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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잠수함의 수중공격을 선제 타격할 역량 갖춰야

북잠수함의 수중공격을 선제 타격할 역량 갖춰야

Posted April. 25, 2016 07:12   

Updated April. 25, 20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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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23일 오후 6시 반 경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쐈다. 이 미사일은 30km 비행한 뒤 우리 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한 김정은은 “이제는 남조선과 미제의 뒤통수에 아무 때나 마음먹은 대로 멸적의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됐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 군은 북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이 예상보다 빨리 SLBM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북은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공격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며 대성공을 주장했다. 북은 SLBM을 수중에서 사출하는 ‘콜드 런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패로 끝난 지난해 12월 첫 비행시험에 비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도 CNN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 능력이 한낱 농담거리에서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발전했다”고 우려했다.

 다음달 7일 노동당 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이 SLBM을 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한미가 연합 감시전력을 총동원해 함경북도 풍계리 핵 실험장의 동향을 집중 감시하는 틈을 타 해상에서 허를 찌른 것이다. 북이 SLBM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 후방에 은밀히 침투한 잠수함의 핵 기습 공격이 가능해진다.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체계를 도입해도 SLBM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핵 잠수함을 도입해 북이 SLBM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최근 2년 사이 북은 서울과 수도권을 사정권에 둔 신형 122mm 방사포 300 여 문을 최전방에 증강 배치했다. 재래식 무기지만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어 위협적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최후엔 군사적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정부와 군은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종식시킬 전략 수단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 이수용 북한 외상이 유엔 연설에서 소개한 “최후에 우리가 웃을 것”이라는 김정은의 망상을 깨우쳐주려면 북을 압도하는 자위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