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러프와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14일 밤 막을 올리는 제85회 미국PGA챔피언십은 남자프로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156명의 출전 선수들은 뉴욕주 로체스터 오크힐CC(파707134야드)에서 연습라운드를 갖고 코스 점검과 막바지 컨디션 조절에 공을 들였다.
4대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악명이 높다. 이번 대회 코스도 러프를 길게 조성해 정상을 향한 선수들의 야망에 걸림돌이 될 전망. 페어웨이가 좁고 최근 비까지 많이 내려 러프 탈출이 어려운 데다 그린 주변 잔디도 20cm 이상 자라 한번 빠지면 공을 찾기조차 힘들다.
이날 두 번째 연습라운드를 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최상이다. 드라이버샷을 러프에 빠뜨리면 공을 제대로 그린에 올릴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교한 티샷을 승부수로 삼은 우즈는 이를 위해 2주 전부터 나이키 드라이버 대신 18개월 전에 쓰던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사용하며 페어웨이 안착률을 끌어올렸다. 최근 출전한 뷰익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단 한 차례만 페어웨이를 놓쳤을 만큼 옛 병기에 대한 적응이 끝낸 상태.
올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어떤 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러프가 길다며 페어웨이를 놓치면 일단 1타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필 미켈슨(미국) 역시 이곳의 러프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 만큼 어렵다. 신중한 티샷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즈가 꼽은 승부홀은 17번홀과 18번홀. 둘 다 파4홀이지만 각각 495야드와 482야드에 달하는 데다 러프와 벙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99년과 2000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우즈는 14일 오후 10시 2001년 우승자 데이비드 톰스(미국), 지난해 챔피언 리치 빔(미국)과 티오프한다.
한편 영국의 도박회사인 레드브룩스는 우즈의 우승 확률을 3 대 1로 가장 높게 분석했으며 어니 엘스(남아공9 대 1)와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12 대 1)를 그 다음으로 꼽았다.
SBS골프채널은 1, 2라운드를 15, 16일 오전 3시부터, 3, 4라운드는 17, 18일 오전 3시30분부터 생중계할 예정.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