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와 일본을 연계하는 마약 유통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검은 화수요일 지난해 812월 국제적인 밀수조직 7개파 195명을 적발, 이중 168명을 구속기소하고 히로뽕 대마초 등 마약류 55(시가 28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60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 밀수조직은 대부분 중국 태국 필리핀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값싸게 구입한 마약류를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시키거나 전량을 다시 일본으로 빼돌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잠비아인 레오나드씨(33)와 모잠비크인 페니아스씨(31)는 서울 이태원에서 대마초 3.3을 넣은 옷가방을 국제 특급우편으로 일본으로 보내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이 대마초를 동남아에서 구입해 국제 특급우편으로 국내로 발송한 뒤 입국했고 이를 받아 다시 일본에 보내려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각국 세관간에 가능한한 빨리 전달하기로 협정이 맺어져 검색절차가 간소한 국제 특급우편의 특징이 밀수조직에 의해 악용되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국내의 한 자영업자는 중국에서 구입한 히로뽕 3을 원통형 실리콘 용기에숨겨 김포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일본 폭력조직(야쿠자)에게 전달하려다 적발됐다. 그는 야쿠자측에서 히로뽕 구입 자금으로 500만엔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지난해 16월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총 5019명으로 9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마약사범이 95년 323명에서 99년 1570명으로 늘었고 전체 마약 사범중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11.7%에서 21.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 지난해 외국인 마약류 공급 사범이 99년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