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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평화의 사도를 잃다

Posted April. 04, 200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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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가 2일 영원한 평화를 얻었다. 그러나 세계는 평화의 사도를 잃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2일 밤(현지 시간) 교황께서 2일 오후 9시 37분 처소에서 서거했다며 (이 시간부터) 1996년 2월 22일 공표된 교황령 주님의 양떼(Universi Dominici Gregis)에 따른 절차가 가동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님의 양떼는 교황의 공석이나 유고 때를 대비한 교황청 특별법으로 교황의 사망 확인 방법 장례 절차 추기경 전체회의 소집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특별법은 교황 장례식을 9일장()으로 하고 시신의 입관은 서거 후 46일에 이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교황 장례식은 10일경 열리게 된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은 교황의 시신은 4일 오후 (처소에서) 성베드로 성당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4일 열릴 추기경단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청은 3일 오전 성명을 통해 (교황 서거 97분 전인) 2일 오후 8시부터 주님 자비 주일 미사가 봉헌됐고 미사 중에 교황께서는 두 번째 병자성사를 받았다. 교황은 그의 성스러운 죽음을 돕는 이들의 끊임없는 기도를 들으며 숨을 거뒀다고 서거 순간을 전했다.

교황은 서거 직전 임종을 앞둔 이를 위한 노자성체()를 받았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AP통신은 교황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성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는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리려는 듯 창밖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보였고 (자신을 위한) 기도가 잠시 멈췄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아멘이라고 말한 직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교황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성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던 10만 명 이상의 신도들은 오열하며 천사들이여,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했고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애도 성명이 잇따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폴란드 태생인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10월 58세의 나이로 교황에 직위한 뒤 전 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며 인간 생명의 존중과 종교 간 대화와 화해에 헌신해 왔으며 공산주의 국가들의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