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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핵포기 뒤에도 설계도 보관

Posted January. 13, 200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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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1988년 미국의 경고로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했으나 핵무기 개발 설계도와 관련 자료를 모두 보관하고 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시보는 미 국무부 정보관리를 지낸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의 기고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연구원은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에 따르면 대만에서는 20여년 전 0.5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핵 연료봉 10개가 행방불명됐고 지금도 6개의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는 핵 연료봉을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 핵에너지연구소는 69년 소형 핵무기 개발에 착수해 캐나다로부터 4만kW의 연구용 원자로를, 프랑스 독일 미국에서 플루토늄 화학실험실과 재처리 시설 등 관련 설비를 구매했으며 72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00t의 우라늄을 사들였다.

대만의 핵무기 개발계획은 74년 미 CIA에 알려져 7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았으며 그때 핵 연료봉 10개가 행방불명된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이 대만에 건설 중이던 핵발전소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자 당시 장징궈() 총통은 대만은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과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결코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만 지도부는 87년 극비리에 플루토늄 재처리작업 재개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수주일 뒤 미국 유학생 출신의 CIA 첩자 장셴이(육군 대령) 핵에너지연구소 부소장이 수천쪽의 핵무기 개발계획 문건을 갖고 미국으로 망명하는 바람에 계획은 다시 중단됐다.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는 이듬해 1월 특사를 파견,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지 않으면 군사지원과 원전 연료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고, 리덩후이() 당시 총통은 결국 문서로 핵개발 중지를 약속했다. 리 총통은 95년 여름 중국이 대만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하자 장기적 관점에서 핵무기 개발 연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가 사흘 뒤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황유성 yshwang@donga.com