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인민무력부장의 방러

Posted April. 30, 2001 13:48   

中文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10여년 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북러 간 군사협력이 재개됐다. 이번 방문으로 또 17일로 예정됐다가 북한의 요청으로 연기돼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가 다시 논의될 토대도 마련됐다고 러시아의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 인민무력부장은 이번 방문기간 중 군사분야에서 2가지 협정을 체결, 북한군 장교의 러시아군사 유학 등의 일반적인 군사교류를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협정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27일 체결된 방산 및 군사기술 협력협정의 세부 내용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어떤 조건과 어느 정도 수준의 군사장비를 북한에 팔 것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이하 또는 외상판매 등 특혜적인 조건으로 러시아제 무기를 구입하도록 해달라고 러시아측에 요구해왔다. 북한은 최신예 미그전투기의 면허생산 등 공격용 무기의 제공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외화가 부족한 북한의 지불 능력이 의심스럽고 북한에 공격용 무기를 팔 경우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남한에 대한 무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가 이번에 북한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는 이번 협정은 이미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제 무기의 현대화에 초점을 두었으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 방문 성과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여부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 소식통은 29일 북한이 러시아와 만족스러운 합의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면 김위원장의 방문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