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의 감독기관인 BBC트러스트는 17일 1800명의 인력 감축과 런던의 TV센터 매각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6개년 계획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마크 톰슨 BBC 사장이 BBC 트러스트에 보고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BBC는 2012년까지 전체 직원의 약 12%인 28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신규 채용 인원이 1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순수 감원 규모는 1800명이 된다.
인력 감원 규모가 가장 큰 부서는 BBC 뉴스이다. BBC는 TV, 라디오, 인터넷 뉴스룸을 하나로 통합해 프로듀서 기자 엔지니어 등 뉴스 제작 인력을 500명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 각종 TV 쇼와 뉴스를 제작하는 런던 서쪽의 TV센터를 매각하고 경영 효율화로 연간 3%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BBC는 공공 기관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 영국 정부가 올해 1월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신료 인상안을 결정해 앞으로 6년간 20억 파운드(약 3조7450억 원)의 예산이 부족하게 되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특히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막대한 디지털 전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BBC가 2005년 3780명을 감원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내놓자 BBC 노조와 전국기자협회는 파업 찬반투표를 준비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BBC 노조원 84명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인터넷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파괴적인 구조조정으로 심각한 프로그램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 트러스트의 마이클 리언스 이사장은 구조조정안을 심사하면서 수신료 부담자들을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했다며 BBC 직원 모두는 시청자들이 강제적으로 내는 수신료라는 안정적이고 특권적인 재원 구조에 의존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영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