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후보가 됐다는 소식에 그와 인연이 있는 지구 반대편 나라들이 들썩이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 친부의 고향인 케냐는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다. 오바마 의원의 친가가 있는 서부 대도시 키수무에서는 4일 사람들이 TV 앞에 몰려들어 그의 경선 승리 연설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이들은 오바마 맥주로 축배를 들면서 버락이 케냐에 학교와 병원을 지어주고 고아원을 도와줄 것이다 오바마가 케냐의 빈곤을 없앨 것이다라며 즐거워했다.
현지 언론들도 이 소식을 앞다퉈 1면 톱기사로 전했다. 영문 일간지 데일리네이션은 오바마 의원의 친부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 씨가 1959년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에서 공부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케냐 유학생이 뿌린 씨앗이 백악관 입성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이 돼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의 할머니인 세라 후세인 오바마 씨와 삼촌인 사이드 오바마 씨는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세라 할머니는 오바마 의원 할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이 아니어서 오바마 의원과는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없다. 하지만 오바마 의원은 할머니와 친척들이 살고 있는 코겔로 마을을 세 번 방문하고 세라 할머니를 두 번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케냐 친척들에게 깊은 애정을 보였다.
2006년 케냐 선거가 폭력사태로 얼룩졌을 때는 현지 라디오를 통해 평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바마 의원이 어린 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에서도 오바마 의원을 고향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그의 승리를 축하하는 대화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6세 때 인도네시아 남성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자카르타에 가서 4년 동안 살았다.
초등학생 시절 오바마 의원의 짝꿍이었던 위디안토 헨드로 카효노 씨는 오바마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그는 평범했지만 활동적이었고 땀을 뚝뚝 흘릴 때까지 공놀이를 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학교의 쿠와디얀토 교장은 오바마 의원이 학교를 방문해주기를 바란다며 이는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