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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순 싱가포르 간 건 북도피자금 때문

Posted August. 05, 200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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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국이 마카오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하자 싱가포르의 한 은행으로 거래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이 은행을 북한 불법자금 관련 요주의 은행 명단에 올리고 조사 중이며,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전후해 2차례나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싱가포르가 새로운 도피처=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근 미 행정부가 마카오의 북한자금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북한이 싱가포르로 거래처 변경을 시도했고, 도피처는 싱가포르의 소규모 소매은행인 O은행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계자도 3일(미국 시간)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O은행은 문제가 많은 은행(problem bank)이라며 이 은행은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북한 관련) 요주의 은행 명단에 들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의 자금 추적을 피하려고 자금 분산을 시도했고, 국제 금융도시인 싱가포르가 그 도피처의 하나라는 점을 공식 확인해 준 것이다.

백남순 미스터리=O은행과 북한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백남순 외무상이 ARF(7월 28일)를 전후해 싱가포르를 두 차례 방문한 배경도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평양을 출발한 백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싱가포르에서 1박 2일을 지낸 뒤 27일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백 외무상이 신장투석을 받았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 외무상은 귀로에 3일간(8월 13일)이나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정부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백 외무상의 싱가포르 체류가 O은행과 관계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 논리적(logical)이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위조 달러 수사는 북한인이 협조했다=미 정부는 지난해 체포한 북한인 1, 2명의 진술을 통해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및 유통 구조를 상당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상반기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 항구와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에서 대만계 폭력조직인 삼합회 조직원 87명을 체포했다. 위조 달러 및 가짜 담배 밀수혐의였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87명 중에 북한인들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들은 수사에 협조했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