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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안끊어? 강력조치 살벌한 만큼 효과도 좋아

이래도 안끊어? 강력조치 살벌한 만큼 효과도 좋아

Posted January. 25, 20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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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웅진홀딩스 대리(가명33)는 회사에서 2차 소변검사를 언제 할지 몰라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15년 동안 하루에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우던 그는 지난해 10월 동료직원들과 함께 금연 서약을 했다가 1월 초 술자리에서 그만 무너져 버렸다. 박 대리는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권해 한두 대 피운 후 흡연이 점점 자연스러워졌다며 최근 다시 끊었는데 2차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24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금연 서약자 1002명(전체 직원 중 17.6%)을 대상으로 1차 검사를 한 결과 254명이 탈락했다. 금연 실패자들은 회사에서 담배 끊고 열심히 운동하라는 뜻에서 준 30만 원 상당의 자전거를 반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의무 사회봉사활동도 다른 직원보다 4시간 더 해야 한다.

기업들의 금연 캠페인이 한층 독해지고 있다. 2007년 전사적인 금연 캠페인을 시작했던 GS칼텍스는 금연 참가자를 대상으로 성공하면 축하금을 주고 실패하면 벌금을 내게 하는 수준이었다. 금연 서약자는 금연 펀드에 각각 10만 원을 내고 6개월 후 소변검사를 해 니코틴이 검출되지 않으면 축하금 26만 원(본인이 낸 10만 원 포함)을 받고, 실패하면 펀드에 냈던 돈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해 왔다.

지난해 봄 포스코는 좀 더 강력한 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향하며 금연, 종이컵 안 쓰기, 종이 절약 등 3무()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강진단 시 임직원들의 니코틴 검사를 의무화하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휴게 공간의 흡연장소를 거의 다 폐쇄했다.

소변검사 외에 채혈검사를 실시하고 인사고과에도 반영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개인의 기호까지 강제한다는 반발도 일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정준양 회장이 임원들에게 나하고 같이 (일)하려면 끊어야지라고 말했던 게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인사상 불이익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웅진그룹의 금연 캠페인은 가장 살벌하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그룹 내 흡연자에게 금연은 건강도 지키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이는 가장 쉽고 기본적인 환경 실천 방법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전체 흡연자 1800여 명 중 약 56%의 직원에게서 금연 서약서를 받아냈다. 신입사원은 입사할 때 반드시 금연 서약을 해야 하고 흡연자들의 의무 봉사활동 시간은 4시간(비흡연자 16시간) 더 많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 윤 회장은 금연 여부를 승진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강력한 금연 캠페인의 결과는 대체로 성공적이다. 4년째 금연 캠페인을 하는 GS칼텍스는 10명 중 4명이 금연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올해 금연보다 비만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금연 목표는 상당히 달성됐다고 판단해 올해는 자전거 타기로 바람이 옮아갔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금연 서약한 사람 중 75%가 3개월 금연에 성공함에 따라 전체 임직원의 31%였던 흡연자가 지난해 12월 말 21%로 낮아졌다며 올해 말에는 흡연자 비율이 0%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