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대통령을 바꾸겠습니다.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터넷이 시끌시끌하다. 대선 후보들의 온라인 선거운동은 물론 네티즌들의 의견 개진과 각종 공명선거 캠페인이 한창인 것. 최근에는 대선후보의 사조직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폐쇄명령에 대한 논란까지 불붙은 상태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무슨 일이?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선후보 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대선사이트에는 각 대선후보들의 2분짜리 인사말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뒷배경 색깔과 말투, 내용 등을 모두 20, 30대 젊은 층에 맞춘 네티즌용 선거물이다.
각 후보들의 대선사이트도 알록달록한 정치만화나 귀여운 후보 캐릭터 등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꾸몄다. 게시판에는 하루 100여건 이상의 의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음은 2002대선유권자연대와 함께 대선특집 코너를 운영한다. 100만 유권자 되기 코너를 통해 네티즌들이 선정한 10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들을 집중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14일 활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3700여명이 등록했다.
MSN은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함께 메신저를 이용해 유권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은 메신저를 통해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프리챌 등 일부 포털사이트는 아바타를 내세워 공명선거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KTF는 대선 정보를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한다. 인터넷 대학신문 유뉴스에서는 가자 놀자 찍자 바꾸자라는 모토와 함께 선거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도 활발하다. 다음의 경우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에 관한 설문조사에 사흘 만에 1만2500여명이 응했다. 선관위의 대선후보 사조직 사이트 폐쇄명령에 대해서는 80%가 인터넷 민주주의의 특성을 간과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의 힘이 정치 바꿀까이 같은 열기는 5년 전 대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인터넷의 발달이 정치와 선거 문화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거리유세 등 선거운동에 주력하는 대선후보 캠프로 갈라졌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클릭 한 번으로 대선후보들의 정책과 공약 등을 파악해 비교분석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선거운동이 갖는 가장 큰 매력. 인터넷은 수천만 인터넷 회원들의 생각과 의견, 대선후보에 대한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동영상 인사말 제작을 맡았던 다음 관계자는 옛날 같았으면 젊은 애들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동영상 촬영에 응해 네티즌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일부 부작용도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나 욕설, 감정에 치우친 비판 등이 올라오고 있는 것. 오프라인에서 비난해 온 행동을 온라인으로 가져오지 마라는 운영자의 경고문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온라인상의 움직임을 어떻게 실제 선거와 올바른 정치 참여로까지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도 문제.
함께하는 시민행동 관계자는 젊은 유권자가 선거 문화나 정보에 접근하기 쉬워졌다는 것만으로 일단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올바른 유권자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