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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라크 시아파 집권 공작

Posted April. 24, 200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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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시아파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란이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도록 공작을 벌인다는 조짐이 드러나자 미국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란은 지정학적, 종교적 요인 때문에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해 영향력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이란이 정보요원들을 침투시켜 이라크 내 시아파를 선동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같은 외부 간섭들을 배격할 것이라는 뜻을 이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이란혁명수비대의 정보요원 상당수가 이라크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를 선동, 시아파 정부를 수립하려는 공작을 벌이기 위해 이라크 남부에 잠입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관리가 입수한 첩보를 근거로 이란혁명수비대의 정보요원들이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회의(SCIRI)의 군사조직인 바드르 여단 조직원들과 함께 이라크의 카르발라에서 열리고 있는 시아파의 성지순례 행렬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SCIRI는 이란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시아파 단체로 바드르 여단의 지도자인 압델 아지즈 알 하킴 등 최고회의 지도부 인사 상당수는 이미 이라크로 귀국해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시아파는 친미정권 수립에 반대하고 있으며 카르발라와 남부 곳곳에 임시행정기구인 지방위원회를 조직하고 주요 시설들에 민병대를 파견했다.

반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집권하고 있는 이란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등 인접국들이 친미 정권인데다 이라크마저 친미정권이 들어설 경우 외교적으로 고립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또 시아파 성지 12군데 중 8군데가 이라크 내에 있어 종교적인 이유에서도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예멘 등 수니파 정권들은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면 자국 내 소수 시아파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 시아파 정권 수립이 중동 전체를 친미 성향으로 바꿔 놓으려는 미국의 중동 구상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란을 최대한 견제하고 있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