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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머리 맞댈수록 좋다

Posted January. 06, 20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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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대통령 취임 후 야당 대표와의 회동 정례화를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국내적으로는 전환기이고 국제적으로는 격동기인 지금 대통령과 야당대표가 만나 국정현안에 대해 마음을 열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국민은 상당부분 안도할 수 있을 것이므로 꼭 실현됐으면 한다. 그것은 여야가 국민적 갈등과 대립을 부추겨온 소모적인 무한정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다지는 시발이 될 것이다.

노 당선자는 취임 전이라도 야당 인사들과 두루 만나 새 정부의 국정기조를 이해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5년간의 국정설계는 대선 승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패자도 동참토록 해야 정권출범기의 정국운영 코스트를 최소화할 수 있다. 원내 과반의석을 가진 야당의 도움 없이는 당장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조차 어렵지 않은가. 총리인준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또다시 편법조각에 의한 절름발이 내각으로 새 살림을 차릴 수밖에 없다.

여야는 머리를 맞댈수록 좋다. 만남 자체가 의원 빼내기나 표적사정, 국정발목잡기나 장외투쟁 같은 반칙과 편법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이 전제된 것이어서 서로에게 좋다. 궁극적으로는 국회파행과 국론분열을 막아 국정운영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나라와 국민에게 좋다. 김대중 정부 5년간 정치가 살벌했던 것도 어느 때보다 여야의 접촉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여야가 아집만 버리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우선 노 당선자가 야당에 보다 성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행여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여론몰이로 야당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게 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떨쳐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려다 야당의 반발만 부른 현 정권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야당도 때가 때인 만큼 대승적 자세로 도울 것은 도와야 한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여권과 전선을 형성하거나, 감정의 앙금 때문에 여권과 마주앉기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