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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총리 무죄 선고

Posted April. 10, 20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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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선임되게 해 달라는 인사 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9일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 사건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곽 전 사장의 뇌물 공여 진술은 돈을 줬는지 여부와 액수에 관해 계속 바뀌어왔고 일관되지 못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곽 전 사장이 계속되는 검찰의 심야 조사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서는 극단적인 두려움을 느낀 상황에서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5만 달러가 건네졌다는) 총리 공관 오찬장 상황과 의전 상황을 고려할 때 한 전 총리가 짧은 시간 동안 돈 봉투를 숨긴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5만 달러를 수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만큼 검찰의 공소 사실 가운데 5만 달러의 대가성 여부 등 다른 쟁점은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 간의 친분관계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제시한 2002년 골프채 선물 여부 2008, 2009년 제주 골프빌리지 숙박 사실 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곽 전 사장은 수사과정뿐 아니라 공개된 법정에서 일관해서 뇌물공여 사실을 자백했는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곽 전 사장의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한 전 총리는 무죄 선고 직후 법원 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 사법부에 감사한다. 참으로 멀고 험난한 길이었다며 한명숙 죽이기가 다시 시작됐지만 한명숙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무죄 판결을 받아냄에 따라 6월 2일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가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별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어 한 전 총리 측과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판부는 곽 전 사장에게는 대한통운 사장 시절 회삿돈 5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와 횡령액 55만 달러 가운데 5만 달러 부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