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압박에 이은 측면 날개 속도전.’
2011년 일본 삿포로 친선전 이후 10년 만에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친선경기를 벌이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단순하지만 확실한 무기를 갖고 결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 ‘차포’ 등을 다 떼고 한일전을 치른다. 공격과 미드필드진에서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인범(루빈 카잔), 주세종(감바 오사카) 등 주력들이 부상과 팀 차출 거부로 대거 빠졌다. 펼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크게 줄었다. 중원에서 패스 길을 열어줄 윤빛가람(울산)도 종아리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일본은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졌지만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파들이 소집됐다. 일본은 안방 이점까지 살려 특유의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고 공격 전방에서부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24일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강팀과 만나고 싶었다. 한국전이 우리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기려면 초반부터 용감하게 상대 공을 빼앗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취약해진 한국의 중앙 공격과 미드필드진을 압박해 빌드업 전체를 마비시키겠다는 게 일본의 전략이다. 수비에서 바로 최전방으로 때려 놓는 한국의 단순한 공격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 중인 센터백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 도미야스 다케히로(볼로냐)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한국이 노릴 수 있는 곳은 ‘측면’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강인(발렌시아)과 측면 날개 공격수들의 역할이 커졌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정확한 공 컨트롤과 함께 중원 압박에서 벗어나 자로 잰 듯한 패스로 상대 좌우 측면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일본전에서도 이강인을 중심으로 측면 날개 자원으로 기용될 나상호(서울), 이동준, 김인성(이상 울산)을 통해 중앙 공격진으로 공이 얼마나 자주 연결되느냐에 따라 전체 경기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스피드를 갖춘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교체로 측면에 기용될 수 있다. 일본 역시 중앙 수비진에 비해 마쓰바라 겐(요코하마) 등 국내파가 나설 측면 수비는 경험이 적고 무게감이 떨어진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과 정우영의 활용법을 구상 중이다. 전체적으로 일본의 플레이를 예측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전술적으로 풀어가겠다. 일본의 약점을 어떻게 공략할지도 준비해 놓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