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6자회담 첫날 전체회의가 27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각국 수석대표들은 북핵 문제에 관한 기본 입장과 각국의 관심사를 담은 기조연설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회의에선 미국과 북한이 북핵 폐기와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 문제를 놓고 첨예한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양국이 입장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는 검증이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를 위해 북한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개발 포기 의사를 분명히 할 경우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인 조치를 검토하는 데 도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와 북한의 핵폐기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핵 억제력을 보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반도 정세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향후 회담의 상황 진전에 따라서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카드로 활용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의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기조발언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광범위한 대북 지원을 하는 동시에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6자회담 준비 과정에서 강경파가 승리해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해야 북한에 양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측 수석대표인 켈리 차관보가 이번 회담에서 대북 인센티브에 대한 고려 없이 협상 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하고 핵사찰을 수용해야 마지막 단계에 양보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측 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타르타스와의 인터뷰에서 회담 참가국들은 상대 입장 이해 우호적 대화 분위기 조성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년 중에 최소한 1차례의 추가 회담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은 이와 관련해 27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오찬간담회에서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각국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회담 개최에 합의한다면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성 김영식 yshwang@donga.co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