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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대이후 최악 디플레 위험

Posted October. 11, 20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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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대공황 직후인 1930년대 이래 최악의 디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했다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2일자에서 경고했다.

특히 최근처럼 가계와 기업의 빚이 급증한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플레이션 오나디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현상. 아직은 일본과 달리 미국, 독일 등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으면 물가는 계속 하락한다며 미국의 경우 향후 2년간 3.5% 이상씩 성장하지 못하면 물가하락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플레이션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4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인 1.1% 선.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1.8%에 불과하며 그중 16개 주요 품목은 가격이 떨어졌다. 금융업종을 제외한 산업물가지수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책당국자들은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유로화권의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진행돼도 속수무책이다. 독일의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유로권의 3년간 평균치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

일본 국민경제연구협회도 일본 물가하락이 2005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플레이션, 문제인가가계가 소비를 줄인다기업 매출이 준다기업은 임금을 깎고 인력을 감축한다가계소득이 줄어든다가계가 소비를 줄인다.

가계나 기업의 부채가 많을 때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디플레이션은 화폐가치가 커지는 것이므로 갚아야 할 실질적인 빚이 많아지는 효과를 낳는다. 33년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논문 대공황기의 부채-디플레 이론에서 밝힌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수년간 은행들의 대출 경쟁과 부동산 붐 등을 타고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 급증해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심리는 이미 위축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 11일자에 따르면 JC페니, 라이벌타깃, 시어스로벅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9월 매출은 지난해 9월보다 떨어졌다. 월마트는 매출이 소폭 올랐으나 당초 예상 성장률에는 크게 못 미쳤다.바나드 유통컨설팅 그룹은 911테러로 소비가 크게 줄었던 지난해보다도 매출이 안 좋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소비 경기가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승진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