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을 포함해 지구촌 7대륙을 다 돌아봤지만 정작 독도는 처음입니다. 감격스럽습니다.
5월 북극점을 밟아 세계 최초로 산악그랜드슬램(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7대륙 최고봉, 지구 3극점을 모두 등정한 기록)을 달성한 박영석(42골드윈코리아 이사, 동국대산악부 OB) 씨가 10일 독도에 입도해 평생소원을 풀었다.
박 씨는 모교인 동국대가 내년 건학 10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결성한 동국 독도수호대의 명예대장을 맡아 재학생 70명을 포함해 교직원 동문 등 100여 명과 함께 이날 독도를 찾았다.
몸이 날아갈 듯 바람이 심한 이날 박 씨가 독도에 머문 시간은 고작 45분. 하지만 그로서는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박 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에베레스트 산(해발 8848m) 남릉 베이스캠프를 방문했다. 1993년 에베레스트 원정 때 목숨을 잃은 후배 산악인 남원우 안진섭 씨의 동판을 제작해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온 것.
3일 귀국하자마자 동국 독도수호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흔쾌히 동행을 약속한 박 씨는 다음 날 유사이질 증세를 보여 에베레스트를 함께 다녀온 4명의 대원과 함께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에 입원했다.
독도 방문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 하지만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가진 박 씨의 집념은 무서웠다. 후배들과 약속한 행사 첫날인 8일 박 씨는 링거액 주사를 꽂은 채 구급차를 타고 5시간에 걸쳐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이동했고 병원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 날 후배 대학생들과 울릉도로 향해 이날 기어이 독도에 발을 들여놓았다.
4월 북극점 원정 당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소식을 접하고 북위 86도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란 플래카드를 만들어 사진을 찍어 국민을 감동시켰던 그의 독도 사랑은 남다르다.
전 창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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