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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미국 입성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미국 입성

Posted February. 19, 20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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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메이저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간됐다.

디즈니의 자회사로 문학작품 전문 출판사인 하이페리온(Hyperion)사는 케빈 오록 교수(경희대 영문과)가 번역한 이 작품을 Our Twisted Hero란 제목으로 7일 출간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주요 서점에 배포했다.

이씨의 소설은 영어 등 8개 국어로 해외에 번역 소개됐지만 이번 미국 입성은 교포가 아닌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출판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씨 작품의 미국 출판 대행을 맡은 와일리 에이전시는 영향력있는 저작권 대행사로 오에 겐자부로 등 노벨상 수상작가 10여명과 루이스 보르헤스, 앨런 긴즈버그 등 100여명의 유명작가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해주고 있다.

번역판 뒷면에 실린 발문은 악마의 시로 유명한 작가 샐먼 루시디가 기고해 눈길을 끈다. 그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보편성을 드러냈다. 가해자와 피해자, 학교 왕자의 영과 욕에 대한 섬세하면서 냉정한 이야기는 귄터 그라스의 위대한 소설 고양이와 쥐를 떠올리게 했다고 밝혔다.

출간 직후 미국내 반응은 좋은 편이다. 미국의 저명한 서평전문지인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를 비롯해 북리스트(Booklist) 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등 출판 전문지들은 호의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커커스 리뷰는 이 작품을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에 비교하면서 아름답게 짜여져있고 풍부하게 암시적인 아이러니로 반짝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윤정훈기자 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