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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게릴라전'

Posted March. 20, 200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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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의 기본 전략은 분산, 지연, 시가전으로 요약된다. 개전 초기 맹폭에 숨죽이고 있던 이라크군은 남부 바스라 인근 안나시리아에 첫 저항선을 만든다. 주요 도시마다 민간인 복장을 한 이라크 병력들이 시내로 진입하는 미군과 영국군을 상대로 반()게릴라전 형태의 시가전을 펼친다. 동시에 이라크의 미사일과 로켓도 미 지상군을 괴롭힌다.

이라크군 병력 규모는 1차 걸프전 때에 비해 절반도 채 안되지만, 6만명의 공화국 수비대, 특히 그중에서도 1만5000여명의 특수 공화국군과 저격수를 포함해 5000여명으로 구성된 특수보안기구 요원들은 최정예로 평가된다.

공습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분산돼 있던 공화국 수비대 병력은 바그다드에서 80 떨어진 곳과 바그다드 근접 외곽에 설정된 2개의 저지선에 집결한다. 이곳은 이미 포탄과 각종 보급품을 충분히 비축해 요새화된 상태.

마지노선이 무너져도 수만명의 이라크 정예군은 바그다드 시내로 후퇴, 시내 곳곳에서 유혈 시가전을 펼친다. 난데없이 날아오는 시민의 총격도 미군을 괴롭힌다. 폭격에 의한 인간방패 등 민간인 희생자는 계속 늘어난다. 전쟁이 6주를 넘기면서 바그다드에서는 식량, 식수 부족으로 민간인들이 처절한 고통을 겪고 반전여론은 더욱 드세어진다.

게다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후세인 대통령의 직접 명령에 의해서든, 아니면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 처한 일선 지휘부의 결정이든 생화학무기가 동원된다. 유전과 산유시설에서는 이라크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다.

후세인 대통령의 행방도 묘연하다. 최후의 성전()을 독려하는 목소리는 계속 들리지만, 이미 바그다드를 떠나 고향인 티크리트의 지하벙커나 안전시설에 은신했다는 첩보가 올라온다. 미국 내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높아진다. 날씨는 갈수록 무더워지고, 국방부 내에서도 이대로라면 전쟁이 석달을 갈지, 3년을 갈지 오리무중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