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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폭동 종교갈등 비화

Posted November. 24, 200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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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스월드선발대회가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간 유혈충돌로 23일 전격 취소됐다. 그러나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에 대한 모욕적인 언론보도로 촉발된 양측간 유혈충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스월드대회 취소미스월드 사무국과 나이지리아측 제작사 실버버드 프로덕션은 내달 7일로 예정된 본 선발대회와 사전 행사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며 대회 장소를 영국 런던으로 옮겨 같은 날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무국 관계자들은 나이지리아의 이해관계와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 등 모든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회 취소가 확정된 뒤 미스월드대회 참가자들은 짐을 싸 24일 수도 아부자 국제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런던으로 떠났다.

이번 사태는 16일 나이지리아 일간지 디스데이가 마호메트가 오늘날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다면 미스월드대회 참가자 중 1명을 아내로 삼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이슬람측에서는 그동안 미스월드대회가 마호메트에 불경스러울 뿐만 아니라 대회를 하필 금식월(라마단)에 갖겠다고 하는 것은 이슬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유혈충돌 계속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간의 유혈충돌이 22일 수도 아부자로 확산됐다. 이날 이슬람교도들은 경찰 차량을 습격하기도 했다. 양측간 충돌로 교회 15곳과 이슬람 사원 8곳이 소실됐다.

미스월드대회 취소가 발표된 23일에도 카두자 등 이슬람교도가 많은 북부지역에서는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지리아군은 치안유지를 위해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카두나 등에 병력을 급파했다.

현지의 한 인권단체는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및 이들의 유혈충돌을 저지하려는 보안군과의 충돌로 사망자가 200여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600여명이라고 밝혔다.

또 나이지리아적십자사는 유혈충돌로 주민 4000여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고 전했다.



윤양섭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