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전6권)
빅토르 위고 지음 송면 옮김
각권 420쪽 내외 각권 8000원 동서문화사
1861년 6월 30일 아침 8시 30분 창문 너머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는 레 미제라블을 끝냈다네이제는 죽어도 좋아.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 그는 한 시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그만큼 작가 스스로도 레 미제라블을 일생의 역작으로 생각했다.
이번에 나온 레 미제라블은 300장의 그림이 들어있는 프랑스 유그판을 완역한 것. 1862년 파리에서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글을 잘 모르는 민중도 작품을 보고 싶어했다. 이 소설은 사회의 억눌리며 가난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사랑을 잃지 않는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그출판사는 당대의 인기화가인 에밀 비야르의 판화 등의 삽화를 곁들여 새롭게 책을 만들었다. 유그판은 서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빵 한 개를 훔친 죄로 19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을 비롯, 코제트와 자베르 등 소설 속의 세 인물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인간의 존엄성과 감정, 창의성을 외면하는 냉혹한 사회가 낳은 희생자들이라는 점이다. 위고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신이 품었던 사회진보와 개혁주의 사상을 감동적으로 펼쳐나간다.
이 작품은 전쟁, 혁명, 폭동, 탈출, 도둑, 성자, 사랑, 모험이 어우러진 대서사시이자 인간, 사회, 역사를 논하는 철학서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살아숨쉬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번역은 송면 한국불어불문학회장이 했다.
고미석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