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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테러 조직력 알 카에다밖에

Posted November. 29, 200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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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인들을 노린 28일 연쇄 테러의 범인으로 또다시 알 카에다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스라엘 군 라디오방송이 밝힌 테러범 이름이 미 연방수사국(FBI)이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수배해 놓은 인물과 같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FBI는 이를 공식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도 선뜻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단정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알 카에다에 가장 먼저 의혹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정도 테러라면 알 카에다가케냐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나 테러 전문가들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를 배후로 지목하는 첫째 이유는 호텔과 전세 여객기를 겨냥한 동시 테러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발리 폭탄테러도 인도네시아 원리주의 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가 알 카에다의 지원을 받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을 사용한 점도 알 카에다의 단골 수법이다.

둘째는 알 카에다가 몸바사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상당한 활동기반을 구축했다는 점. 실제로 알 카에다의 군사작전 책임자인 모하메드 아테프와 고위 지휘관인 알리 모하메드는 1994년 케냐로 들어가 나이로비 등 미 대사관에 테러공격을 가한 1998년 8월까지 머물렀다. 빈 라덴은 19911996년까지 수단에 체류하면서 다른 이슬람 과격 조직들과 연대를 구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초 공개된 빈 라덴의 녹음 테이프에 미국뿐 아니라 그 우방인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테러를 예고한 대목이 들어 있는 것도 알 카에다와의 연계설을 뒷받침한다.

서방국, 의심은 가지만 연계 여부는 불명확존 말란 사웨 이스라엘 주재 케냐 대사와 테러 현장을 시찰한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부통령은 즉각 알 카에다를 배후단체로 꼽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친()이란계 이슬람단체 헤즈볼라도 알 카에다와 함께 용의선상에 올려놓았다. 민항기를 공격한 대공 견착식 미사일이 이미 헤즈볼라의 수중에 들어가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테러가 저질러진 28일은 1947년 유엔의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 채택 55주년과 이스라엘의 최고 명절인 하누카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아나톨리 사포노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말을 인용,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가 재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지만 이번 테러와 알 카에다를 직접 연계시키진 않았다. 고든 존드로 미 백악관 대변인도 알 카에다와의 연계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박래정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