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세일즈에 나선 이승엽(27)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19일 미국에 도착한 그는 20일 에이전트사인 SFX의 존 킴과 함께 시애틀을 방문했다. 존 킴은 21일 매리너스 구단관계자와 만난 뒤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22일엔 LA다저스의 댄 애번스 단장을 비롯, 스카우트 담당자들과 함께 미팅이 예정돼 있고 23일이나 24일 애너하임 엔젤스의 홈구장인 에디슨필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3팀은 모두 극동담당 스카우트를 한국에 파견하고 이승엽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던 구단들. 특히 다저스와 애너하임은 초청장을 보낼 정도로 영입에 적극적이다.
이승엽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얼어붙은 미국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다. 9일 FA가 된 뒤 구체적인 오퍼가 없어 애를 태우던 그는 직접 (미국에) 오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존 킴의 조언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예상대로 그의 방문은 벌써부터 미국 언론과 구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애너하임 홈페이지(http://anaheim.angels.mlb.com)에선 mlb.com의 덕 밀러기자가 한국의 리(이승엽)가 에디슨필드를 방문한다는 제목아래 20일자 본지보도를 인용, 한국의 홈런왕 이승엽이 다저스와 애너하임의 초청으로 LA에 도착했으며 이번 방문기간 동안 계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톱기사로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주 애너하임의 빌 스톤맨 단장이 (이승엽에게 관심 있는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재능있는 선수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승엽측은 언론의 초점이 1,2개 구단으로만 모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많은 구단의 오퍼가 필요하기 때문. 1,2개구단만 집중거론된다면 다른 팀에서 오퍼를 내기 꺼릴 게 분명하다. 이승엽이 미국에 도착한뒤 느닷없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캠든야드(우측펜스가 97m로 짧음)가 마음에 든다고 한 것도 더 많은 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대의 홍보와 최고의 조건이 바로 이승엽이 미국에 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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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