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부가 노동자들의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에 제공한 전임자에 대한 급여 요구, 파업기간 중 임금 요구, 해고가 쉽지 않은 점 등의 반대급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노동자들도 자율권을 갖고 활동할 자유가 주어진 만큼 특혜도 해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스티브 포브스 미국 포브스지 사주 겸 편집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아직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으나 2, 3년 안에 많은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노 대통령과 포브스 편집장의 만남에 배석했던 이지현() 청와대 부대변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노 대통령의 발언요지에서 밝혀졌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제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정부의 노동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중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제한은 김대중() 정부 때 노사정간 합의에 따라 2007년부터 시행하도록 돼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한국의 노사관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언론보도를 보면 노사문제가 심각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동자 편만 들어 기업을 어렵게 하는 듯이 보이지만 구체적인 사실을 분석해 보면 분규사업장은 작년의 절반, 파업으로 인한 휴업일수는 작년의 3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지현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의도에 대한 문의를 받자 발언요지를 배포한 뒤 30여분이 지나 노 대통령의 언급은 우리의 노사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든 것이고, 구체적으로 정책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이들 사안은 현재 노사정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만큼 노사정위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그린버그 한미 재계회의 미국측 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투자보장협정이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긴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참모, 각료들과 함께 활발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