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박, 리처드 박.
8일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정규리그 미네소타 와일드-시카고 블랙호크스의 경기 가 끝난 뒤 관중들은 한국인 선수 박용수(28사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미네소타의 라이트 윙인 그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7-4 대승의 주역이 됐기 때문.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6개째(7골, 9도움).
최근 샷 감각이 절정에 오른 박용수는 1-3으로 뒤지던 2피리어드 4분32초 초이나드의 추격골로 이어진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박용수는 또 3-3으로 접전을 벌이던 3피리어드 3분2초에 브루넷의 스루패스를 받아 통렬한 역전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박용수의 분전에 힘을 얻은 미네소타는 이후 듀피스와 라크소넨 등의 연속골을 묶어 낙승을 거뒀다. 박용수는 90년대 초반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뛰며 두 차례 스탠리컵 챔피언 반지를 낀 수비수 백지선에 이어 한국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NHL 무대를 밟은 선수. 79년 가족과 함께 도미해 84년 아이스하키에 입문한 박용수는 94년 피츠버그에 입단했으나 체격과 체력의 열세로 98년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99년 한국으로 돌아와 현대 오일뱅커스에서 잠시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는 2001년 미네소타 창단 멤버로 다시 NHL 무대에 선 뒤 2002년 미국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