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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주민 6000여명 또 시위

Posted July. 25, 20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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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폐기물 처리장(방폐장)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가 25일 전북 부안군과 전주시 등 2곳에서 주민과 반핵단체 회원 등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민과 경찰 등 100여명이 다친 22일과는 달리 이날 시위는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부안 집회=부안 방폐장 유치 철회를 촉구하는 부안군민 결의대회가 25일 오후 2시부터 부안읍 부안수협 앞 도로에서 열렸다.

핵 폐기장 백지화 및 핵 발전소 추방 범군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문정현 문규현 신부를 비롯해 환경단체 및 반핵단체, 농민회, 민주노총 관계자, 주민 등 60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위도에서 가까운 해안 지역인 변산면, 진서면 주민들이 방학 중인 초중학생 자녀들과 함께 오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장석동 부안군 의원과 주부 등 10명이 항의의 뜻으로 삭발했다.

집회장에는 핵 폐기장은 청와대로, 핵 발전소는 여의도로, 매향노 김종규 군수 퇴진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현수막, 깃발 등 100여장이 내걸렸다.

집회장 연단 옆에는 높이 3m, 폭 2m짜리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이 설치됐고 길가에는 핵 폐기장 피해를 경고하는 대자보가 곳곳에 부착돼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참석자들은 자손만대 대물림되는 죽음의 재인 핵 폐기물을 한 지역에 몰아넣는 핵 폐기장 건설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전북지사와 부안군수가 낙후와 소외라는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여론몰이와 돈을 앞세워 지역을 심각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삭발한 주부 이성림씨(40)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핵 폐기장 건설을 목숨을 걸고 막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는 집회를 마친 오후 4시경 부안군청 앞까지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으나 충돌 사태는 없었다.

주최측은 이날 오전 읍면지역을 돌며 집회 참가를 유도하는 방송을 해 상당수 상가가 문을 닫고 철시했다. 또 영업용 택시들은 핵 폐기장 반대라고 쓰인 소형 깃발을 차에 매달고 운행했다.

전주 집회=이날 오전 11시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핵 폐기장 반대 전북도민총궐기대회는 행사 직전 내린 폭우로 인해 100여명만이 참석, 1시간 만에 끝났다.

참석자들은 전북의 핵 폐기장 유치는 잘 보존된 자연 환경과 전통 문화 유산을 간직한 전북의 미래 경쟁력을 짓밟는 것이라며 민주적 절차와 합의 과정을 무시한 강현욱 지사와 김종규 군수는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경찰 대응=경찰은 이날 40개 중대 5000여명을 배치, 아침 일찍부터 시위대의 고속도로 점거에 대비해 서해안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검문을 벌이고 부안읍 주요 진입로에서 트랙터 등 농기계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대책위 간부들에 대한 무리한 체포를 시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