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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화질 극장 뺨치네

Posted September. 29, 200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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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월 1일 내놓는 윈도미디어플레이어9로 관련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윈도미디어플레이어란인터넷으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소프트웨어. 포털사이트 등 서비스 제공업체가 방송국처럼 영화나 음악을 인터넷으로 흘려주면(스트리밍) 네티즌이 PC로 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윈도미디어플레이어는 국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한국형은 아니었다. 초고속 인터넷이 한국처럼 보편화하지 않은 미국을 기준으로 낮은 데이터 전송속도에서 작동하도록 제작, 그동안 사용자들은 명함지갑만한 작은 화면과 잦은 끊김 현상으로 불만이 컸다. 그러나 미디어플레이어9는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데다 온라인으로 DVD와 같은 형식의 멀티미디어를 감상할 수도 있으며 다양한 특수 기능을 제공, 인터넷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최상의 음향에 영화까지DVD의 화질과 음질에 근접한 재생기능. 모니터를 꽉 채우는 선명한 극장형 와이드스크린과 돌비디지털 5.1 서라운드 사운드를 인터넷으로 감상할 수 있다. 즉, PC에 연결된 저음 재생 전용 스피커 우퍼를 앞에 두고 사방에 스피커 4개를 설치하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음향효과를 거둘 수 있다. 흘려주는 데이터의 일부를 미리 소형 고속 기억장치(캐시)에 받아 두었다가 내보내기 때문에 많은 양의 데이터가 빨리 전달되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DVD에 담긴 영화를 PC로 옮길 수도 있다. DVD의 MPEG-2 형식 파일을 DVD롬으로 읽은 뒤 윈도미디어형식으로 변환,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두고 대여한 DVD를 반납한 뒤에도 PC로 계속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밖에 가요나 팝 등 음악을 CD에서 복사해 미디어플레이어에 저장하면 인터넷을 검색, 자동으로 해당 음악의 CD표지와 가수 가사 등을 가져다 붙여주는 기능도 있다.

거실문화도 변한다10월중 미디어플레이어9를 이용한 영화감상 서비스를 준비중인 하나포스닷컴(www.hanafos.com) 포털사업본부 안진혁 과장은 인터넷 영화와 비디오 DVD의 구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플레이어9는 PC뿐 아니라 거실문화도 바꿔놓을 전망. MS가 개발한 고화질TV용 운영체제 윈도XP 미디어센터는 TV상에서 온라인으로 영화와 음악을 홈시어터 수준으로 감상하고 인터넷 서핑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디어센터를 설치한 셋톱박스를 TV에 끼우면 DVD플레이어가 사실상 필요 없어진다. 셋톱박스는 삼성전자와 휴렛팩커드(HP)에서 12월 내 놓을 예정. 업계에서는 미디어플레이어9로 인해 PC 업그레이드 붐이 일 것으로 본다. MPEG-2 형식의 영화를 여러 편 저장하려면 100GB에 가까운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필요하고 고화질과 돌비디지털 사운드를 즐기려면 최신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가 있어야 하기 때문.

한편 MS는 미디어플레이어가 닷넷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에 미디어플레이어를 미끼로 닷넷기반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디어플레이어9는 www.microsoft.com/windowsmedia/download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이르면 10월 말 포털업체들이 미디어플레이어9 전용 서비스를 시작하면 고화질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