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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병현....

Posted October. 02, 200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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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오심과 감독의 불신이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의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심화시켰다.

미국 오클랜드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2시40분에 끝난 보스턴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4-3으로 역전한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의 출발은 상쾌했다. 첫 타자 대미언 잭슨에게 연속 2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3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그러나 김병현은 빌리 맥밀런을 맞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크리스 싱글튼에게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공이 몸에 맞는 공이 되면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 공은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본 결과 왼손타자인 싱글튼이 방망이를 내밀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왼 팔꿈치에 맞은 것으로 헛스윙 스트라이크 판정이 났어야 옳았다.

이어 김병현은 마크 엘리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보스턴의 그래디 리틀 감독이 왼손 거포인 에루비엘 두라조가 타석에 서자 김병현을 빼고 왼손 중간계투인 앨런 앰브리를 투입하며 화를 자초했다.

두라조와의 상대 전적에서 1타수 1안타에 볼넷 1개를 내줬던 앰브리는 곧바로 좌익수 앞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김병현에게 1실점 구원실패의 짐을 안겼다.

김병현이 포스트시즌에서 9회말 동점을 허용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01년 4경기 연속 무실점에 3세이브를 따내는 위용을 뽐냈지만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선 4, 5차전 연속으로 9회 동점홈런을 맞았다.

리틀 감독의 미숙한 경기 운용은 연장 11회말 데릭 로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로는 5일 보스턴으로 장소를 옮겨 열리는 3차전 선발로 예고된 투수. 그러나 리틀 감독의 눈에는 이날 승리만 보일 뿐 전체 레이스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결국 예정에 없이 마운드에 오른 로는 11회말은 넘겼지만 12회말 볼넷 3개로 내준 2사 만루에서 라몬 에르난데스에게 통한의 3루 앞 끝내기 기습번트 안타를 맞고 침몰했다. 보스턴이 4-5로 재역전패.

한편 2차전 경기가 열린 내셔널리그에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시카고 컵스에 5-3, 플로리다 말린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9-5로 각각 역전승을 거두며 1승1패로 5전3선승제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애틀랜타는 3-3으로 동점이던 8회 마크 데로사가, 플로리다는 5-5로 따라붙은 5회 후안 피에르가 각각 2타점 2루타를 날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