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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총 5억달러 줬다

Posted February. 16, 20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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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대북 사업 독점 대가로 북한에 총 5억달러를 제공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경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마치고 돌아와 남측 출입국연락관리사무소(CIQ)를 빠져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강원 고성군 금강산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5억달러를 제공한 배경과 자금 조달 경위 등을 밝혔다.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배석한 임동원() 대통령외교안보통일 특보는 현대측이 대북 사업 독점 대가로 5억달러를 지불키로 약속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14일 북측에 전달된 5억달러는 7대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대가였다며 사업권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밤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업계획서에 합의할 때 북한은 (북한에) 어떤 돈(자본)이 들어오더라도 (사업권은) 현대에 맡기겠다고 했다며 5억달러는 확보한 사업권 성격에 비하면 돈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일본이 먼저 금강산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북측과 접촉을 벌였으나 금강산을 일본에 빼앗길 수 없다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사업권을 서둘러 확보했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현대가 북한과 맺은 사업내용을 다 안다면 북한에 투자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송금액수가 5억달러가 맞느냐는 질문에 돌아가서 계산해 봐야 알겠다. 현대아산이 무슨 돈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해 비밀송금 자금조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남북정상회담 대가설에 대해 현대와 정부가 정상회담을 돈주고 성사시켰다면 북측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라고 부인하면서도 남북정상의 만남이 우리 사업의 보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사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평양체육관 준공식 때 대규모 방문단을 평양에 데려갈 것이며 남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경기를 평양체육관에서 여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강운 성동기 kwoon90@donga.com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