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29일 팀당 162경기의 정규시즌을 마치게 되는 메이저리그가 와일드카드 대혼전으로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양대 리그에서 각조(서부, 중부, 동부) 1위팀 외에 2위팀 중 최고승률팀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 한국인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출전도 이 와일드카드 향방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먼저 가장 관심이 가는 팀은 김병현(24)이 속한 보스턴 레드삭스. 1999년 아메리칸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1승4패로 패한 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보스턴은 후반기에 알짜배기 투수들을 끌어 모으며 가을축제에 나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보스턴(83승60패)은 9일 현재 양키스(86승56패)에 3경기반차로 뒤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2위. 아직 19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숙적 양키스를 제치고 동부조 1위를 차지할 희망이 있다. 이게 여의치 않으면 와일드카드 티켓을 노려야 한다.
9일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랭킹은 보스턴이 1위에 올라있고 일본인 타자 이치로가 버틴 시애틀(82승61패)이 1경기차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보스턴과 각각 7경기, 9경기반차로 뒤져 사실상 경쟁에서 떨어져 나갔다.
따라서 보스턴과 시애틀의 티켓다툼으로 압축된다. 보스턴이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이긴다면 김병현으로선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어 두 번째 포스트시즌 진출. 그를 제외한 한국인 선수는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어 김병현은 팀운도 엄청나게 따르는 선수인 셈이다.
내셔널리그의 와일드카드 경쟁은 역대 최고의 격전이다. 플로리다 말린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나란히 79승65패로 공동선두이며 그 뒤를 LA다저스, 최희섭의 시카고 컵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뒤쫓고 있다. 5경기차 이내이기 때문에 언제 순위가 뒤집어질지 모른다.
9월 확장엔트리 때 빅리그에 되돌아간 최희섭은 컵스가 플레이오프에 나가더라도 8월 31일까지의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다. 예외는 있다. 팀내 부상선수가 생겼을 경우. 하지만 대타로도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최희섭이 부상선수를 대신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봉중근이 뛰고 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내셔널리그 동부조 1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8월 28일 빅리그에 올라간 봉중근은 플레이오프 출전자격이 있지만 팀내 중간계투 경쟁이 워낙 치열해 올 포스트시즌은 일단 남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