년 타율 0.316에 29홈런 72타점, OPS 1.096의 성적을 거둔 뒤 은퇴했다. 이대호보다 홈런과 OPS에선 앞선다. 세인트루이스 알버트 푸홀스는 올해 기적을 만들었다. 6월까지 4홈런에 그쳐 통산 700홈런 달성이 불가능해보였지만 막판 놀라운 집중력으로 703호까지 찍은 뒤 은퇴했다. 그가 올해 날린 24홈런은 최근 6년간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다. 일본에선 통산 868홈런의 오 사다하루가 마지막 시즌인 1980년에도 30홈런(타율 0.236 84타점)을 쏘아 올렸다. 히로시마와 의리를 지킨 구로다 히로키는 메이저리그에서 7년 만에 돌아온 뒤에도 2년간 21승을 거뒀다. 은퇴 시즌인 2016년 성적은 10승 8패에 평균자책 3.06이다.한·미·일 주요 선수 은퇴 시즌 성적선수나이연도성적이대호402022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 OPS 0.881이승엽412017타율 0.280 24홈런 87타점 OPS 0.863선동열361999평균자책 2.61 1승2패28세 34K김재현342009타율 0.288 10홈런 48타점 OPS 0.868박용택412020타율 0.300 2홈런 35타점 OPS 0.735유한준402021타율 0.309 5홈런 42타점 OPS 0.827테드 윌리엄스421960타율 0.316 29홈런 72타점 OPS 1.096알버트 푸홀스422022타율 0.270 24홈런 68타점 OPS 0.895타이 콥421928타율 0.323 1홈런 40타점 OPS 0.819오 사다하루401980타율 0.236 30홈런 84타점 OPS 0.803구로다 히로키412016평균자책 3.09 10승8패 98K비운의 스타 루 게릭과 무안타 이치로 마지막은 초라했지만 감동을 안긴 선수도 있다. ‘철마’ 루 게릭은 1939년 6월 13일 자신의 병을 대중에 공개하며 14년간 이어온 2130경기 연속 출장기록을 스스로 접었다. 운동신경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희귀질환인 ‘루 게릭 병’이었다. 8일 뒤 은퇴했고, 2년 뒤 영면했다. 그해 성적은 8경기에 나가 타율 0.143에 1타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유예기간 없이 바로 게릭을 명예의 전당 멤버로 선출했다. 게릭은 이미 1938년부터 원인 모를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타율 0.295에 29홈런 114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스즈키 이치로는 46세인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5타수 무안타 1볼넷)만 뛴 뒤 은퇴를 발표했다. 5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박수를 받았다. 박찬호는 2012년 39세의 나이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시즌을 치렀다. 5승 10패에 평균자책 5.06은 ‘코리안 특급’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그의 투혼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박찬호392012평균자책 5.06 5승10패 68K최동원321990평균자책 5.28 6승5패1세 24K이종범412011타율 0.277 3홈런 24타점 OPS 0.724양준혁412010타율 0.239 1홈런 20타점 OPS 0.674송진우432009평균자책 7.36 1승2홀드루 게릭3619398경기 0.143 1타점베이브 루스401935타율 0.181 6홈런 12타점 OPS 0.789행크 애런421976타율 0.229 10홈런 35타점 OPS 0.684놀란 라이언461993평균자책 4.88 5승5패 46K로저 클레멘스452007평균자책 4.18 6승6패 68K랜디 존슨462009평균자책 4.88 8승6패 86K장훈411981타율 0.313 3홈런 16타점 OPS 0.586스즈키 이치로4620192경기 5타수 무안타 1볼넷마이클 조던과 톰 브래디 나이가 들어서도 만화와 같은 인생을 산 선수들도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3시즌 연속 우승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조던은 이듬해 8월 부친이 고속도로에서 강도의 총에 맞아 사망하자 첫 번째 은퇴를 선언한다. 최고의 전성기에 은퇴도 놀랍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제2의 인생으로 야구를 선택한 것이다. 조던은 31세인 1994년 더블A에서 연봉 1만 달러 선수로 뛰었고, 유망주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1995년 3월 미국의 언론사들은 “I‘m back(내가 돌아왔다)”이라고 짧게 쓰인 한 통의 팩스를 받는다. 18개월의 공백이 무색하게 조던은 다시 팀의 3연패를 이뤄냈고 2000년 두 번째 은퇴를 한 뒤 워싱턴 주주 겸 사장으로 취임한다. 그리고 2년 뒤 NBA의 인기를 회복시키고자 다시 복귀한다. 그는 40세가 된 2003년 시즌까지 평균 2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성적을 남겼다. 미국프로풋볼(NFL)의 톰 브래디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전설이다. 만년 하위 팀 탬파베이를 이적 첫 시즌 만에 우승시키며 자신의 7번째 슈퍼볼 정상에 오른 그는 시즌을 끝낸 올 초 은퇴를 선언했지만 40일 만에 번복하며 필드로 돌아왔다. 45세의 그이지만 은퇴하기엔 너무 화려한 성적표였다. 그는 719번의 패스를 시도해 485개를 성공시켰고, 5316야드를 전진해 43번의 터치다운을 일궈냈다. 22년간 자신의 커리어 하이 성적이었다. 탬파베이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도 디비전 선두를 달리고 있다.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중소기업협동조합 가운데 60년사를 발간한 조합들이 있다.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 조합들은 지난 60년 발자취를 정리하고 희망찬 100년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역사와 생존 비결, 향후 비전 그리고 60년사 제작 현황 등을 살펴본다.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박엽지 적합업종 지정절감 전력 한전에 판매동반성장 협약 성과1961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 발표 이후 중소기업기본법,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돼 업종별 협동조합 창립 운동이 확산되면서 제지조합은 이듬해 3월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주요 사업은 펄프 등 원·부자재 수입 대행, 1981년부터 격월간지 ‘제지’ 발행, 1984년 조합 소유 사무실 마련, 1992년 조합 30년사 편찬, 부당 가수(加水) 행위 신고제도 운영, 박엽지 품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및 동반성장 협약, 최근에는 조합원 사가 절감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수요반응제도(DR)’ 지원 등이 있다.