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삼성)의 사상 첫 네번째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등극은 이뤄질까. 또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올 시즌 신인왕은?
그 궁금증이 14일 풀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와 신인왕 후보를 발표했다.
MVP후보는 이승엽을 비롯해 키퍼와 장성호(이상 기아) 심정수(현대) 송진우(한화)의 5명이며 신인왕 후보는 조용준(현대)과 김진우(기아) 박용택(LG)의 3명.
MVP 투표에선 이승엽의 독주가 예상된다. 그는 올 시즌 홈런(47개) 타점(126) 득점(123) 장타력(0.689) 등 타격 4관왕을 휩쓸었고 특히 타점부문에선 99년 자신의 기록(123)을 뛰어넘어 126개로 역대 시즌 최다기록을 세웠다.
타격왕(타율 0.343)과 출루율 1위(0.445)의 2개 타이틀을 손에 쥔 장성호(기아)가 경쟁자지만 중량감 면에서 이승엽 쪽으로 기운다. 더구나 이승엽은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투수 쪽에선 다승 1, 2위인 외국인 투수 키퍼(19승)와 송진우(18승)가 출사표를 던졌다. 키퍼는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으로 사상 첫 용병 다승왕.
MVP와 달리 신인왕 싸움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조용준과 김진우 박용택 모두 올 한 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신인 최다 세이브포인트(37SP)로 구원왕에 오른 조용준은 루키임에도 부담이 큰 마무리 보직을 훌륭히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올 시즌 140대의 직구 같은 슬라이더로 프로야구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역대 고졸 계약금 최고액인 7억원짜리 슈퍼루키 김진우는 12승11패 평균자책 4.07로 기아 마운드의 한 축을 이뤘다. 특히 150짜리 강속구를 앞세워 177개로 탈삼진왕을 차지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데뷔 시즌에 탈삼진왕에 오른 것은 김진우가 처음.
하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잇따라 마무리를 실패한 게 감점요인. 기자들의 투표는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하지만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의 활약상까지 염두에 두는 게 사실이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가 LG 박용택. 그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288에 8홈런 55타점으로 다른 두 명에 비해 활약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결승홈런을 포함해 2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공격을 펼쳤다.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등공신인 점을 감안하면 박용택에게 신인상이 돌아가도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14일 프로야구 담당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MVP에겐 2000만원 상당의 순금 야구공과 배트 모양의 트로피, 신인왕에겐 트로피와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