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에서 대북 전략기획과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서훈(53) 3차장이 지난해 11월 1923일 중국 단둥()을 방문해 이호남(54)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와 접촉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참사는 서 차장과 만나기 전인 지난해 10월 20일 베이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 등과 비밀접촉을 갖고 대장놀이(정상회담)를 위한 특사 교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화영 의원은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국정원이 비선 접촉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랬다. 서 차장이 단둥에서 이호남을 만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 대북전략국장이었던 서 차장은 비선라인을 통해 대북 접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대북 공식라인의 복원을 위해 이 참사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안 씨의 베이징 접촉 등을 기획한 대북사업가 권오홍(47) 씨가 작성한 비망록에도 11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화영 의원을 만났을 때 이 의원이 이호철 대통령국정상황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서훈 차장) 그 사람은 들어왔나요, 오늘도 안 들어왔으면 언제 들어온답니까라고 물었다는 대목이 있다.
비망록은 또 이 참사의 전언이라며 S(서훈 차장)가 왔을 때 아무 할 이야기도, 들을 이야기도 없으니 호텔 비용을 아끼려면 빨리 돌아가시라라고 말했다고 밝혀 서 차장과 이 참사의 접촉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정원 측은 안 씨와 이 참사의 접촉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국정원장이던 김승규 씨도 최근 어떤 보고도 받지 않았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 차장은 국정원 홍보관리관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태원 송홍근 taewon_ha@donga.com carr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