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대표 김근)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프레드시트 엑셀(Excel)과 호환되는 넥셀(Nexcel)로 오피스 시장에서 MS에 도전장을 던진다.
한컴은 엑셀의 문서(.xls)를 불러내 편집 저장할 수 있으며 기능도 엑셀과 사실상 똑 같은 넥셀을 넥스소프트와 공동 개발해 베타테스트(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전 갖는 소비자 테스트) 중이다.
이 제품과 워드프로세서 한글2002가 같이 포장된 한컴오피스X(가칭)가 10월 9일 정식 발매될 예정.
한컴측은 이 제품을 MS제품의 4분의 1 값에 팔기로 하고 MS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연간 1000억원 규모의 기업용 오피스 시장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피스란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한데 포장한 것. MS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으로 이뤄진 MS 오피스가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MS오피스를 쓰지 않으면 기업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제품은 기업을 하려면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한컴도 1996년부터 아래아 한글 로터스123 한컴프레젠테이션 등을 포함한 한컴오피스로 MS와 대결해 왔다.
그러나 한컴 제품은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와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값도 비싸 시장에서 참패했다.
MS의 경우 렌트개념을 도입, 일정 기간 계약을 하고 저렴한 가격에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한컴제품은 모두 일시불로 구입해야 했다.
한컴은 이번 한컴오피스X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능이 상실되는 장치를 해 놓고 판매방식도 MS를 따르기로 했다.
한컴 김근 사장은 기능과 호환성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싼 값에 살 수 있어 기업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MS측은 제품을 똑같이 복사하지 않는 이상 기능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면 한컴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한컴오피스X에는 프레젠테이션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 한컴의 공략이 먹혀들지는 미지수.
한컴측은 일단 가격경쟁을 시작한 뒤 내년에 MS 제품들과 모두 호환되는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