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언론에 단독 인터뷰 기회를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달리기 동호인을 위한 잡지 러너스 월드 10월호와 한 독점 인터뷰가 거의 유일할 정도.
그러나 그는 워터게이트사건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에게 이례적으로 지난 1년 동안 3차례 단독 인터뷰를 허락했다. 8월 20일에는 자신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으로 우드워드 부국장을 초청해 2시간반 동안 거침없이 생각을 털어놓은 뒤 그를 지프에 태우고 목장 구석구석을 안내하기도 했다.
우드워드 부국장은 자신의 신간 전쟁 중의 부시(Bush at War) 출간에 앞서 19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인터뷰를 요약했다.
부시의 외교관()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전략적 문제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를 정복자가 아니라 해방자로 보길 원한다.
그는 이라크 북한과 대결해야 할 필요성의 근저에 인도주의적 관심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을 쓰러뜨리려면 재정적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에 너무 빨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누가 신경쓰나. 나는 그런 주장을 믿지 않는다. 당신이 자유를 믿고 인간 조건을 걱정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부시의 대통령론()대통령은 척추의 칼슘이어야 한다. 내가 약하면 팀 전체가 약해진다. 내가 의심을 품으면 구름처럼 의심이 피어날 틈이 생겨난다.
나는 사령관이다. 내가 무엇을 말했을 때 왜 그렇게 말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게 대통령이라는 직업의 흥미로운 점이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내게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또 다른 일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때론 불필요한 질문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물어보길 주저하지 않는다. 내게는 멍청한 질문이라는 것은 없다.
부시의 언론관나는 신문의 사설을 읽지 않는다. 방송에서 전문가라든지 전직 대령이라고 하면서 떠드는 것을 (보지) 않는다. 이 모든 게 내겐 배경소음이다.
그러나 그는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그처럼 TV나 신문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걸.
국가안보위원회(NSC)의 강한 사람들도 언론이 그들에 대해 보도하는 것에 영향을 받더라.
부시의 권력 분할아버지 조지 부시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때 존 수누누 백악관 비서실장이 철권을 휘둘러 대통령에 대한 접근을 통제한 걸 지켜본 그는 권력에 대한 접근 자체가 권력(Access is power)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한두 사람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5명으로 백악관의 핵심을 조직했다. 5명은 콘돌리자 라이스 외교안보보좌관, 캐런 휴스 전 공보국장, 칼 로브 정치보좌관,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 이들은 어느 순간에도 그를 만날 수 있다.
로라의 걱정인터뷰 막판에 로라 부시 여사가 합류해 그와 대화를 나눴다. 로라 여사는 부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너무 강한 어법을 구사하는 것을 걱정했다.
여보, 죽여서든 살려서든 잡아와라 같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왜?(부시)
그저 그냥 싫어서요.(로라)
왜?(부시)
그저 내 맘에 안 와 닿아요. 제발 표현을 점잖게 해 줘요, 여보.
홍은택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