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 등극.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가 또다시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코스트 오션해먹CC(파 72)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벌어진 결승전. 13세 8개월의 미셸 위는 최종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자신보다 여덟살이나 많은 전미대학(NCAA) 챔피언 비라다 니라파스퐁폰(21태국)을 1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자신의 미국 전국규모 대회 첫 우승을 아마추어대회로서는 메이저급인 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으로 장식한 것. 이 대회 최연소 출전기록(10세) 보유자이기도 한 미셸 위는 또 2000년 캐서린 카트라이트(미국)가 세운 종전 최연소 우승기록(17세)도 갈아치웠다.
올 시즌 미국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역대 아마추어 최고 성적(공동 9위)을 올리며 배포를 키운 그는 4년 전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했던 애송이가 아니었다.
오전 경기 8번홀까지 무려 4홀 차까지 뒤지며 기선을 제압당했지만 끈질긴 승부 근성과 상대보다 평균 80야드 이상 더 나가는 드라이버 티샷을 주무기로 후반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24번째 홀인 오후 경기 6번홀(파5). 1홀 차로 뒤지고 있던 미셸 위의 티샷은 벙커에 빠졌다. 그린 앞에는 대형 연못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러나 5번 아이언으로 승부수를 띄운 그의 두 번째 샷은 200야드 거리의 그린에 안착했고 가볍게 버디를 낚아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아빠는 레이업을 하자고 말렸지만 제가 고집을 부렸죠. 위험을 무릅쓰면 골프는 더 재미있거든요.
이날 경기를 지켜본 저명한 골프라이터인 도그 퍼거슨(미국)은 여자 아마추어대회에서 그런 슈퍼 샷을 본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팽팽한 접전이 갈린 것은 동점으로 맞서고 있던 35번째 홀인 오후 경기 17번홀(파 3). 두 선수 모두 1m도 안되는 파퍼팅을 남겨둔 상황. 약간 더 멀었던 미셸 위가 먼저 무난히 파세이브한 반면 니라파스퐁폰의 파퍼팅은 어이없이 홀컵을 비켜나갔다.
니라파스퐁폰은 경기 직후 나는 오늘 미셸에게 1타밖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승부를 갈랐다. 미셸은 큰 트로피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 시즌 6차례 미국LPGA투어 대회 초청을 받은 미셸 위는 나비스코챔피언십,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에 이어 27일부터 열리는 숍라이트클래식에 출전해 다시 한번 쟁쟁한 프로들과 샷 대결을 벌인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