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미일 “대북 훈련 확대”… 北 “강대강 정면승부”

한미일 “대북 훈련 확대”… 北 “강대강 정면승부”

Posted June. 13, 2022 07:48   

Updated June. 13, 2022 07:48

中文

 한미일 국방장관이 2년 7개월 만에 대면으로 만나 미사일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 정상화 등 대북(對北) 공조 강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북한은 2년 만에 남측을 겨냥해 ‘대적(對敵) 투쟁’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선언하며 미사일·핵 능력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한미일 대 북한’의 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도 일촉즉발 상황으로 고조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1일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각국 해상에 위치한 함정에서 시행하는 미사일경보훈련과 태평양 일대에서 이뤄지는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을 정례화하고,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들 훈련은 분기별 시행이 원칙이었지만 제때 열리지 않았고, 2018년 남북 및 북-미 대화 기조로 전환되면서 훈련을 하고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도 했다. 3국은 향후 북한의 도발 수위와 방식에 따라 그동안 이뤄지지 않던 연합훈련 범위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3국 장관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장관회담에선 북한 7차 핵실험 시 미 전략자산의 신속한 전개 등 확장억제와 관련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축소됐던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실기동 훈련까지 포함해 확대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앞서 8∼10일 진행된 당 중앙위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을 언급하며 “대적 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됐다”고 밝혔다. 5개월 전 4차 전원회의에선 ‘북남 관계’라 표현한 것을 ‘대적 투쟁’으로 바꿔 쓰며 수위를 확 끌어올린 것. 김 위원장은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라면서 “우리는 국권을 수호하는 데에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내세웠다. 북한은 이번에 ‘미국통’인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리선권을 대남(對南) 문제를 총괄하는 당 통일전선부장에 임명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리선권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우리 기업 총수들 면전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인물. 정부 소식통은 “대미, 대남 강경파에 속하는 두 인물을 요직에 앉힌 자체가 북한의 대외 강경 기조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