조합은 201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받기도 했다. 중소 박스업계가 2016년 하반기 이후 골판지 원지·원단의 가격 인상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국정감사 등을 통한 이슈화를 추진했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2017년 국정감사에서 권혁홍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조합은 60년사 편찬 계획을 지난해 12월 수립했고, 자료 수집 및 원고 작성을 시작해 4월 완료했다.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변압기 국산화 앞장중앙회 조합대상 수상공동구매 사업도 박차1962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됨에 따라 중소공업중앙단체연합회와 대한전기공업협회 등 35개 업종으로 분류된 각 협회는 조합 설립에 관한 업무를 시작했다. 전기공업 분야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던 대한전기공업협회는 그해 4월 35개의 조합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개최해 초대 이사장에 장병찬 이천전기공업 대표를 선임하고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조합은 정부 정책과 국내외 산업 환경이 부단히 변화하는 가운데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2010년 중기중앙회협동조합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586개 사로 배전반, 변압기 등을 제조하는 중전기 기업체가 가입해 있다.주요 사업은 경쟁 입찰 참여와 △우수조달 공동상표 수주 △원·부자재 공동 구매 △단체표준 인증 △KAS V체크마크 인증 △중전기기 설계 및 기술인력 양성 △해외 전시회 참가 △수출촉진회 파견 △조합원을 위한 각종 행사 개최 등이다.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원자재 폭등 공동 대응단체표준 사업에 역점표준색 견본 주요 성과페인트잉크조합은 페인트협회와 잉크협회가 모체가 돼 조합을 구성하고, 1962년 3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두 단체는 외산 페인트 수입 방지와 원료 공동 수입, 물품세 이중부과 면제 업무에 각각 노력하다가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합치게 됐다.두 협회는 업이 유사하며 제조 공정이 거의 같다. 조합 설립 당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던 페인트와 잉크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조합은 원자재 공동구매 사업에 역점을 뒀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며 공동 대응해나갔다. 조합 설립 당시부터 활동 중인 조합원은 강남제비스코, 노루페인트, 동양잉크,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한진화학 등 6개사다. 초대 이사장을 맡은 한정대 이사장(노루페인트 대표)은 두 협회가 하나가 되는 데 가교 역할을 했다. 7∼9대 강남섭 이사장과 10∼11대 안도현 이사장은 업계의 미래를 위해 1979년 조합회관 부지를 매입했고, 1980년 10월 완공했다.주력 사업은 △원자재 공동구매와 판매 △단체표준 제정 △대정부 건의 등이다. 조합은 페인트와 잉크지 올해 봄호(197호)를 창립 60주년 기념호로 제작해 발간했다.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클레임 줄여 수출 확대공동구매 실적 증가표준화 사업 추진금속조합은 1962년 3월 초대 용이식 이사장을 중심으로 32개 조합원사가 참여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수출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품질이 미흡해 해외 클레임이 빈번하자 품질 향상 등을 위해 1962년 10월 수출검사법을 제정했으며, 조합을 수출검사소로 지정했다.조합은 공동구매 사업에도 힘써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1960년대 3억 원대에서 1970년대에는 50억 원대를 넘어섰다.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을 맞으며 200억 원대로 급증했고, 1990년대에는 350억 원대로 성장했고 공동구매 품목도 100개 이상에 달하게 됐다. 그러나 2007년 단체 수의계약 폐지를 기점으로 하락하며 2012년에는 사업이 폐지됐다.조합은 금속제품의 규격 통일을 위한 표준화사업도 적극 추진했다. 1960년대 초 준비 단계를 거쳐 KS규격에 맞춘 제품규격제를 제정하고, 1970년대 초 제2차 금속제품의 표준화를 완성했다.조합은 2019년 9월 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료 수집을 시작해 올해 2월 정기총회에서 조합 60년사를 배포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협동조합연합회△대한가구산업 △대한니트 △대한인쇄정보산업 △한국공예 △한국기계공업 △한국알루미늄공업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대한내화물공업 △대한도자기타일공업 △대한제면공업 △한국계량계측기기공업 △한국광학공업 △한국금속공업 △한국농기계공업 △한국무기응집제공업 △한국문구공업 △한국방송통신산업 △한국유리산업 △한국자동차산업 △한국장류 △한국전기공업 △한국제지공업 △한국중소조선공업 △한국출판 △한국페인트잉크공업 △한국피복공업지역조합△서울경인가구공업 △서울경인공예 △서울기계공업 △서울인쇄정보산업 △서울특별시니트패션 △부산가구공업 △부산니트공업 △부산시기계공업 △부산시직물공업 △부산울산경남알루미늄비철금속공업 △부산인쇄정보산업 △대구경북기계 △대구경북니트공업 △대구경북알루미늄비철금속공업 △대구경북인쇄정보산업 △광주전남니트공업 △광주전남인쇄정보산업 △광주전남제주기계공업 △전남직물공업 △대전세종충남니트공업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 △경기도인쇄정보산업 △충북기계공업 △충북메리야스공업 △충북세종가구공업 △충북인쇄정보산업 △전북기계공업 △전북니트 △전북인쇄정보산업 △경남울산기계공업 △경남직물진주실크공업 △부산공예 △서울경기강원알루미늄공업 △인천경기알루미늄공업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