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 검사장)는 21일 SK비자금과 현대비자금, 대통령 측근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인과 정치인 등에 대해 다음 달 초 형사처벌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자금 100억원을 한나라당에 건네는 데 개입한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SK비자금을 받은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에서 수수한 11억원 중 2억3000만원을 받은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 등이 형사처벌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또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대기업 수사 과정에서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오너들의 편법적인 지분 확대, 상속 등과 관련된 단서나 물증이 포착될 경우 제한적인 범위에서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검찰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재벌 총수들을 다음 주 중 대부분 소환해 비자금 조성 및 불법 대선자금 제공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는 한편 불법자금을 제공한 단서가 추가로 잡힌 대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병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기업에서 지원받은 대선자금을 분산 관리하기 위해 수십개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단서를 포착하고 관련 계좌의 입출금 내용 등에 대해 정밀 추적 작업을 하고 있다.
안 검사장은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다음 주까지 대선자금 수사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라며 다음 달 성탄절 이전까지 대선자금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안복현() 제일모직 사장 등 전현직 삼성 계열사 사장 3명이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에 낸 후원금 3억원의 출처가 개인이 아닌 회사로 추정된다며 이 돈이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표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SK 이외의 일부 대기업들이 대형 금은방을 통해 거액의 현찰을 100만원권 헌 수표 등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 뒤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하고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해 검찰은 선씨가 노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부산 창신섬유 회장에게서 받았다는 9억5000만원의 출처가 불명확하다며 선씨가 이 돈을 강 회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이태훈 길진균 jefflee@donga.com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